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강서이는 민도하의 청혼을 7년 동안 기다렸다. 그러나 돌아온 건 침묵뿐이었다. 결국 강서이는 결심했다. 이번엔 내가 먼저 민도하에게 고백하고, 청혼하겠다고. 하지만 그날, 우연히 듣게 된다. 민도하의 마음속에는 오랫동안 잊지 못한 첫사랑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첫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위 기꺼이 버리고, ‘내연남’이 될 각오까지 되어 있다는 걸. 이 세상은 거대한 첫사랑의 무대였다. 강서이는 민도하의 사랑을 조용히 인정하고 내려왔다.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자기 마음에 갇힌 ‘자기 자신’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모두가 말한다. “강서이, 또 삐졌네.” “조금 있으면 돌아오겠지.” “...” 민도하 역시 그렇게 믿었다. 7년 동안 길들인 ‘강아지’는 도망가지 않는 법이니까. 하지만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도망칠 수 없는 쪽은 강서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음을. 세상은 강서이를 두고 비웃는다. “7년 동안 공짜로 이용만 당했네.” “...” 하지만 민도하만 알았다. 정작 공짜로 이용당한 쪽이 자기라는 사실을.
Ver más“주 본부장님?”강서이가 놀라 주기홍을 불렀다.주기홍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이제는 퇴사했습니다. 본부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그 말을 듣고 강서이는 잠시 멍해졌다.주기홍이 프라임로드투자를 그만둘 줄은 몰랐다.주기홍은 프라임로드투자의 원년 멤버에 가까운 공신이었다. 안목도 실력도 뛰어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프라임로드투자 IB본부 2부 본부장 자리까지 올라갈 수 없었을 것이다.주기홍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에야, 강서이는 주기홍이 구직하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강서이는 뜻밖의 영입 제안에 놀라기도 했고, 동시에 의심도 들었다.“주 본부장님의 경력과 조건이면 훨씬 크고 좋은 회사로 가실 수 있습니다. 직접 창업하셔도 되고요. 그런데 왜 그로스캐피탈입니까?”“속이 뒤집혀서요.”주기홍은 강서이에게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들으셨겠죠? 민 대표가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를 노아리 본부장에게 넘겼습니다.”“네, 들었습니다.”강서이는 그를 안타깝게 보았다.주기홍이 말했다.“제가 그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는지는 강 대표님도 누구보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민 대표는 아무 이유도 없이 가져가 버렸습니다.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강 대표님께 왔습니다.”“제 지인이 강 대표님이 이 프로젝트에 도전하려 한다고 알려 줬습니다. 혹시 저를 받아 주실 수 있습니까?”강서이는 그 ‘지인’이 누구인지 묻지 않았다.주기홍은 투자업계에서 오래 굴러온 사람이다. 인맥도 많고 정보망도 넓었다. 이런 내막을 아는 것쯤은 이상하지 않았다.또 주기홍은 정말로 놓치기 아까운 인재였다. 강서이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강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홍과 악수했다.“저희 회사에 오시는 건 받아 주는 게 아니라, 함께 싸우는 겁니다. 그로스캐피탈 합류를 환영합니다.”주기홍의 합류는 곧 그로스캐피탈이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나선다는 소식이 공개되는 것과 같았다.노아리도 곧바로 이 소식을 들었다.
단순히 해외 명문대 박사 학위 하나만으로도, 노아리는 강서이가 평생 열등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노아리는 이제 강서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민두해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였다.노아리는 확신했다. 민두해가 그동안 자신을 본체만체했던 건 자신의 학력을 몰랐기 때문이라고.민두해가 노아리를 민도하에게 달라붙으려는 다른 여자들과 같은 부류로 여기고 제대로 보지 않았을 뿐이라고.이제 정찬범 부시장이 노아리가 보여 주고 싶던 것들을 전부 말해 주었다. 민두해가 예전처럼 자신을 무시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믿었다.하지만 민두해가 관심을 보인 건 노아리가 아니었다.“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를 부시장님께서 맡고 계십니까?”정찬범 부시장이 답했다.“그렇습니다. 제가 계속 맡고 있습니다. 프라임로드투자가 낙찰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노아리 본부장이 낸 방안도 훌륭하고요.”민두해는 담담하게 한마디만 했다.“알겠습니다. 저는 일이 있어 먼저 가 보겠습니다.”노아리를 칭찬하지도 않았고, 노아리 쪽을 보지도 않았다.민두해가 가려고 하자 노아리가 다급하게 불렀다.“회장님...”이 거리에서 민두해가 듣지 못했을 리 없었다.하지만 민두해는 대답하지 않았다. 강서이가 부축하는 대로 그대로 걸어 나갔다.