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화

Penulis: 봄가을
“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

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

“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

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

“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

퍽!

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

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

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

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

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고맙습니다.”

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

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

터벅터벅.

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

“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 맞죠?”

얼핏 보면 산속에서 도를 닦는 도사님 같은 모습인 하시윤 명의가 흰 수염을 어루만지며 대답했다.

“사령관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가씨의 부상은 아주 심각한 상태입니다. 저희 두 사람이서 최선을 다했지만 그저 위급한 상황만 넘겼을 뿐이에요. 향후 부러진 갈비뼈 치료부터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주 고되고 긴 시간이 될 겁니다. 그리고 두개골 부상도 아주 심각하십니다. 설령 의식을 회복하신다 해도 후유증이 남진 않을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마음의 준비... 해두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하시윤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던 한지훈의 눈시울이 점차 붉어졌다.

‘아빠라는 사람이... 딸이 이렇게 아픈 줄도 모르고... 장군이 됐다고 흐뭇해 하고 있었어...’

천천히 허리를 숙인 한지훈이 창백한 인형 같은 아이의 볼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너무 예쁘다 내 딸. 날 바라보던 그 눈, 강우연 그 여자를 아주 빼다박았더군.’

5년만에 느끼는 아빠의 손길이라는 걸 아는 건지 가만히 누워있던 한고운의 얼굴에 달콤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 미소에 한지훈의 메마른 가슴이 어딘가 간질간질하면서 저릿해지기 시작했다.

5년간, 감정이라는 걸 죽이고 또 죽이면서 오직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는데...

‘천륜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건가?’

피식 웃던 한지훈이 아이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곤 속삭였다.

“고운아, 우리 공주님. 아빠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 고운이 깨어나게 할 거야. 앞으로 그 누구도 너랑 네 엄마 괴롭힐 수 없을 거야. 아무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 눈 뜨면 아빠 얼굴 제대로 볼 수 있을 거야.”

한지훈의 목소리를 들은 듯 한고운의 고사리 같은 손이 그의 큰 손을 꼭 잡더니 잠꼬대하 듯 웅얼거렸다.

“아빠, 너무 보고 싶었어... 언제 나 보러 와줄 거야...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는 슈퍼맨이래. 이 세상을 구하느라 너무 바빠서 우리랑 함께 할 수 없는 거라고 했어... 그런데 아빠, 이제 그냥 나랑 우리 엄마만의 슈퍼맨 해주면 안 돼?”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한고운의 진심어린 말에 집안일을 담당하는 아주머니, 두 신의들까지 몰래 눈물을 훔쳤다.

‘어머나, 너무 안 됐네. 사경을 헤매면서도 아빠 얘기만 하는 것 좀 봐... 그 동안 얼마나 그리웠으면... 저 어린 게 그 동안 많이 힘들었을 거야...’

물론 딸의 말에 가장 가슴이 미어지는 건 바로 한지훈이었다. 5년 동안 아이의 존재 조차 몰랐다는 사실이 죄책감으로 변해 메마른 그의 가슴을 폭포처럼 적셔냈다.

아이의 손을 더 꼭 잡은 한지훈이 결연한 얼굴로 두 신의를 바라보았다.

“신의님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 딸 살려주십시오.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제발 목숨만 붙여놓으세요.”

“사령관님, 그렇게까지 말씀하지 않으셔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게 당연한 법이니까요. 그리고... 사령관님이 아니었다면 저와 제 가족들 아마 3년 전에 이미 이 세상을 떠났을 겁니다. 저도 나희 신의님도 목숨 걸고 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하시윤과 이나희는 빠르게 움직이며 방을 수술실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소독이 필요해 한지훈 역시 방을 나서야 했지만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지 자꾸만 고개를 돌려보았다.

닫히는 문틈 사이로 사라지는 한고운의 창백한 얼굴에 저도 모르게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온갖 부상을 당하면서도 미간 하나 찌푸리지 않던 그였다. 그런데 아이 때문에 이렇게까지 마음이 약해지다니. 새삼스레 핏줄의 힘이라는 게 이렇게 대단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지금은 이렇게 감성에 젖을 때가 아니야.’

