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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Author: 봄가을
한지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예쁜 여형사가 왜 자신에게 이토록 큰 적대감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경찰과 시비가 붙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담담한 미소를 지은 뒤, 입구에 서서 기다렸다.

3분 정도 지나서 송호문이 멀리서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여형사와 같이 있는 한지훈을 보자마자 당황함을 금치 못하며 다급히 달려가서 허리부터 숙였다.

”한 선생님, 일찍 오셨네요.”

한지훈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송지민은 당황했다.

송청장이 정말로 마중을 나오다니!

도대체 둘은 무슨 사이일까?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전화 한 통으로 경찰청장을 움직이게 한단 말인가!

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송지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당황한 송지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했다.

송호문이 그녀를 힐끗 노려보며 말했다.

“지민아, 빨리 비켜!”

“아… 네!”

송지민은 그제야 길을 비키고 폴리스라인을 걷어주었다.

한지훈이 앞장서서 걷자,송호문은 미소를 띈 얼굴로 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이쪽으로 오시죠. 용일 씨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불에 탄 별장 내부로 향했다.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던 송지민이 송호문을 뒤따라가며 물었다.

“삼촌, 저 사람 누구예요? 시 경찰청 청장인 삼촌마저 극존칭을 써야 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인가요?”

뒤돌아선 송호문이 그녀를 향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지민아, 알아서 좋을 것 없는 문제는 묻지도 마! 나마저도 저분 눈치를 볼만한 인물이란 것만 기억하면 돼! 네 아빠가 널 여기로 보낸 것도 그 성격 좀 고치라고 보낸 거야. 앞으로 일을 할 때도 조급한 네 성미가 일을 그르칠 때가 많을 거야. 더 멀리 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 알겠니?”

송지민이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청장 삼촌!”

송호문은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네가 여태 심기 건드린 고위 인물만 몇 명이니? 눈치 볼 줄 모르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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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353화

    용일이 네 명의 군인들과 함께 현장에 도착했다.예를 갖춘 뒤, 용일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장관님, 이분들은 첩보부 소속 팀원들입니다. 어젯밤 비행기를 타고 북양에서 이곳으로 넘어왔습니다.”네 명의 군인들은 한지훈을 보자마자 허리를 곧게 펴고 경례했다.“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장관님!”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말했다.“시작해.”“네!”네 명의 군인은 가져온 공구 상자를 열고 현장에서 단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송호문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 선생님, 우리 애들이 먼지 한 톨 남기지 않고 다 조사한 결과 아무런 가치가 있는 단서도 없었어요. 괜히… 인력 낭비하는 것 같군요.”고개를 돌린 한지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송 청장님, 가끔 형사들이 놓친 단서를 우리 애들이 찾을 수도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송호문은 움찔했지만,속으로는 반신반의했다.현장 경험이 풍부한 형사들과 감식반 인원들이 단서를 놓쳤을 리 없었다. 그는 자신이 있었다.현장을 수색하던 형사 한 명도 한지훈의 말을 듣고 속으로 기분이 언짢았다.저건 형사들의 능력을 의심하는 발언 아닌가!그런데 이때, 군인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무언가를 들고 다가왔다.“장관, 여기 새로운 단서가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송호문은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아직 현장에 도착한 지 2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새 단서를 발견했다고?그럴 리가 없었다!송호문은 곧장 한지훈을 따라 그곳으로 갔다. 군인이 현장에 있던 재떨이에서 남은 담배꽁초 하나를 집어 들었다!크리스탈 재질이었기에 불에도 타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것이다.한지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송호문에게 물었다.“청장님, 우리 애들 실력 어떻습니까?”말문이 막힌 송호문은 애꿎은 팀원들을 노려보며 호통쳤다.“일 똑바로 안 해? 경찰청 이미지를 망치고 있어! 오늘 돌아가면 각자 경위서 써서 제출해!”말을 마친 그는 한지훈을 돌아보며 곧장 사과했다.“한 선생님,

