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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Penulis: 종이워치
주경인은 잠시 멈칫했다. 임완유가 누구에게 물어보려는 건지 순간 떠올랐지만 더 묻지는 못했다.

지금은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백성그룹에서 제시한 마감일이 바로 오늘이었다.

예천우가 예약해 둔 식당은 근처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도보로 3분 남짓한 거리였기에 그녀들은 금방 도착했다.

레스토랑은 외관부터 범상치 않았다. 가격대도 일반인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내부 분위기 역시 고급스럽고 깔끔했다.

예천우가 알려준 룸 번호에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그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임완유가 들어서고 주경인도 뒤따라 들어왔다. 그녀들이 안으로 들어선 순간 테이블에 앉아 있는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스물 중후반쯤 되어 보이는 그 남자는 말끔하고 단정한 인상이었으며 단박에 시선을 끄는 외모에 균형 잡힌 체격까지 갖추고 있었다.

첫눈에 봐도 여자들이 호감을 느낄 법한 인상이었다.

‘저 사람이 혹시 임 대표의 남자 친구일까? 근데 진짜 잘 생겼다... 눈도 좋네. 근데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 과연 능력은 있을까? 아니면 그냥... 얼굴로 먹고사는 스타일인 건 아니겠지?’

주경인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임완유는 당당한 회사 대표이니 그녀의 곁에 있는 남자라면 당연히 눈여겨보게 될 수밖에 없었다.

예천우도 자연스럽게 주경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는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곧 차분해졌다.

임완유는 주경인을 굳이 데려온 김에 일이 잘 풀리면 협력 얘기도 해보자는 생각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소개를 건넸다.

“천우, 이쪽은 내가 말했던 친구야. 한통 재료 회사의 주경인 주 대표야.”

그리고 이어서 잠시 머뭇거리던 임완유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했다.

“경인아, 이쪽은 내 남편 예천우야.”

원래 임완유는 남자 친구라고 소개하려다 자신도 모르게 남편이라는 단어가 입 밖으로 나왔다.

그녀 마음속에서 예천우는 언제나 단 하나뿐인 남편이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남편이셨어?”

