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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7화

Author: 봄가을
그저 평범해 보이는 칼 한 자루 아래, 용국이 수년간 최강의 전력으로 키워온 불사군 전원이 순국하게 됐다.

믿기지 않는 이 장면에, 왕창평 역시 멍하니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손에 든 찻잔을 땅에 떨어뜨려 산산조각 냈다.

용국 군 중 최강의 전력이, 아예 상대의 적수가 될 수조차 없을 줄은 몰랐다.

한편, 전방의 상황을 조용히 관찰하고 있던 5대 명산 장교들 또한 마찬가지로 모두 크게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방금 폐하께서 연락 오셨는데 어떻게든 전력을 다해 돌격하라고 하십니다. 절대 이 패거리가 용국의 국토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끔!”

이때 천산의 한 제자가 조심스레 앞으로 나와 낙장생에게 보고를 올렸다.

“뭐? 놈들의 전력이 이렇게나 무서운데, 폐하 설마 남의 손을 빌려 우리를 다 죽이려고 하는 거야? 얼른 전 부대에 통지 내려, 누구도 앞으로 나가지 말라고! 적어도 우리 천산 호산 대진만 있으면 놈들은 쳐들어오지 못할 거야!”

낙장생은 처음으로 국왕의 뜻에 반대했다.

“하지만, 만약 놈들이 용국의 핵심 구역을 점령하기라도 한다면...”

그러자 옆에 있던 수좌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여태 5대 명산은 줄곧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 자신들의 이미지를 창조해 왔었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 부상 무사들이 용국에 쳐들어오는 것을 좌시하기만 한다면,

그들이 전에 쌓아 온 이미지가 모두 들통나지 않겠는가?

“방금 봤다시피 놈들은 무려 4성 천급 천신의 전력을 지니고 있어. 이런 고수들을 상대로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 중, 누가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가 있는데!”

“설사 정말 나선다 하더라도 죽음을 맞이하는 길밖에 없어! 사실 백성들의 목숨이 우리랑은 뭔 상관이야? 우리 천산은 자기 자신만 잘 보호하면 돼!”

낙장생의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침묵했다.

곧이어 부상 무사가 다시금 득의양양하게 거대한 파도를 이끌고 용국 동해안을 침입하려는 순간, 갑자기 한 그림자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흥, 또 한 놈이 죽으러 왔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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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911화

    이때 옆에 있던 검은 양복의 한 젊은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그들 일행 중에는,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나 있었다. 필경 바로 어젯밤, 그들의 스승은 용국의 고수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됐다. 만약 이번에도 괜히 심기를 건드렸다가, 상대가 그들에게 손을 대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촌산,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마. 이번엔 천도 맹약이 우리더러 세속으로 돌아가 협력하여 역외 맹수들을 대처하라고 직접 명령을 내린 거야!”“역외 흉수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굳이 내가 말하지 않다고 잘 알거라 생각해. 뉴스에서도 분명히 봤잖아!”“게다가 5대 명산은 자신들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잠시나마 원한을 내려놓고 우리랑 손을 잡아야 돼! 이 상황에서, 그들이 우리가 당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겠어?”야마모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천도 맹약이 있었다. 역외 맹수들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들어왔든, 스스로 역외와 세속을 연결하는 통로를 통해 들어왔든, 지금으로서는 모든 무종이 권력의 중심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물론 용국 무종 역시 이번 기회를 놓칠 리는 없었다. 묘당을 뛰어넘어, 용국 무종의 이름으로 부상과의 갈등은 잊고 용국의 권력을 빼앗으려는 게 그들의 계획의 시작이었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 과연 부상인들한테 의외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까? 야마모토의 얘기를 들은 부상인들은 그제야 안심했다. 사실 그들은 걱정이 많이 되긴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용국에 대한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필경 바로 전날 양 측은 해상에서 혈전을 벌였고, 용국의 불사군은 모두 전멸하게 됐다. 그런데 바로 이튿날, 이렇게 부상인들을 귀빈급으로 모신다는 것은 그야말로 용국의 국위를 짓밟는 짓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바로 이때 휴게실의 대문이 열렸고, 조천화를 필두로 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조 선생님, 오랜만입니다!”야마모토는 금세 미소를 지으

