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을 본 예천우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조혜선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자신을 봐봐.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지금 그 순간 사악하고 모질던 조혜선도 조금 후회하고 있었다.진나비의 요구하에 조혜선은 그 당시의 경과를 말했다.“내가 그 재벌들과 술 마시러 가기 싫다고 한 게 그리 큰 죄야?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조혜선, 난 너한테 잘해줬잖아.”화재의 이유를 들은 진나비는 다시 멘탈이 무너질 것 같았다.“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그때는 제가 화가 났어요. 나비 씨가 저를 거절한 게 한두 번이 아니어서 저도 곤란한 처지였어요. 심지어 이 일 때문에 나비 씨가 저를 욕했어요.”조혜선도 억울한 표정이었다.“오히려 네가 지금 도리를 따져?”장나미는 화가 나서 또 심하게 욕을 한바탕 퍼부은 후에야 다시 돌아가서 진나비를 위로했다. 어찌 됐든 지금은 예천우가 그녀를 치료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진나비는 진정을 되찾았다.그때 예천우가 물었다.“나비 씨, 이 여자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일단 조혜선한테 뜯겼던 돈을 다 돌려받는 게 좋지 않을까요?”“됐어요. 경찰에 신고해서 법으로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합시다.”이미 예천우의 도움을 충분히 많이 받았기에 진나비는 더 이상 그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조혜선은 아까 이미 자기에게 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이 일은 제가 처리해 줄게요.”예천우는 즉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고 조혜선은 더 이상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제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죄다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그녀는 진나비에게 끝까지 달라붙어서 괴롭힌 게 가장 후회스럽게 느껴졌다. 그러지만 않았더라면 이곳에서 예천우를 만나지도 않았을 거고 이런 일들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경찰이 조혜선을 데리고 가자 진나비는 다시 예천우를 향해 말했다.“천우 씨, 정말 고마워요. 천우 씨 덕분에 과거의 진실도 알 수
“맞아요. 그때 교토의 한 피부과 명의도 그렇게 말했어요. 이 모든 게 다 조혜선 탓이에요.”진나비는 원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조혜선의 말을 듣지 않고 제대로 된 의사를 찾았더라면 진작 치료했을 수도 있었다.예천우가 고개를 끄덕이었다.“치료하는 건 문제가 아닐 거야. 하지만 나를 정말 도와준다면 다시 대중의 시선에 나와야 할 것 같은데 가요계에 복귀할 생각이 있어?”“복귀?”진나비는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제가 정말로 복귀할 수 있을까요?”“물론이지. 게다가 실력만 있으면 예전보다 훨씬 강한 모습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어.”예천우가 그렇게 말하자 진나비는 멍해졌다. 원래 그녀의 마음속에는 얼굴 흉터만 고칠 수 있으면 충분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자신의 원래 생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그녀도 사실 복귀할 수 있다면 기쁘겠지만 예전의 시끄러운 일들을 생각하니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천우 씨,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무슨 질문?”“혹시 연예계에 회사가 있어요?”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연예계의 암묵적 관행들이 두려워서 내 회사에 입사해서 널 지켜달라는 거지?”“네!”진나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만약에 천우 씨께 회사가 없으면 넌 감히 연예계에 다시 복귀할 용기가 안 나요.”그녀는 예전의 무서운 암묵적 관행들이 떠올랐다. 자신에게 권력과 세력이 없으면 대처할 방법이라곤 전혀 없었다.“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없는 건 사실이지만 내가 널 지키려면 아무도 널 건드릴 수 없어.”예천우가 말하자 진나비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천우 씨가 있어서 많이 안심돼요. 그러면 전적으로 천우 씨의 지시에 따르겠어요.”“좋아. 그러면 내가 사람을 보내 네 얼굴을 치료해 준다는 뉴스를 준비해서 내보낼게. 이제 네가 회복되면 바로 큰 이슈가 될 거야. 임연 그룹의 화장품도 대박 날 거고 너도 수많은 팬을 확보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어.”예천우가 말하자 진나비가
