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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부승민은 온하랑을 차 뒷좌석에 태우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조금 붉게 부어오른 이마에는 아무렇게나 대일밴드를 덕지덕지 붙인 상태였고 발갛게 부어오른 왼쪽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나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발은…

그는 온하랑의 오른쪽 발을 들어 신고 있던 부츠를 벗기려 했지만 온하랑은 몸을 움츠리며 발을 뺐다. 온하랑의 종아리가 부승민에 의해 내리눌려졌고 신고 있던 부츠가 벗겨졌다.

부츠를 벗으니 양말 너머로도 퉁퉁 부은 발목이 눈에 들어왔다.

요약하자면 지금 온하랑의 상태는 엉망진창이었다.

부승민의 눈빛이 심각해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이 상처들은 다 뭐고? 누구한테 맞은 거야?”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한 온하랑이 대꾸했다.

“신경 쓸 거 없어.”

“온하랑!”

부승민의 집요한 눈빛에 온하랑이 고개를 돌려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

부승민은 착잡함과 분노의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온하랑이 말을 안 한다고 부승민이 정말 모를까?

대체 누구일까? 이런 수모를 당해놓고도 온하랑이 숨겨주는 사람이라니.

접대 자리에서 부승민은 단 한 방울의 술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를 대신해 술을 다 마신 비서는 차를 태워 집까지 보냈고 부승민은 온하랑을 차에 태워 병원까지 직접 운전해 갔다. 병원에 도착한 부승민은 온하랑을 안고 먼저 정형외과로 향했다. 그녀를 의자 위에 앉힌 부승민은 의사에게 온하랑의 증상을 설명했다.

온하랑의 오른쪽 발을 집어 들어 벌겋게 부어오른 쪽을 살살 누르며 진찰을 시작했다./

“여기 이렇게 누르면 아파요?”

온하랑이 대답했다.

“조금이요.”

“여기는요?”

“조금요, 선생님, 살살 눌러주시면 안 될까요? 세게 누르면 엄청 아플 것 같은데요.”

“아, 그래요? 그럼 더 세게 눌러드려야겠네.”

의사가 웃음기를 머금고 말했다.

온하랑 역시 의사의 말에 딱히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그저 딱딱한 진찰실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한 의사의 농담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온하랑의 발목을 잘 고정한 의사는 곧바로 그녀의 발을 힘주어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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