주먹을 꽉 쥔 채 돌아선 한지훈이 이를 악문 채 물었다.

“용일아, 우리 딸... 누가 저렇게 만들었는지 알아냈어?”

“네, 사령관님. 금조그룹 김정필 회장의 아들 김태우라는 자랍니다. 금조그룹은 몇 년 사이 재계 순위가 급격하게 오른 그룹이고요. 그리고 저희가 알아낸 바로는 사고가 아니라... 분명... 청부 살인인 것 같습니다.”

“살인? 하, 좋아. 금조그룹이라고 했나? 두고 봐... 죽음보다 못한 고통이라는 게 뭔지. 제대로 알려줄 테니까.”

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별장 전체가 차가운 기운에 휩싸였다.

잠시 후, 한지훈이 한 마디 더 물었다.

“강우연은 지금 어디 있지?”

강우연, 누구보다 착하고 밝고 웃는 모습이 유난히 예쁘던 그 여자, 아직도 강우연이라는 이름을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으로 가슴이 욱신거렸다.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그 여린 몸으로 5년을 어떻게 버틴 걸까?

모진 고생에 그 발랄하던 소녀의 모습이 전부 사라지진 않았을까?

혹시... 날 미워하는 건 아닐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김태우와 함께 타워팰리스로 향했다고 합니다. 5년 전,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가문에서도 쫓겨나고 5년 동안 혼자 힘으로 힘들게 아가씨를 키워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김태우가 저희 사모님에게 반해 대시를 하기 시작했고 뜻대로 되지 않자 아이가 걸림돌이라는 생각에 교통사고까지 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대로 보고를 이어가던 용일이 힐끗 한지훈의 눈치를 살피다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8국대전을 앞둔 그날의 눈빛... 그대로셔. 이번에도... 거센 피바람이 불겠구나.’

그리고 다음 순간, 조용하던 별장 주위에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검은색 방탄차량 수십 대가 별장을 빈틈없이 둘러싸고 각 차량에서 완전 무장한 경찰 특공대들이 줄줄이 내려 별장의 각 입구를 봉쇄했다. 게다가 하늘에는 헬리콥터 두 대까지!

자신들의 기세가 꽤 마음에 드는 듯 확성기에서 자신만만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자, 잘 들으십시오. 저는 S시경찰청 경찰특공대 대장 조명한입니다. 당신들을 고의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하는 바입니다. 당신들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지금부터 하는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다섯 셀 때까지 전부 무기 버리고 별장에서 나오십시오. 명령에 불복할 시 경찰특공대가 침입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체포령에 용육이 물었다.

“사령관님, 어떻게 할까요? 저희도 대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한지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히 문제 일으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일단 나가야겠어.”

말을 마친 한지훈은 용일부터 용팔까지 전부 거느리고 백 명 남짓되는 경찰특공대 앞에 섰다.

한지훈 일행이 예상외로 아무 반항 없이 걸어나오자 조명한의 입가에 더 의기양양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전부 체포해!”

‘저 자식들이 어제 병원에서 그 학살극을 벌인 놈들이라 이거지... 최근 5년 동안 이렇게 악질적인 범행은 처음이야. 왜 아무 반항도 안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서 무조건 체포해야 해.’

바로 그때, 또 다른 차량 한 대가 매섭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그들 앞에 멈춰섰다.

차에서 내린 이는 바로 S시 경찰청 청장. 송호문.

허둥지둥 달려온 송호문이 경찰특공대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전부 다 총 내려! 내 허락도 없이 이게 무슨 짓이야! 진짜 다들 옷 벗고 싶어? 1분 안에 당장 철수한다. 어서!”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용왕사위   제3113화

