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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임지환이 마침 문 앞까지 걸어가자, 방안에서는 연달아 심각한 기침소리가 전해져왔다.

"콜록..."

이성봉이 문을 밀고 들어섬과 동시에, 한약재와 소독수 냄새가 섞인 자극적인 향이 코를 찌르며 불어왔다.

이 백여 평이 되는 침실 안에는, 각종 의료기기들이 진열되어 있고, 방호복과 의용 마스크를 착용한 간호사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기기 상의 데이터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런 장면은, 병원에 있는 중환자실과 비겨도, 나무랄 데가 없다!

병상에 누워있는 야윈 노인은, 머리에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고, 몸에는 여러 가지 링거 줄들이 꽂혀 있었다.

가끔씩 나는 기침소리가 없었다면, 들어온 사람들 모두가 어르신께서 세상을 뜨셨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문으로 들어간 후, 임지환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어르신의 침대 옆에는 진귀한 약재들이 진열되었다.

천금의 가치가 있는 동충하초가 여기서는 쓰레기처럼 아무렇게나 구석진 곳에 쌓여있다.

평소 한 포기마저 구하기 힘든 인삼은 배추처럼 한 단씩 묶여 탁자 위에 쌓여있다.

기기들을 제외하고 어르신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쓰인 약재들만 해도 이미 몇억의 가치가 된다!

바로 그때 흰 가운을 입은 중년 의사가 걸어와 깍듯이 말했다.

"성봉 씨."

"임명의, 이분은 장하명, 장 선생님이에요."

"제가 특별히 해외에서 모셔온 유명한 의사예요."

"이 시일 동안 다 장 선생님 덕분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어르신은..."

이성봉은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장 선생님, 이 분이 바로 제가 언급했던 임명의십니다, 업계에서는 모두 그를 용성수라고 칭하죠."

임지환은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이내 시선을 병상에 있는 어르신한테 돌렸다.

장하명은 바로 눈썹을 치켜올렸고 그를 예의 없다 생각했다.

그는 수년간 해외연수를 하며 매스컴에 20여 편의 전문론문이 있고 아주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이력이니, 어느 동종업계 사람들이 자신을 만나든 모두 예의를 차리고 있다.

이 임지환은 나이도 한참 어려 보이는데 왜 이렇게 자신을 경시하는 거지?

그의 마음속에는 갑자기 알 수 없는 화가 타올라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성봉 씨, 제가 요 몇 년 동안 해외에 있었지만 그래도 업계 동료들과 자주 교류를 해왔어요, 용성수라는 인물은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은데요."

의술계는 항상 경력이 뒷받침되어야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곳이다.

똑같이 이 가에서 청해온 사람이니 장하명도 이유 없이 남에게 눌리우고 싶지 않았다.

이 얘기가 전해지면 다른 이들의 비웃음을 살게 아닌가?

"들어본 적 없다면 아직 그 정도 레벨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걸 설명하죠."

임지환이 미적지근하게 한 마디 답했다.

장하명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화를 내려 했다.

이렇게 서로 칼을 겨누는 분위기에 이성봉이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장 선생님, 지금 어르신 상태는 어떤가요?"

"어르신의 현재 몸 상태는 크게 호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매일 고법으로 특별히 제작한 십전인삼액으로 어르신께 보신 중이라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거예요."

이 의료진들은 인삼과 동충하초 그리고 설련 당귀 등 몇몇 진귀한 약재들을 전부 기기로 가루를 내었다.

그리고 이 가루를 필터링한 뒤 단백질액을 추가해 수액을 하는 방식으로 어르신의 체내에 투여했다.

"장 선생님은 역시 진 어르신의 제자답습니다, 이렇게 고법과 현대 과학기술을 결합시킬 생각을 다 하시다니."

"선생님이 계신 덕분입니다, 아니면 어르신은 지금까지 버티시지 못했을 거예요."

이성봉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장하명은 속으로 고소해났지만 그저 손을 내저었다.

"이건 다 제가 해야 할 일들입니다, 어르신을 존중하는 게 아니었다면 이렇게 이 가에서 3개월 동안 객경의사가 되는 것을 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이윽고 그는 임지환을 바라보며 고의적으로 말했다.

"그런데 저 젊은이는 어린 나이에 명의라고 자칭하다니, 뛰어난 점이 있는 게 틀림없겠죠?"

비록 장하명의 말투는 겸손했지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말속에 담긴 짙은 화약 냄새를 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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