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알았네.”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오경용은 발끈하며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이 자식이 죽고 싶어? 다들 공격해!”순식간에 십여 명의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들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그들은 한지훈에게 옷깃만 스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쓰러진 인원들은 가슴을 움켜잡고 입에서 피를 뿜었다.오경용 일행은 한지훈이 언제 어떻게 경호원들을 쓰러뜨렸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당황한 오경용은 다급히 뒤로 뒷걸음질치며 총을 든 사병 뒤에 몸을 숨기고 겁에 질린 눈빛으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소리쳤다.“젠장! 총 쏴! 쏘라고!”그 순간 수십 명의 병사들이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마쳤다.하지만 한지훈이 손을 뻗자 소매에서 수십 개의 은침이 날아오더니 그대로 총을 쥔 병사들의 오른손을 관통했다.그 순간 팔 전체에 마비가 오며 병사들이 총을 떨어뜨렸다.그걸 옆에서 지켜본 오경용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한지훈은 성큼성큼 다가가서 발로 오경용의 가슴팍을 걷어차 멀리 보내버렸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오경용은 기둥에 부딪히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는 가슴과 허리를 붙잡고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젠장! 감히 나를 걷어차? 절대 용서치 않아! 아버지랑 둘째 삼촌한테 말해서 널 감방에 보내 버릴 거라고!”오경용은 목청을 높여 고함을 질렀다.한지훈은 그에게 다가가서 발로 그의 가슴팍을 짓밟으며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질문할 차례야. 사씨 가문의 일, 이대로 마무리 지을 거야, 말 거야?”오경용이 반박하려는 순간, 한지훈은 그대로 발에 힘을 주었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상대는 다시 처참한 비명을 질러댔다.“이… 이러지 마! 마무리 지을게. 다신 안 그럴게… 제발 나 좀 살려줘!”순식간에 태도를 전환한 오경용도 문제지만 그만큼 한지훈이 그에게 준 두려움은 엄청났다.그는 단 두방에 오경용이 데려온 경호원과 사병들을 전부 바닥에 쓰러뜨린 것이다.한지훈은 확답을 들
말을 마친 동진해는 전화를 끊고 내선 번호를 연결했다.“당장 동원할 수 있는 사람 전부 동원해서 남촉 사씨 가문 본가로 간다! 그리고 서촉 주군 본부의 기 군단장한테 연락해서 병사를 총동원하여 남촉으로 가라고 해!”전화를 끊은 그는 부랴부랴 사무실을 나가 전용차를 타고 남촉으로 향했다.그 시각, 사씨 가문 저택.유청은 잔뜩 걱정 어린 얼굴로 사서은을 부축해 일으키며 물었다.“여보, 괜찮아?”사서은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난 괜찮아. 당신은?”유청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도와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빨리 여길 떠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오씨 가문은 남촉에서 가장 큰 권력을 보유한 자들입니다. 조금 전에 오경용을 그렇게 때렸으니 아마 사람을 부르러 갔을 거예요. 이따가 그 자식 오면 빠져나가기 힘들 거예요.”한지훈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유청을 바라보았다.주원성의 말에 따르면 유청은 소문난 바람둥이에 통제가 잘 안 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마주한 이 남자는 너무 겸손하고 나약해 보였다.나쁜 말로 말하면 겁 많고 무능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았다.사서은 역시 잔뜩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그래요. 어서 가세요. 오경용은 절대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사씨 가문 사람들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한지훈은 유청을 바라보며 그에게 물었다.“유청 씨 본인 맞나요?”그 말을 들은 유청이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소문에 까칠한 바람둥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까 너무 소문과는 달라서요. 왜 사씨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오고 또 어쩌다가 이렇게 겁이 많아지셨나요?”한지훈의 질문에 유청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사서은에게 시선을 두고 말했다.“집사람 덕분이죠. 예전의 내가 얼마나 망나니였는지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아내를 위해서라도 똑바로 살아야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서은을 향한 유