주경인은 조금 놀란 듯했지만 이내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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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인은 살짝 당황했다. ‘갑자기 협상 얘기로 들어가는 거야? 그럼 혹시... 이미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뜻?’그렇다면 결국 관건은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 조건을 내걸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었다.‘그래 분명 그럴 거야!’그녀는 서둘러 말했다.“예 대표님께선 어떤 방식이 괜찮다고 생각하세요?”그러자 예천우는 의외로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주 대표님이 먼저 말해보시죠.”그 말에 주경인은 잠시 망설였고 아버지가 언급했던 조건이 떠올랐다. 너무 높은 욕심을 부릴 순 없었고 지금은 그저 회사를 살리는 게 우선이었다.“... 가능하다면 1,000억 원을 투자받고 지분은 60%를 드릴 수 있어요. 대신 회사의 운영과 관리는 저희가 계속 맡고 싶습니다.”지금처럼 다급한 상황에서 더 이상 바랄 수는 없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1,000억으론 부족해요. 그 정도로는 파급 효과조차 나기 힘들죠.”그는 말을 이어갔다.“이렇게 하죠. 저희가 4조 원을 투자하고 지분 80%를 갖겠습니다. 대신 회사 운영은 완유가 맡는 걸로.”“4... 4조 원이요?”주경인은 숨이 멎는 듯했다.그 숫자는 그녀가 상상했던 선을 훨씬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지분 80%에 회사 운영권도 임완유에게 넘어가는 조건이었다.그녀는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혹시… 아버지께 먼저 여쭤봐도 될까요?”“물론이죠.”예천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주경인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예상대로 조급하고 긴장감이 가득했다.백성 그룹에 회사를 넘기면 조건도 나쁘겠지만 그 뒤에 어떤 문제들이 기다릴지 알 수 없었다.예천우의 제안을 들은 주 회장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4조 원이라는 금액은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회사의 연구 개발과 설비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하지만 회사 운영권을 잃는다는 건 아버지로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러나 그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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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인은 순간 멍해졌다. 예천우를 의심한 게 티가 났던 걸까. 그걸 눈치챈 듯 임완유의 표정엔 눈에 띄는 불쾌함이 스쳤다. 그녀는 차분한 듯 말했지만 그 안엔 단단한 신뢰가 담겨 있었다.“경인아, 겨우 수십조 가지고 그래? 천우한테 그 정도는 별것도 아니야.”“...”주경인은 할 말을 잃었다.그녀가 말한 수십조는 사실 약간의 과장이 섞인 수치였다. 물론 공장 설립이나 대규모 설비 구축에는 수십조 수천조 단위의 자금이 드는 게 맞긴 했다.하지만 그걸 가볍게 넘겨버리는 임완유의 말투에 주경인은 어쩐지 말문이 막혔다.그런 주경인의 반응을 읽은 듯 임완유는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꺼내더니 메시지를 하나 보여주었다.“안 믿기면 이거 한번 볼래?”주경인은 고개를 갸웃하며 화면을 들여다봤고, 그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20... 20조원?”액정에 떠 있는 수치는 너무나도 선명했다. 그녀는 숨을 삼켰다. 지금껏 이런 숫자를 직접 본 적은 없었다.“이걸... 천우 씨가 준 거야?”“그렇다기보다... 그때 내가 배터리 산업에 관심 있다고 하니까 그냥 아무렇지 않게 20조 원쯤은 용돈처럼 보내더라고. 모자라면 또 말하래.” 임완유는 마치 대수롭지 않다는 듯 덤덤하게 말했다.이쯤 되자 주경인은 머릿속이 하얘졌다.임완유를 오래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저렇게 말할 정도라면 그건 정말로 사실일 가능성이 컸다.‘20조? 그게... 용돈이라고? 이 남자는 대체 정체가 뭐지.’주경인은 눈앞의 예천우가 점점 현실감 없는 인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너무 압도적이어서 오히려 믿기 힘든 감각이었다.그때 예천우도 그 대화를 듣고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내가 언제 20조를 용돈이라고 했어?”속으로 생각하며 어이없는 표정이 떠올랐다.자신도 돈이 많긴 하지만 20조를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용돈이라 말하진 않았다. 하지만 임완유는 지금 일부러 저렇게 말하고 있었고 예천우는 그제야 눈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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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인의 마음속은 한마디로 폭풍 그 자체였다.처음 마두석이 전화를 받자마자 보인 그 절박한 공포감부터가 그녀를 놀라게 했지만 그다음 마두석의 반응은 거의 죽기 직전 사람처럼 살려달라 애원하는 수준이었다. 단지 전화로 목소리를 들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무너지는 걸 보니 마두석이 예천우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어떻게... 한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벌벌 떨 수가 있지?’그건 단순한 겁이 아니었다. 그건 권위, 신분, 영향력 그런 것들이 합쳐졌을 때 나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이었다.이제야 주경인은 아까 예천우가 한 말이 떠올랐다.전화 한 통이면 해결된다고 했을 때 그녀는 속으로 의심했다. 정말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보니 전화까지도 필요 없었다. 그냥 한마디 기침만 해도 마두석은 바로 바닥에 무릎 꿇고 빌었을 것이다.그 모습을 보며 임완유도 잠시 말을 잃었다. 물론 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한 인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주경인이 말한 것처럼 상대는 동성 4대 가문 중 하나인 백씨 가문이었다. 그리고 백씨 가문의 핵심 기업인 백성 그룹조차 예천우 앞에선 꼼짝 못 한다니...“예 대표님, 정말 죄송해요. 제가... 제가 너무 무지했어요. 감히 대표님의 능력을 의심하다니요...”주경인은 자신이 조금 전 보였던 태도를 떠올리며 고개를 숙였다.이 정도의 인물이라면 자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미 다 꿰뚫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녀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이 사람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존재였다.“괜찮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요.”예천우는 담담히 말하며 시선을 돌렸다.“이제 특별한 일 없으면, 주 대표님은 가보셔도 돼요. 완유가 시간 날 때 연락드릴 겁니다.”“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주경인은 얼른 일어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실 더 있고 싶었지만 방금 전의 일을 떠올리자 그럴

  • 용왕 귀환   제1338화

    ‘예웅남이 자기 친아버지인 예 어르신을 해치려 한다고?’예천우의 눈빛이 서서히 차가워졌다.하지만 지금의 예씨 가문은 이미 사방에서 흔들리는 위태로운 상태였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균열은 깊고 넓게 퍼져 있었다.‘좋아. 그럼 며칠만 더 기다려보자.’‘그 틈에 기어 나올 자들이 더 있을 거야. 한 놈도 빠짐없이 죄다 한꺼번에 쓸어버리고 예씨 가문에 맑은 하늘을 되찾아주자. 그리고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건 사부님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그것도 지켜봐야 해.’ 지금 이 시점에서조차 가벼운 의심이 예천우의 마음 한구석에서 싹트고 있었기 때문이다.시간이 좀 남자 예천우는 문득 마두석이 떠올랐다. 이번 사건을 통해 보니 마두석도 보통 놈이 아니었다. 왠지 꺼림칙한 느낌이 들어 바로 조사 지시를 내렸다.‘참, 이신향이랑 유사라가 백성 그룹에 다니고 있었지. 차라리 둘을 불러내어 백성그룹의 내부 사정을 좀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예천우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원래는 유사라에게 전화를 걸까 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생각해서 괜히 오해 살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예천우는 이신향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이신향과 유사라는 최근 회사 내부 인사에 변화가 생길 거라 기대하며 계속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무언가 달라질 줄 알았던 그녀들이었지만 여전히 마 대표는 건재했고 나머지 간부들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그래서 그녀들은 실망감이 컸다. 다만 오늘은 유난히 시비를 걸어오던 도성욱이 나타나지 않았다. 회사 분위기가 바뀌는 와중에 움직이기 조심스러운 걸지도 모른다.오후가 되자 이신향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녀는 반가운 마음에 곧장 전화를 받았다.“천우 씨!”“네. 지금 회사에 있어요?”“네. 근데 통화는 괜찮아요.”“다름이 아니라 오늘 저녁 시간 괜찮으면 신향 씨랑 사라 씨 좀 봐요. 제가 저녁 살게요.”“좋아요. 꼭 시간 낼게요.”“몇 시에 퇴근해요?”“6시요.”“좋아요. 그

