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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9화

Penulis: 봄가을
“됐어, 그럼 이젠 확실해졌네!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어!”

장홍학은 두소령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끊어버렸다.

더 이상 말도 말라고?

건방진 그의 태도에 자리에 있던 손님들은 미간을 찌푸렸고, 그들의 표정에는 하나같이 불만스러운 기색이 있었다.

“아저씨, 전 정말 그 사람 몰라요. 대학교 다닐 때부터 하루 종일 저한테 귀찮게 굴고, 저희 여학생 기숙사 입구에까지 찾아와서 손목도 베고, 저더러 여자 친구가 돼달라고 강요하긴 했지만 전 줄곧 한 번도 그 사람을 상대한 적이 없어요!”

두소령은 나계홍을 바라보고는 급히 변명했다.

그러나 나계홍이 입을 떼기도 전에 장홍학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자, 이젠 모든 게 분명해졌어. 넌 유소봉의 약혼녀여야 해. 그러니 지금 당장 나한우와의 결혼식도 정리해. 그리곤 우리랑 같이 천산으로 돌아가서 소봉이랑 결혼을 올리고, 오늘 저녁같이 합방해!”

“뭐라고요? 제가 대체 왜 저놈이랑 결혼해야 돼요? 전 저 놈 여자 친구가 아니라니까요. 대학 4년 동안 한 번도 말을 섞지도 않았는데, 제가 왜 낯선 사람이랑 합방해야 돼요? 천산이면 뭐가 대단한데요? 천산이면 평범한 여자를 빼앗아갈 수도 있냐고요? 저는 때려 죽어도 저 못생긴 변태 놈이랑은 함께 하지 않을 거예요!”

두소령은 화가 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

그 말에 유소봉은 험상궂은 얼굴로 소리쳤다.

“두소령! 이 천한 년 같으니라고! 내가 너한테 꽃을 선물하기 위해 차까지 모두 팔았어! 그동안 내가 널 위해 바친 게 얼마나 많은데? 고작 저놈이 나보다 잘생기고 돈 많다는 이유로, 나는 아예 무시하는 거야?”

그 순간, 장홍학은 조용히 유소봉을 노려보았다.

그제야 사람들은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소령은 한 번도 유소봉을 상대한 적이 없었다.

“이젠 당신도 알아 들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우리 조카며느리, 그동안 유소봉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의 여자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거야?”