“그냥 이것저것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어.”“말 안 해도 다 알아. 인터넷에서 나한테 했던 악플 때문이지?”임완유가 말했다.“네가 다 보았어?”“응.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그리 나약한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지금 무슨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지 나한테 알려줘도 돼?”“사실 별거 아니야. 조사를 해보니 려성한이 회사 시가가 올라가는 걸 질투해서 다른 두 주주와 결탁해서 이번 일을 저지른 거야.”“그 려성한이라는 자식은 정말 사람도 아니네.”임완유는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당연히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야지. 하지만 지금 난 다른 일을 먼저 해야 해.”예천우가 대답했다.“무슨 일?”“우리 회사 화장품의 이미지를 바꿔 놓아야 해.”“좋은 방법이 있어?”“음... 진나비라고 들어본 적이 있어?”“진나비? 어느 진나비를 그러는 거야? 설마 예전에 예쁘게 생긴 가수 진나비?”“바로 그 사람이야. 그녀가 우리와 협력하기로 해서 우리 화장품을 홍보해 주겠대.”“뭐라고? 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네가 진나비 씨 얼굴의 흉터를 지울 방법이라도 찾은 거야?”임완유는 진나비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았다.그래서 예천우는 멍해 있다가 말했다.“너도 진나비에 대해 아는 것이 많네?”“당연하지. 내가 예전에 진나비의 노래를 엄청나게 좋아했어. 너 혹시 지금 진나비 씨와 함께 있어?”심지어 임완유는 진나비의 팬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임완유에게 즉시 자신이 진나비와 맺은 협력 관계와 어떻게 회사의 이미지를 되찾을 방법을 알려주었다.“내일 오전 발표회에 명의 전문가를 불러서 증명한다고? 그러면 얼굴이 망가진 진나비 씨가 대중 앞에 서야 할 텐데. 진나비 씨가 허락했어?”“응. 이 제안은 심지어 나비 씨가 직접 제출했어.”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그렇게 하자. 이 일은 나한테 맡겨.”임완유는 재빨리 말했다. 다른 복잡한 일은 그녀가 처리 하기 힘들었지만 이런 일은 손쉽게 처
역시 예천우가 움직인 것 같았다.이제 려성한은 아마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임완유가 휴대전화를 보니 이제 겨우 밤 10시였다. 많은 사람이 아직 자지 않았을 것이다.임완유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댓글들을 보았다. 여전히 부정적인 댓글이 많았고 대다수 사람이 아직 인터넷에서 임연 그룹이 아직 대응이 없다는 건 뭔가 찔리는 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임연 그룹의 이미지를 지키려고 말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었다.임완유는 쓴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예천우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다른 건 몰라도 이런 음모와 계략에 대해 예천우는 정말 자유자재로 잘 대처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은 예천우가 정말 어릴 때부터 산에서 자랐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많은 사람이 인터넷에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임연 그룹이 공고를 냈어.”“정말 냈네!”“공고를 내봤자 뭐해. 또 우리를 속이려고 하는 짓일 거야.”많은 사람은 공고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어떤 공고인지 궁금해서 보았다.대략 보면 회사가 조사한 결과 인터넷에서 임연 그룹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에 대응하겠다는 내용이었다.“첫째, 이번 사건에 대해 임연 그룹은 이미 경찰에 신고했고 모든 증거자료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나중에 경찰이 사건의 구체적인 진상을 발표할 것입니다. 둘째, 피해자가 본 회사의 화장품을 사용하고 흑반이 나타났다는 뉴스는 사실무근이며 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만약에 정말 본 화장품 때문에 흑반이 나타난다면 이미 많은 피해자가 진작에 속출했을 텐데 아직은 대규모로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본 회사는 항상 완벽함을 추구해 왔기에 지금까지 새로운 스킨케어 제품을 생산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본 회사의 전문가가 개발한 제품이 실제로 이런 신기한 효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가수였던 진나비 씨를 초대할 예정입니다.”이 공고의