그들은 권력자들의 병기에 불과할 뿐이었다.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온 주원성이 소리쳤다.“도련님, 일단 멈춰보세요! 이분은 우리 서촉의 귀한 손님이에요. 경찰총국과 동 총장님 체면을 봐서라도 이번은 조용히 넘어가요.”주원성의 신분증을 확인한 오경용이 음침한 얼굴로 호통쳤다.“서촉 사람? 동 총장이 내 앞에 있어도 감히 내가 하려는 일에 태클을 걸지는 못할 거야!”“내가 한다면 하는 거지! 불만 있으면 남촉 오씨 가문으로 찾아와! 저리 안 비켜?”오경용이 분노한 고함을 지르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병들이 우루루 달려들어 주원성을 포위했다.주원성은 다급한 얼굴로 소리쳤다.“도련님, 안 돼요! 이분을 잡아들이면 큰일 나요! 게다가 남촉과 오씨 가문에 큰 재앙을 불러올 거라고요!”그 말을 들은 오경용은 냉소를 지으며 콧방귀를 뀌었다.“웃겨! 남촉에서 우리 오씨 가문에 대적할 존재는 없어! 저 인간을 잡아들인다고 세상이 멸망하기라도 한다는 거야?”오경용은 옆에 선 군 장교에게 소리쳤다.“저놈 잡아!”“네!”군인 장교는 고개를 끄덕인 뒤에 병사들을 시켜 한지훈을 포박하려 했다.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병사들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순간 호기롭게 달려든 병사들이 맥없이 튕겨져 나가더니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그 광경을 목격한 군 장교는 화가 나는지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한지훈을 향해 겨누었다.“이 자식이! 감히 반항을 해? 총탄이 무섭지도 않아?”한지훈은 무섭게 굳어진 얼굴로 군 장교에게 다가가며 말했다.“한발 쏴봐.”그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군 장교는 한지훈이 당당히 자신에게 다가오자 순간 당황하며 방아쇠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하지만 어쩐 일인지 아무리 힘을 주어 당겨도 총탄이 발사되지 않았다!“젠장!”군 장교는 낮게 욕설을 터뜨렸다. 어느새 한발 앞으로 다가온 한지훈은 그대로 손을 뻗어 상대의 목을 움켜쥐고 비틀어 버렸다.군 장교는 그대로 목이 비틀려 숨을 마감했다.
가장 먼저 달려나온 사람은 주원성이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오경용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숨을 확인했지만 죽은 게 확실했다.그 순간 주원성은 겁에 질려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는 온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에게 말했다.“한 선생, 이번에 큰 사고 치셨어요! 이… 이사람은 남촉 오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셋째 아들이라고요!”“그런 사람을 죽였으니 남촉 전체가 선생을 적으로 돌리려고 할 거예요. 여기 더 머물러서는 안 돼요. 어서 떠나세요!”주원성은 너무 두려웠다.남촉 오씨 가문의 권세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경지에 이르렀고 그 누구도 그들에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서촉은 남촉에 비하면 전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받고 있었다.그런데 한지훈이 오경용을 죽여버렸으니 오씨 가문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것과 다름없었다!상대는 남촉 전쟁부와 경찰 총국, 그리고 상계까지 섭렵한 오씨 가문이었다!그 세력과 인맥은 감히 상상도 가지 않았다.한지훈이 북양 출신이라고 해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오경용을 처형했으니 남촉이 뒤집어질 건 안 봐도 뻔했다.주원성은 당장이라도 이 사고뭉치를 멀리 보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는 그제야 한지훈을 막으라고 했던 동진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야말로 사고뭉치가 따로없었다.유청과 사씨 가문 사람들 역시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무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장면이었다.무법천지에 자기밖에 모르던 오경용이 이렇게 쉽게 죽어 버릴 줄이야!게다가 하필이면 사씨 가문 저택에서 죽었다는 게 문제였다.이건 그들에게 큰 화를 불러온 것과 마찬가지였다.사서은은 유청의 손을 꽉 잡고 두려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유청도 인상을 찌푸리며 말없이 한지훈을 바라봤다.한참이 지난 뒤, 그가 입을 열었다.“한 선생, 어서 도망가세요. 오경용을 죽였다는 건 오씨 가문에 대놓고 전쟁 선포를 한 것과 같아요. 남촉에서 오씨 가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고요. 그 집 가주이자 오경용의 아버지는 남촉
