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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반시간이 지나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선물을 전했다. 손님과 가족들의 선물은 너무 비싸지 않았지만 4000만원 이하의 선물은 없었다.

언급할 가치가 있는 건 류천아가 준 선물이었는데 매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옥 팔찌 한 쌍은 품질이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었다. 정말 엄청 아름다웠다.

할머니는 팔찌를 받고 매우 기뻐하면서 류천아를 연신 칭찬했다. 그러더니 할머니는 손님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참, 천아는 우리 아랫사람 중 나이가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가장 상냥하지요. 천아에게는 남자친구가 없으니 청혼할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오세요. 당연히 너무 짓궂은 사람은 안됩니다. 장차 큰형부가 될 사람이니 형부 태가 나야 하지요."

그 말에 류천아는 얼굴이 빨개졌다. 홀에 있던 손님 중 많은 사람들이 그 말에 솔깃해졌다.

류천아는 아주 아름답게 생겼으며 류 씨 가문에서 지위도 높았다. 그녀는 여신과 같은 존재였다.

지금 류천아는 강유호 곁에 앉아있었다. 왜냐하면 이번 생일 파티는 항렬에 따라 자리를 안배했기 때문이었다. 복 받은 강유호는 오른편에 류선아가, 왼편에 류천아가 앉아있었다.

강유호는 류천아가 옥 팔찌를 꺼낼 때 살짝 머리를 끄덕였다.

"꽤 괜찮은 팔찌군."

강유호는 혼자 중얼거렸다. "천연 비취군. 그것도 A급이네."

천연 비취는 비취 등급 중 하나라 매우 고급스러운 것이었다. 이런 비취는 투명하고 밀도가 단단하며 품질이 아주 뛰어났다. 저 팔찌 한 쌍은 최소 8000만원은 할 것이다.

의자에 앉아있던 류천아는 강유호의 혼잣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강유호를 바라 보았다.

평소 그녀와 강유호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그녀는 신전에 있는 여신 같았고 강유호는 변변치 못한 데릴사위였다. 강유호가 류 씨 가문에 "시집"온 뒤로 류천아는 강유호와 말을 해본 적이 없었다.

류천아는 의아한 마음에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천연 비취에 대해 잘 알아요?"

류천아는 속으로 매우 충격을 먹었다. 류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눈치채지 못한 팔찌의 재질을 유독 강유호만 알아차린 것이다.

강유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저 팔찌 얼마 주고 샀어요?"

"1억 2000만이요."

류천아가 대답하자 강유호는 고개를 저었다.

"비싸게 샀네요. 저 팔찌는 8000만짜리예요."

"왜 그렇게 말하죠?"

류천아는 호기심이 동했다. 천연 비취 팔찌는 친한 친구가 그녀에게 판 것인데 원가라고 말했었다.

강유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비취를 평가할 때 몇 가지 요소가 있어요. 각각 순도, 농도, 채도, 분포도지요."

류천아의 팔찌는 앞의 세 가지 요소가 괜찮았지만 분포도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 색상이 균일하지 않기에 시가로 대략 8000만, 1억 정도할 것이다. 만약 아는 사람에게서 산다면 8000만 정도일 것이고 그 가격에서 넘어서는 돈은 모두 상대의 호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다.

류천아는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강유호를 바라 보았다.

전문가라 하여도 저렇게 단호하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항상 병신이라고 조롱을 받던 강유호에게 이런 방면의 지식이 있었다고?

"류 할머니, 이건 저의 선물입니다!"

바로 이때, 스무 살 남짓해 보이는 청년이 한 걸음 나섰다.

그 남자는 백 씨 가문 장손인 백전광이었다.

그가 선물 박스를 여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멍해졌다.

박스 안에 수표 한 장이 있었다!

4억8600만!

비록 이 숫자는 조금 낯간지러웠지만 그래도 큰 돈이었다!

"류 할머니, 전 오늘 청혼하고 싶습니다. 전 예전부터 류천아를 좋아했었습니다."

백전광은 또박또박 말했다.

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빛이 류천아에게 집중되었다.

류천아는 한창 강유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두 사람이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순간 백전광은 표정이 아주 어두워졌다. 내가 류천아에게 청혼을 하고 있는데 류천아는 강유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네? 다른 사람이면 괜찮아도 강유호는 못난 놈이잖아!

"류천아에게서 떨어져!"

백전광은 버럭 화를 내면서 강유호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강유호는 그저 빙긋 웃을 뿐 말하지 않자 류천아가 일어섰다.

