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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Author: 이제리
“오라버니, 왜 그러세요? 제 얼굴이 그렇게 무섭게 생겼나요?”

온모는 피식 웃으며 눈에 물들었던 살의를 감추었다.

‘적어도 지금은 죽여선 안 돼. 만약 이 자식을 죽이면 아버진 분명 날 의심하실 거야.’

안 그래도 최근 그녀에게 불만이 많은 아버지였다.

그러니 죽이고 싶어도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온자월을 이용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성사시켜야 했다.

온자월 앞에서 온갖 불쌍한 척 연기한 게 아까워서라도 지금은 죽일 수 없었다.

온모는 마음을 추스른 후에 피가 낭자한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서러운 어투로 말했다.

“제 얼굴이 망가져서 이제 제가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나 보네요.”

“그럴 리가 없잖니! 그런 게 아니야!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어!”

조금 전 온모의 눈빛에 놀란 온자월이지만 그녀가 가련한 표정으로 울고 있자 바로 생각이 바뀌었다.

“방금은 오라비가 뭘 잘못 봤나 봐. 오라비가 사과할게. 그만 울어, 막내야.”

“정말 그런가요? 정말… 저를 싫어하게 된 게 아니죠?”

온모는 일부러 새침한 척 그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내가 왜 막내 널 싫어하겠어?”

“아니요. 오라버니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계신 게 분명해요.”

온모는 얼굴을 가리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 제가 연주 언니를 화나게 했잖아요. 어쨌거나 오라버니의 약혼녀인데 저 때문에 두 사람 사이가 이렇게 틀어져 버렸으니 분명 저를 원망하고 계시겠죠.”

말을 마친 온모는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오라버니께서 저를 원망하시는 것도 당연해요….”

“그런 게 아니야!”

그 말에 당황한 온자월은 조금 전 들었던 의심마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는 다급히 온모를 달랬다.

“막내야, 그런 말하지 마. 연주는 원래 저런 성격이야. 그 애가 너에게 채찍을 휘두른 것도 나 때문이야. 내가 무능해서 그 애와의 혼약을 지키지 못해서 나한테 화가 난 거야.”

온자월은 말하고 보니 더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온모를 위로하기 위해 꺼낸 말이지만 말하다 보니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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