  • 용왕사위   제2910화

    사실 한지훈은 전에 이미 역외 전장에서 이 거대한 뱀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역외의 특유 산물이었다. 그 말은 즉,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이 역외 맹수를 세속에 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외에서는 이런 맹수들이 큰 파장을 일으키기는 어렵지만, 세속에서는 달랐다. 큰 뱀 한 마리 혹은 작은 크기의 도마뱀 한 마리라도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었다. 심지어 무장한 군대조차도, 이 맹수들을 마주하면 속수무책이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거대한 뱀과 대치하고 있는 노인도 결코 심상치는 않아 보였다. 이내 노인은 손을 들어 거대한 뱀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 모습에 주림림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아직 빙산의 일각에 지나칠 뿐이었다. 오늘은 뱀이 나타났지만 내일은? 그리고 모레는? “한 선생님, 저희 산성 설마...”주림림은 저도 모르게 아침에 보았던 뉴스를 떠올리게 됐다. 바로 서북의 한 시골에서 하룻밤 사이에 수백 마리의 맹수가 나타났다는 뉴스 말이다. 당시 한 시간도 안 되어, 온 시골 사람들은 전부 도살되었다. 만약 이러한 일이 산성에서도 발생하게 된다면, 그 후과는 정말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럴 리 없어, 산성 주위를 지키는 무종도 결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거야! 그래도 앞으로 외출할 때는 반드시 더욱 조심해야 해. 일단 위험에 부딪히게 되면 즉시 나에게 연락하고!”한지훈의 말투는 차분했다. 곧이어 5대 명산은 마침내 각 매체를 통해 전국을 향해 뜻을 밝혔다. 전국 각지의 주요 도시에 고수들을 파견하여 유사 사건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가 아는 5대 명산은 이렇게 호의를 품을 리가 없었다. 분명히 이 기회를 이용하여 용국 전체를 통제하려는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여 묘당에 대항할 수 있도록! 다만 지금은 5대 명산과 섣불리 갈등을 맺을 때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은 전해져 오는

  • 용왕사위   제2909화

    “흥! 방금 우리 용국 백성들이 처참하게 도살당할 뻔할 때, 다들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야?”어느새 SNS에서는, 5대 명산에 대한 불만의 여론이 가득했다. 수많은 백성들의 질의에도, 5대 명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이내 원장이 직접 나서서 의견을 밝혔다. “방금 있었던 사건은, 단지 오해일 뿐입니다!”“현재로서는 역외 맹수들의 습격을 막아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니 모두들 잠시 원한을 내려놓고는 함께 힘을 모아 단결해야 합니다!”곧이어 놀라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심지어 천도 맹약이 의도적으로 역외 맹수들을 풀어 세상을 교란시키려 한다는 의심의 싹도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이 음모든 아니든 곧바로 다음 날, 세계 각지에서는 충격적인 뉴스 하나가 보도되었다. 바로 미육의 수만 명 군대가, 하룻밤 사이에 한 마리의 백호로부터 습격을 받아 모두 사망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백호는 조금의 상처도 입지 않고, 여유롭게 다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유럽은 수백 명 인원으로 구성된 특전팀을 야외로 파견했었다. 그러던 도중 팀원들은 야영하는 과정에서 족히 수십 미터 길이의 거대한 구렁이를 마주하게 됐다. 다음 날 아침, 특전팀과 연락이 끊기게 된 본부는 즉시 인원을 파견하여 상황을 살펴보았고, 현장에는 이미 수백 구의 시체와 한 대의 카메라만 발견되었다. 충격적인 소식에 세계 각지 사람들은 모두 크게 당황했다. 곧이어 적지 않은 나라들은, 주동적으로 세계를 향해 목소리를 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대연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심지어 또 어떤 이들은 용국과 부상이 손을 잡고 이젠 화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잇달아 올라오는 뉴스 보도에, 국왕 역시 어두운 기색을 드러냈다.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번지게 됐다. 이번 사건이 천도 맹약이 의도이든 아니든, 현재로서 유일한 해결 방법은 사람을 파견하여 열국 무자와 대책을 상의하는 것이었다. 용국 백성들이 맹수의 습격을 받기 전에, 곧 닥칠 재난을

  • 용왕사위   제2908화

    용국을 피로 물들어버릴 작정을 하고 있었던 부상 무사들은 지금 이 순간 모두 깜짝 놀랐다. 방금 눈앞에서 참살된 사람은 무려 조신의 수하이다. 비록 그의 전력이 엄청 대단하다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엄연히 4성 천급 천신계 강자이긴 하다. 그런 그가 단 한 손바닥의 힘과 발차기를 맞고 바로 산산조각이 났다는 건, 대체 상대의 실력이 얼마나 강해야 가능한 걸까? 최소 반보 인왕이라 볼 수 있었다. 반보 인왕계 고수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멀리 도망가기도 전에, 갑자기 한 줄기 은빛이 날아올랐다.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은빛은 알 수 없는 궤적을 그러고는, 무작정 부상 무사들의 머리 쪽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순식간에 바다 위는, 핏물로 물들게 됐다. “감히 용국을 건드리려 하는 자는, 반드시 주살할 거야!”이내 한지훈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사방에 퍼지게 됐다. 그의 노호 소리에, 세계 각지의 무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역시 용국에는 아직 고수가 있었어!”용국의 뻔한 결말을 지켜볼 줄 알았던 사람들은, 어느새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한지훈은 단지 한 방으로, 4성 천급 천신계 강자를 바다 위에서 참살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온 모든 부상 무사들 역시 모두 참살되었다. 이는 대체 얼마나 강한 수법인 걸까? 혹시 마찬가지로 4 성 천급 천왕계? 그뿐은 아닌 것 같았다! 심지어 용국에 아직 반보 인왕계 강자가 은세해 있을 거라는 추측이 돌기도 했다. 한편 동남쪽 연해로 향하고 있는 동방 설령 역시 이 상황이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곧바로 그녀는 상대의 신분을 알아차리게 됐다. 한지훈 외에, 이렇게 매우 위급한 상황에 선뜻 나설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천자각에서 전방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무종 장로들 역시 멍해있었다. 이 최악의 상황에서, 용국을 위해 기꺼이 나서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 사람, 절대 소태종은 아니야. 나는 오히려 내가 아는 다른 사람