지시를 들은 부 장교는 바로 명을 전달하러 밖으로 나갔다.그 시각, 사씨 가문 저택.오경용이 데려온 사병들과 경호원은 한지훈의 기세에 완전히 눌려 전부 바닥에 쭈그려 앉아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사씨 가문의 사람들은 걱정 때문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주원성 역시 수시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훔쳤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동진해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총장님, 어디까지 오셨나요?”“곧 도착해. 그쪽 상황은 어때? 한 선생이 오경용과 충돌한 건 아니지?”전용차에 탄 동진해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주원성은 옆에 있는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고 마른침을 삼키고는 소리를 낮춰서 말했다.“큰일 났어요! 완전 세상이 뒤집힐 일이요!”차에 타고 있던 동진해의 표정도 싸늘하게 굳었다.“무슨 일이야? 빨리 말해!”“한 선생이 오경용을 죽여버렸어요….”말을 마친 주원성은 못 참겠다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뭐?”동진해도 경악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다. 도무지 주원성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오경용은 오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셋째 아들이잖아. 그런 인간을 죽였다고?”동진해는 믿기지 않아 재차 확인했다.주원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맞아요, 총장님. 그러니 세상이 뒤집어질 거라고 말하죠. 사람 좀 많이 불러야 할 것 같아요. 한 선생은 오경용을 죽이고도 도망치지 않고 지금 정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어요. 오씨 가문의 권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보고 싶다면서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그 말을 들은 동진해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뭐라고? 그 난리를 치고도 지금 그 집에 앉아서 오씨 가문 사람들이 오길 기다린단 말이야?”“그렇다니까요. 지금 상황에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완전히 통제가 안 돼요. 이분 정말 사고뭉치 맞아요… 오씨 가문과 충돌이 생기면 북양군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텐데요?”주원성은 볼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았다.만약 북양과 남촉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정말로 세상이 뒤집힐 일이었다.동진해 역시 긴장한 목
“셋째 도련님이… 살해를 당했어요!”그 경호원이 다시 한번 말했다.쾅!순식간에 오용훈은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기를 방출했다.“내 아들이 죽었다고?”그는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여긴 남촉, 오씨 가문의 아지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에서 오씨 성을 가진 가주의 아들이 살해를 당했다니!게다가 오경용은 오용훈이 가장 총애하는 아들이었다.이건 오씨 가문에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대체 누굴까?어느 간덩이가 부은 놈이 이런 미친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거실에 함께 있던 장교와 장군들 역시 벌떡 일어서며 분노를 표출했다.“사령관님, 제가 3천 사병을 데리고 도련님을 살해한 놈을 처벌하러 가겠습니다!”“저도 가겠습니다!”“저도 가서 도련님의 복수를 하겠습니다! 그 놈에게 오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을 살해한 업보가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알려주고 오겠습니다!”오용훈은 부하들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그 경호원을 노려보며 물었다.“대체 내 아들을 죽인 놈이 누구더냐! 그놈은 어디 있어?”경호원은 거실 안에 진동하는 살기에 기가 눌려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가… 가주님, 저도 모르는 놈입니다. 말투를 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것 같은데… 지금은 사씨 가문 저택에 있습니다.”“지방에서 올라왔어? 좋아! 아주 좋아! 감히 내 아들을 죽이다니! 그게 누구든 난 놈과 그놈 가족들의 피로 내 아들의 영혼을 기릴 것이다!”오용훈은 분노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주군 본부로 가서 1만 사병을 집결하고 사씨 가문 저택으로 간다! 오늘 거기서 파리 한 마리도 못 빠져나가게 해야 할 것이다!”“예, 알겠습니다!”순식간에 일곱 명의 군인 장교들은 거실을 나가 입구에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주군 본부로 향했다.오용훈은 분노에 치를 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차 대기시켜! 당장 사씨 가문 저택으로 출발한다!”그렇게 오씨 가문 사람들은 살기를 풀풀 풍기며 사씨 저택으로 향했다.그 시각, 저택.사