  • 용왕사위   제354화

    순간 한지훈의 몸이 경직되었다.“누구지? 처자식은 건드리지 마! 당장 갈게!”그의 차디찬 목소리에서 진한 살기가 묻어 나왔다.그가 내뿜은 섬뜩한 살기는 현장을 압살했다.멀리서 달려온 용일이 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령관님, 무슨 일입니까?”전화를 끊은 한지훈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놈들이 움직였어! 지금 병원에서 우연이와 고운이를 인질로 잡고 있어!”말을 마친 그는 자신의 SUV에 올라 시동을 걸고 폭주 기관차처럼 거대한 연기를 내뿜으며 현장에서 사라졌다.그 모습을 목격한 주변 형사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다.송지민도 눈을 깜빡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분노한 용일이 송호문을 노려보며 비난하듯 말했다.“송 청장! 도대체 주변 경계를 어떻게 했기에 납치범을 병원으로 들여보낸단 말이오!”거대한 분노를 느낀 송호문이 흠칫하며 다급히 그에게 물었다.“용 장군,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한 선생은 왜….”하지만 용일은 대답 대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송호문을 노려보며 말했다.“사모님과 고운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청장 당신도 옷 벗을 준비해!”말을 마친 용일은 신속히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미친 속도로 병원으로 향했다.차로 20분 정도 되는 거리가 한지훈에게는 2년과도 같았다. 그는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려 8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요란한 브레이크 소리가 병원 입구에서 울렸다.쾅!발로 문을 차고 내린 그는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처럼 예리하고 섬뜩한 기운을 풍겼다.병원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의료진과 환자들이 머리를 감싸며 바깥으로 도망 나왔다.총을 소지한 형사들 몇몇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안쪽에 있는 용의자에게 명한다! 당장 무기 내리고 인질 풀어줘!”강력팀 팀장이 스피커를 들고 병실 쪽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한지훈은 그의 옆을 지나쳐서 곧바로 병동으로 뛰어 들어갔다!“거기! 멈춰요! 안에 위험하다고요!”강력팀 팀장이 다급히 소리쳤지만,한지훈

  • 용왕사위   제355화

    “젠장! 어쩐지 그 멍청이들이 임무를 실패했다 했어! 멍청이들이 말한 고수가 바로 너였구나! 그래서 뭐? 한발은 피할 수 있어도 총탄을 전부 피할 수 있을까? 죽어!”암살자는 미친 사람처럼 한지훈을 향해 연속으로 총을 발사했다.한발만 맞아도 치명상이었다!하지만!상대가 방아쇠를 당긴 순간에 한지훈은 허리춤에서 은침을 꺼내 적을 향해 뿌렸다.네 개의 침이 섬뜩한 기세로 허공을 날더니 총탄을 전부 명중하자 총탄의 궤적이 변했다.전부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북양 총사령관 한지훈은 아무도 뛰어넘을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한 자였다.가는 침으로 상대의 목을 따는 것도 그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이는 신의로 불리는 손강수가 필생의 의술을 쏟아부어 단조한 무기였다. 손강수는 강철도 쉽게 뚫을 수 있는 이 예기를 한지훈에게 선물로 주고 그에게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침술을 가르쳤다.한지훈은 손강수의 수제자로서 그의 모든 의술을 전수받은 유일한 제자였다.하지만 한지훈 본인은 의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무기만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이 침들은 사람을 구하는데도 쓰이지만,무시무시한 살생 무기이기도 했다.과거 한지훈은 이 침술로 적국의 전신급 장수들의 목을 벴다.이어지는 광경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한지훈은 오른발을 힘껏 구르더니 사냥감을 추격하는 맹수처럼 신속하게 적에게 달려들었다.그 순간 그의 주변에 있던 의자, 테이블 할 것 없이 거대한 충격에 공중으로 흩뿌려졌다.사람들이 눈 깜짝할 사이, 암살자가 다섯 번째 총탄을 발사한 순간, 한지훈은 귀신처럼 암살자의 측면에서 나타나더니 왼손으로 상대의 총구를 잡았다. 그 순간 총구가 휘고 부품들이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그가 오른손을 휘두르자 예리한 표창이 암살자의 목을 관통했다.순식간에 시뻘건 피가 암살자의 목에서 뿜어져 나왔다.암살자는 경악한 눈빛과 함께 피를 뿜으며 뒤로 넘어갔다. 바닥에 쓰러진 암살자는 고통스럽게 경련을 일으켰다!번개보다 빠른 속도였다!목숨을 곧 잃게

  • 용왕사위   제356화

    한지훈은 두려움에 젖은 그녀의 표정을 보자 그녀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그래도 군에 입대해서 전장까지 구른 나야. 게다가 특수부대 출신이니 저런 테러범 한 명쯤 제압하는 건 일도 아니야.”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여전히 어두운 표정이 가시지 않았다.“그 사람 대체 누구예요? 5년 전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했는데 지훈 씨랑 아는 사람인가요?”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고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나도 잘 몰라. 하지만 조사하면 알게 되겠지.”이때 형사 몇 명이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신분증을 내보이며 한지훈에게 말했다.“선생님, 죄송하지만 몇 가지 조사할 게 있으니 협조 부탁드려도 될까요?”강우연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자리에서 일어선 한지훈이 형사들에게 말했다.“좋아요. 저쪽으로 가서 얘기합시다.”말을 마친 그는 강우연의 어깨를 다독이며 놀란 그녀를 달래주었다.“몇 가지 질문만 대답하고 바로 돌아올게.”“알았어요.”강우연이 고개를 끄덕이자,한지훈은 형사들을 따라 구석진 곳으로 갔다.형사가 정색하며 그에게 물었다.“한 선생님, 괜찮으신 거죠?”한지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난 괜찮은데 범인 신상은 나왔나요?”강력계 팀장이 대답했다.“나왔습니다. 형사과 데이터를 조회한 결과 범인은 7년 전 용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성시 일가족 사건의 주범 하준호였습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뒤, 현지 경찰관들이 끈질기게 단서를 쫓았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 이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네요.”말을 마친 그는 한지훈에게 사진을 건넸다.“놈의 몸에서 한 선생과 사모님, 그리고 아이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놈이 어젯밤 나타났던 암살자들과 같은 조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근교에서 나온 두 구의 시체도 놈이 한 짓 같아요. 놈의 몸에서 휴대폰이 발견되었는데 번호는 하나만 저장되어 있었습니다.”한지훈은 형사에게서 핸드폰을 받아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는 딱 하나, 그 어