화가 난 려성한은 임완유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임완유 씨, 무슨 뜻이에요? 지난 번에 저랑 협의를 보셨잖아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경찰을 불렀어요?”임완유는 그의 말을 듣자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려성한 씨, 파렴치한 소인배 주제에 감히 저에게 소리쳐요?”그녀는 방금 예천우로 부터 녹음 파일을 받았다.바로 려성한이 왕건과 다른 주주와 만나서 이번에 어떻게 임연 그룹을 모함할 것인지 토론하는 내용이었다.그 녹음을 들은 임완유는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파렴치 하다고? 임완유 씨, 미쳤어요? 혹시 지금 인터넷의 상황이 저랑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그런거 아닌가요?”임완유는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당연히 저랑 상관 없는 일이에요. 만약 정말 제가 그랬다면 저는 합의를 어기는 데다가 그것도 모함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어요.”“려성한 씨 말대로라면 이 일은 성한 씨와 전혀 무관하겠네요?”“물론이죠. 그러니까 빨리 경찰보고 조사를 취소하라 하세요.”“허허. 이미 늦었어요. 제가 공고를 올리기 전에 이미 경찰에 신고했어요.”임완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그러면 당장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경찰에 빨리 해명해요. 임완유 씨도 계약을 어기는 그런 소인배가 될래요? 지금 이렇게 행동하시면 어떻게 오랫동안 회사에서 일해 온 사람들과 우리 아버지와 당신 할아버지 앞에서 떳떳하게 설 수 있겠어요?”“려성한 씨, 정말 부끄럽네요.”임완유는 차갑게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됐어요. 시간 낭비하기 싫어요. 내가 보낸 것을 좀 봐요.”그녀는 바로 예천우가 보낸 녹음 파일을 그에게도 보내줬다.려성한은 멈칫 놀랐다. 이어서 그는 파일을 보았고 듣는 순간 안색이 크게 변하면서 속으로 욕했다.‘멍청이 같은 새끼들. 정말 내 일을 망치고 있네.’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 당시 상황에 그 두 사람을 빼고는 녹음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진작에 알았더라면 그냥 모든 돈은 내가 냈던 걸 그랬
임완유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고 예천우가 보내준 녹음 파일을 할아버지께 바로 보내줬다.할아버지는 녹음을 듣자마자 즉시 화를 내면서 임완유보고 자신의 계획대로 하라고 했다.경찰이 이 사건에 개입하자 임연 그룹의 일부 경영진 사람들은 밤에 바로 경찰서에 소환되었다.장연희도 당연히 그중 한 명이었기에 그녀는 놀라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사실 임완유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볼 때부터 그녀는 깜짝 놀라서 이미 유사라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그 후에 그녀는 또 예천우에게 다시 전화했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녀에게 아무 약속도 해주지 않았다. 그녀보고 그냥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고 가서 경찰에게 전달한 내용이 지난번에 자신과 했던 내용과 같고 그 외에 다른 새로운 문제가 없다면 분명히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줬다.이 말을 들은 장연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지난번에 예천우게게 숨기지 않고 전부 말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방금 예천우 씨에게 전화하길 잘했네.’예천우가 이렇게 빨리 움직인 걸 생각해 보니 분명 지금에 와서 려성한의 수작을 발견한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은 분명히 진작에 모든 것을 알고 려성한이 함정에 걸려들기를 기다렸을 것이다.장연희를 돕기 위해서 유사라는 이른 아침에 예천우에게 전화했다. 예천우는 그녀가 걸려 온 전화를 보고 멈칫거리다가 받았다.“무슨 일이 있으세요?”뜻밖에도 예천우의 냉담한 태도를 긴장해진 유사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그게... 사실은... 장연희에 관해 묻고 싶었어요.”“걱정하지 마세요. 지난번에 장연희 씨는 회사를 해치는 일을 하지 않았기에 별일 없을 겁니다.”예천우는 지금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시간 낭비 하기 싫어서 그녀의 말을 재빨리 끊었다.“네. 알겠어요.”유사라는 예천우와 몇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그가 이렇게 냉담할 줄은 몰랐다.“다른 일이 더 있으세요?”“없... 없
