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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그는 어제 입었던 그 옷을 입고 있었다. 옷에는 주름이 가득했고 머리카락은 많이 헝클어졌으며 온몸에서 술 냄새가 세게 났다.

부시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코를 쥔 채 부채질을 하면서 입을 삐죽 내밀더니 옆으로 숨었다.

“삼촌, 술독에 빠졌다가 왔어요?”

“...”

“일단 가서 샤워부터 하고 옷 갈아입어요. 이따가 얘기해요.”

부승민은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부시아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어젯밤 온하랑과 싸우고 나서 혼자서 술을 마시러 간 것이었다.

부승민은 옷을 갈아입은 후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면서 내려와 부시아 옆에 앉았다.

“숙모가 데려다준 거야?”

부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삼촌 어제 숙모랑 싸웠어요?”

부승민은 머리를 말리다가 그대로 굳었다. 눈을 반쯤 감고 생각하던 그가 말했다.

“숙모가 뭐라고 했어?”

“자기 앞에서 삼촌 얘기를 하면 우리를 싫어할 거래요.”

“그럼 숙모 앞에서 내 얘기를 꺼내지 마. 삼촌이 말했었지. 우리 두 사람의 일은 너와 상관이 없어. 네가 숙모를 좋아한다면 계속 좋아하면 돼.”

부승민은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짓고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다가 어젯밤 온하랑이 한 차가운 말이 떠올랐다.

“시아야, 넌 모르잖아.”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삼촌이 숙모를 포기했다는 건 알겠어요. 도와달라고 한 건 삼촌이면서 나보다 먼저 포기하면 어떡해요.”

“숙모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 말라빠진 사람이요? 그 사람은 숙모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삼촌, 삼촌도 본인이 그 남자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부시아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

부승민은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그런 문제가 아니야. 하지만 콩깍지를 써서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마음이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기우는 거야. 다른 사람이 얼마나 잘났던지 말이야.”

“숙모가 전에 다른 사람을 좋아한 적은 없어요?”

부시아가 호기심에 물었다.

부승민은 멈칫하더니 씁쓸하게 대답했다.

“있었지.”

두 사람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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