처음부터 끝까지, 민두해는 노아리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았다.노아리는 서운한 눈으로 민도하를 보았다. 민도하가 무언가 말해 주길 바랐다.하지만 민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아리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향할 뿐이었다.강서이의 차도 주차장에 있었다. 민도하 일행이 도착했을 때, 강서이는 이미 시동을 걸고 나가려던 참이었다.이사랑은 민도하의 차에 타지 않고 알아서 택시를 불러서 떠났다.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민도하의 차와 강서이의 차는 거의 나란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민도하가 노아리를 데리러 왔으니, 두 사람은 아마 함께 지내는 사이일 것이다.강서이가 민두해를 집에 모셔다드렸을 때, 진
이사랑은 당당하게 멀어지는 강서이의 뒷모습을 보며 울먹였다.“언니, 봤지? 쟤 좀 봐!”“걱정 마. 이 일은 내가 나중에 강서이한테 반드시 따질 거야.”노아리 역시 화가 났지만 이사랑보다는 이성적이었다. 지금이 따질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결국 이 분한 마음을 삼켜야 했다.노아리의 말에 이사랑은 조금 진정했다.민두해는 강서이가 돌아왔을 때,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남아 있는 걸 보았다.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민두해의 표정도 자연스레 부드러워졌다.“술은 안 마셨지?”“네, 안 마셨어요.”예전 같으면 이런 자리에 나오면 강서이는 반드시 술을 마셔야 했다.오늘은 민두해와 함께 온 덕분에 누구도 쉽게 술을 권하지 못했다.게다가 밤에는 강서이가 직접 운전해 민두해를 모셔다드려야 했다. 강서이는 술은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리셉션도 어느덧 후반으로 접어들었다. 참석자들도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민두해가 강서이와 함께 주최 측에 인사를 하고 돌아가려던 때, 민도하가 도착했다.민도하는 정장을 갖춰 입고 오지 않았다. 갑자기 마음을 바꿔 들른 듯했다.민도하가 나타나자 노아리의 기분은 금세 좋아졌다.노아리를 지켜 줄 사람이 드디어 온 셈이었다.이사랑 역시 기가 살아났다. 노아리와 민도하 곁을 바쁘게 오갔다.민도하가 나타나자 노아리는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전보다 더 많은 시선이 쏠렸다.사람들은 열심히 노아리에게 말을 걸었다. 다시 우월감을 되찾은 노아리가 일부러 강서이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강서이가 자신을 보지 않자, 노아리는 민도하에게 몸을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도하야, 회장님도 계신데 가서 인사드리자.”이번에는 민도하가 거절하지 않았다.노아리는 속으로 들떴다.“아버지.”민도하는 민두해 앞에 와서 인사했다. 하지만 시선은 강서이에게 잠깐 더 머물렀다.그 행동이 노아리를 본능적으로 긴장하게 만들었다.다행히 민도하의 시선은 오래 머물지 않고 곧바로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민두해는 민도하를 정
“그럼 잠깐 다녀올게요. 필요하시면 바로 불러 주세요.”강서이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 곧장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으러 갔고, 끝나자마자 민두해를 모시러 갔다. 저녁은커녕 제대로 된 한 끼도 챙기지 못했다.마침 배도 고팠다. 강서이는 핑거푸드와 디저트를 조금 담아서 사람이 적은 자리로 갔다.방금 민두해와 함께 인사를 다닐 때 눈여겨본 사람도 있었다. 강서이는 일부러 상대의 연락처를 받아 두었다.덕건그룹의 소용원 대표였다.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성공한다면, 이후 덕건그룹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었다.그래서 강서이는 미리 길을 터 두었다.이 정도 규모의 리셉션은 간단한 디저트 하나도 밖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강서이는 금방 몇 조각을 먹고 허기를 달랬다. 슬슬 민두해에게 돌아가려던 참이었다.그때 옆쪽으로 사람이 다가왔다.자기 이름만 들리지 않았어도, 강서이는 그대로 자리를 떴을 것이다.하필 누군가가 강서이 험담을 하고 있었다.노아리는 원래 더 많은 사람과 인맥을 넓히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전부 강서이 얘기만 하는 바람에 흥미가 사라졌다. 조용한 곳으로 와 숨을 고르고 싶었다.다행히 이사랑이 곁에 있었다.이사랑이 노아리를 달랬다.“언니, 마음에 담아 두지 마. 강서이 같은 여자 때문에 기분 망치지 말자. 언니가 말했잖아. 걔 오래 못 간다고. 눈여겨볼 필요도 없어.”“게다가 언니는 형부가 있잖아. 형부가 언니한테 얼마나 잘해 줘. 드레스랑 주얼리도 마음대로 고르게 해 주고, 한도 없는 블랙카드도 마음껏 쓰게 해 주고.”“나 태어나서 그렇게 큰돈 긁어 본 거 처음이었어. 진짜 짜릿했다니까.”이사랑의 위로가 효과가 있었는지, 노아리의 기분은 조금 나아졌다.노아리가 말했다.“오늘 주얼리 많이 샀으니까, 네가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몇 개 줄게.”“그럼 나 사양 안 한다? 어차피 형부가 또 사 줄 거잖아!”이사랑은 신이 났다.“언니도 좀 웃어. 오늘 이렇게 예쁘게 꾸몄는데, 형부가 데리러 왔다가 언니한테 또 반할걸?”
reseñas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