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강서이는 민도하의 청혼을 7년 동안 기다렸다. 그러나 돌아온 건 침묵뿐이었다. 결국 강서이는 결심했다. 이번엔 내가 먼저 민도하에게 고백하고, 청혼하겠다고. 하지만 그날, 우연히 듣게 된다. 민도하의 마음속에는 오랫동안 잊지 못한 첫사랑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첫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위 기꺼이 버리고, ‘내연남’이 될 각오까지 되어 있다는 걸. 이 세상은 거대한 첫사랑의 무대였다. 강서이는 민도하의 사랑을 조용히 인정하고 내려왔다.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자기 마음에 갇힌 ‘자기 자신’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모두가 말한다. “강서이, 또 삐졌네.” “조금 있으면 돌아오겠지.” “...” 민도하 역시 그렇게 믿었다. 7년 동안 길들인 ‘강아지’는 도망가지 않는 법이니까. 하지만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도망칠 수 없는 쪽은 강서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음을. 세상은 강서이를 두고 비웃는다. “7년 동안 공짜로 이용만 당했네.” “...” 하지만 민도하만 알았다. 정작 공짜로 이용당한 쪽이 자기라는 사실을.
Lihat lebih banyak민도하와 노아리가 늘 붙어 다니는 모습을 워낙 자주 봐서, 갑자기 한 사람만 보이는 게 오히려 어색했다.그래서 민도하가 친구가 더 온다고 말하자, 강서이는 곧장 상대가 누구인지 떠올렸다.이상하게도 그 추측이 맞을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다.기묘한 강박증이었다.노아리는 그날 유일하게 늦은 사람이었다. 늦은 이유는 길이 막혔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역시 전부 차를 타고 왔다. 막힐 걸 알았다면 미리 나왔어야 맞았다.그래도 노아리는 민도하가 데려온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불만을 품었어도 민두해와 민도하의 체면을 봐서 굳이 말하지 않았다.노아리는 강서이도 이 식사 자리에 나온다는 걸 미리 들은 듯했다. 들어와서도 강서이를 보지도 않았고, 놀란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남태휘가 먼저 민도하에게 물었다.“도하야, 소개 안 해?”옆에 있던 누군가가 웃으며 말했다.“부이사장님은 아직 모르십니까? 저는 벌써 들었습니다. 이분은 민 대표님 여자친구분입니다.”“부이사장님 소식이 늦으셨네요. 두 분 좋은 소식도 곧 들릴 건데요. 조금만 늦었다면 청첩장 받고 축의금 낼 뻔했습니다.”남태휘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저도 정말 몰랐군요. 괜히 저만 민망하게 됐네요.” “도하 너도 참, 삼촌한테 이런 일은 미리 말해 줘야지.”민도하가 답했다.“지금 아셔도 늦지 않습니다.”그 말은 사실상 민도하가 노아리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었다.외부 소문처럼, 두 사람은 좋은 일을 앞둔 사이였다.남태휘가 말했다.“네 아버지도 참, 이렇게 큰일을 말씀을 안 하셨네. 그래도 네 나이면 이제 개인적으로도 정착할 때가 되긴 했지.”민도하도 인정했다.“그럴 나이는 됐죠.”노아리는 내내 웃고 있었다. 진심으로 기쁜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민도하가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해 준 것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을 기업인협회 식사 자리에 데리고 온 것도 기뻤다.강서이가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던 건 민두해 때문이었다. 노아리는 예전에는 그 점이
강서이의 반응이 차분한 걸 보고 주기홍은 조금 마음을 놓았다.솔직히 같은 남자인 주기홍이 들어도 민도하의 말은 잔인했다.“우리가 7년 같이 있었던 거지, 7년 사랑한 건 아니잖아.”남자인 주기홍도 듣기 힘든 말이었다.강서이가 그 말을 어떻게 버텼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주기홍은 한마디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하지만 강서이의 관심은 저쪽 사람들에게 있지 않았다.강서이는 손목시계를 보며 물었다.“주 본부장님이 말씀하신 성 대표님은 언제쯤 오십니까?”주기홍이 얼른 답했다.“곧 도착하실 겁니다.”강서이는 거의 30분을 더 기다렸지만 성이남은 나타나지 않았다.주기홍은 결국 성이남의 비서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확인했다.상대는 성이남에게 갑자기 다른 약속이 생겨 못 온다고 했다.주기홍은 미안해했다.“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투자자를 소개해 드리려고 했는데...”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는 말은 그저 핑계에 가까웠다.상대가 그로스캐피탈은 이력도 짧고 회사 규모가 작다고 판단해서 약속을 깬 것이다.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다. 강서이는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성 대표님과는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주기홍이 설명했다.“성 대표님은 젊습니다. 23살이고, 해외에서 막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집안의 유일한 아들이라 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라서 성격도 꽤 화려하고, 일 처리도 자기 마음대로 하는 편입니다.”“사실 쉽지 않은 분입니다. 그래도 집안이 워낙 탄탄합니다. 