나계홍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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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럼 만약 내가 네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면?”장홍학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차갑기 그지없는 누군가의 소리가 군중 속에서 울렸다. 이내 방금까지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한지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일어나는 동시에 한 손으로 공중을 가리키더니, 순간 온 하늘의 먹구름이 갑자기 흩어지고 강심 광장을 뒤덮은 겹겹의 살기도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모두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강중의 상인들은 일제히 일어나 인사했다. “북양 왕을 뵈옵소서!”“한 선생님을 뵈옵소서!”“북양 왕을 뵈옵소서!”......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장홍학이 서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우선 나계홍의 앞에 다가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 대표, 더 이상 나설 필요 없어.” 나계홍은 급히 몸을 굽혀 말했다. “예, 한 선생님의 냉정한 판단에 감사드립니다.” 나계홍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장홍학을 흘깃 보고는 한쪽으로 물러섰다. “한지훈?!”나무처럼 든든한 그림자를 가진 사람이라니. 하물며 며칠 전, 한지훈과 화산 11로의 놀라운 대전은 아직도 장홍학의 눈에 선했다. 그 일전을 펼칠 당시, 한지훈은 그야말로 마치 천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과도 같았다. 한 사람의 힘으로 11명의 천신계 고수를 감당해 내고는, 8명을 참살하고 3명에게는 중상까지 입혔다. 이건 대체 얼마나 대단한 천위인걸가? 비록 장홍학 역시 일성 천신계라고 하긴 하지만, 그는 경지를 돌파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까지는 불안정했다. 설령 그에게 100년이란 시간을 더 주더라도 한지훈의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없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는 오로지 천산의 명예만 회복할 생각만 했을 뿐, 한지훈이 이 결혼식에 참석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작에 알았다면, 그는 방금 폭언까지 퍼부어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가문을 멸문시킨다는 건 쉽게 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현재 역외 강자들은 아직 돌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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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얻어맞은 장홍학은 한껏 부은 얼굴을 가리고는, 이를 갈며 땅에서 일어났다. 순간 그의 몸에서는 천신계 강자의 기운이 폭발하였다. 온 하늘은 그의 위세에 의해 흔들리고 있었다. 비록 한지훈은 무적의 존재라 하긴 하지만, 장홍학은 엄연히 천산 서검원 부원장이다. 한지훈으로부터 연속하여 따귀를 두 대 맞았으니, 더 이상 그에게 남은 체면은 없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장 씨 집안에서 자라온 그는, 천산에 다다른 후에도 장 씨 집안과의 혈연 덕에 든든한 보호를 받아왔다. 그러므로 그의 따귀를 때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산의 수좌인 장로라 할지라도 그를 상대로 한 마디도 욕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지훈이 감히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따귀를 때리다니, 그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장홍학의 기운이 폭발하는 순간, 하늘에는 즉시 먹구름이 잔뜩 끼었고 평온하던 강물은 곧바로 파도가 일어나게 됐다. 천신계 강자가 만약 온 기세를 폭발시킨다면, 일반인은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자칫했다가는 강중시 전체를 전멸할 수도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장홍학은 극도로 화가 났고 심지어 이성까지 잃은 듯했다. 이내 그의 발밑에서는 살기가 솟아올라 한순간에 하늘까지 치솟았다. 곧이어 한 줄기의 눈부신 푸른빛 장막이 구름 위와 땅에 이르렀고, 그 빛은 멀리 천리 밖에서도 똑똑히 보아낼 수 있었다. 한편 천산 서검원 장로인 여정풍은 지그시 그 광막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홍학인 건가?” “아놔, 금지령이 아직 해제되지도 않았는데 장홍학 이 녀석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거야. 게다가 이곳은 용국의 땅인데, 만약 선을 넘고 일반인에게 손을 대면 아마 수많은 사람들의 비방을 받게 될 거라고!”여정풍의 맞은편에 앉아 한창 담소를 나누고 있던 한 백발노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 역시 천신계 강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손을 대면 강중조차도 순식간에 황량한 땅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이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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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각, 천산서검원 안에서 한 젊은 남자가 천천히 눈을 떴고, 그의 시선은 강중 쪽을 향했다.이 기운은...... 너무나도 익숙했다.장홍학이 어째서 강중의 번화가에서 누군가와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거지?!게다가 살기가 너무나도 짙었고, 만약 무고한 살육을 저질렀다는 혐의가 확정된다면 천산이라 해도 그를 지켜낼 수 없을 것이다!무엇보다도, 아직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기에 용국의 정세 역시 여전히 불투명했다.앞으로 무종이 용국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인데, 섣불리 개입하는 것은 천산뿐만 아니라 그 자신에게도 치명적인 위기를 불러올 것이었다!그는 옆에 있던 CCTV 영상을 켠 뒤 장홍학과 대치 중인 상대를 확인했다.그리고 그 인물이 한지훈임을 알아본 순간, 그는 깊은 탄식을 내쉬었다.오늘 장홍학은 필히 죽게 되겠군!장홍학이 검을 휘둘러 한지훈을 향해 공격을 한 순간, 한지훈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렸다.그러자 황금빛의 장막이 허공을 가르며 펼쳐졌다!그 장막은 장홍학의 검기를 단숨에 흡수해 버리며, 강렬했던 일격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천신계 강자가 전력을 다해 휘두른 공격이었지만, 그저 허공으로 흩어지는 물방울처럼 미동조차 없었다.일순간, 주변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고요해졌다.지켜보던 사람들은 죽기는커녕 머리카락 한 올도 다치지 않았고, 이 광경을 본 장홍학은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그의 일격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은가.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단 말이지?!그는 떨리는 눈으로 황금빛 장막을 다시 바라보았고,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쳤다!“너…… 네놈이 공간 장벽을 쓸 수 있다고?!”장홍학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것은 분명 화산의 전수되지 않은 절기 중 하나이지 않은가!화산 제자들 중에서도 공간 장벽을 이토록 능숙하게 다루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그런데 한지훈은 단 한 번 손짓만으로 공간 장벽을 펼쳐 그의 모든 검강을 가둬버린 것이다

  • 용왕사위   제2703화

    장홍학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황금빛 용이 그를 향해 내려꽂혔다!굉음과 함께 장홍학의 몸이 수백 미터나 튕겨 나갔고, 왼쪽 반신은 거의 폭발하듯 파열되며 피투성이가 된 채 땅바닥을 굴렀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연거푸 고개를 저었고, 공격 결과에 불만이 가득한 듯했다.그러나 그는 다시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가 장홍학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고 번쩍 들어 올렸다.공포스러운 위압감이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기세로 장홍학을 짓눌렀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몸의 절반이 피범벅이 되었음에도 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한지훈의 힘은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그와 교전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단 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장홍학은 이제 막 일성 준천신의 경지에 도달한 상태였고, 비록 신급 강자이긴 했으나 2초 만에 패배한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서검원의 낙장생조차도 차마 숨을 들이쉬지 못한 채 경악했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강할 줄이야!같은 등급의 강자를 상대로 순식간에 압도하다니?!“아까 나에게 선택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 이제 알려주지. 난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아. 네놈이 누구도 죽일 수 없도록 할 테니까!”한지훈이 낮고 냉혹한 목소리로 말하며, 장홍학의 몸을 휙 들어 올려 앞으로 거칠게 던졌다!쿵 하는 소리가 들리며 충격으로 화강암 타일조차도 사람 모양의 깊은 구덩이가 생겨났다. 순식간에 광장 전체가 침묵에 휩싸였다.불과 몇 초 전만 해도 장홍학은 오만방자하게 군림하며 나씨 가문 사람들에게 협박을 일삼던 자였다.그러나 지금은?그는 피투성이가 되어, 마치 개처럼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한지훈은 손가락을 오므려 가볍게 움켜쥐었고, 장홍학의 몸이 대형 구덩이에서 떠오르며 한지훈 앞으로 날아왔다!퍽! 장홍학은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처박혔고, 그의 무릎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포에 질린 유 씨 부자는 인파 속으로 숨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 역시 숨을 삼키며

