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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Author: 주광
예진은 자신이 이렇게 아침 조깅 루틴에 금방 적응할 줄은 몰랐다.

민혁은 운전대를 잡은 채로, 어느새 입가에 묘한 웃음을 띠었다.

아침 식사는 여느 때처럼 예진이 준비했다.

따뜻한 국물에 정성껏 부친 전까지.

간단하지만 정갈한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은 함께 법원으로 향했다.

‘다른 사람들은 비서가 운전하는데... 나는 매일 사장 차 얻어 타네.’

예진은 살짝 민망해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뭐... 내 운전 실력이 아직 변호사님이 운전 맡길 정도는 아니지.’

차 안은 한동안 조용했다.

예진은 법정에 다가올수록 점점 긴장이 고조되자, 그 분위기를 눈치챈 민혁은 룸미러를 통해 그녀를 슬쩍 쳐다보곤 먼저 말을 꺼냈다.

“이혼 소송 잘 끝내서 위자료 받으면... 수임료 꼭 챙겨줘요.”

예진은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따 재판인데, 해줄 말 같은 건 없어요?”

보통 변호사들은 법정 들어가기 전, 의뢰인에게 몇 가지 스크립트를 주거나 논리적으로 정리된 말투를 준비시키기 마련이다.

하지만 민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선글라스를 쓴 채, 입에 껌을 씹고 있었다. 번듯한 정장과 어울리지 않는 느긋한 태도였다.

“제가 뭐라고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진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

“몰라요... 그래도 뭔가는 말해줘야 할 것 같아서.”

민혁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예진 씨, 진짜 오랫동안 전업주부였나 보다. 자기 정체성을 좀 잊은 거 아니에요? 예전에 법학 전공한 사람이잖아요.”

“제가 뭐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죠. 알아서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아무 말도 안 한 거예요.”

예진은 입술을 앙다물고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진짜, 객관적인 판단이 안 된다. 머릿속이 하얘...’

‘그 사람만 보고 살았던 지난 몇 년이, 지금 와선 다 낯설게 느껴져.’

그동안 예진은 늘 믿어왔다.

윤제를 사랑하는 자기 마음이 평생 변하지 않을 거라고.

그 가정을 지키는 게 자신의 몫이라 믿고, 기꺼이 모든 걸 바쳤다.

하지만 지금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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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에요, 어머니. 이안이 며칠 전에 조금 아팠는데, 지금은 완전히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그 말을 듣자 도순희는 비로소 숨을 고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그럼 됐다. 이안이 괜찮다니까 이제 마음이 놓이네. 너도 얼른 가서 애 좀 봐. 여긴 간병인도 있으니까 나 걱정하지 말고.”윤제는 잠시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그 역시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그럼... 잠시 다녀올게요, 어머니. 금방 올게요.”간병인에게 어머니를 잘 부탁한 뒤, 윤제는 병실 문을 조용히 닫고 이안이 있는 병동으로 향했다.복도 끝, 하얀 문 앞에서 한 번 더 숨을 고르며 손잡이를 잡았다.병실 안에는 하얀 침대에 누워 있는 이안과 그 곁을 지키고 있던 건우가 있었다.아이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조금씩 혈색이 돌고 있었다.건우는 윤제를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수술은 잘 됐어. 완전 성공이야. 다만 마취가 아직 덜 풀려서 좀 더 지켜봐야 해. 조금 있으면 깰 거야.”윤제는 고개를 깊게 숙이며 조용히 답했다.“고마워.”건우는 잠시 윤제를 바라보다가 친구의 눈 밑이 시커멓게 다크 서클이 내려 앉은 걸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윤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요즘 진짜 고생 많다. 잠깐이라도 좀 쉬어. 난 바로 옆 사무실에 있을 테니까,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그래, 고맙다.”건우가 나가고 문이 닫히자 병실엔 정적이 흘렀다.윤제는 천천히 아이의 곁으로 다가갔다.이안의 작고 하얀 손이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그 손을 조심스레 잡자, 미약하지만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윤제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끝내 눈시울이 붉어졌다.손끝이 떨리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이게 다 내 잘못이야.’그는 속으로 되뇌었다.‘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예진이와 이혼하지만 않았더라면...’‘아린이를 선택하지만 않았더라면... 우리 집안이 이렇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거야.’윤제의 눈에서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침대의 아이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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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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