국내에서 현금 흐름이 가장 좋은 기업 중 하나라, 협력만 성사되면 자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주 본부장님이 애써 주신 건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인연이 아닌데 억지로 만들 수는 없었다.강서이와 주기홍이 자리를 뜰 때, 서태우가 두 사람을 보았다.서태우는 잠시 다가가 인사하고 싶었다.하지만 자신과 강서이 사이에 남은 앙금, 예전에 강서이에게 했던 모진 말들이 떠올랐다.서태우는 결국 포기했다.자금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주 본부장님?”강서이가 놀라 주기홍을 불렀다.주기홍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이제는 퇴사했습니다. 본부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그 말을 듣고 강서이는 잠시 멍해졌다.주기홍이 프라임로드투자를 그만둘 줄은 몰랐다.주기홍은 프라임로드투자의 원년 멤버에 가까운 공신이었다. 안목도 실력도 뛰어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프라임로드투자 IB본부 2부 본부장 자리까지 올라갈 수 없었을 것이다.주기홍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에야, 강서이는 주기홍이 구직하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강서이는 뜻밖의 영입 제안에 놀라기도 했고, 동시에 의심도 들었다.“주 본부장님의 경력과 조건이면 훨씬 크고 좋은 회사로 가실 수 있습니다. 직접 창업하셔도 되고요. 그런데 왜 그로스캐피탈입니까?”“속이 뒤집혀서요.”주기홍은 강서이에게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들으셨겠죠? 민 대표가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를 노아리 본부장에게 넘겼습니다.”“네, 들었습니다.”강서이는 그를 안타깝게 보았다.주기홍이 말했다.“제가 그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는지는 강 대표님도 누구보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민 대표는 아무 이유도 없이 가져가 버렸습니다.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강 대표님께 왔습니다.”“제 지인이 강 대표님이 이 프로젝트에 도전하려 한다고 알려 줬습니다. 혹시 저를 받아 주실 수 있습니까?”강서이는 그 ‘지인’이 누구인지 묻지 않았다.주기홍은 투자업계에서 오래 굴러온 사람이다. 인맥도 많고 정보망도 넓었다. 이런 내막을 아는 것쯤은 이상하지 않았다.또 주기홍은 정말로 놓치기 아까운 인재였다. 강서이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강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홍과 악수했다.“저희 회사에 오시는 건 받아 주는 게 아니라, 함께 싸우는 겁니다. 그로스캐피탈 합류를 환영합니다.”주기홍의 합류는 곧 그로스캐피탈이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나선다는 소식이 공개되는 것과 같았다.노아리도 곧바로 이 소식을 들었다.
단순히 해외 명문대 박사 학위 하나만으로도, 노아리는 강서이가 평생 열등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노아리는 이제 강서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민두해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였다.노아리는 확신했다. 민두해가 그동안 자신을 본체만체했던 건 자신의 학력을 몰랐기 때문이라고.민두해가 노아리를 민도하에게 달라붙으려는 다른 여자들과 같은 부류로 여기고 제대로 보지 않았을 뿐이라고.이제 정찬범 부시장이 노아리가 보여 주고 싶던 것들을 전부 말해 주었다. 민두해가 예전처럼 자신을 무시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믿었다.하지만 민두해가 관심을 보인 건 노아리가 아니었다.“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를 부시장님께서 맡고 계십니까?”정찬범 부시장이 답했다.“그렇습니다. 제가 계속 맡고 있습니다. 프라임로드투자가 낙찰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노아리 본부장이 낸 방안도 훌륭하고요.”민두해는 담담하게 한마디만 했다.“알겠습니다. 저는 일이 있어 먼저 가 보겠습니다.”노아리를 칭찬하지도 않았고, 노아리 쪽을 보지도 않았다.민두해가 가려고 하자 노아리가 다급하게 불렀다.“회장님...”이 거리에서 민두해가 듣지 못했을 리 없었다.하지만 민두해는 대답하지 않았다. 강서이가 부축하는 대로 그대로 걸어 나갔다.처음부터 끝까지, 민두해는 노아리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았다.노아리는 서운한 눈으로 민도하를 보았다. 민도하가 무언가 말해 주길 바랐다.하지만 민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아리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향할 뿐이었다.강서이의 차도 주차장에 있었다. 민도하 일행이 도착했을 때, 강서이는 이미 시동을 걸고 나가려던 참이었다.이사랑은 민도하의 차에 타지 않고 알아서 택시를 불러서 떠났다.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민도하의 차와 강서이의 차는 거의 나란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민도하가 노아리를 데리러 왔으니, 두 사람은 아마 함께 지내는 사이일 것이다.강서이가 민두해를 집에 모셔다드렸을 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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