    그 기운은 너무나도 강했다. 게다가 이는 세자가 전쟁을 선포하는 신호이기도 했다.“로디웨이!” “혹시 베르사유 궁전이 나서서 누굴 죽이기라도 하려는 거야?”주서진은 한없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비록 근 몇 년간 크고 작은 서로 간의 마찰이 있긴 했지만, 결코 큰 전쟁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진정한 결전의 날이 다가오기 전까지 서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다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그 균형이 깨지게 되면 성역은 지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극에 달한 분노로 정신이 혼미해진 로디웨이는 더 이상 자신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세자의 신분으로, 수많은 일반인들이 보는 앞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으니, 그는 반드시 이런 짓을 벌인 장본인을 찾아내 죽일 각오였다. 주서진뿐만 아니라 시오도도 어두운 표정을 드러냈다. 그렇게 로디웨이의 충동으로 인해 대전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한편 그 시각, 먼 산꼭대기에서 눈을 감은 채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 천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는 굳은 표정으로 두 눈을 뜨고 천남 쪽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로디웨이의 기운은 천남 전체를 휩쓸었고 잇달아 수많은 건물들이 무너졌다. “설마 베르사유 궁전이 전쟁을 계획하고 있는 건가?”불길한 예감에 용국의 한 노인은 의심에 잠긴 채 중얼거렸다. 곧이어 붉은색의 불빛이 밤하늘의 서남쪽에서 떠올랐다. 끝없는 불빛은 온 하늘을 삼킬 기세였고, 사방팔방으로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온 하늘은 불빛으로 빨갛게 물들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카논이 손을 댄 건 분명한 일이라 볼 수 있었고, 어느새 천남 전체는 공포에 빠지게 됐다. 한편 방금 위 씨 가문으로 돌아온 위국도는 물 마실 틈도 없이 눈앞의 장면에 놀라 멍해졌다. “대체 누가 지금 이 시점에 전쟁을 선포한 거야?”“게다가 베르사유 궁전을 노리다니!”자고로 베르사유 궁전은 용국의 일반 세자와 가문들과는 크게 달랐다. 그들 조직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가문

  • 용왕사위   제3112화

    로디웨이는 사악한 웃음을 띤 채 백미러를 흘깃 보고는 바로 액셀을 밟았다. 이내 스포츠카는 순식간에 시속 200마일 이상으로 속도를 올렸다. 사실 로디웨이는 쫓아오는 흰색 승합차를 뿌리치려는 것이 아니라, 승합차를 고속도로로 유인한 후 커브길에서 승합차가 스스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세자인 로디웨이는 역외에서부터 성역으로 돌아온 후, 미친 듯이 폭주하며 살인하는 것을 매우 즐겼다. 앞 차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자 한지훈은 더욱 단호하게 말했다. “당장 1분 안에 추월해!”“네!”용형은 짧은 대답과 함께, 엄청난 운전 스킬로 승합차의 속도를 시속 240마일까지 끌어올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승합차는 스포츠카를 앞질렀다. 곧이어 용형은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승합차와 스포츠카가 부딪히게 됐다. 이내 한바탕 강한 기랑이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면서, 앞의 도로 면은 균열이 생기게 됐다. 곧이어 은색의 빛이 번쩍임과 동시에, 스포츠카는 바로 수십 미터 밖으로 날아가버렸고 바로 폭발음이 울렸다. 다행히 로디웨이는 그전에 재빨리 길가의 풀 숲으로 굴러 들어갔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약간의 피부 외상을 입게 됐을 것이다. 세자로서 이 상황에 다치는 건 매우 창피한 일이었다. “가자!”만족한 듯한 한지훈은 용형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웃음을 보였다. 그의 의도는 매우 간단했다. 상대가 이 흰색 승합차를 단서로 자신을 찾게끔 하려는 것이었다. 때가 되어 상대가 주동적으로 찾아오게 되면 죽일 예정이었다. 조금의 파손도 없이 유유히 떠가는 흰색 승합차의 모습에 화가 난 로디웨이는 욕설을 퍼부었다. 곧이어 하늘에서는 갑자기 은빛의 번개가 번쩍하더니, 순식간에 성역의 밤하늘을 대낮처럼 비추었다. 그 장면에 주위 사람들은 놀라 멍해졌다. 역시 로디웨이, 역시나 베르사유 궁전의 세자였다. 비록 그는 이번 사고에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를 차 밖으로 굴러 나가게 만든 흰색 승합차는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