  • 용왕사위   제357화

    보이지 않는 곳에 적이 또 나타났다. 한지훈도 저도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 자신의 안위는 문제 될 게 없었지만,아내와 고운이가 걱정이었다.용일이 멀리서 숨을 헐떡이며 다가오더니 물었다.“사령관님, 괜찮으십니까?”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난 괜찮아. 근교에 벌어진 사건은 더 조사할 필요가 없겠어. 지금부터 넌 우연이랑 고운이의 신변 안전을 지켜줘. 상대는 또 올 거야!”“네!”용일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한지훈이 다시 돌아오자,강우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괜찮은 거죠? 형사들이 곤란한 질문은 안 했어요?”그녀를 죽이러 온 테러범이었지만 어쨌든 한지훈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살인을 했다.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괜찮아. 조사 끝났어. 상대는 2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 용의자에 현상 수배범이었어. 신원이 곧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당신을 납치해서 인질로 잡고 도망가려고 했었나 봐. 어쨌든 난 수배범을 잡았으니,나한테 용감한 시민상을 줘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군. 물론 난 거절했지만.”한지훈의 미소를 보고 나서야 강우연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했다.“앞으로 무리하지 마요. 그러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나랑 고운이는 어떡하라고요.”말을 마친 그녀는 한지훈의 손을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지훈 씨, 이거 하나만 약속해 줘요. 무슨 일이 생겨도 고운이만은 지켜줘요. 그럴 수 있죠?”한지훈은 눈시울을 붉히며 이야기하는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약속할게. 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 한, 당신과 고운이는 안전할 거야.”강우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그들은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병원 주변은 경계가 강화되었다.이날 있었던 사건은 얼마 되지 않아 매체에 보도되었다.한지훈의 뒷모습도 TV에 나왔다.그 시각, 강운그룹.강희연은 사무실에서 매니큐어를 칠하다가 핸드폰에 뜬 뉴스를 보았다. 병원에서 인질극을 벌이는데 용감한 시민이 인질을 구한 영상이었다.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 용왕사위   제358화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이 움찔하더니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떤 상황을 말하는 거야?”강문복이 싸늘하게 말했다.“방금전 뉴스 봤지? 만약 강우연이나 고운이 그것이 다쳐서 병원에 계속 입원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집회에 우리만 참석할 수 있잖아. 이한승 회장이 불만이 많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겠지.”말을 마친 강문복은 만면에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조금 전에 생각해 낸 방법이었고 그가 보기에는 전혀 허점이 없었다.이한승도 결국엔 어쩔 방법이 없을 것이다.그 말을 들은 강희연이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방법 괜찮네. 그렇게 되면 입회 자격은 자연스럽게 우리한테 돌아올 테지. 강우연이 다쳤으니 계약을 체결할 수가 없게 되잖아? 이 점을 이용해서 강우연에게 압박을 좀 가해서 순순히 계약 체결 자격을 우리한테 양보하게 하면 되겠어!”강희연의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지어졌다.강문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역시 우리 딸은 똑똑하네. 이 일은 너에게 맡길게. 깔끔하게 처리해야 해. 일 잘하는 놈들 몇 명 고용해서 보내. 돈만 보고 허세만 떨어대는 무능한 녀석들 말고.”강희연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 아빠. 지금 사람을 구해볼게.”말을 마친 그녀는 핸드폰에서 연락처를 검색하다가 마상철이라는 인물을 찾아냈다.그녀는 마상철에게 전화를 걸어 간드러진 목소리로 인사부터 건넸다.“오빠, 오랜만이야.”수화기 너머로 남자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여자들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섞여서 들려왔다.“희연이? 네가 어쩐 일이야? 무슨 일 있어?”그의 이름은 마상철, 지금 한창 유흥업소에서 건달 친구들과 함께 여자들을 끼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강희연이 웃으며 말했다.“오빠랑 거래를 하고 싶어서 연락했지.”“무슨 거래?”마상철이 물었다.“두 인간을 겁 좀 주고 싶은데 병원에 며칠 입원할 정도로만 좀 혼내줘.”마상철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건 누워서 떡 먹기지. 그런데 이렇게 쉬운 일을 나한테 맡긴다고? 인력 낭비 아니야?”사실 마

