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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털썩!

순간, 강우연은 하얀 연꽃 마냥 바닥에 쓰러졌고 몸에 떨어진 빗물은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어 버렸으며 입고 있던 하얀 원피스도 어느새 핏물에 물든 채, 빨간 드레스로 변해버렸다.

다급하게 달려온 한지훈은 충혈된 두 눈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연아… 우연아… 왜, 네가 대체 왜 여기에 있어…”

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안겨 새빨간 피를 계속 토해내고 있었다. 거센 빗줄기는 끊임없이 그녀의 가녀린 몸과 천사 같은 얼굴을 때렸으며 그녀는 피로 범벅이 된 오른손을 힘겹게 뻗어 한지훈의 눈썹과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지훈 씨, 당신 얼굴을 한 번도 이렇게 만져본 적이 없는 거 같네요… 5년 동안 당신을 많이 미워했어요… 하지만 그날 밤 당신이 나타난 순간, 전 평생 당신을 위해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훈 씨, 한 가지만 약속해 줘요…”

강우연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약속할게! 뭐든 약속할게!”

한지훈이 비통한 마음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자 강우연이 그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고운이와 잘 살겠다고 약속해요… 지훈 씨, 당신을… 사랑해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을 만지고 있던 강우연의 손은 힘없이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고 이 순간, 한지훈은 빗물 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는 떨리는 몸으로 강우연을 꽉 껴안았으며 화가 치밀어 오른 그의 살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아악!”

한지훈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소리를 질렀고 순간, 하늘에는 천둥번개가 번쩍거렸으며 그의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 같았다.

그는 강우연을 품에 안은 채, 바닥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켰으며 살기로 가득한 눈빛으로 목청을 높였다.

“드래곤 궁! 삼천 강자! 8대 드래곤 장군! 4대 드래곤 헌터! 당장 내 앞으로 집결!”

한지훈 뒤에 서있던 용일은 이를 꽉 깨물더니 충혈된 두 눈으로 품에서 신호탄을 꺼내 탕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방아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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