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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Penulis: 탄산요정
“하남우가 이 아이를 전무님 아이로 믿게 하면 돼요.”

세준은 잠깐 굳었다가 차갑게 웃었다.

“하남우한테 고은희의 아이를 내 아이로 믿게 하자는 거야?”

영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남우가 정말 전무님 아이로 믿으면, 그 아이를 그대로 둘까요?”

세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차갑게 말했다.

“좋아. 네 말대로 하지. 다만 다른 생각은 하지 마. 혹시라도 네가 뒤에서 딴마음 품는 걸 알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지는 너도 알고 있지?”

...

최근 남우는 영은의 곁에 있는 시간이 꽤 많았다.

반대로 은희에게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 남우에게 은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날 저녁 남우가 집에 들어오자 영은은 곧바로 현관 쪽으로 다가갔다.

“이제 왔네.”

영은이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나직이 말했다.

남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목소리는 무심했다.

“왜 그래?”

영은은 입술을 깨물며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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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4화

    ‘다쳤다고?’ 은희는 바로 믿지 않았다. 혹시 동정을 사려고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지 먼저 의심했다.하지만 문틈 너머 공기에서 희미한 피 냄새가 느껴졌다.정말 다친 게 분명했다. 아무리 미워도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었다. 은희는 결국 문을 열기로 했다.문이 열리자 남우의 몸이 힘없이 앞으로 무너졌다. 은희가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남우를 받쳤다.남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하얬다. 팔의 상처에서는 여전히 피가 흘러 은희의 소매까지 붉게 물들였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조금 전까지만 해도 은희는 남우가 일부러 아픈 척하거나 거짓말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상태는 연기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었다.은희는 남우를 부축해 집 안으로 들인 뒤 곧바로 문을 닫았다.벽에 기대선 남우가 힘겹게 웃었다. “미안해. 또 폐 끼치게 됐네.”은희는 구급함에서 지혈용 거즈와 붕대를 꺼냈다. 손끝은 조금 떨렸지만 움직임만큼은 차분했다.“말하지 마. 힘 아껴.” 은희는 낮게 말하며 몸을 낮춰 남우의 상처부터 살폈다.남우는 거친 숨을 내쉬며 벽에 기대 있었다. 시야가 흐렸지만 애써 은희의 얼굴에 초점을 맞췄다.이런 일이라도 생겨야 은희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면서도 남우에게는 이상한 안도감을 줬다.적어도 지금 은희는 평소처럼 남우를 완전히 밀어내지는 않았다.“은희야.” 남우가 낮게 이름을 불렀다. 혹시 은희가 이번 일마저 일부러 꾸민 일이라고 오해할까 걱정됐다.“미안해. 일부러 너 찾아온 거 아니야. 이 주변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 너밖에 없었어.”몸은 견디기 힘들 만큼 아팠지만 남우는 은희가 자신 때문에 다시 불안해할지부터 신경 썼다.은희의 손이 잠깐 멈췄다. 남우를 한번 바라봤지만 아무 대답 없이 다시 상처를 드레싱 했다.일부러 온 게 아니라는 건 은희도 알았다. 남우의 상태는 집에서 간단히 처치할 수준이 아니었다.가슴 쪽에도 깊게 베인 상처가 있었고 피가 계속 배어 나왔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었다.“누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3화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남우는 급히 가능성을 부정했다.그 아이만큼은 자신의 아이여서는 안 됐다. 남우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억지로 웃었다.만약 자신의 아이였다면 남우는 제 손으로 자기 아이를 죽게 만든 셈이 된다.‘그럴 리 없어. 내 아이일 수 없어.’ 그렇게 되뇌고 나서야 남우는 조금 숨을 돌렸다. 너무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한 거라고 믿고 싶었다.남우는 흐트러진 정장을 정리한 뒤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그곳을 떠나려 했다.그런데 몇 걸음 떼기도 전에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기척이 느껴졌다.오랫동안 위험한 상황을 겪어 온 감각이 곧바로 반응했다. 남우가 몸을 비키자 번뜩이는 칼날 하나가 귓가를 스쳐 뒤쪽 벽에 박혔다.단검이었다.“누구야!” 남우가 날카롭게 외쳤다. 자신을 노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공격해 오는 경우는 처음이었다.어둠 속에서 검은 코트를 입고 얼굴을 가린 남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하 대표님 목숨에 꽤 큰돈을 건 사람이 있습니다.”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감정이 없었다. 맡은 일을 처리하러 왔다는 태도뿐이었다.남우가 코웃음을 쳤다. “그쪽 혼자?”상대는 대답하지 않고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손에 든 칼끝이 남우의 가슴을 향해 곧게 파고들었다.남우는 급히 피했지만 상대의 움직임이 너무 빨랐다. 칼날이 팔을 길게 베고 지나가며 셔츠 소매가 피로 젖었다.“하 대표님!” 근처에 있던 경호원이 즉시 달려들어 남우 앞을 막고 남우를 공격하려는 사람과 맞붙었다.하지만 상대는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사람처럼 움직였다. 한 번 한 번의 공격이 날카롭고 위험했다.경호원도 만만치 않았지만 몇 차례 공방 끝에 복부를 찔리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숨이 위태롭게 끊어질 듯했다.남우는 이번 공격이 단순한 협박 수준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잘못하면 오늘 밤을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남우는 바닥에 떨어진 경호원의 단검을 집어 들고 공격자와 거리를 벌렸다.“하 대표님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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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1화