  • 용왕사위   제2907화

    그저 평범해 보이는 칼 한 자루 아래, 용국이 수년간 최강의 전력으로 키워온 불사군 전원이 순국하게 됐다. 믿기지 않는 이 장면에, 왕창평 역시 멍하니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손에 든 찻잔을 땅에 떨어뜨려 산산조각 냈다. 용국 군 중 최강의 전력이, 아예 상대의 적수가 될 수조차 없을 줄은 몰랐다. 한편, 전방의 상황을 조용히 관찰하고 있던 5대 명산 장교들 또한 마찬가지로 모두 크게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방금 폐하께서 연락 오셨는데 어떻게든 전력을 다해 돌격하라고 하십니다. 절대 이 패거리가 용국의 국토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끔!”이때 천산의 한 제자가 조심스레 앞으로 나와 낙장생에게 보고를 올렸다. “뭐? 놈들의 전력이 이렇게나 무서운데, 폐하 설마 남의 손을 빌려 우리를 다 죽이려고 하는 거야? 얼른 전 부대에 통지 내려, 누구도 앞으로 나가지 말라고! 적어도 우리 천산 호산 대진만 있으면 놈들은 쳐들어오지 못할 거야!”낙장생은 처음으로 국왕의 뜻에 반대했다. “하지만, 만약 놈들이 용국의 핵심 구역을 점령하기라도 한다면...”그러자 옆에 있던 수좌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여태 5대 명산은 줄곧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 자신들의 이미지를 창조해 왔었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 부상 무사들이 용국에 쳐들어오는 것을 좌시하기만 한다면, 그들이 전에 쌓아 온 이미지가 모두 들통나지 않겠는가? “방금 봤다시피 놈들은 무려 4성 천급 천신의 전력을 지니고 있어. 이런 고수들을 상대로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 중, 누가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가 있는데!”“설사 정말 나선다 하더라도 죽음을 맞이하는 길밖에 없어! 사실 백성들의 목숨이 우리랑은 뭔 상관이야? 우리 천산은 자기 자신만 잘 보호하면 돼!”낙장생의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침묵했다. 곧이어 부상 무사가 다시금 득의양양하게 거대한 파도를 이끌고 용국 동해안을 침입하려는 순간, 갑자기 한 그림자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흥, 또 한 놈이 죽으러 왔나 보네.

  • 용왕사위   제2906화

    이번 도발은, 전에 한지훈이 유럽과 미육을 휩쓸고 난 이후 처음으로 누군가가 다시 용국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방금 부상 무사가 손에 칼을 쥔 채 마치 지옥에서 돌아온 악마처럼 번개를 일으키는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스러웠다. 순식간에 수많은 용국 무종 사람들이 그의 칼에 베어 죽임을 당하게 됐다. 마찬가지로 생방송 영상을 확인한 국왕은 한참이 지나서야 용칠을 불러 명령을 내렸다. “즉시 불사군을 동원하여 출동해!”그 말을 들은 용칠은 순간 멍한 표정으로 망설였다. “폐하, 불사군은 저희가 근 몇 년 동안 온갖 고된 훈련으로 단련시킨 비밀 부대입니다. 그런데 이건 너무 일찍 공개하는 게 아닌가요...”국왕은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희들도 다 봤잖아. 이번 사건, 이렇게나 심각한 일인데 과연 5대 명산은 몰랐을까?”“게다가 그들은 여태까지 몇 개 종문이 멸망하는 것을 줄곧 좌시하고만 있었어. 그 말은 즉, 내가 직접 그들더러 손을 쓰라고 명령을 내리더라도 그들은 필연적으로 온갖 핑계를 대면서 발뺌할 거야!”“일단 부상인이 내륙으로 돌진하게 된다면, 피를 흘리게 되는 건 수많은 용국 백성들뿐이야! 용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 불사군을 일찍이 공개하는 건 가치가 있는 일이야!”“그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 용국 백성들을 무사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니까!”그러자 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소태종이 이미 돌아왔다는 소식을 부상 쪽에서 모를 리가 없어요. 그나저나 소태종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감히 용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다니? 단단히 미친놈들이네요!”“미친 게 아니라 그놈들은 용족 유적을 노리고 들어온 거야. 지금으로서는 우리 용국 고수들이 아직 모두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니, 이것 역시 놈들이 감히 우리 용국에 도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지!”이내 국왕은 용칠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용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불사군은 듣거라! 지금 당장 전원 출격하여 부상 침입자들을 도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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