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앵! 앵!그때 바깥에서 갑자기 귀를 찌르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서 점점 가까워졌다.차들이 오가는 도로에서 난폭하게 달려온 경찰차 몇 대가 오션스타호텔 입구에 세워졌다.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거들먹거리면서 차에서 내렸다.한 건장한 남자가 이들을 인솔하면서 기세등등하게 커피숍 문을 열었다.“태림 아우, 내가 왔어!”맨 앞에서 안으로 들어오던 건장한 남자가 고함을 지르면서 거칠게 사람들을 밀쳤다.“하하, 태림 형님! 정말 빨리 오셨네요. 이 동생의 체면을 세워주셨어요.”웃으면서 다가간 정태림이 담배를 꺼내 권하려다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어, 형님 얼굴의 이 상처는 어떻게 된 거예요? 임무 때문에 다쳤어요?”정태림이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지만, 남자의 얼굴에서는 짙은 약 냄새가 났다.양쪽 볼도 방금 맞은 것처럼 멍이 들었다.바로 H시경찰국의 2인자인 양상봉이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아, 다른 사람에게 맞았어.”정태림은 순간 멍해졌다.“누가 감히 태림 형님한테 손을 댔어요!”“내가 형님이 곧 조동래를 대신해서 경찰국장으로 승진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 H시에서 감히 분수를 모르고 형님을 자극한 사람이 있어요?”정태림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 말에 주위의 사람들 모두 어리둥절했다.‘H시경찰국장이 바로 이 양상봉으로 바뀌는 모양이지.’‘이건 정말 빅뉴스인데!’그리고 그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바로 곧 경찰국장을 맡게 될 이 큰 인물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에게 맞아서 코가 멍들고 얼굴이 부어올랐다는 것이다.‘H시에도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있단 말이야?’“꽤 대단해 보이는 녀석인데, 정말 대단한지 아닌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내가 마침 그걸 알아볼 사람을 찾았어. 지금 소식을 기다리고 있어.”양상봉은 아직 자기가 간 다음에 별장에서 발생한 일을 모르는 것이 확실했다. 여전히 부천정으로부터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네, 알아봤는데 단지 잘난 척하는 인간
지금 양상봉의 머리는 바로 작동을 멈췄다.머리속은 그저 하얗게 느껴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양상봉은 안하무인격으로 기세등등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마치 쥐가 고양이를 본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 기괴한 장면을 본 정태림은 입을 살짝 벌린 채 멍해졌다.‘양상봉은 H시경찰국의 2인자이자 곧 경찰국장으로 승진할 사람이야.’‘우리 정씨 가문처럼 H시 최고의 가문이라도 양상봉은 정중하게 대우해야 해.‘그런데 이동혁 앞에서 왜 이렇게 긴장하는 거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말이야.’“양 부국장, 이렇게 빨리 또 만났네.”무덤덤하게 양상봉을 바라보는 동혁의 말투는 비웃음을 담고 있었다.‘방금 블루라군 별장에서 내게 한바탕 얻어맞았는데, 바로 뒤에 또 여기로 와서 죽는 길을 선택했어.’동혁은 상대방의 지독한 불운에 어느 정도 동정이 가기도 했다.“어, 그게...”양상봉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입만 벙긋거렸다.“형님, 왜 그래요? 이 자식이랑 아는 사이에요?”정태림이 궁금해하며 물었다.양상봉은 정태림은 전혀 상대하지 않고 멍하니 동혁을 바라보기만 했다.“이리 와.”동혁이 손사래를 쳤다.“이 선생님, 저는...”양상봉은 웃고 있지만 우는 것보다 더 표정이 일그러진 데다가, 끊임없이 몸을 떨고 있었다.동혁이 무덤덤하게 말했다.“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억지로 앞으로 나아간 양상봉이 허리를 굽혔다.“이 선생님...”짝!두말없이 손을 든 동혁이 손바닥으로 양상봉의 오른쪽 뺨을 때렸다.양상봉은 주춤하면서 뒤로 물러났다.앞서 동혁에게 맞아 연고를 발랐던 뺨에 다시 다섯 손가락이 선명하게 찍혔다.모든 사람들이 경악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왼쪽.”양상봉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잇몸에서 피가 날 정도로!그러나 동혁의 요구에 직면하자, 도저히 거절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숨을 깊이 들이마신 양상봉은 다시 앞으로 나가서 허리를 굽혔다. 순순히 동혁의 앞에 다가