    은희는 서순미의 집 마당에 앉아 따뜻한 차가 든 잔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었다.서순미는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은희가 이곳으로 옮겨 온 뒤부터 자주 챙겨 주었고, 말벗도 되어 주고 은희의 자잘한 대소사까지 돌봐주었다.은희는 그런 서순미가 고마웠다. 소박한 생활이었지만 마음만큼은 전에 없던 평온을 느꼈다.서로 속고 속이는 일도 없으니 마음이 한결 편했고, 몸을 돌보며 아이를 기르기에도 좋았다.영은이나 남우가 찾아와 흔들어 놓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은희는 오랜만에 편안하게 지냈다.막상 남우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고 보니 예상했던 것만큼 괴롭지도 않았다.오히려 해방됐다는 감정이 더 컸다. 한때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이 지금은 자신에게 이런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만 씁쓸할 뿐이었다.은희가 이 집에 머물기 시작한 뒤 이섭이 종종 찾아왔다. 은희는 이섭에게 분명히 이성적인 감정은 없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이섭 역시 자신도 그런 감정은 없다고 생각했고, 은희의 재능과 사람 됨됨이를 높이 평가할 뿐이라고 했다.처음에는 은희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지내다 보니 이섭이 정말 선을 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이섭은 은희를 챙기면서도 늘 거리를 지켰다. 둘이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도 작곡과 악보에 관한 것이었다.은희 역시 그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웠다. 음악은 은희가 여전히 사랑하는 일이었다.아이에 대해서도 이섭에게만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아이는 무사하다고 말하면서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지금 은희가 원하는 것은 그저 조용히 지내며 비밀리에 아이를 안전하게 낳는 일이었다.이섭은 은희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비밀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렇게 잔잔한 날들이 이어졌다.그날도 이섭은 평소처럼 수돗가에 서서 갓 사 온 채소를 씻고 있었다.이섭은 가끔 은희 쪽을 바라봤다. 은희가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도심에서 여기까지 와 주곤 했다.“은희 씨, 이 채소 진짜 싱싱해요. 이따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80화