  • 용왕사위   제359화

    강희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찾았어.”말을 마친 그녀는 강우연과 고운이의 사진을 파일로 첨부해서 주소와 함께 마상철에게 전송했다.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마상철은 문자를 확인하고 눈이 번쩍 뜨였다. 주소와 함께 1억이 계좌로 입금된 것이다.마상철은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문자 내용을 확인하고 동료들에게 말했다.“일이 또 생겼어. 자 이 잔만 마시고 바로 출발하자!”술잔을 부딪치는 소리가 방 안에서 시끄럽게 울렸다.30분 뒤, 마상철은 동료 열 명을 이끌고 병원으로 왔다.병원 입구에 도착한 뒤에야 그들은 근처에서 순찰을 돌고 있는 경찰 인력들을 발견했다.“형님, 어떻게 된 거죠? 주변에 경찰이 너무 많아요!”한 부하가 긴장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마상철은 부하의 귀뺨을 때리더니 다짜고짜 욕설부터 퍼부었다.“멍청한 것! 뭘 그렇게 당황해? 우리가 뭐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냥 들어가!”말을 마친 그는 인원들을 이끌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그리고 강희연의 문자대로 곧장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 올라간 뒤에야 병실 앞에 두 명의 형사가 지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상황이 좀 어려워졌다.“어떻게 된 거지? 병실 앞에 웬 형사가 있어?”구석진 곳에 몸을 숨긴 마상철 일행의 손에는 신문지로 감싼 방망이가 들려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리고 부하들에게 말했다.“죽고 싶어? 당장 그거 치워! 저기 형사들 있는 거 안 보여?”부하직원들이 다급히 무기를 품으로 숨겼다.마상철은 턱을 매만지며 잠시 고민하다가 두 부하에게 명령했다.“너희들이 가서 형사들을 유인해!”“네? 형님, 저희도 무섭습니다….”두 부하가 당황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마상철은 발로 차서 그들의 등을 떠밀며 욕설을 퍼부었다.“가라면 갈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죽고 싶어?”두 부하는 어두운 표정으로 억지로 형사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난동을 부리는 척 접근하며 형사들의 주의를 끌었다.마상철은 동료들을 이끌고 기세등등하게 병실 입구까지 갔다.

  • 용왕사위   제360화

    제복을 입은 형사들과 마주한 마상철은 당황했다.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고,다리가 덜덜 떨렸다.“형사님들, 제가 병실을 착각했네요. 나중에 다시 봅시다. 아… 아니! 다시는 보지 맙시다!”마상철은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뒤로 후퇴했다.그의 등 뒤로 제복을 입은 형사가 와서 입구를 봉쇄했다.“뭐 하는 자식들이야!”등 뒤에 선 형사가 욕설을 퍼부으며 마상철의 정강이를 걷어찼다.놈들은 겁에 질려 병실을 뛰쳐나온 뒤,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형사님들, 저희 정말 병실을 착각하고 들어온 거예요. 저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무릎을 꿇은 마상철은 눈물 콧물 흘려가며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그의 부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자리에서 일어선 송호문이 싸늘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말했다.“마상철, 여긴 어떻게 온 거지?”마상철은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당황하여 고개를 들었다. 그의 앞에는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송호문이 있었다.마상철은 등골이 오싹했다.송호문 청장이 왜 여기 나타났을까?마상철은 머리속이 하얘져서 소파에 앉은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강희연이 줬던 사진에서 봤던 그 남자였다.그런데 남자가 송호문과 같이 차를 마시는 사이라니!마상철은 그제야 상황이 이해되었다.그는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아우성쳤다.“송 청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마침 지나가던 길이었어요! 송 청장님이 여기 계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대화를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철수할게요….”마상철은 아직도 빠져나갈 구멍을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송호문이 버럭 화를 내며 섬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마상철, 논점 흐리지 말고 똑바로 대답 안 해?”마상철은 가슴이 철렁했다.“누가 보냈는지 똑바로 말해!”송호문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마상철은 경찰서 단골 손님이었다. 매번 폭행으로 잡혀 오고 다시 풀려나기를 반복했다.그는 반성을 모르는 놈이었다.조금 전, 그는 한지훈과 병원 보안 문제를 의논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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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819화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 용왕사위   제2818화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 용왕사위   제2817화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 용왕사위   제2816화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 용왕사위   제2815화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 용왕사위   제2814화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 용왕사위   제2813화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 용왕사위   제2812화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 용왕사위   제2811화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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