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도련님, 죄송합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저 자식은 우리 송씨 가문의 사람이죠. 감히 이렇게 예 도련님께 무례한 짓을 저지르다니. 제가 반드시 예 도련님께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리겠어요. 송우현 저 자식은 예 도련님께서 마음대로 처리하세요. 죽여도 좋아요. 제가 다 뒤처리해 드릴게요.”송강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송우현은 놀라서 몸을 부르르 떨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김희선도 깜짝 놀랐다.‘아니, 이렇게까지 해야 해? 말 몇 마디 잘못했다고 해서 목숨까지 잃게 될 수도 있다니.’김희선은 방금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생각해 보니 엄청나게 후회되었다.‘송우현이 저 정도면 난 백번이고 죽겠네. 안 돼. 이따가 사라한테 부탁해서 좀 봐달라고 해야겠어.’유사라도 송강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알겠어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예천우는 전화를 끊었다.전화 맞은편의 송강은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원래 예천우에게 도움을 청하자고 전화했는데 뜻밖의 일 때문에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송강은 옆에 있던 아버지와 가족의 고위층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그들은 송강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몇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 가서 송우현의 가족들을 혼내주려고 했다. 이번 일 때문에 송우현은 분명히 송씨 가문의 족보에서 제명당할 것이다.이때 송우현은 그래도 반응이 빠른 편이었다. 바닥에 있은 지 얼마 안 되어 그는 즉시 몸을 일으켰다.그는 예천우의 곁에 가서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송우현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예천우에게 꿇었다.바닷가 레스토랑이기에 그들은 룸이 아닌 야외에 있었다.그때 많은 사람들이 송우현을 보면서 손가락질했다.“예 도련님,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송우현은 연신 용서를 빌었다.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이러지 마세요. 전 쓸데없는 사기꾼인 주제에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죠. 그러니 저 같은 사람한테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어요.
예천우는 자신이 송우현을 혼내지 않더라도 그는 이미 끝장날 운명이었기에 손을 쓰기 귀찮았을 뿐이다.탁!술잔은 송우현의 머리에 그대로 부딪혀 깨지고 이내 이마에 피가 흘렀다.김희선도 깜짝 놀랐다. 그녀는 원래 예천우가 아주 친화력이 있는 줄 알고 이따가 예천우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캐물어 볼 계획이었다.하지만 지금 예천우가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좀 놀랐다.게다가 김희선은 방금 그렇게 미운 짓을 많이 했는데 예천우가 나중에 자기한테 복수할까 봐 두려웠다.송우현은 안색이 창백해졌지만 무서워서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연신 사과했다.“네. 네. 죄송합니다. 바로 꺼질게요. 당장 꺼질게요.”송우현은 그 말을 하고 즉시 고개를 돌려 빠른 걸음으로 가 버렸다.송우현은 긴장한 건지, 두려운 건지 도망치다가 물건을 잘못 건드려 바로 넘어졌다. 그러나 즉시 일어나서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모두 놀란 눈빛으로 이 젊은이가 도대체 무슨 신분인지 궁금한 시선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송우현이 떠나자 김희선은 긴장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다가 하고 싶은 말을 다시 삼켰다.유민호가 팔꿈치로 김희선을 툭툭 쳤다.그러자 김희선은 마침내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저기... 예, 예 도련님, 아까는 제가 머리가 좀 흐리멍덩해서 못된 말을 했어요.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유사라도 어머니의 말을 듣고 다급하게 말했다.“어머니, 아까는 확실히 좀 너무했어요. 어떻게 그렇게 말씀할 수가 있죠.”“그래. 내가 노망이 들었나 봐. 이제 잘못한 걸 깨달았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괜찮아요. 저는 전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아요. 앞으로 사람을 볼 때 돈과 권력만 챙겨보시지 말고 그 사람의 성품도 보시길 바랍니다.”“네. 꼭 그렇게 할게요.”김희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참. 그리고 사라는 이제 어린 소녀도 아닌데 자기 주견이 있기 마련이죠. 어머니께서도 사라를 존중해야 하죠.”“네. 알겠어요. 앞으로 꼭 딸 의견을 존