    ‘나는 이렇게 계속 남의 관계에 끼어드는 사람으로 살아야 해?’ 영은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영은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눈에 눈물이 차오르며 목소리마저 울먹였다.“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분명 나랑 결혼할 거라고 했잖아! 이제 이혼까지 했는데도 나한테 제대로 된 자리를 줄 생각이 없는 거야?”“너 나 한 번도 사랑한 적 없었던 거야? 계속 은희 씨를 못 놓고 있었던 거지?”남우는 영은을 사랑한 적이 없었다. 손을 대지 않았던 것도, 영은에게 베푼 모든 호의도 사랑이 아니라 영은이 베푼 은혜에 대한 보답에 가까웠다.더 잔인한 사실은 영은이 베푼 그 호의조차 애초에 영은의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모두 은희가 한 일이었다.영은이 누려 온 것의 시작에는 결국 은희가 있었다.남우는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려 영은에게 등을 보였다. 차갑게 말했다.“영은아, 이제 그만해. 나 지금 바빠. 이런 얘기까지 할 여유 없어. 먼저 가.”영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은희와 이혼만 하면 남우가 당연히 자신을 선택할 줄 알았다.하지만 아니었다. 은희가 없어도 남우는 영은과 함께할 생각이 없었다.영은 앞을 가로막고 있던 벽은 은희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남우였다.남우가 영은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문제였다.“정말 한 번도 날 사랑한 적 없어?”남우는 돌아보지 않았다. 싸늘한 목소리만 흘러나왔다. “감정은 억지로 만들 수 없어. 내가 너한테 갚아야 할 건 다른 방식으로 갚을게. 결혼은 안 돼.”영은은 제자리에 서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이를 악문 영은이 차갑게 내뱉었다. “넌... 후회할 거야.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야!”말을 마친 영은은 몸을 돌려 서재를 뛰쳐나갔다.영은은 하씨 저택을 빠져나와 차에 올라탔다. 눈물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고은희 행방 알아봐 줘. 지금 어디 있는지 전부 다...”전화를 끊은 영은은 이를 악문 채 낮게 중얼거렸다. “고은희,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79화

    그 말을 듣고서야 민영순은 한숨을 돌렸다. 적어도 남우가 영은과 결혼할 생각은 없다는 걸 알았다.“그럼 됐다. 선은 지켜. 은희처럼 좋은 아내를 두고 네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남우는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였다.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남우도 예상하지 못했다. 은희가 목숨까지 걸고 이혼을 요구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예전에도 은희는 몇 번이나 이혼을 입에 올렸지만 실제로 끝까지 밀어붙인 적은 없었다.이번에도 결국 이전과 비슷하게 지나갈 거라고 생각한 남우의 완벽한 착각이었다.남우는 핸드폰을 들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은희가 어디로 갔는지 샅샅이 알아봐.”고씨 집안 저택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은희는 그곳에도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남우는 은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우에게는 사람 하나의 행적을 끝까지 쫓아낼 자원도 힘도 있었다.서재에 앉은 남우는 무의식적으로 책상 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머릿속에는 법원과 구청에서 마지막으로 본 은희의 모습만 떠올랐다.은희의 눈을 떠올릴수록 가슴이 조여 왔다. 한때는 남우만 바라보던 사람이 이제는 완전히 마음을 접은 듯했다. 그런 은희의 눈 안에 더는 남우가 없었다.남은 건 미움뿐이었다. 남우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지만 가슴 한가운데가 찌르는 듯 아파 숨이 막혔다.마음속을 수많은 벌레가 파먹는 것처럼 괴로웠다. 창밖을 바라보니 세상이 전부 예전과 달라진 것만 같았다.그때 서재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영은이 들어왔다.영은은 깔끔한 흰색 원피스를 입고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있었다.“요즘 많이 지쳐 보이더라. 차 좀 마셔.”남우는 고개를 들었다가 영은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차를 받지는 않았다. 무심하게 말했다. “고마워. 책상에 놔.”영은은 차를 내려놓고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남우 곁으로 다가온 영은이 조심스럽게 떠보듯 물었다. “나도 들었어. 너... 은희 씨랑 이혼했다며?”남우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영은을 올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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