  • 용왕사위   제2704화

    바로 그때, 한 노인이 허둥지둥 인파를 헤치고 뛰어와 다급히 한지훈에게 외쳤다.“한 선생님! 부디 홍학이 이번이 첫 실수라는 점을 감안하여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게다가 그는 천산서검원의 부원장입니다. 만약 여기서 그를 죽이신다면, 천산서검원의 체면에도 큰 손상이 갈 것입니다. 또한, 조정과 오대명산 간의 화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노인을 흘끗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오? 그런데 당신은 누구지?”노인은 황급히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하며 말했다.“저는 동천서라 합니다. 천산서검원의 집사 장로지요. 며칠 전, 장 부원장이 하산할 때 미처 함께하지 못하였기에 그가 소인의 참언을 믿게 된 것입…”그러나 노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싸늘하게 그의 말을 끊고 말했다. “오? 헛소리를 들었다고? 만약 오늘 내가 오지 않았다면, 나씨 가문은 과연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을까? 천산서검원의 사람이 대로에서 여인을 납치하려 들다니, 이게 무도 대가가 할 짓인가? 혹시 오대명산의 도덕과 가풍이란 게 이런 것이었소?”“그것이…”동천서는 한지훈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그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고, 만약 한지훈이 없었다면 오늘 나씨 가문의 조카며느리는 분명 강제로 끌려갔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던 손님들 또한 살아남지 못했을 터였다.이것이야말로 천산서검원의 횡포이지 않은가! “한 선생님, 우리 무림인은 본디 혈기가 왕성하니, 가끔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이번만큼은…”“충동적이라고? 이걸 충동적이라고 할 수 있나?!”한지훈은 동천서를 차갑게 노려보았고, 그의 눈에는 살기가 스쳤다.그리고는 한 손을 등 뒤에 두고 장홍학을 가리키며 말했다.“천산서검원의 부원장이라는 자가 정말 하찮은 자들의 말에 휘둘렸을까? 나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아니, 오히려 나는 이렇게 생각해. 저 장 부원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은 결국

  • 용왕사위   제2705화

    “예!”용월은 짧게 대답한 뒤, 즉시 전화를 꺼내 한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건 뒤 한지훈의 명령을 그대로 전달했다.불과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수십 기의 중형 핵탄두가 일제히 발사되었고, 목표는 바로 천산서검원이 있는 방향이었다!“큰일이군! 모든 사람들에게 당장 서검원에서 철수하라고 알리게!”낙장생이 달리면서 필사적으로 외쳤다.그러나 그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천산서검원의 사람들은 멍하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왜 갑자기 철수해야 한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더구나, 천산서검원에는 엄격한 문규가 있어 각 전각 간에 함부로 이동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설령 떠난다 해도, 어디로 가란 말인가?바로 그 순간, 공중에서 십여 개의 흰빛이 떨어졌다!“콰과광!”순식간에 십여 개의 거대한 버섯구름이 솟구쳤고, 하늘을 가득 메운 강렬한 섬광은 태양보다도 더욱 눈부셨다!그 빛이 사라졌을 때, 천산서검원이 있던 자리에는 오직 잿더미와 폐허만이 남아 있었다.거대한 폭발음은 멀리 떨어진 장홍학의 귀에도 선명하게 들렸다.그 순간, 그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지며 말을 잃었다.천산서검원이 자리 잡고 있던 거대한 산이 단 몇 초 만에 평지로 변해버렸다!오직 낙장생만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을 뿐, 천산서검원 내에 있던 자들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그 광경은 전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생중계되었다.그리고, 오대명산 또한 경악했다!한 마디 말다툼에 핵무기로 천산서검원을 초토화시켰다고? 한지훈은 대체 얼마나 포악한 자란 말인가?!동천서는 이 광경을 보며 이를 갈더니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이 일은 장홍학 한 사람의 잘못일 뿐인데 어찌하여 천산서검원의 천여 명 제자들까지 모조리 멸살한단 말입니까?! 뿐만 아니라, 천산은 본래 무종의 발원지 중 하나인데,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게 된다면 당신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까?”이제 천산서검원이 사라진 것은 단순히 천산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오대명산 전체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것이었고,

