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김현과 세나가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정 실장이 기다리고 있었다.“밤늦게 미안해.”“아닙니다. 근데 운전을 대표님께서 하실 수 있나요?”“왜? 무슨 일 있어? 술 마셨니?”“그건 아니고. 한 회장 쪽에서 중간중간 위치를 저에게 알려준다고 해서요.제가 문자를 확인하면서 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죄송합니다, 힘드실 텐데.바로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는 건 아마 보안 문제 같습니다.”“응. 운전이야, 뭐.”그러면서 김현과 세나가 앞쪽에 탔다. 정 실장은 뒷자리에 앉았다.“근데 어디로 가나요? 민사라 위치 받은 거 맞죠?”세나가 돌아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경기도 쪽이라고.다시 위치 알려준다니 일단, 팔당 쪽으로 출발하시죠.”늦은 시간이라 차는 빠른 속도로 한강을 넘었다.한강을 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아파트 앞에 도착하자마자 세나의 문자가 왔다.‘곧 출발. 장소는 모름. 정 실장이 경기도 쪽이라고.’“경기도 쪽? 혹시 이천 아닐까?”인명이 진구를 보며 말했다.“그럴 것 같아요. 어제도 이천이었잖아요.”다시 세나의 문자가 왔다. 그들이 탄 차종과 번호였다.그때 마침, 김현의 차가 아파트를 빠져나왔다.진구가 재빨리 따라붙었다. 인명은 정민에게 전화했다.“정민아, 지금 차를 따라가고 있어.”“천세나 휴대전화에 앱을
“에이, 형님. 소용없어요. 걔 인상이 왜 그리, 됐겠어요?우리가 심~하게 물어봐도 답을 안 해요.”그때, 박 형사와 진구, 그리고 정민이도 사무실에 도착했다.진구는 들어서자마자 환한 얼굴로 소리쳤다.“사라 누나, 살아있는 거 확실하죠? 정말 다행이다.”사라가 살아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반가운 사람 중 한 명이 진구일 것이다.“그래 살아 있단다.”정식이 확인해 줬다.“제가 괜히 헛소리를 해서…….”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무슨 소리야. 네가 가장 고민했을 텐데.”인명이 위로해 줬다.사라 이야기를 끝나자, 세 사람은 동시에 박석기를 쳐다봤다.박석기의 얼굴을 보고는 다들 인상을 찌푸렸다.진구가 박석기에게 다가가 얼굴을 자세히 쳐다봤다.“어? 맞아요.네메시스 무역 사무실에서 절 무자비하게 때리고,납치해서 이천까지 끌고 간 놈 중 한 명.”그러면서 진구가 인명처럼 달려들려 했다. 정식이 말렸다.“진구야, 열 받겠지만 잠깐만 참자.”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박 형사가 의자를 끌어와 박석기의 정면에 앉았다.그러고는 정식과 덕만을 돌아봤다.“애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네. 너희가 깡패야?”정식과 덕만은 물론 인명과 진구, 정민도 박 형사의 뜻하지 못한 반응에 당황했다.“깡패 맞는데.”덕만이 덤덤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저런 쓰레기 형사보다 우리 같은 깡패가 차
세나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다시 김현을 재촉했다.“오빠, 사라가 어디 있는지 빨리 알 수 없을까?그냥 면회만 좀 안 될까? 아니 통화만이라도.그냥 이대로는 잠도 잘 안 올 것 같아.”“알았어. 당장 한 회장한테 전화해 보지 뭐.”세나가 예전처럼 ‘오빠’라 부르니 기분이 좋아진 김현은,세나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얼떨결에 한 회장에게 전화했다.분명 안 될 텐데. 엄청 뭐라고 할 텐데.김현은 그래도 한번 도전하기로 했다.세나 때문에 흥분했는지 평소의 김현이 아니었다.평소에는 절대 한 회장에게 이 시간에 무턱대고 전화한 적이 없었다.한참 신호가 간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아, 한 회장님. 밤늦게 너무 죄송합니다. 통화 괜찮으신가요?”“그래, 무슨 일이야?”한 회장이 의외로 차분하게 전화를 받았다.“아, 예. 너무 죄송한데. 저번에 저한테 사라가 잘 있다고 하셨잖아요?”“그래서?”“제가 한 번, 그냥 한 번만, 만나보면 안 될까요?아니면 통화라도. 그냥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제가 뭘 이상한 짓을 할 것도 아니고.어쨌든 확인만 좀 하고 싶어서.”그렇게 설레발을 떨고는 김현은 초조하게 답을 기다렸다.한참 대답이 없던 한 회장이 답했다.“조금 있다가, 내가 사람 시켜서 위치를 알려 줄게.”“네 감사합니다. 회장님.”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세나가