"할머니, 이 일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손님이 너무 많아 류천아는 곧바로 거절할 수 없었다. 백전광은 머리가 똑똑하고 비즈니스에 재능이 있지만 속이 너무 좁았다. 그는 류천아의 이상형과 거리가 멀었다.

할머니는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전광아, 파티가 끝나면 가문끼리 다시 토론하자구나."

백전광은 빨개진 눈으로 강유호를 노려보았다.

그는 류천아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류천아는 도도한 스타일이라 이성과 이야기하는 일이 드물었다. 지금 그녀가 강유호와 담소를 나누고 있자 백전광은 화나지 않을 수 없었다.

"할머니, 서 대표님이 왔습니다!"

바로 이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사람들이 문 앞을 바라 보았다.

정장을 입은 서동호는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겨 매우 멋져 보였다. 그는 손에 길쭉한 상자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동호가 왔구나."

할머니가 웃으면서 말했다.

사람들은 일찍부터 서동호가 큰 선물을 준비하여 류신아에게 청혼을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손님들은 호기심에 서동호가 들고 있는 상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지금의 서동호는 겉으로 번지르르해 보여도 이미 벼랑 끝에 서있었다. 강 씨 가문은 그의 자금줄을 끊었고 회사에서 쫓아버렸다.

오늘 그는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있는 돈으로 좋은 정장 한 벌을 샀다. 오늘 꼭 성공해야 했다!

"할머니, 전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서동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 신아씨에게 첫 눈에 반했습니다. 하지만 신아씨는 병신에게 시집갔고 이 결혼은 3년동안 부산시의 비웃음거리였습니다! 신아씨는 이미 충분히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오늘 뭐라 하여도 전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고 싶습니다."

서동호는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전 신아씨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와!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홀이 웅성거렸다.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는 거 아니야? 강유호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는구나!

하지만 생각해보니 강유호의 체면을 봐줄 필요도 없었다. 그를 누가 두려워하겠는가?

"여태껏 전 신아씨를 항상 그리워했습니다."

서동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신아씨를 위해 전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습니다. 몇 년간의 노력 끝에 전 60억이라는 자산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선아씨의 한 마디 때문에 전 회사를 팔고 크리스탈 러브를 사줬습니다!"

뭐?!

사람들은 깜짝 놀라면서 류신아의 발을 바라 보았다.

고급스럽고 단아한 힐이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름다운 선과 고급스러운 기품에 모든 사람들을 눈을 뗄 수 없었다! 너무 예뻤다, 과연 미녀에게 어울리는 힐이야!

"저것이 바로 60억짜리 크리스탈 러브구나. 너무 놀랍네......"

"그래, 전 세계에서 99켤레만 한정 판매하여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대. 꼭 관계가 있어야 한대......"

"너무 부러워. 만약 나에게 저 힐이 있었다면 잘 때도 신었을 거야......"

일부 여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크리스탈 러브를 부러워하지 않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

순간 주위 여자들은 황홀한 눈빛으로 서동호를 바라 보았다.

이여화와 류문화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강유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서동호는 왜 저러는 걸까? 저렇게 뻔뻔한 사람이었어? 자신이 산 신발이라고 하다니, 미친 거 아니야?

이때 서동호는 또 한 번 인사를 했다.

"할머니, 오늘 할머니의 생신입니다. 전 신아씨에게 청혼하는 동시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 드립니다. 이건 저의 선물입니다!"

이렇게 말한 서동호는 박스를 열었다!

와!

순간 모든 사람들이 그를 에워쌌고 감탄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이...... 이건......"

모든 사람이 멍해졌고 할머니마저 자리에서 일어나 서동호에게 걸어갔다.

박스 안에는 족자 하나가 있었다.

서동호는 족자를 펼치면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이 붓글씨는 왕희지의 평안첩입니다. 제가 친구에게 부탁하여 비싼 값으로 사온 것이지요. 전 할머니께서 골동품을 좋아하시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건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

뭐?!

이때 강유호도 의자에서 일어섰다.

왕희지의 평안첩?

이틀 전 최월식 그들이 강유호에게 선물한 것이 아니던가?

최월식, 오정도 그들은 절대 그에게 모조품을 선물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품은 그에게 있으니 저건......

"이...... 이건...... 내가 잘못 본 건가?"

백씨 가문 주인인 백일운이 걸어오더니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이었다!

백 씨 가문 주인인 그는 식견이 넓었지만 가슴이 빨리 뛰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저것은 왕희지의, 서성의 서예 작품이었다! 저 작품은 적어도 40억은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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