양상봉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마치 쇠채찍 같은 동혁의 손바닥이 계속해서 양상봉의 얼굴에 떨어졌다.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지만, 그저 이를 악문 채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했다.오로지 의지로 버틸 뿐이다.“왜 말이 없어?”때리던 손을 멈춘 동혁이 양상봉의 뺨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말했다.“네가 막 들어왔을 때 아주 우쭐대지 않았어?”“네 손에는 권총도 있잖아! 손가락만 움직여도 날 죽일 수 있는데, 그것도 못 해?”“쯧쯧, 네 허리에 찬 권총은 평소에도 시민들을 겁주는 데 썼겠지.”동혁의 말투에는 조롱이 가득했다.“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나는 잠시 너와 잘잘못을 따지지 않았어. 네게 잘못을 고치고 새사람이 될 기회를 준 셈이야.”“그런데 너는 지금 또 죽음을 자초했어! 아까처럼 이유 불문하고 시비도 가리지 않았지.”“그저 신분을 내세워서 위협하기만 했어.”“힘 있는 자에게 빌붙어서 아부하는데, 네가 그렇게 잘 빌붙었다고 생각해?”“같은 실수를 거듭하면 안 된다고 했어. 이번에는 네게 기회를 주지 않겠어.”“나중에 내가 조동래에게 말해서 너의 이 보잘것없는 감투를 벗겨버리겠어.” “네 문제를 정확히 조사하고, 감옥에 처넣어서 네가 철저하게 바뀔 수 있게 말이야.”동혁의 이 냉혹하고 무자비한 마지막 말을 듣자, 양상봉의 얼굴은 삽시간에 사색이 되었다.털썩!두 다리에 힘이 빠진 양상봉이,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들어 동혁에게 애원했다.“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앞으로 몸을 사리고 새 사람이 되겠습니다.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말을 마친 양상봉은, 바닥에 이마를 찧으면서 동혁을 향해 절을 했다.동혁의 말을 듣고 난 뒤에야, 부천정이 나섰지만 여전히 동혁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비록 지금까지도 동혁이 그 젊은 새 시장인지 아닌지 확정할 수는 없지만!그러나 이것 만으로도, 동혁이 조동래에게 시켜서 양상봉을 자리에서 쫓아내겠다고 한 것은 결코
그 말을 들은 정태림은 마치 뺨을 맞은 느낌이었다.오션스타호텔은 그들 정씨 가문의 기업이다. 만약 영업이 정지되고 봉인된다면, 정태림의 체면이 깎이는 게 문제가 아니다. 정씨 가문 사람들도 정태림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형세를 잘 파악하는 사람이 걸출한 인물이라고 했기에, 정태림은 패배를 인정하려고 했다.깊이 숨을 들이마신 정태림은 웃으면서 담배를 꺼내 동혁에게 건네주었다.“이 선생, 우리가 오늘 눈이 멀어서 같은 편조차 몰라봤네요.”“부디 이 선생께서 관대하게 처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앉아서 이야기합시다.” “무슨 조건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요...”칙!담배를 받아든 동혁은 정태림이 불을 붙이게 내버려 두었다가 핀잔을 주었다.“기회주의적인 태도가 아주 뛰어나네.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화를 참은 정태림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이 선생, 농담이시지요. 모두 만나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사이 아닙니까!” “약간의 충돌은 정상적인 일인데,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겠어요...”짝!동혁이 손바닥으로 정태림의 뺨을 때리자, 입에 방금 물고 있던 담배도 날아갔다.엉덩방아를 찧은 정태림은 바닥에 쓰러진 채 동혁을 노려보았다.“이 선생, 당신!”정태림은 원래 동혁이 입으로만 비꼬면서 심리적인 우월감을 찾는다고 여겼기에, 이 일은 이렇게 넘기려고 했다.그래서 화를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이동혁이 조롱하면 조롱하라고 해. 그렇다고 사림이 죽는 것도 아닌데.’그러나 동혁은 전혀 정태림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정태림의 얼굴을 때린다고 말하고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정말로 때렸다.“그냥 넘어가긴 뭘 그냥 넘어가?”동혁은 담배연기를 내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전에 너는 네 친구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또 40억 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또 네가 부른 사람을 내가 감당할 수 없다면, 이 조건 말고도 또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지. 그게 뭐였어?”“참
