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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Author: 주광
그렇게 생각하자, 아린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먼저 문호의 목을 감싸 안고, 살짝 발끝을 들어 올리며 입술을 맞췄다.

순식간에 공기가 바뀌었다.

남자와 여자, 좁은 공간 안에서 번져가는 뜨거운 기운.

문 앞에서 거실로, 그리고 침실로...

두 사람의 옷가지가 바닥에 흩어졌다.

...

그 시각, 다른 한편.

윤재는 문호가 사용하던 주사 약물의 검사 결과를 손에 쥐고 있었다.

복잡한 성분명들이 빽빽하게 적힌 종이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결국 임건우를 불러냈다.

“이거, 약 성분 좀 봐줘.”

건우는 보고서를 훑어보더니 얼굴이 굳었다.

“이건 좋은 약이 아니야. 이걸 자주 맞으면 환자의 의식이 희미해져. 깨어 있는 식물인간처럼 되는 거지. 의식은 있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상태 말이야.”

윤재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럼 이미 의식이 없는 사람한테 이 약을 주사하면 어떻게 돼?”

건우는 고개를 저었다.

“보통 의사가 이런 약을 쓰진 않아. 게다가 환자가 이미 혼수상태라면, 이걸 쓸 이유가 없지.”

“오히려 더 깊은 잠에 빠지게 할 뿐이니까. 그러니까, 일부러 깨우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말이 안 돼.”

그 말이 윤재의 머릿속을 세차게 때렸다.

‘그래, 왜 그런 약을 썼을까?’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진문호는 우리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잖아.’

‘우리 집안이랑 얽힐 일도 없어... 그런데 왜 어머니에게 그런 약을...?’

‘설마, 아린의 지시로?’

윤재는 갑자기 그날이 떠올랐다.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날, 아린은 분명 ‘그냥 넘어지셨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 후의 행동들...

부작용이 있는 약을 일부러 사서 어머니에게 먹이고, 이안에게 이상한 간식을 줬던 일.

‘아린...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윤재의 손끝이 떨렸다. 불길한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론은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윤재가 인상 깊게 찌푸린 채 아무 말이 없자, 건우가 눈치를 보다 못해 먼저 물었다.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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