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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때가 되면 다 만나게 되는 법이야."

임지환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더니 휴대폰을 이성봉에게 돌려줬다.

"꿀꺽…"

이성봉이 침을 한번 삼켰다.

그가 잘못 듣지 않았다면 임지환은 방금 양주왕의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했다.

게다가 그런 말을 듣고 양주왕은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그렇다면 임지환의 신분이 양주왕의 신분보다 훨씬 더 높을지도 모른다고 이성봉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조금 곤혹스러워졌다.

용성수는 정말 단순한 의사일까?

머지않아 차는 이 씨 저택에 도착했다.

이 씨 저택은 시내가 아닌 교외에 있었다.

청용산과 맞닿은 그곳은 물도 맑고 공기도 좋아 살기에 적합했다.

이 씨 저택은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풍수지리가 좋은 집이었다.

이 씨 집안사람들은 이미 전부 문 앞에 나와 있었다.

그들은 이성봉이 왜 이런 당부를 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집에 대단한 사람이 온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

연이은 차들이 천천히 마당으로 들어섰고 이성봉이 먼저 차에서 내리더니 직접 문을 열고 임지환이 내리는 것을 도와줬다.

사람들은 전부 발꿈치를 들고 목을 빼 들었다.

하지만 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상자 하나를 든 젊은이라는 것을 확인하곤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저런 차림새를 한 사람이?

"이분은 제가 어르신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모셔 온 임 명의입니다. 용성수라는 별명을 가지신 훌륭한 분입니다."

이성봉이 임지환을 소개하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임지환의 신분을 추측하고 있는 듯했다.

저렇게 젊은 사람이 병을 고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때, 조금 덩치가 있는 중년 남자 하나가 웃으며 다가와 임지환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용성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성강이라고 합니다, 이씨 집안의 둘째고요."

"네."

임지환은 그의 말에 담담하게 대답을 했을 뿐 악수를 하지 않았다.

이성강은 허공에 손을 내민 채 어색해진 표정으로 소리 없이 임지환을 욕했다.

그는 임지환이 참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곤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씨 집안의 그 누가 밖으로 나가도 강한시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이 씨 집안사람이 주동적으로 인사를 건넸는데 저런 태도를 보이다니?

이렇게 사람을 존중할 줄도 모르는 젊은이가 있단 말인가.

임지환은 사람들의 반응을 눈치챘지만 그저 무시했다.

그는 원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이런 불필요한 교류를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 집에 발을 들인 것도 양주왕 체면을 봐서였다.

이 사람들이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봤자 그와 그 어떤 연관도 없었다.

그때, 이성강의 언짢은 표정을 확인한 이성봉이 얼른 나섰다.

"임명의께서 차를 타고 오느라 피곤했나 봅니다. 얼른 가서 쉴 자리 좀 마련하세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어르신 병부터 봐 드리죠. 이 회장님만 따라오시고 다른 분은 여기 계세요."

임지환이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게… 알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결국 이성봉이 어쩔 수 없이 앞장섰다.

두 사람이 떠난 뒤,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자기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그러니까, 예의가 아예 없네. 그러고도 무슨 명의? 용성수?"

"사기꾼 아니야? 저렇게 젊은 명의 본 적 있어?"

"가주님 이번에 사기당한 거 아니야?"

"저런 놈이 정말 어르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임지환의 신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이성강이 다시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소항시 명의 소태진을 모셔 왔습니다. 이제 곧 도착할 겁니다."

"소태진? 그 육지 명의 소태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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