  • 용왕 귀환   제1339화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었고 이신향과 유사라는 회사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혹시 도성욱이 수를 써서 퇴근을 막는 건 아닐지 걱정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웬일인지 너무나도 순조로웠다.그때 마침 예천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끊은 이신향이 유사라에게 물었다.“사라 씨, 바로 짐 챙겨서 도망갈까요? 아니면 우선 천우 씨 약속부터 갈까?”유사라는 잠깐 망설였다.다른 사람이었다면 미룰 수도 있었겠지만 예천우와 저녁을 먹는 기회는 흔하지 않았다.고민 끝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 일단 약속 먼저 가요. 밤에 도망치는 게 더 안전할지도 모르니까요.”“그래요. 사라 씨 말이 맞아요.”이신향은 고개를 끄덕였고 당부하듯 말했다.“근데 우리 일은 천우 씨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아요.”“알아요. 여긴 성도고 천우 씨도 만능은 아니잖아요. 괜히 천우 씨한테까지 짐 지우지 말자고요.”이신향도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결심을 굳힌 두 사람은 길가로 나와 조금 걷자 곧 예천우의 차가 시야에 들어왔다.예천우 역시 그녀들을 발견했다.두 사람 모두 흰 셔츠에 타이트한 H라인 스커트를 입은 정장 차림이었고 그 미끈한 몸매는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가늘고 긴 다리, 드러난 하얀 피부까지.그냥 스쳐 지나가도 누구든 한 번쯤은 돌아볼 만큼 눈에 띄는 외모였다.하지만 예천우는 무르지 않았다. 그 정도 외모는 이미 익숙했고 마음이 쉽게 흔들릴 만큼 약하지도 않았다.두 사람이 차에 타자 그는 자연스럽게 물었다.“먹고 싶은 거 있어요?”두 사람은 편하게 대답할 수 있는 근처 식당 하나를 말했고 그곳은 다행히 집 근처이기도 했다.취직하고 나서 바로 근처 원룸을 잡았기 때문에 돌아가기도 쉬웠다.예천우는 곧장 차를 돌려 그 장소로 향했고 도착해서 보니 그곳은 꽤 평범한 야외 포장마차 스타일의 고깃집이었다.예천우는 차를 세우고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두 여자의 외모가 워낙 눈에 띄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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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향과 유사라는 여전히 백성 그룹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열을 올리고 있었고 그 말투엔 억눌린 분노와 좌절이 뒤섞여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녀들의 귓가에 익숙하면서도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이신향, 유사라. 너희 눈에 내가 그렇게도 더러운 놈으로 보이냐?”깜짝 놀란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정말로 도성욱이었다.그의 뒤에는 험상궂은 남자들이 몇 명 따라오고 있었고 그들 모두 하나같이 건들건들한 눈빛과 위협적인 몸짓을 하고 있었다.누가 봐도 평범한 인간들이 아니었다.이신향과 유사라의 얼굴이 순간 새하얘졌다.‘어떡해... 들켰어.’그녀들은 오늘 밤을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 전에 무사히 빠져나가야 한다고 마음먹었지만 도성욱이 여기에 나타났다는 건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설령 우연히 마주친 거라 하더라도 조금 전 그가 들은 말만으로도 그가 그녀들을 놓아줄 리 없었다.도성욱은 두 여자의 겁먹은 얼굴을 보며 잔인하게 웃었다.“계속 욕할 거지? 왜 갑자기 조용해졌어? 진짜 내가 너희 하는 짓 모를 줄 알았냐?”이신향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선... 선배님... 제가 좀 취해서요. 혹시 실수한 게 있었다면... 정말 죄송해요.”“이신향. 내가 너를 좋아하긴 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병신인 줄 알아? 너희 오늘 밤 도망가려는 건 다 알고 있었어.”그의 얼굴에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지금 당장 나랑 같이 가. 그게 싫으면 너희 인생은 여기서 끝날 줄 알아.”말끝을 흐리며 웃는 그의 얼굴은 그야말로 악마 같았다.이신향은 얼굴이 더 창백해졌지만 옆에 있는 유사라를 스치듯 바라보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좋아요. 저 혼자 따라갈게요. 사라 씨는 아무 죄 없어요. 그리고 이 자리는... 저희가 마련한 것도 아니었고요. 저 사람까지 엮지 마세요.”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은 한 명이라도 건져내는 것이었다.이 자리에서 유사라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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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도민현은 예천우의 말에 깜짝 놀라 얼굴에 놀라움이 그대로 드러났다.“용왕님, 그게...”하지만 그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시켜 움직이겠습니다!”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아무리 상상해도 그는 믿기 어려웠다.‘용문을 이끄는 용왕님에게 또 다른... 그것도 이렇게 무서운 신분이 있었다니…’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가 바로 용도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니... 이건 그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용도 예씨 가문이라면... 수십 년 역사에 빛나는 용도에서 손꼽히는 네 개의 최고 명문 중 하나...’그 존재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땀이 맺혔다.도민현이 자리를 뜨자 남아 있던 이재동과 그의 가족들 또한 속으로 깊은 충격을 받았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또 뭐야... 그건 또 얼마나 무서운 신분이야?’예씨 가문이 정확히 어떤 가문인지는 몰라도 분위기만 봐도 대단한 집안이라는 건 확실했다.특히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응대하던 걸 보면 그 위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이재동은 감히 따져 묻지 못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저... 천우야.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 내가 눈이 어두워서 네 진짜 실력을 알아보지 못했어. 괜한 말을 했고 또 멍청한 짓까지 해서 널 곤란하게 했구나... 그... 사과의 뜻으로 내가 술 석 잔 자진해서 마시겠으니 부디 용서해다오.”이재동은 급히 잔을 들고 술을 따르며 말했다.특히 아까 딸을 절대 예천우에게 줄 수는 없다면서 오직 조신우만이 이신향의 가장 적합한 혼처라는 말을 했던 게 떠올랐다.만약 예천우가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기라도 했다면 이신향의... 인생을 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이재동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가 잘못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이 바로 그 인생의 갈림길이었을지도 모른다.그는 절실했다.‘이건 우리 가족 운명을 바꿀