유사라는 당시 뉴스를 보고 소씨 가문의 새 족장의 얼굴을 기억했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젊은 얼굴이었다.유사라는 영업 부서의 직원이라 아는 게 많아야 했다.그녀가 아는 바에 따르면 소씨 가문은 천해시의 최고의 가문 중의 하나였고 전설 속의 명문 가문이었다. 유사라 같은 신분은 아마 영원히 만날 날이 없을 것이다.“네. 누구신지...”소문하는 예천우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형수님?”형수님이라는 말에 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쑥스러웠지만 은근히 기뻤다.예천우는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네. 맞아요. 이분은 예 도련님의 여자 친구죠.”김희선은 예천우의 이름조차 감히 부르지 못하고 얼른 소개했다.딸의 표정을 보면 이 소씨 도련님도 분명히 대단한 분이신 것 같았다.‘예천우 주변에는 전부 대단한 사람들만 있을까?’소문하는 그 말을 듣고 부러운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역시 천우 형님이야. 자주 여자를 바꾸는 건 정상인데. 중요한 건 매번 천우 형님 옆에 있는 여자는 모두 최고의 미인이었어.’마치 절세의 미녀들이 하루 종일 예천우를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았다.“형수님이셨군요. 제 명함입니다.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소문하는 말하면서 명함을 꺼내서 유사라에게 주었다.예천우는 그런 소문하를 보고 말했다.“문하야, 도움이 필요하면 날 찾겠지... 널 찾아서 뭐 하겠어?”“아! 형님, 오해하지 마세요.”소문하는 깜짝 놀라더니 급히 해명했다.“전 그저...”“됐어. 넌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어.”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별일 없으면 그만 돌아가.”“네! 형님, 안녕히 계셔요.”소문하는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소문하가 떠나자 김희선은 유사라에게 물었다.“사라야, 저 소씨 도련님도 사람이 좋아 보이시던데, 누구야?”“말하면 깜짝 놀라실 수도 있어요.”유사라는 즉시 자기가 알고 있는 소문하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려주었다. 특히 소씨 가문은 천해시 4대 가문 중 하나이고 최고
“게다가 천우는 딱 봐도 정의감이 넘치고 성품도 좋은데 우리 딸이 무슨 손해를 볼 게 있겠어요. 제가 보기에는 손해를 보는 것도 천우가 보겠죠.”김희선은 말을 이어갔다.“사라야, 내 말 들었지? 앞으로 천우의 말을 잘 들어야 해. 천우가 무슨 말 하면 네가 따라주면 돼. 괜히 성질부리지 말고.”“...”유사라는 어이가 없었다. 방금 어머니는 예천우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했지만 예천우가 실력을 드러내자 바로 태도를 바꿨다.유민호도 어쩔 수가 없었다. 딸에게는 딸의 복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예천우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예천우는 유민호의 물음에 피하지 않고 바로 약속했다.“아저씨가 뭘 걱정하시는지 알아요. 안심하세요. 결혼하기 전에는 절대 사라와 잠자리를 가지지 않을게요.”“그래. 네 말을 들으니 많이 안심돼.”유민호가 대답했다.“안심이 되기는 뭐가 돼요. 헛소리하지 마세요. 지금은 어느 시대인데.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속도위반하는지 아세요? 당신은 정말 아직도 옛날 사람이네요.”김희선은 유민호를 반박했고 예천우를 향해 말했다.“천우야, 아저씨 말을 신경 쓸 필요 없어. 너와 사라는 서로 좋아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오들도 괜찮은 것 같은데 아줌마가 너희들에게 호텔 방이라도 잡아줄까?”“...”예천우는 쓴웃음을 짓다가 마침 맞은편에 있는 유사라를 보았다.유사라는 붉어진 얼굴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하지만 김희선의 말에 대해 유사라는 사실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예천우가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자기 첫날 밤을 줄 수 있었다.유민호는 그런 상황을 보자 어쩔 수 없이 화제를 돌렸다. 그는 손에 든 담배를 보았다. 생각해 보니 아까 팬다 담배는 보면 볼수록 진짜 담배처럼 느껴졌다.“천우야, 전에는 너에게 오해가 있어서 네 실력을 믿지 못했어. 설마 그 팬다 담배가 정말 특제 담배인 거야?”“네. 특제 담배 맞아요. 다른 사람이 저한테 준 거예요. 저는 담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가져다
“뭐라고요? 이 담배가 한 보루에 2,000만 원이라고요? 금으로 만들었어요?”김희선의 얼굴에는 충격으로 가득 찼다.“담배는 그 정도 가치가 못 되겠지만 물건은 희귀할수록 비싼 법이지. 이런 담배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부자 아니면 권력자들이야. 이 담배는 신분의 상징이기에 나가서 사업할 때 갖고 가면 바로 우세에 처할 수 있다고.”유민호가 설명했다.“그렇군요. 그러면 이렇게 하죠. 천우야, 이 담배는 네가 그냥 다시 가져가.”김희선은 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담배를 손에 꼭 잡고 있었고 분명히 돌려주기 싫은 모양이었다.“아닙니다. 이미 아저씨께 드렸는데 어떻게 다시 돌려받을 수 있겠어요?”예천우는 거절했다.유민호는 다시 뭔가 말하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의 전화가 울렸다. 번호를 보니 바로 방금 통화 했던 송강이었다.‘보아하니 송씨 가문에 과연 문제가 생긴 것 같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서두르지 않았을 거야.’“잠시만요. 전화 좀 받겠습니다.”예천우는 일어나서 한쪽으로 걸어갔다.예천우가 떠나자 김희선은 즉시 몸을 일으켜서 유사라 곁으로 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사라야, 엄마한테 말해줘. 천우는 도대체 무슨 사람이야? 정말 대단해 보여.”