조금 전 고개를 숙이고 약한 모습을 보였던 정태림이 다시 송곳니를 드러낼 줄은 아무도 몰랐다.게다가 자신의 가문까지 바로 거론하고 나왔다.어떤 사람들은 정태림의 성씨와 그의 이 오션스타호텔을 통해서, 정태림이 정씨 가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어떤 사람들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그러나 이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금 ‘일류 정씨 가문'이라는 말이 정태림의 입에서 나오자,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게 되었다.일류 정씨 가문!100년 동안 H시에 뿌리를 내린 명문가 정씨 가문을 들어보지 못한 H시 사람은 없을 것이다.갑자기 넓은 커피숍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이동혁이 뜻밖에도 정씨 가문에서 경영하는 호텔에서 정씨 가문 자제를 때렸어.’ ‘정씨 가문에서 이동혁을 놓아줄 수 있겠어?’눈썹을 치켜 세운 동혁도 정태림을 바라보았다.“원래 너는 정씨 가문 사람이구나.”“왜, 알게 되니까 무서워?”이를 악물고 냉소하면서, 정태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나는 좀 전에 네 체면을 세워줬어. 호텔 사업을 하는 걸 생각해서, 차라리 여기서 종지부를 찍고 사업을 계속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그런데 너는 내가 체면을 세워줬지만,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어.”“이제 내가 정씨 가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니 무서워진 모양인데, 너무 늦지 않았어?”“만약 오늘 내가 너를 편안하게 이 문으로 나가게 한다면, 나는 정씨 가문의 사람이 될 자격이 없는 거야!”정태림은 문 앞의 유리문을 가리키며 표독스럽게 말했다.구경하던 사람들은 이 살벌한 말을 듣고 모두 진저리를 쳤다.‘보아하니 정태림이 완전히 격노한 모양이야.’‘오늘 이 사건이 크게 벌어졌으니, 피를 보지 않고서는 아마 끝낼 수 없겠지!’세화의 얼굴도 하얗게 질렸다.세화는 정씨 가문과 접촉했던 적이 있었다.이전에 세화는 정씨 가문의 정경래 때문에 시달린 적이 있어서, 정씨 가문 자제들이 모질고 악랄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오늘 또 정씨 가문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날 줄은
동혁은 이것이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생각인지, 아니면 세 가문의 몇몇 자제들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옛 3대 가문이 멸망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벌써 새로운 3대 가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왔어!’‘이게 바로 역사의 순환인가?’그리고 동혁은 이것이 결코 생각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이전에 제씨, 이씨 두 가문을 쫓아낸 사건에서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은 동혁의 편에 확고하게 섰고, 이를 통해서 엄청난 이득을 얻었기 때문이다.‘새로운 3대 가문이 H시에서 점차 형성되고 있어.’“허허, 네가 어떻게 말하든 우리 정씨 가문이 3대 가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어.”정태림은 측은한 듯 동혁을 바라보며 오싹한 말투로 말했다.“지금 네게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아니면 내 발 밑에 무릎을 꿇고 스스로 입을 후려쳐. 얼굴이 흐물거릴 때까지 말이야.”“아니면, 내가 사람들을 시켜서 네 손발을 부러뜨릴 거야!”정태림이 손짓하자 이미 들어와서 질서를 유지하고 있던 호텔 경비원들이 곧바로 호시탐탐 동혁을 노렸다.정태림의 지시만 있으면, 경비원들은 망설임 없이 동혁을 향해 달려들 것이다.“정태림, 지금 네 모습에서 예전에 H시 삼인방이 사람들을 괴롭히던 그런 냄새가 나네.”이 익숙한 장면을 보자 동혁의 눈빛이 또 좀 더 차가워졌다.‘내가 직접 3대 가문을 없앴는데, 다시 새로운 3대 가문이 나오게 그냥 둘 수는 없어.’‘계속 H시 시민들의 머리 위에 올라서 사람들을 착취하며 온갖 행패를 부리겠지.’‘내가 원하는 건 H시에 3대 가문이 없어야 한다는 거야!’이렇게 생각한 동혁은 두말없이 핸드폰을 꺼내서 스피커폰을 켜고 전화를 했다.[아, 이 선생님 오늘 어떻게 직접 전화를 하셨어요?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세요?]곧 수화기에서 한 남자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맞은편의 정태림은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동혁은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정태림이라는 사람이 있는데요. 자신이 당신네 정씨 가문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못 들었어요.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그러나 정태림의 한쪽 다리를 부러뜨린 동혁은 지금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오히려 무심한 듯이 전화기에 대고 질문했다.