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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의외의 수확

Author: 장려원
넘어진 후의 콩이는 조금 놀랐는지 하루 종일 내 품에 달라붙어 조금도 떨어지지 않으니 난 속이 타들어 갔다.

신호연은 늙은 여우처럼 나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 않았다. 제시간에 출근하고, 제시간에 집에 돌아와 아무런 허점도 보이지 않았다.

신호연이 가져온 모든 물건은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때로는 내 자신이 망상증에 걸린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점심, 겨우 콩이를 재우고 보니 집에 신선한 야채와 과일이 전혀 없었다. 콩이가 깊이 잠든 것을 보고 빨리 시장에 다녀오려 했다.

시장은 집에서 가까웠고, 옷을 갈아입기 귀찮아 바로 집 문을 나섰다.

하지만 장을 보고 돌아온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열쇠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이나 곰곰이 생각한 나는 괴로워하며 머리를 때렸다. 틀림없이 나올 때 열쇠를 챙기지 않았을 것이다.

신호연에게 전화를 거니, 그는 작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회의 중이야. 지금 못 가. 연아한테 전화해 봐!”

또 회의? 핑계는 여태껏 변하지도 않네.

난 하는 수없이 신연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에게 집 열쇠가 있었다. 만약 이번 기회에 그녀의 열쇠를 돌려받을 수 있다면 더욱 완벽했다.

연결음이 한참 울린 후에야 신연아는 전화를 받았다. 많은 사람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고, 신연아의 목소리가 맑게 들려왔다.

“새언니, 무슨 일이에요?”

“열쇠를 집에 놓고 외출을 했어요. 열쇠 좀 갖다주시겠어요?”

“저 지금 밖에 있어요. 갈 시간이 없네요.”

신연아는 단칼에 거절했다. 그리고 옆 사람에게 말하는 듯했다.

“저기… 잠깐만 기다려!”

“그럼 어디예요? 제가 갈게요.”

열쇠를 돌려받을 좋은 기회라 나는 얼른 말했다.

신연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 너머에서 누군가 말했다.

“아가씨, 캐비닛 위치 좀 봐주세요.”

곧 전화가 끊어졌다.

캐비닛? 무슨 캐비닛?

신연아가 무슨 캐비닛을 보고 있는지 영문을 몰라 답답했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자란 아가씨라, 기름병이 넘어져도 부축하지 않는데 무슨 캐비닛을 보고 있을까?

신연아가 밖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되었다. 중요한 일에는 도움이 전혀 안 되고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 때만 행동이 빠르다.

나는 장 본 음식들을 들고 기가 죽어 문에 기대었다.

하지만 콩이가 깨어나서 나를 보지 못하면 무서워할까 봐 걱정되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음식들을 문 앞에 놓고, 내려가 회사에 가서 열쇠를 가져오려 했다. 신호연이 진짜 회의를 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겸.

택시에 올라탄 나는 이마를 짚고 속으로 울부짖었다.

이 꼴로 회사에 간다고?

집에서 입던 편한 차림이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진후 빌딩에 도착한 나는 웃으며 자신을 훑어보았다. 오늘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옷을 갈아입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되었다. 이 옷차림으로 회사에 온 것은 너무 창피한 일이었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신호연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열쇠를 갖고 내려와 달라고 부탁하려 했다. 그러면 조금은 덜 창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호연은 도무지 전화를 받질 않았고, 난 할 수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콩이가 깨어나서 날 못 보면 큰일이니 서둘러야 했다.

역시나, 로비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나를 괴물을 보는 것처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곳 여우들은 모두 순풍에 돛을 다는 인간들이다.

나는 최대한 빨리 올라가려고 빠른 걸음으로 프런트 데스크로 갔다. 방문객이 꽤 많아서 모두 등록을 하고 있었다. 난 두 번이나 말했지만 아무도 나를 상대해 주지 않았다.

나는 참을성 있게 그들이 다 처리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10층 신흥 건재의 신호연 씨를 보러 왔어요!”

이번엔 단도직입적으로 바로 말했다.

“예약하셨어요?”

직원은 의례적인 목소리로 담담하게 물었다.

그날 ‘신 대표님과 사모님께서 외출하셨어요.’라고 말하던 그 젊은 직원이었다.

내가 막 입을 열려는데, 그녀의 작은 얼굴에는 순간 환하게 빛이 나더니 아첨하는 얼굴로 내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 사모님 오셨어요!”

이 말은 천둥소리처럼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신…신 사모님?

나는 몸을 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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