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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부승민은 주방 입구에 서서 온하랑의 행동을 관찰하며 말했다.

“아까 저녁에 말만 하느라 몇 입 먹지도 못했어. 나 물만두 좀 삶아줘.”

온하랑은 고개를 돌리고는 그를 째려봤다. 부승민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짓고는 거실로 떠났다. 그 순간, 식탁에 올려두었던 온하랑의 전화가 울렸다. 부승민이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 보니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잠금화면에서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동철이라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고 무슨 내용인지는 뜨지 않았다.

부시아가 예전에 최동철은 온하랑이 등록한 사진 학원의 사진작가라고 했고 두 사람이 같이 촬영 장소 탐사를 나갈 것이라고 부승민한테 얘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주현과 부시아가 온하랑과 함께라서 부승민은 온하랑이 정말 촬영을 잘 배워보려는 마음인 줄 알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들어와서 그릇 좀 내가!”

주방에서 온하랑의 외침이 전해져왔다. 부승민은 들어가서 한 손에 한 그릇씩 들고나와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온하랑은 바로 뒤따라 나왔는데 손에는 젓가락과 접시가 들려있었고 접시 안에는 식초랑 다진 마늘이 담겨있었다.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물만두를 먹기 시작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부시아는 보면 볼수록 먹고 싶어져 보다 못한 부승민이 깨끗한 그릇을 가져와 몇 개 덜어내 부시아의 그릇에 놓아줬다.

식사를 마친 뒤 부승민은 더 이상 남아있을 핑계가 없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떠나야 했다. 그는 가기 직전에 신신당부하며 말했다.

“이마에 상처 잊지 말고 제때 약 발라.”

온하랑은 대답 없이 문을 닫았다. 철컹하는 소리와 함께 부승민의 눈앞에는 문만 덩그러니 있었다. 그는 겸연쩍은 듯 코를 문지르고는 엘리베이터에 앉아 차고로 향했다. 차에 앉은 뒤 그는 바로 시동 걸지 않고 온하랑이 오늘 저녁 레스토랑에서 있은 일을 알아보라고 연민우한테 문자를 보냈다.

온하랑은 그릇들과 젓가락을 치운 뒤 노곤하게 소파를 파고들었다. 핸드폰 잠금을 해제해 보니 최동철한테서 문자가 와있었다.

“왜 오늘 수업 안 왔어?”

“죄송해요. 오늘 밤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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