“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유사라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사실 저도 천우 씨가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요. 소씨 집안의 족장도 천우 씨에게 그렇게 공손하게 대하다니. 정말 완전히 제 상상을 벗어났어요.”“아까 그 소씨 가문의 족장이라는 분은 정말 그렇게 대단해?”김희선도 소문하가 그렇게 젊은 나이에 명문 가족의 족장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물론이죠. 천해시를 놓고 보면 그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그는 아직 그렇게 젊으니 더 대단한 거죠.”유사라가 대답했다.“그러게 말이야. 네 말을 들어보니 정말 대단해 보여. 하지만 그렇게 대단하다는 분이 천우를 두려워해? 설마 천우도 성도 명문 가족의 도련님인 거야?”“그건 제가 어떻게 알아요?”“모른
“그건 너의 송씨 가문의 일이지.”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 그럼요. 저희가 사과드리는 의미로 홍정 단지의 별장 한 채를 드리겠어요.”“보상을 필요 없어. 정말 보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 자식에게 속을 뻔한 여자한테 보상을 줘. 오늘 내가 없었다면 그 여자는 끝장났을 거야.”“네. 알겠어요.”송문복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래. 별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잠깐만요.”송문복은 그 말을 듣고 조급해 났다.“다른 일 있어?”“그게... 예 도련님, 내일 시간 있으시다면 제 체면을 봐서 함께 식사라도 하시겠어요?”송문복은 무척 긴장했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는 예천우가 동의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시간 없어.”예천우는 직접 거절했다.그 말을 들은 송문복은 멍해졌고 안색이 살짝 변했다.송문복의 곁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얼굴색이 굳어졌고 절망스러운 표정이었다.‘망했어. 역시 예 도련님께서 엄청 화가 나셨구나.’통화 중에 돌발상황이 생기면 같이 상의해서 대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송문복은 전화할 때 핸즈프리를 켰다.원래 송강의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문제였다. 어찌 됐든 예천우는 전에 송씨 가문을 도와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송우현 한 사람 때문에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송우현은 정말 백번 죽어도 모자랐다.하지만 그때 예천우는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밥 먹는 건 너무 귀찮아.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로 말해.”그 말을 들은 송문복은 즉시 정신이 돌아왔다. 그는 얼른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예 도련님, 그러면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송씨 가문에 큰 문제가 생겨서 예 도련님께 도움을 청하고 싶습니다.”“무슨 문제야?”예천우는 직접 물었다.예천우의 그런 태도를 보자 송문복은 다시 희망을 찾은 것 같아서 재빨리 말했다.“그게... 좀 큰 문제이니 예 도련님을 난처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도대체 무슨 문제이길래 그러는 거야? 좀 시원하게 말해. 무슨 문제인지 직접 말하라
‘그를 혼낸다고?’송문복은 그 말을 듣자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용도의 대가문의 도련님인데. 바로 혼내주겠다고? 예 도련님이 혹시 내가 말한 상대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던 걸까?’다른 송씨 가문 사람들도 하나같이 모두 멍하니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그게... 예 도련님, 려씨 가문은 용도에서도 명문이죠. 그러니 실력도 꽤 강한데 우리 같은 작은 가문은 어림도 없어요.”“그건 알고 있다고.”예천우가 말했다.“너희들은 당연히 상대가 될 수 없겠지. 하지만 내 말은 그가 오면 나한테 알려줘. 내가 가서 혼내줄게. 너희는 손을 쓸 필요도 없어.”송문복은 그제야 예천우의 말뜻을 알아차렸다.‘예 도련님은 이미 상대의 실력을 알고 있었던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설마 예 도련님은 정말 려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하지만 우리 송씨 가문에서는 예 도련님께 그렇게 많은 혜택도 주지 않았는데... 고작 별장 한 채 때문에 예 도련님은 이렇게 우리를 위해 나설 수 있단 말이야?’송문복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송문복은 저도 모르게 송강을 쳐다봤고 그더러 예천우에게 이유를 물어보라고 눈짓했다.송강은 예천우와 더 친했고 그가 말을 잘못하더라도 어른인 송문복이 나와서 아들을 나무라면 되었다.송강은 어쩔 수 없이 나서서 예천우에게 물었다.“예 도련님, 그 려씨 가문은 정말 실력이 막강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대처하실 거예요?”“대처한다고? 고작 려씨 가문인데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어. 만나면 바로 혼내주면 되지.”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송씨 가문은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예천우가 려씨 집안을 상대할 수 있는 강한 실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 모양이었다.“그게...”송씨 가문 사람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그래서 송강은 직접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예 도련님, 도련님께서 우리 송씨 가문을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만 도련님이 송씨 가문을 위해 이렇게 필사적으로 싸우려고 하니 우린 그저 도련님을