  • 용왕사위   제3111화

    한지훈은 도로 양 켠에 널린 각종 음식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어릴 적 시절을 회상하게 됐다. 사실 오늘날 용경의 길거리 음식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은 전과는 다르게 맛이 많이 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역은 달랐다. 그곳에는 많은 가문들이 대대손손 성역에서 살아오고 있고, 평소에 세속의 영향도 적게 받고 있었기에, 여전히 풍부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고, 오랫동안 똑같은 레시피를 유지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벤츠 스포츠카 한 대가 갑자기 후방에서 돌진하더니 차 안의 남자는 느닷없이 소리를 쳤다. “안 꺼져!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비켜!”한바탕 고함과 함께, 그 벤츠 스포츠카는 하마터면 한지훈 일행이 탄 승합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벤츠는 승합차를 스치며 지나쳤다. “흥! 뭐 잘났다고!”갑작스러운 시비에 용월은 기가 찼다. 만약 세속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어떻게든 그 벤츠카를 막아냈을 것이다. 필경 이곳은 번화가였기에 차를 빠른 속도로 몰면 행인을 다치게 할 수 있었다. “잠깐, 당장 쫓아가!”순간 한지훈의 눈빛이 번쩍하더니, 그는 앞을 가로지르는 벤츠를 가리키고는 말했다. 용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성역이라, 아마도 저런 운전 방식이 허락됐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 선생님, 굳이 쫓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저 사람은 베르사유 궁전의 세자인 로디웨이입니다! 아직은 정세가 조금 불안정하니 굳이 이 시점에 세자와 충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때 이청도가 나서서 말렸다. 용형도 그의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 말 잊었어? 세자라고 뭐가 대수야? 우린 아무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진 않아. 하지만 먼저 우리한테 시비를 거는 일은 가만히 넘어갈 수가 없지!”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멍하니 듣기만 하던 용형은 이내 한지훈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고? 가만히 있지

  • 용왕사위   제3110화

    위국도는 마치 꼬리 밟힌 개처럼 한껏 일그러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고작 세속에서 굴러온 꼬맹이 주제에, 대체 뭘 믿고 감히 이런 폭언을 하는 거야!”“천극팔문이 사람을 속이는 진법이라고? 그럼 차라리 네가 진짜 물건을 꺼내서 보여줘 봐!”“흥! 넌 천극팔문이 무엇인지도 모르지? 역시 우물 안 개구리는 다 거기서 거기였어! 너희 같은 놈들이랑 한 마디 더 섞는 게 시간이 아까울 뿐이야! 가자!”말을 마친 위국도는 자리를 박차고는 떠났다. 방금 한지훈의 언행 그리고 용월과 용형의 반응을 봤을 때, 그는 그동안 자신의 추측이 잘못된 거라 생각했다. “아버지, 하지만...”위영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위국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흥! 세자는 무슨! 내가 봤을 때 저 놈들 모두 세속에서 온 촌놈들이야. 전혀 세상 물정에 대해 몰라!”“난 그것도 모르고 이렇게나 귀한 것들을 저놈들한테 주려 했다니, 평생 후회할 짓을 할 뻔했네!”단단히 화가 난 위국도는, 바로 차에 올라타고는 위 씨 가문 총원으로 달려갔다. 위국도가 떠나고 나서야, 이청도는 다소 의아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그는 세자로서 당연히 천극팔문의 대체적인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흔치 않은 보물이다. 비록 그 진법은 연습하기 매우 어렵긴 하지만, 원기에 관한 해석은 아주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그렇기에 이청도 같은 세자들도 항상 천극팔문을 노리고 있었다. “한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천극팔문은 정말 그렇게 형편없는 건가요?”이청도는 결국 가장 궁금한 점을 물었다. 한지훈이 한 말이 사실이라면, 원기에 대한 깨달음은 천극팔문보다도 훨씬 깊어야 한다는 것이다. “천극팔문에 적힌 내용은 단지 원기가 만물 속에서 존재하는 형태에 관한 내용만 적혀 있어. 만약 그 위에 적힌 내용에 따라 원기를 장악하려 한다면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야!”“원기가 어떤 것인지는 알지? 그건 단지 자기장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기운일 뿐이야