이 작은 남촉에 사령관급의 강자가 있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었다.그래서 과거 2대 국왕마저도 촉지를 단독으로 구분한 것 같았다.촉지는 사실 상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강자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그 시각, 사씨 가문 대문 앞에 대량의 병사가 집결되었다.수많은 군부의 트럭이 위풍당당하게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족히는 백 대가 넘는 트럭이 저택 근처의 골목 골목을 가득 채웠다.총을 든 병사들이 차에서 뛰어내려 저택 근처의 반경 3km 이내에 자리를 잡고 경계 태세를 취했다.그와 동시에 병사들은 끊임없이 몰려와 저택 주변을 포위하고 총알을 장전했다.입구에서 그 광경을 지켜본 주원성은 겁에 질려 이마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는 바로 뒤돌아서 오용훈의 옆으로 가 공손하게 말했다.“오 사령관님이 직접 오실 줄은 몰랐네요. 저는 서촉 4분대 국장 주원성입니다.”오용훈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주원성을 노려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서촉 사람이 우리 남촉에는 무슨 일로 온 거지?”주원성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써 해명했다.“뭔가 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이웃인 우리 서촉의 체면을 봐서라도 한 선생을 그만 용서해 주시죠. 고의로 사령관님 아들을 살해한 건 아니었습니다. 사실은….”주원성은 최대한 한지훈이 실수로 죽인 쪽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오용훈은 콧방귀를 뀌고는 주원성의 멱살을 잡고 호통쳤다.“주 국장! 자네가 서촉 사람인 걸 봐서 자네만은 봐줄 수 있어! 하지만 저 미친놈이 내 아들을 죽인 죄는 절대 용서 못해! 내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저놈의 목숨을 취하고 말 거야! 누구든 날 말릴 생각하지 마!”말을 마친 오용훈은 주원성을 밀치고 아직도 태연히 앉아 있는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내 아들을 죽인 범인이 너야?”오용훈이 고함치듯 물었다.한지훈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래. 나야.”“아주 좋아! 자기가 한 일을 인정하는 게 남자다워! 하지만 안타깝지만 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를 건드렸어!”오용훈
오용훈은 너무 당황스러웠다.혼자 힘으로 초식 하나에 두 명의 전신 강자를 베어버리다니!2성 현급 사령관인 자신의 실력으로도 상대가 언제 공격을 어떻게 휘둘렀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너무 무시무시한 실력이었다.‘이 녀석 보통내기가 아니야!’어쩌면 상대는 2성 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초월했을 수도 있었다.‘설마 3성지급 사령관?’남촉에 이런 막강한 무인이 걸음했는데 자신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오용훈은 또 한번 놀랐다!게다가 말을 들어보니 서촉에서 온 사람 같았다.‘서촉에서 남촉을 먹으려고 준비하는 건가?’그런 생각을 하며 오용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눈에서 진한 살기가 방출되었다.눈앞의 인간이 누구든, 자신의 아들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는 게 당연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눈앞의 오용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궁금해?”오용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쳤다.“내 검은 무명인을 베지 않는다! 네놈이 한방에 내 호위 무사를 죽여버렸다는 건 그만큼 너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뜻이겠지! 너 같은 사람이 남촉에 나타난 이유가 분명 있을 거야! 그러니 네가 여기 온 목적을 말해!”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일어나서 싸늘한 눈빛으로 오용훈을 쏘아보며 말했다.“일개 남촉 군부의 총지휘관 따위는 내 이름을 알 자격도 없어!”그 말에 현장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았다.오용훈의 얼굴은 거의 흙빛이 되었다.수십 년을 살면서 이토록 그를 무시하는 발언은 처음이었다.이곳은 남촉이고 오씨 가문의 아지트였다.오용훈은 크게 분노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자식! 죽음을 재촉하는구나!”총을 든 병사들은 바로 총알을 장전하고 총구를 한지훈에게 겨누었다.그 순간 분위기는 고도로 긴장되었다.옆에서 지켜보는 주원성은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을 누가 알았을까!게다가 오용훈의 호위를 죽여버리다니!그 두 사람은 남촉에서 오용훈을 제외하면 최강자로 불리는 사람들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너무도 쉽게 그들을 썰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