비록 그도 믿을 수 없었지만 양대복의 태도로부터 보면 예천우는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닐 것 같았다. 보통 사람이 아니면 허풍을 떨고 다니지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예천우의 실력은 너무 무섭네요.”“성이 예씨이니 설마 용도 예씨 가문 사람인 거야?”그때 송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려정수의 일 때문에 그들도 용도의 명문을 조사했다.줄곧 도움을 청하려고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용도의 예씨 가문?”“말도 안 돼. 절대 아닐 거야.”“용도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어떻게 이런 작은 곳에 계실 수 있겠어?”송문복은 즉시 반박했다. 용도 예씨 가문이라면 용도에서도 명망이 가장 높은 가문 중의 하나였고 예씨 가문의 도련님은 그야말로 화하 젊은이 중에서도 왕일 것이다.“하긴... 그러면 예천우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송문복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어찌 됐든 예 도련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했으니 우리 위기는 정말 해소되었을지도 몰라요.”“하지만 단지 입만 놀렸을까 봐 두려워요.”한 어르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바로 그때 송미령이 걸어들어오면서 씁쓸한 표정으로 다급하게 물었다.“아빠, 오빠, 할아버지, 어떻게 되었어요?”“괜찮아. 우린 이미 방법을 찾아냈어.”송강이 대답했다.“방법을 찾으셨다고요?”송미령은 그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해서 물었다.“무슨 방법이죠?”송강은 즉시 그녀에게 방금 예천우가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상황을 알려줬다.하지만 송미령은 그 말을 듣고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한 젊은이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할 수가 있죠? 합의금을 줄인다고 하면 그럭저럭 믿을 수 있는데 려씨 가문을 쉽게 상대한다니. 그 사람은 려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하는 소리인 것 같아요. 이런 사람은 분명히 허풍을 떨고 있는 거죠. 전 용도에서 이런 사람을 많이 봤어요.”“꼭 그렇지는 않을 거야. 예 도련님은 다르다고.”“다를 게 뭐가 있어요? 분명히 우리를 속이는 거예요.”송미령은 슬픈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
그 모습을 본 전태민 시장과 간부들은 도민현의 반응이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쾌했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건 도민현의 얼굴에 드러난 그 진중하고 긴장된 태도 때문이었다.‘도대체 어떤 존재길래 강흥시에서 잘나가는 이 도민현조차 저리도 조심스러워하는 걸까?’그러던 중 도민현의 입에서 낮고 묵직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용왕님, 말씀하십시오.”‘용왕?’방 안에 있던 이들의 눈빛이 동시에 흔들렸다. ‘용왕이라니... 설마 그 용문? 전설적인 비밀 조직이라는 그 집단의 실질적인 우두머리?’그간 소문처럼 떠돌던 이름은 들어본 적 있었지만 실체는 아무도 본 적 없었다. 그런데 지금 도민현의 입에서 직접 그 이름이 나온 것이다.전화기 너머에서 예천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 대표, 하나 묻자. 장산군 사정 좀 알고 있어? 거기서 제법 영향력 있는 가문이 하나 있다더라. 조씨 가문이라고... 들어봤어?”그 말에 조신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봐봐. 끝까지 쇼하네. 이 전화는... 그냥 자기 친구랑 짜고 치는 거겠지. 곧 들통날 거야.’도민현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조심스럽게 답했다. “예. 그 가문의 가주는 조태영이라 하고 지역에선 꽤 이름이 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전화기를 들고 있던 전태민 시장은 조용히 그 이름을 되새겼다.‘조태영이라하면... 조신우의 아버지 아닌가?’옆에 서 있던 조혁진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설마... 아냐... 이건 아닐 거야. 아닐 거야...’그 순간, 예천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그래. 조씨 가문, 그 집안을 내가 완전히 무너뜨리고 싶다면... 할 수 있겠어?”그 말에 도민현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그깟 조씨 가문 정도야 하루 안에 끝장낼 수 있습니다.”“좋아. 그럼 바로 실행해.”예천우는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차분히 말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도민현은 조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