예천우는 진나비를 데리고 회의실 옆으로 갔다. 비록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긴장해?”“조금요!”“걱정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예천우는 웃으며 말을 이어 갔다.“그리고 오늘 널 위해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어.”“선물이요?”진나비는 살짝 놀란 표정에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래. 네가 무조건 좋아할 만할 선물이지. 심지어 네 얼굴이 회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거야.”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진나비는 잠시 멍해졌다. 예천우의 선물은 분명 귀중할 것이니 그녀도 살짝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얼굴이 회복되는 것보다 더 좋은 선물이라는 말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그때 장미나가 입을 열었다.“천우 씨, 무슨 선물이길래 그래요? 나비 언니가 예전의 얼굴을 되찾기만 한다면 이미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너무 큰 선물이에요. 그보다 더 소중한 선물은 없을 거예요. 돈이나 값진 물건도 나비 언니에게는 다 필요 없어요. 언니에게 2,000억 원을 준다 해도 언니는 아마 받지 않을 거예요.”그러자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2,000억 원은 나한테도 없어.”“저도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냥 해본 소리예요.”장미나는 그가 오해할까 봐 급히 해명했다.“알고 있어.”바로 그때 임완유도 도착했다. 그녀는 진나비를 보자 인사를 건넸고 요즘 상황에 대해 걱정스럽게 물었다.임완유의 카리스마가 보통이 아니었기에 진나비는 처음에 긴장했지만 곧 임완유가 정말 좋은 친구임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기분 좋게 한참 이야기를 나누자 진나비는 이내 긴장이 풀렸다.옆에 앉아 있던 예천우는 긴장이 풀린 진나비를 보자 역시 임완유가 대단한 여자임을 느꼈다.시간은 어느덧 오전 10시가 되었다.발표회의 예정 시간은 오전 10시였고 지금 회의실 전체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기 시작했다.임완유가 먼저 들어가기 전에 그는 예천우를 힐끗 노려보았다.‘천우가 정말 진나비 씨에게 신경을 많
그런 일이 있었기에 진나비는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에게 욕을 먹었고 심지어 많은 팬이었던 사람도 그녀를 비난했다. 결국 그녀는 이 일 때문에 서서히 대중들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말았다.진나비의 명예가 이 일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 버렸기에 조혜선은 거리낌 없이 그녀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왜냐하면 당시 그런 상황에서 진나비가 결백하다고 해도 믿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그 질문을 듣자 임완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급해하지 마세요. 조금 있으면 나타나실 거예요. 게다가 나비 씨가 대중들의 눈앞에서 베일을 벗을 겁니다.”“뭐라고? 정말이야?”“설마 진나비의 얼굴이 다 나은 거야?”“임연 그룹의 화장품을 써서 나은 게 아닐까?”“정말 그렇다면 난 임연 그룹에서 판매하는 필요한 제품을 전부 살 거야.”“나도. 임연 그룹에서 우리 나비를 복귀하게 한다면 화장품을 임연 그룹의 제품으로 싹 다 바꿔버리겠어.”“정말 어이없네. 나쁜 계집애일 뿐인데. 왜 저런 년을 지지하는지 모르겠네.”“그러게 말이야. 다른 남자와 술도 함께 마시고 게다가 잠자리도 하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기생인 줄 알겠어. 이런 년을 지지하고 있다니. 정말 어이없는 세상이네.”“...”뒤이어 온갖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로 험한 말들이 쏟아졌다. 그 모든 것을 진나비가 지켜보고 있었다.아까 기분이 매우 좋았지만 지금 그런 댓글을 보니 진나비는 또 매우 괴로웠다.설령 자신이 원래의 얼굴을 되찾고 수많은 인기를 얻었다 해도 다른 사람의 비난을 받아 가며 살 것 같았다.심지어 오늘의 발표회 때문에 듣기 싫은 과거도 들추어낼 수도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니 진나비의 얼굴은 창백해졌다.그 순간 그녀는 도망치고 싶었다.누군가가 말을 시작해서 그런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진나비의 예전 일들을 언급했다. 그 모든 일들이 조혜선이 날조한 거짓이었다.인터넷에서 진나비를 욕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다.댓글을 쭉 보고 있던 진나비는 멘탈이 나갈 것 같았다.그 모습을 본 장미나는 조바심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