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핵심을 찌르며 서정혁의 마음속을 후려쳤다.남자의 눈동자에는 점차 어두운 그늘이 졌다.서정혁이 망설이는 사이 심지경이 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성수연 앞에 섰다. 그러고는 긴 팔로 성수연의 뒷목을 감싸고는 가느다란 다섯 손가락을 머리카락 사이로 넣었다.남자의 어두운 눈빛을 바라본 성수연은 몸이 저절로 떨렸다.혼란스러웠던 수많은 밤, 그들이 침대에서 뒤엉켜 있을 때마다 심지경은 늘 이랬다. 땀에 젖은 손가락으로 성수연의 검은 머릿결을 쓸어 넘기거나 손가락 깎지를 끼고는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며 열 손가락을 꽉 맞잡았다.그건 꿈같으면서도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영원할 것만 같은 환상이었다.성수연이 잠시 생각에 잠긴 찰나, 심지경은 눈을 날카롭게 부릅뜨더니 큰 손으로 그녀의 뒷머리를 움켜쥐었다.그러고는 머리를 물에 빠뜨리듯 세게 아래로 눌렀다.억지로 김설연에게 허리 숙여 인사할 수밖에 없는 성수연은 너무 굴욕적인 상황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심지경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 제가 훈육을 못 했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부디 넓으신 아량으로 이 하찮은 사람의 잘못을 덮어주시고 그냥 넘어가 주세요.”그제야 김설연은 거만한 태도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심지경이 누가 뭐래도 심씨 가문 상속자였기에 김설연도 더는 심한 요구를 할 수는 없었다.다만 마음속 강시원에 대한 원한은 하나도 줄지 않았다.이 한 대, 꼭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천 배 만 배로 갚아줄 것이다!“수연아!”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진 강시원은 바로 달려가 성수연의 허리를 잡은 뒤 안타까운 마음으로 꽉 끌어안았다.“사과할 필요 없어. 넌 아무 잘못도 없었어. 개소리 같은 사과 따윈 안 해!”남자다운 성격의 성수연이 강시원 품 안에서는 물처럼 녹아들더니 눈시울이 점차 촉촉해졌다.심지경을 원망스럽게 쳐다본 강시원은 한 글자 한 글자 싸늘하게 내뱉었다.“심지경 씨, 그쪽은 남들과 다를 줄 알았는데 이제 보
등에 식은땀이 흐른 서정혁은 온몸이 순식간에 흠뻑 젖었다.젊었을 때 서근호의 전속 경호원이었던 지동훈이 얼마나 흉포하고 난폭한지 서정혁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연약한 강시원이 거친 한 대를 버틸 리가 없었다. 분명 큰일이 날 것이다.볼을 감싸고 있는 김설연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야말로 겉으로는 재벌가 사모님인 척 온갖 행세를 다 했지만 마음은 악독하기 그지없었다.온몸을 확 움츠린 강시원은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을 꽉 감았다.퍽!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어두웠던 지동훈의 눈빛도 동공 지진이 인 듯 흔들렸다. 성수연이 번개처럼 손을 뻗어 그의 손목을 꽉 잡으며 강시원 앞을 막아선 것이다.너무 빠른 속도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경시는 물론 전국에 내로라하는 경호원을 지동훈은 다 만나 봤다. 하지만 그보다 빠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런데 여자가 그의 손을 막아내다니!눈이 휘둥그레진 강시원은 순간 목멘 소리로 성수연의 이름을 불렀다.“수연아...”“와... 수연 이모... 진짜 슈퍼우먼이에요!”배다울은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아주 흥분한 모습이었다.긴장이 풀린 서정혁도 드디어 길게 숨을 내쉬었다.“덩치 큰 남자가 감히 여자에게 손을 대? 정말 김설연 여사가 키운 하이에나답군. 대단해.”빨간 입꼬리를 싸늘하게 올린 성수연은 온몸에서 차갑고 살기 어린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일개 경호원 주제 왜 잘난 척이야.”어금니를 꽉 깨문 지동훈은 손을 빼내려 했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남녀라면 마땅히 힘 차이가 나야 하지만 몸매가 야윈 성수연이 생각보다 힘이 너무 셋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이 손으로 나무 한 그루도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나는 심 대표님 경호원이긴 하지만 시원이 사람이기도 해.”성수연은 눈동자에 핏발이 선 채 지동훈을 세게 밀쳤다.“앞으로 누구든 시원이 건드리면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놈을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 내 말 못 믿겠으면
