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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Penulis: 이제리
방금 멀쩡히 돌아온 섭정왕을 보고 아직 발작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북진연의 두 눈은 핏발이 서 있고 안색도 약간 창백했다.

북진연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비록 마음의 평온은 찾았지만 매번 발작을 일으킨 후에 나타나는 일련의 증세를 고요에게 다 숨길 수는 없었다.

고요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비명을 질렀다.

“이렇게 빨리요? 사라진지 얼마나 됐다고요? 이번 발작은 유난히 짧네요?”

고요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담겨 있었다.

그들이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니라 전에 북진연이 발작을 일으키고 정신을 차리기까지 최소 세 시진이나 소요됐다. 가장 길었던 때는 꼬박 하루를 고통에 시달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한 시진도 안 되는 사이에 지나갔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고요는 싱글벙글 웃으며 북진연에게 물었다.

“임 의원이 지어준 약이 드디어 효과가 있었던 겁니까?”

“그건 아닌 듯하다.”

북진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 약이 효과가 있는지는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임 영감이 준 약을 적어도 반 년을 먹었는데 약효가 발현될 거라면 진작에 발현됐어야 했다.

오늘처럼 갑자기 이성이 돌아온 적은 처음이었다.

북진연의 머릿속에는 자기도 모르게 청아한 소녀의 경 읽는 소리가 떠올랐다.

그게 작용을 했다고 하면 그 어린 소녀가 읽은 경문이 남달라서일까?

북진연은 귀경한 후로 금남사에 몇번 들른 적 있었다.

매번 발작을 일으키기 전에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고 금남사의 주지사를 불러 경을 읊게 했으며, 물론 적지 않은 돈까지 챙겨주었다.

이번에도 그럴 목적으로 들렀는데 주지사의 경이 끝나기도 전에 참을 수 없는 두통이 찾아와서 뛰쳐나갔던 것이었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이미 뒷산의 냇가에 당도해 있었고 그 뒤에 온사가 나타났다.

그는 온사를 떠올리며 무심한듯 물었다.

“임소우에게 부탁했던 의술 서적은 가져왔느냐?”

고요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답했다.

“예. 경성에 있습니다. 어제 오후에 가져왔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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