정식이 재빨리 올라타서 주먹을 날렸다.“박석기. 내 얘기 잘 들어. 너 우리가 누군지 알지?우리도 널 알아. 그러니 피차 힘 빼지 말자고.네가 우리 습격한 거,그리고 진구 납치하고 때린 거 생각하면 그냥 죽어버려야 하지만,지금부터 솔직하게 얘기하면 다 용서해 준다.”“지랄을 해라.”박석기가 만만찮게 나왔다.정식의 주먹이 박석기의 얼굴에 박혔다.박석기의 입술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한 가지만 묻겠다.대답하든지 여기서 죽든지 그건 네가 결정해.사라, 민사라 지금 살아 있니?”“······.”“그래? 말 안 한단 말이지?”그 말과 동시에 묵직한 정식의 주먹이 박석기의 옆구리에 꽂혔다.박석기가 토할 듯이 기침이 해댔다.“다시 물을게. 이번에도 말 안 하면 이제는 얼굴이다. 민사라, 살아있니?”박석기가 가만히 쳐다보기에, 정식이 주먹을 다시 들었다.“아, 잠깐, 살아있어. 살아있어.”정식이 들었던 주먹을 내렸다.“진짜지? 확실하지?”“응.”“그럼, 다시 묻겠다. 사라 지금 어디 있니?”대답이 없자, 정식의 손바닥이 박석기의 얼굴을 후려쳤다.“다시 묻는다. 사라 어디 있니? 이번에는 주먹이다.”정식이 주먹을 치켜들었다.하지만 박석기는 마음대로 하라는 듯 축 늘어져 버렸다.
세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사라가 살아있다고?김현은 그 이야기를 한 회장에게 들었다고 했다.그렇다면 사라를 납치한 것은 결국 한 회장인가?“병신, 넌 한 회장과 한패면서사라가 어떻게 되었는지, 어디 있는지도 몰라?”세나가 김현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김현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자존심이 또 한 번 구겨졌다.“내가 왜 한 회장 놈과 한패야? 그냥…… 업무상 협력하는 거지.그 개양아치랑은 난 달라.”“병신…….”“두고 봐. 내가 한 회장 놈을 어떻게 박살 내는지 보라고.”“말은…….”“진짜야. 내가 한 회장 약점을 쫙 찾아놨어.그놈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아웃이야, 아웃.”김현은 한 회장을 생각하니 머리끝까지 열이 뻗쳐왔다.아파트 주차장, 주차된 차 안에 정 실장이 앉아 있었다.그 큰 덩치를 쪼그린 채, 이어폰을 끼고 태블릿PC를 열심히 보고 있다.화면에는 김현의 거실 모습이 나왔다.한참 후, 정 실장은 이어폰을 귀에서 빼면서 전화기를 들었다.“회장님. 접니다. 지금 세나가 와 왔습니다.김현이 결국 사라 얘기를 세나에게 했습니다. 그리고…….”정 실장은 김현의 말을 전달할까 말까 순간 고민했다.하지만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다.“그리고……, 김현이 회장님의 무슨 약점을 찾아놨다고 세나에게 떠들던데,그게 무슨 이야기인지는 좀 더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뭐? 그 새끼가 그런 말을 해? 내, 이 새끼를 그냥…….”“그럼,…… CCTV 영상을 보내 드릴까요? 확인해 보시겠습니까?”“됐어. 내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는지 아니?네가 알아서 해야지, 그런 일은.”정 실장은 회장의 말뜻을 알아들었다.그래도 최종 결정은 회장의 몫이었다.“김현을…… 어떡할까요?”정 실장이 회장의 이야기를 경청하더니.“네. 알겠습니다. 문제없이 처리하겠습니다.”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한 회장은 전화를 끊고는 짜증스러운지 소리를 질렀다.별채 안에서 이 의원이 문을 열었다.“무슨 일이야?”당황한 한 회장이 급하게