성수연의 요염한 모습에 김설연은 경멸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재벌가 신분이라면 그나마 예의 없고 버릇없는 걸 봐줬겠지만 고작 경호원이라고? 재벌가 도련님 경호원 옆에 이렇게 건방진 계집애를 곁에 두면 체면 떨어지는 거 아니야?”심지경은 목이 조여오듯 답답했다.“성수연, 당장 여사님에게 사과해! 빨리!”하지만 얼굴을 돌린 성수연은 잘못을 인정하거나 고개 숙일 생각이 없었다.심지경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건방진 계집애, 요즘 감금당해도 아직 반성하지 못하는 거 보니 전혀 정신을 못 차렸구나. 침대에 묶어 놓고 살려달라고 빌 때까지 박아줘야 진짜로 순종하고 굴복할 거야!’“여사님, 전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입이 정말 지독하네요.”강시원은 ‘지독하다’는 말을 일부러 길게 끌며 예쁘게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 모습에 오히려 보는 사람의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정말 씻지 않은 막창처럼 더 구리네요.”그러자 서정혁이 으르렁거렸다.“강시원!”모두가 충격에 휩싸였다.경시에서 강시원 말고는 그 누구도 김설연에게 감히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물론 한 명이 더 있다면 아마 성수연일 것이다.강시원의 말을 들은 김설연은 분노가 치밀어 오장육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눈시울까지 붉어졌다.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두 걸음 걸어 강시원 앞에 다가간 김설연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팔을 휘둘러 강시원 뺨을 강하게 때렸다.얼굴이 옆으로 돌아간 강시원은 이내 볼이 퉁퉁 부어올랐다. 얼굴 위에 불덩어리가 뒹구는 것처럼 아팠다.서정혁은 순간 동공 지진이 일 듯 눈빛이 흔들렸다.심지경도 깜짝 놀랐지만 옆에 있는 임지민은 오히려 속으로 환호를 지르며 저도 모르게 음흉하고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시원 이모!”배다울이 목청이 터져라 강시원을 불렀다. 앞으로 나가려고 작은 몸으로 발버둥 쳤지만 성수연이 꽉 붙잡았다.“할머니! 나쁜 할머니! 어떻게 시원 이모를 때릴 수 있어요!”“여사님, 당신 진짜 비열하네요! 말로 안 되니까 손으로 때려요?”눈동자가 붉게 충혈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강시원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김설연과 정면으로 맞섰다.순간 예전의 자신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서정혁을 자기 자신보다 사랑하고 존경했기 때문에 늘 낮은 자세로 서씨 가문에서 말없이 비굴하게 지냈다. 심지어 지나가는 개마저도 강시원을 깔볼 정도였다.겉과 속이 다른 시어머니 김설연 앞에서는 더욱 약해져 쉽게 괴롭힘을 당하고 마음대로 짓밟혔다.하지만 이제 이 독한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니 예전의 자신이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실컷 놀림만 받은 멍청이 같았다.그리고 김설연이라는 이 여자는 성수연 말 그대로 늙은 할망구일 뿐이었다.“사모님!”눈물을 훔치며 김설연 앞으로 다가간 임지민은 강시원이 곧 크게 혼날 거라 생각해 마음속으로 의기양양했다.“여사님.”성수연을 날카롭게 바라보던 심지경도 드디어 고개를 돌려 김설연을 바라보며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고개를 살짝 끄덕인 김설연은 음흉한 시선으로 성수연과 어린 배다울을 훑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원한 가득한 눈빛으로 강시원의 맑고 예쁜 얼굴을 바라봤다.늙은 여자의 시선에 소름이 돋은 성수연은 배다울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서정혁은 미간을 찌푸렸다.“엄마, 왜 오셨어요?”“왜 왔냐고.”차갑게 코웃음을 친 김설연은 실크 손수건을 꺼내 임지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안 오면 내 손주가 강시원 이 악마 같은 여우에게 죽을 뻔했잖아! 