정충화의 목소리는 잔뜩 목이 잠긴 데다가 안절부절 못했다.[이 선생님, 제가 방금 말씀드렸듯이 정태림은 우리 정씨 가문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그 짐승만도 못한 놈은 새끼는 이 선생님이 마음대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죽이든 살리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정씨 가문은 절대로 이 선생님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전화기를 앞에 두고 정충화는 지금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정충화는 자신의 뺨이라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방금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한 거야!’‘태림이가 이동혁의 손발을 끊겠다고 난리를 쳤다고 이동혁이 말했어.’ ‘그런데 나는 태림이를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사정하면서, 태림이 편을 들었어.’‘다른 사람이라면 그래도 됐을 거야.’‘그러나 이동혁이 어떤 사람인데, 어떻게 사과 한마디로 사태를 수습할 수 있겠어?’정충화는 자신이 방금 한 말에 동혁이 몹시 불만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동혁이 바로 정태림의 다리를 차서 부러뜨렸기에.그러나 동혁은 여전히 정충화를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정씨 가문하고 상관이 없어요?”“그런데 방금 이 정태림은 입만 열면 정씨 가문이 곧 소씨, 오씨 두 가문과 함께 새로운 3대 가문이 될 거라고 말하더군요.”“3대 가문이 무너진 지 얼마나 됐다고...”동혁의 무심한 말투에 정충화는 놀라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방금 전 동혁의 불만이 단지 정충화의 두피를 저리게 했다면, 지금은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 것이다.3대 가문이 누구의 손에 망가졌는지 정충화는 훤하게 알고 있었다.정충화가 재빨리 소리를 질렀다.[이 선생님, 제 설명을 들어보세요. 정씨 가문은 절대 그런 야망이 없습니다. 절대 제2의 3대 가문이 되지 않을 겁니다.][이것은 모두
평소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있던 이 명문가의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하나같이 시선을 내리깐 채 감히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그들 가문의 어른들이 지금 곧 형장에라도 끌려 가는 것처럼, 긴장과 불안에 휩싸인 채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기에.“이 선생님과 사모님을 뵙습니다...”세 가주가 각자 가문의 어린 세대들을 이끌고 동혁 앞에 와서, 함께 허리를 굽혀 절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이 장면을 본 사람들이 동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감탄하는 기색이 가득했다.‘세 일류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이렇게 대할 수 있다니.’‘이 젊은이는 절대적으로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게 할 수 있어.’“안녕하세요, 너무 정중하시네요...”얼른 일어선 세화가 좀 어색하게 손사래를 쳤다.한때는 세화도 이 세 가문의 가주를 우러러봐야 했다.2류 가문에 불과한 진씨 가문이기에, 진씨 가문의 가주도 이 세 사람 앞에서는 웃는 얼굴로 굽실거리며 아부해야 했다.그러나 세화는 삼대 가문의 가주가 동혁에게 이렇게 공손한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다.지난번에 제씨, 이씨 두 가문이 손을 잡고 H시에 진출했을 때,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도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하지만 동혁이 시장 하세량과 줄곧 같은 전선에 서서, 결국 두 명문가를 몰아냈다.사실상 이 세 가문을 구한 셈이다.이 때문에 동혁에게 감격한 소윤석 등은 눈물까지 흘렸다.세화에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귀띔한 뒤, 동혁은 세 가주와 그들의 뒤에 있는 젊은 자제들을 힐끗 쓸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아주 좋군요. 원래 나는 당신들이 곧 오더라도, 마음속으로는 내가 일을 크게 벌인다고 원망할 거라고 생각했지요.”“지금 가문의 젊은 자제들도 모두 부른 걸 보니, 내가 오늘 당신들을 왜 오라고 했는지 아시는 것 같네요.”동혁의 말을 듣자, 소윤석과 오종천 두 사람은 모두 한숨을 돌렸다.동혁은 자신들의 태도에 대해서 썩 만족한 모습이었다. 이는 자신들이 오늘 잘하기만 하면,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