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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빌어먹을, 이 미친놈이 잘리고 싶어서 환장했어? 당장 꺼져!”

이대광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오랫동안 주색에 빠지다 보니 몸이 비실비실해서 감히 싸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

“넌 해고야! 당장 짐 싸서 나가! 이젠 직장도 잘렸으니 네 그 병든 엄마가 죽는 건 시간 문제야!”

퍽퍽퍽......

천도준은 이대광에게 다가가 또 몇 번 무자비하게 발로 걷어찼다.

3년 동안 그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머니에게 용돈이라도 더 드리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으며 몇 번이고 억울한 누명을 쓰면서도 오직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비루하게 버텨왔다.

그를 모욕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그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다.

대표 사무실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려오자 직원들은 분분히 대표 사무실로 달려왔다.

사무실을 둘러싸고 사무실 내부를 들여다보던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세상에!

해결사가 오늘 뭘 잘못 먹었나?

하지만 아무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

이대광은 평소에 워낙 갑질이 심하다 보니 직원들은 그가 얻어맞는 모습에 알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천도준은 힘이 다 빠져서야 이대광에게서 손을 뗐다.

바닥에 널브러진 이대광의 얼굴은 어느덧 피투성이가 되었으며 코끝도 퍼렇게 멍들었지만 여전히 꼬리를 내리지 않고 천도준을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넌 끝났어! 네 엄마는 네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야! 넌 이젠 아웃이야!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천도준은 싸늘하게 웃으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워낙 사직하려고 왔는데 생각이 변했어요.”

이대광은 깜짝 놀랐다.

천도준은 휴대폰과 쪽지 한 장을 꺼내 들더니 쪽지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몇 초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

“어르신, 정태건설을 인수해야겠어요.”

천도준의 말투는 더없이 깔끔했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놀라던 이대광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깜짝이야. 난 또 뭐라고. 정태건설을 인수해? 남은 돈이라곤 다 병원에 처넣은 거지새끼 주제에 인수?”

밖에서 구경하던 직원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이내 조용하던 사무실 밖이 갑자기 발칵 뒤집어졌다.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부장님이 정태건설을 인수하겠다고?”

“장난인 것 같은데? 해결사가 너무 화가 나서 일부러 그러는 거 같아. 부장님이 무슨 돈이 있다고 우리 회사를 인수하겠어? 아무리 코딱지마한 기업이라도 적어도 200억은 훨씬 넘을 텐데.”

“부장 월급이 꽤 높아서 수입은 짭짤하겠지만 내가 듣기론 부장님이 3년 동안 번 돈을 전부 어머니 병 치료와 처가에 썼다고 했어. 그런데 그렇게 큰돈이 어디 있다고.”

......

직원들의 수군거림을 듣던 천도준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그런데 이대광이 휘청거리며 일어서더니 천도준에게 맞은 일은 그새 잊었는지 바닥에 침을 뱉으며 그를 비웃었다.

“이것 봐. 직원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감히 허세야? 회사를 인수해? 네 엄마 유골함이나 사는 건 어때?”

천도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이대광을 노려보았고 이대광은 두려움에 입을 꾹 다물더니 뒷걸음질 쳤다.

이내 이대광은 비틀거리며 사무용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려고 했다.

바로 이때, 전화가 들어왔다.

휴대폰을 들어보니 그의 매형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워낙 오후에 회사에 오기로 했으니 미리 연락하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다.

이대광은 또 한 번 바닥에 침을 뱉더니 천도준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휴대폰을 흔들었다.

“우리 매형한테서 걸려 온 전화야. 너 회사 인수하겠다며? 내가 전화 바꿔줄까? 두 사람이 직접 상의할래?”

말을 끝낸 이대광은 그제야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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