모든 여자가 엄마로서의 자격이 있는 건 아니라는 옛말이 딱 맞아. 강시원 같은 여자는 그냥 새끼만 낳는 암캐일 뿐이지!”눈을 가늘게 뜬 강시원은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암캐...’서씨 가문의 상속자의 친엄마에, 재벌가 큰 사모님이라는 사람이 내뱉는 말이 왜 이리도 상스러운지...강시원에게 인격 모욕을 하는 자기 엄마의 모습에 마음에 불쾌감이 강하게 밀려온 서정혁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임지민은 흐느끼며 울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씨익 웃었다.김설연만 중간에서 버티면 강시원과 서정혁은 결국 이
강시원은 순수한 얼굴로 억울한 척하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여자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유재윤이 말했던 내용이 떠오르자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임지민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조급해할 거 없어. 너한테 대한 원한 갚지 않은 게 아니라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니까. 너와의 원한은 언젠가 꼭 제대로 청산할 테니까 기다려.”순간 가슴이 떨린 임지민은 투명한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강시원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거지? 혹시... 납치 사건이 자기와 관련 있다고 의심하는 건가? 말도 안 돼! 중간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벌써 증거를 발견했을 리 없어. 그냥 허세일 뿐이야!’“강시원, 말이 너무 심하잖아!”원래부터 강시원을 업신여기던 심지경은 여러 남자들과 얽히는 강시원의 모습을 보고 더욱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임지민 편을 들었다.“지민이는 계속 너를 언니로 존경하고 가족으로 생각하며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는데 넌 받아주지도 않으면서 계속 시비만 거네? 정말 지민이를 죽이기라도 하려는 거야?”하지만 강시원은 흔들림 하나 없는 평온한 눈빛으로 임지민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 순간 임지민은 온몸이 오싹할 정도로 전율이 느껴졌다.“내가 죽이려 한다고요? 오히려 지민이가 나를 죽이려 한 건 아닌지는 모르겠네요.”“강시원.”서정혁이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강시원을 불렀다. 눈 속의 깊은 악의는 당장이라도 강시원을 찔려 죽일 듯했다.“지민이 말이 맞아. 원망이든 불만이든 나한테 풀어, 왜 아이까지 괴롭히는 거야?”맑은 얼굴을 든 강시원은 격분한 남자의 눈빛과 마주쳤다.예전 같았으면 억울했을 텐데 지금은 그저 이런 서정혁이 위선적이고 역겨울 뿐이었다.“도훈이는 원래 자존심이 강한 아이야. 오늘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 앞에서 도훈이는 내버려 두고 배기훈 아들 학부모회에 가? 대체 생각이 있긴 한 거야?”서정혁은 화가 난 듯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애가 기절한 건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천식 발작으로 알칼리
붉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강시원은 단호한 시선으로 말했다.“왜 안 오겠어? 네 아빠와 약속했으니 꼭 와야지.”바로 그때, 뒷문에서 툭 하는 낮은 소리가 울렸다.“앗! 큰일 났어! 서도훈이 기절했어!”깜짝 놀란 사람들은 이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쳐다보았다.강시원은 처음에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자기 아들 이름인데 어찌 잘못 들을 수 있겠는가.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에 고개를 홱 돌렸다.강시원이 앉은 각도에서 서도훈의 작은 몸이 바닥에 넘어져 꼼짝하지 않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서도훈을 실은 119구급차는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조치를 받는 내내 강시원은 줄곧 그 옆을 지켰다.