“그리고, 부회장님이 한 짓거리들 잘 생각해 보시고,그 뒤를 누가 닦아주는지도 잘 생각해 보세요.부회장님 뒤 닦은 종이, 누가 가지고 있는지도요.”강기범이 삽시간에 얼어붙었다.짓거리? 뒤 닦은 종이?열이 확 받았지만 당장 받아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정말 ‘뒤 닦은 종이’를 한 회장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생각해 보니 섬뜩한 협박이었다.“그럼, 전 바빠서.”강 회장이 돌아서며 ‘별, 병신 같은 게…….’ 라며 중얼거렸다.슬쩍 내뱉은 혼잣말이지만 분명 그 말을 들었다.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강기범은 순간 폭발할 뻔했지만 꾹꾹 참았다.지금만큼은 이성을 찾아야 한다.저 능구렁이 새끼. 언젠가 내가 죽여 버린다.강 회장은 방을 나왔다.저런 개양아치 변태 새끼.생각 같아서는 망하든 말든 놔두고 싶지만,문제는 줄줄이 엮여있다는 것이다.그걸 생각하면 참아야 한다.그래도 한 번 제대로 겁은 줘야 했다.그래서 작정하고 한 번 지른 것이다.저런 철딱서니 없는 재벌 애새끼들을 다뤄본 게 한두 해이던가.저런 변태들은 오히려 겁이 많다.‘그나저나, 민사라 문제를 너무 방심한 것 같아.죽었다는 이상한 소리를 어디서 들었지?어정쩡하게 놔두면 안 되겠다. 확실하게 마무리하든지 해야지.’한 회장은 하얗고 가는 머리카락을, 하얗고 가는 손가락으로,신경질적으로 쓸면서 별채로 향했다.세나는 아파트 출입구에 서서 다짜고짜 비밀번호를 눌렀다.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그새 번호를 바꿨나? 겁은 많아서.’이번에는 인터폰을 눌렀다.잠시 후 화면에 김현이 나타났다.작은 모니터 화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그러고는 곧 입이 찢어지게 웃는 모습이 보였다.“문 열어봐.”“응. 알았어.”세나의 차가운 말투에도 김현은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출입문을 열었다.집 안으로 들어가니 김현과 정 실장이 함께 있었다.세나를 보고 정 실장이 꾸벅 인사를 했다.“세나야, 왔구나. 아, 정 실장은 그만 나가봐. 수고했어.”정 실장이 꾸벅
두 사람은 인명의 이야기를 듣더니 긴장을 약간 늦추는 듯했다.‘난 또.’하는 표정이었다.남자가 말을 먼저 꺼냈다.“아, 네. 피클이란 팀이 저희, 회사 소속이었던 것 같긴 한데.근데 해체한 자기가 꽤 오래되어서, 연락처가 없을 것 같은데요.”하면서 여자에게 동의해달라는 눈빛을 보냈다.“네, 없을 것 같은데.”여자가 말꼬리를 흐렸다.“에이 그럴 리가.이렇게 큰 회사에서 소속 가수 연락처가 없을 리가요.아무리 해체했다 해도 한 2, 3년? 정도밖에 안 되었을 텐데.기록이 남아있지 않을까요? 한 번만 찾아봐 주시면.
민사라가 인터넷으로 바로 검색되지는 않았지만피클 등 주변 검색을 통해 사라의 과거에 대한 윤곽이 대강 잡혔다.사라의 말대로 12년 전 6명으로 데뷔한 피클.이리저리 찾아보니 사라가 얘기한 ‘제2의 핑클’어쩌고 한 유치한 기사가 진짜 있었다.총 4집까지 음반이 나온 것도 맞았고멤버 이름도 세나, 희진, 사라. 3명은 확인되었다.4집이 나온 이후에는 아무것도 검색되지 않았다.이미지 검색을 통해 데뷔 초,지금보다 훨씬 풋풋한 사라의 모습도 발견했다.천진난만하게 활짝 웃는 사라의 미소. 다시 가슴이 아팠다.군부대에서
그러고는 재빨리 계단을 내려왔다.남자는 미처 인명을 못 본 것 같았다.인명은 일단 밖으로 나왔다.2개 층이 온통 통유리로 되어 있는 제과점 안을 계속 관찰했다.남자와 여자는 계단을 내려와서 밖으로 나왔다.인명은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두 사람을, 인명은 멀찌감치 떨어져 따라붙었다.여자는 가끔씩 뒤를 돌아봤다.인명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분명 남자에게 인명의 존재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인명에게 분명한 의사표시는 하지 않았지만도움을 바라는 상황은 분명해 보였다.5분 정도 더 뒤를 밟았다.두 사람은
세 사람은 서로를 쳐다봤다.정민이 다급하게 휴대전화를 열어‘이무기 의원’을 검색하고는 관련 동영상을 틀었다.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다.두 번을 반복해 듣고 난 후,휴대전화에 다운받아 놓은 USB 동영상을 틀어 비교해 봤다.언뜻 듣기로도 흡사했다.셋이 동시에 빙그레 웃었다.“그래그래. 그. 이 의원은 해외에서 온 것도 아니고,어디서 당선된 것도 아니고.”인명의 말을 진구가 받았다.“구치소에서 나온 거네요. 그래서 환영회를 한 거네요.”“그래. 4월 초 무죄판결을 받았어. 모임이 있던 그날이?”“4월 13일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