  • 용왕사위   제3109화

    “두 분 모두 세자인 것 같은데, 그럼 저도 더 이상 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만약 두 분께서 앞으로 성역에서 공을 세우고 싶다면, 저희 위 씨 가문을 선택해야만 할 겁니다!” “두 분께서 전에 들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천형 선생이야말로 성역에서 최고의 강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만약 천형 선생이 도와주게 된다면 두 분은 기어코 빈 손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겁니다!”위국도는 용형과 용월 두 사람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위 씨 가문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 두 사람은 이미 뜻을 밝혔는걸요. 저희는 신룡전에서 태어났으니, 죽어도 신룡전의 귀신으로 남을 겁니다!”용형과 용월 두 사람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단칼에 거절했다. 그 말에 위국도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두 분 방금 제가 얘기한 것을 똑똑히 알아듣지 못한 것 같은데, 바로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두 분이 그렇게 존경하는 용왕이란 분은 이곳에서 쫓겨났습니다!”“게다가 그를 쫓아낸 사람은 제 부하입니다!”위국도의 말에 용월과 용형 두 사람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고, 그들의 눈동자에는 짙은 살의가 드러났다. 그러나 위국도는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보검을 꺼내 들었다. “안 믿기시면 두 분께서 직접 확인하셔도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시 홍무 만세가 사용했던 보검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위에는 제왕의 기운이 묻어있죠! 이렇게 보여드렸는데도 여전히 의구심이 드나요?”위국도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나무 상자를 열고는 두 사람에게 자랑했다. “죄송하지만 저희는 이런 것들에 관심이 없습니다!”용형은 차갑게 대답했다. 아무런 설득도 먹히지 않는 용형의 태도에, 위국도는 일단 화를 내지는 않고 고개를 돌려 용월을 향해 말했다. “저희 성역 또한 매우 잔혹한 곳이라는 걸 두 분께서는 알아야 합니다!”“이곳에는 정이란 단어는 아예 없고, 게다가 잠시라도 방심하게 되면 살신의 큰 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곳에선 배후가 매우

  • 용왕사위   제3108화

    그럴 필요가 있었냐고? 그들의 신분만 봤을 때, 확실히 직접 찾아올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위국도 역시 더 이상 위 씨 가문의 작은 일개 성원은 아니었다. 성역에서 그는 나름 큰 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의 배후에는 천형도 있는데, 어찌 그 두 작은 세자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설령 그들이 세자라 할지라도 과연 뭘 어찌할 수 있겠는가? 성역에서는 그 누구도 위 씨 가문의 말을 어겨서는 안 된다. “아버지, 그거랑 이건 전혀 비교가 안되죠. 성역에서는 누구든지 저희 위 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줘야 되잖아요. 설령 주 씨 가문과 공 씨 가문이라 할지라도 당연히 저희한테는 공손해야죠!” 위영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번 기회에 위 씨 가문이 선물하려 했던 것은 바로, 다년간 소중히 간직해 온 절세 진법이었다. 하나는 이고, 다른 하나는 이었다. 이 두 가지 진법은 세속의 5대 명산에서도 꽤나 귀한 진법들이었다. 특히나 천극팔문에는 원기에 관한 내용도 많이 기록되어 있었다. 사실 오늘날의 인왕 2단계 고수 중에도, 모든 사람들이 원기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진법에 적힌 한 글자 한 글자 내용은 모두 천금 같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나 귀한 선물을 용월과 용형 두 사람에게 준다고 하니, 위영아는 너무나도 속상했다. “만약 그 두 사람이 정말 어느 세가의 세자들이라면, 우리는 최소한의 대가로 최대의 이익을 얻은 거랑 마찬가지야! 이후에 대세가 바뀌게 되면 우리 위 씨 가문도 세속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거야!” “세가의 비호만 있으면, 우리 위 씨 가문은 세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세상을 장악할 수 있어. 때가 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이 두 진법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거야!” 살아온 세월이 많은 만큼, 노련한 위국도는 절대 손해를 보는 장사는 하지 않았다. 당장 현재만 봤을 때 그는 큰 선물을 보낸 것 같지만, 실제로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