학부모회는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도중에 배기훈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고 황근우 연락처도 몰라 성수연과 유재윤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성수연이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최대한 빨리 학교로 가서 배다울을 돌보겠다고 했다.복도에 앉아 켜져 있는 응급실 등을 빤히 쳐다보던 강시원은 손발이 차가워졌다. 머릿속에는 전에 서도훈과 함께 살며 있었던 일들이 하나둘 스쳐 지나가자 마음이 너무 무겁고 복잡했다.임지민이 올 줄 알았지만 예상밖으로 오지 않았다.그런데 서도훈이 그녀가 배다울 옆에 앉은 걸 보고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며 견디지 못하고 기절할 줄은 몰랐다.핏줄이 선 맑은 눈을 천천히 감은 강시원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서도훈이 자기 아빠를 똑 닮아 말은 날카롭지만 행동은 내뱉은 말과 완전히 달라 속내를 알기 힘들었다.서도훈 마음속에 강시원이라는 엄마를 아직은 신경 쓰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신경 쓰는 거라면 왜 남들과 함께 그렇게 엄마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일까?그 정도 신경 쓰는 거는 차라리 관심을 꺼주는 것보다 하찮았다.“강시원!”어두운 듯 날카로운 목소리가 칼처럼 차가운 공기를 뚫고 들려왔다.긴 속눈썹을 떨며 천천히 눈을 뜬 강시원은 서정혁이 긴 다리를 움직이며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온몸
그 종이는 가볍게 허공을 돌아 남자의 번들거리는 구두 앞에 내려앉았다.거기에는 단단한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사직서]‘강시원!’사람들 사이로 냉기가 한 번에 빨려 들어갔다.‘공개석상에서 염라대왕과 맞짱을 뜬다고? 이 아가씨, 엄청 대담하네!’서정혁의 관자놀이가 불끈거렸다.“임지민 덕 좀 봤네. 나 같은 말단이 그룹의 큰어른들을 이렇게나 한꺼번에 뵐 줄이야. 서정에서 일한 게 아주 헛수고는 아니었어.”강시원의 눈매는 붉고도 차가워 눈부시게 빛났다. 남자의 드러난 놀람을 똑바로 보며 고운 미소를 그렸다.“그럼, 여기서
연안 빌리지로 돌아가는 길, 서정혁은 내내 먹구름을 이고 있었다. 호화로운 차 안은 얼음 창고처럼 싸늘했다.서도훈은 좌석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숨소리조차 죽였다.“정혁 오빠... 아직 언니한테 화났어?”임지민이 살살 떠보았다.“그런데 정말 뜻밖이네. 언니가 유재윤 변호사를 알 줄이야. 언니의 인맥은 오빠가 아는 것보다 훨씬 깊은 것 같아.”“서도훈.”서정혁은 아들의 하얀 얼굴을 똑바로 겨누었다. 목소리는 매섭고도 압박감이 들이쳤다.“바람났다는 그 막말, 누가 가르쳤어?”아버지의 새까맣게 굳은 낯빛에 질려 서도훈은 덜덜
“서도훈, 너는 아빠랑 잘 먹어. 엄마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그러나 두 걸음 떼자마자, 서정혁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힘은 섬뜩할 만큼 세찼다.“강시원, 너 지금 나한테 삐진 거야?”강시원은 아파 어깨를 떨고 손을 뿌리치려 하며 낮게 깔린 목소리에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아이 앞이야. 서 대표, 자중해.”‘자중이라니?’서정혁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애매하게 얽혀 같은 식탁을 마주하고도, 감히 그에게 자중하라 했다.‘그 입으로 그 말을 어떻게 내뱉지?’“저 남자,
강시원의 입은 헝겊으로 막혀 있었고 목구멍에서는 울먹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속눈썹에는 아직도 굳은 핏덩이가 매달려 있었고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으며 시야는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하지만 절망적이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강인한 의지를 내보였다. 수정처럼 맑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몸부림치면서 주변 상황을 끊임없이 살폈다.비록 불빛이 어두웠지만 희미하게나마 여기의 구조가 폐공장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챘다.게다가 구석에 흩어진 부품들도 몇 개 보였다.강시원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천천히 그 부품들 옆으로 기어갔다.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