  • 용왕 귀환   제1416화

    사실 이 모든 소문은 애초에 예웅남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예관희는 이미 예천우의 뜻에 따라 모든 사실을 예웅남에게 전했고 그중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용왕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그가 종사급 고수라는 사실조차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유는 단 하나였다.예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과 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예웅남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회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그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예관희를 헐뜯고 예천우의 이미지를 흔들어 놓으려 했다.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뒤 예관희가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주 자리에 오를 명분을 만들고자 했다.그 후에야 예천우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할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에게 자리를 넘긴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의 예씨 가문이라면 예웅남은 그 자리를 지킬 능력도 없었다.이러한 소문 덕분에 전태민 역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돌아와 가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여기서 진짜로 그 예씨 가문 큰 도련님을 마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모든 진위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전해 듣기로 큰 도련님은 예정환과 똑 닮았다고 했다.전태민은 다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신가요?”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재동을 비롯한 일행은 뭔가 헷갈린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천우 씨는 용왕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거지?’곁에서 듣고 있던 도민현은 잠시 찡그린 뒤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전 시장님, 착각하신 겁니다. 이분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아니라 용왕님이십니다.”“뭐라고요?”전태민을 포함한 일행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

  • 용왕 귀환   제1415화

    이재동과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충격에 마비된 상태였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속으로 깊이 흔들렸다.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지금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하나같이 고위직 인사들이었다.그중에서도 앞장선 인물은 동성시의 중심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예천우의 부하에게조차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들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도민현 역시 더는 강하게 나가지 않았다.그는 곧장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이유는 분명 용왕님의 체면 때문이겠지.’그래서 도민현은 바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말씀 잘하셨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 방금 일은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좀 흥분해서 예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아...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경솔했습니다.”전태민과 그 일행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협력이든 뭐든 제대로 되지.’“그러면 우리 사업 이야기 말인데요...”전태민이 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묻자 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조씨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급하니 조금 여유를 주세요. 며칠 뒤에 다시 보죠.”“그건 당연하죠. 아무래도 강흥시에서 오신 거라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남강 지역이지 않습니까. 도 대표님 같은 정의로운 기업가께 우리가 도움 드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전태민은 부드러운 미소로 덧붙였다.“좋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시장님.”도민현은 그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다.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조혁진은 점점 더 절망에

  • 용왕 귀환   제1414화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 용왕 귀환   제1413화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 용왕 귀환   제1412화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 용왕 귀환   제1411화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 용왕 귀환   제1410화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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