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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Auteur: 강노을
하준의 여자친구가 되기로 약속한 순간, 이람의 가슴이 한 번 더 빠르게 뛰었다.

몇 초 동안은 멍했던 것 같다.

마치 뜬금없이 하준과 2년 동안 풀 수 없는 관계를 맺어버린 느낌.

구두 약속이었지만, 이 협력 관계는 혼인신고보다 더 단단해 보였다.

적어도 이람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대표님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이람은 무심코 하준을 바라보았다.

하준은 긴장이 풀린 듯한 자세로 운전석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미끄러졌다.

얇은 셔츠 한 장.

조금 흐트러진 머리.

하준은 제헌과 싸우기 전부터 이랬지만, 그럼에도 대기업 총수다운 매력과 카리스마는 여전했다.

좁은 차 안이라 그런지... 이람은 별로 가릴 것도 없이 하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준이 고개를 돌렸다.

딱... 눈이 마주쳤다.

들킨 순간, 이람은 민망해졌다.

평소였다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단순한 비서와 상사 사이에 가짜 연인이라는 이름이 더해졌으니까.

예전에는 하준이 자신을 바라봐도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디인지 모르게 눈빛이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인관계에 대한 상상으로까지 흘러가 버렸다.

‘안 돼, 생각하지 마!’

이람은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러나 하준이 먼저 말을 꺼냈다.

“뭘 그렇게 봐요?”

“대표님은... 왜 셔츠만 입고 오셨어요?”

있는 그대로 말했다.

하준은 아래로 시선을 내렸다.

집에서 M·L 직원의 전화를 받고, 이람이 제헌에게 끌려갔다고 들었을 때, 첫 번째로 든 생각은 ‘괜히 선물 얘기를 해서 귀찮게 한 건 아닌가’였고,

두 번째는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핸드폰과 차 키만 들고 뛰쳐나온 것이었다.

지금에서야 정말로 셔츠 한 장만 걸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람이 말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몰랐을 것이다.

“대표님, 그냥 궁금해서요.”

하준은 짧게 말했다.

“조금... 마음이 급했어요.”

이람은 속으로 의문이 피어올랐다.

‘혹시... 내가 위험해질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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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aire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선미
하준이가 이람이집 서재보면 놀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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