  • 용왕사위   제2706화

    동천서가 멀어지기도 전에, 한지훈은 싸늘하게 맞받아쳤다.“천산이 어떻고? 오대 명산이 또 어떻단 말인가! 나 한지훈이 있는 한, 누가 감히 용국 백성을 괴롭힐 수 있단 말인가? 누구든 상관없다! 장홍학, 천산서검원, 바로 이것이 그들의 결말이다!”이 한마디가 터져 나오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며 오대 명산이 술렁였다!이게 어찌 단순한 패기로 치부할 수 있단 말인가! 그야말로 천하무쌍의 기개였다!심지어 뉴스 생중계를 시청하던 진우마저도 속으로 은근히 감탄했다.다른 사람이었더라면 감히 이런 단호한 말을 내뱉을 수 있었을까?이는 어디까지나 오대 명산이었다! 무종의 장로들조차도 경의를 표해야 할 존재들이지 않은가!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한지훈의 본래 모습이었다!용국을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그가 목숨을 내걸고 싸운 게 몇 번이었던가?!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열국의 고수들에게 포위당한 순간에도 한지훈은 단 한 번도 두려움에 물러선 적이 없었다!그 순간, 동천서의 몸이 살짝 굳어졌다.이를 악물며 망설였지만, 결국 뒤돌아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그의 뒷모습이 멀어지자, 한지훈은 비로소 고개를 돌려 유 씨 부자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너희는 천산의 개가 되었다고 법을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용국 법에 따르면, 여자를 강제로 빼앗고, 결혼식장에서 무력으로 신부를 약탈한 죄는 어떤 형벌을 받아야 하지?”한지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용월이 앞으로 나서 단호하게 외쳤다.“구족을 멸해야 할 것입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유 씨 부자는 그대로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북양왕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모두 제 아들이 정신을 잃고 저지른 짓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이며, 천산과의 관계도 당장 끊겠습니다!”“이제 와서?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지 않나? 어서 저 자들을 끌고 가서 현장에서 처단하라!”한지훈의 명령이 떨어지자, 미리 사람들 속에 섞여 있던 신룡전의 무사들이 우르르 앞으로 나서더니 유 씨

  • 용왕사위   제2707화

    심지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잔을 들어 한지훈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그러나 같은 시각, 천산의 또 다른 봉우리에서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낙장생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천생서검원이 완전히 초토화되었으며, 부원장마저 한지훈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그야말로 치욕 그 자체였다!서검원은 천산에서 정예 제자들을 양성하는 핵심 기관이었기에, 거기 모인 천 명이 넘는 고수들은 최소한 천왕급 이상의 실력을 갖춘 자들이었다.어느 명산에서든 천 명이 넘는 천왕급 고수를 길러내려면 어마어마한 자금과 자원이 필요했다.게다가 오대 명산은 각각 이런 별원을 운영하며, 종문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었다.이들은 훗날 역외 강자들이 귀환하고, 세상의 대세가 바뀔 때를 대비한 천산의 핵심 전력이었다!그런데 이들이 단숨에 사라졌으니 천산의 명산 내에서조차 입지가 급격히 추락할 것이었고, 이는 곧 인재 단절로 이어질 터였다!낙장생은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한지훈을 죽이고 싶었다.“장생아, 이번 일은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한지훈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그를 제거하려면 머리를 써야 해!”이때, 한 중년 남성이 다가와 낙장생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천덕 형님, 그게 말처럼 쉽다고 생각하십니까?! 천생서검원에 모인 천 명의 정예가 단숨에 재가 되었습니다! 대체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장문에 보고한단 말입니까?!”낙장생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하,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나? 한지훈이 핵무기까지 동원해 서검원을 날려버릴 줄이야! 이건 네 예측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일이었어. 하지만 역외 강자들이 귀환할 때 또 다른 대전이 벌어질 거라는 걸 잊지 말거라!”고천덕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낙장생의 눈썹이 움찔했다.“고천덕 형님, 그 말뜻은...?”고천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훈 그놈은 늘 용국을 보호하고 백성을 지킨다며 정의로운 척하지 않나? 그럼 그 점을 이용하면 되지. 그의 정체성을 이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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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815화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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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 용왕사위   제2813화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 용왕사위   제2812화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 용왕사위   제2811화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 용왕사위   제2810화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 용왕사위   제2809화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 용왕사위   제2808화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 용왕사위   제2807화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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