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되돌리긴 무슨?” “동혁이 넌 우리 집을 이 꼴로 만들고도 아직 부족해?” “네가 우리 집에 데릴사위로 들어온 이후로 우리 집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입이 있으면 한번 말해봐!” “넌 불행을 몰고 다니는 놈이야! 네 놈이 화근인데 무슨 결혼을 회복하겠다고, 네게 그럴 낯짝이나 있어? 썩 꺼져!” 류혜진은 동혁을 그저 증오하며 쳐다보았다. 조동래가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달려들어 동혁의 뺨을 몇 대 때였을 것이다. “경감님, 가시죠.” 동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 옆집인 설전룡의 저택으로 잠시 가려고 했다. 어쨌든 세화가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동혁은 절대 세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빨리 꺼져버려, 다시는 하늘 거울 저택에 발을 들여놓지 마!” 류혜진은 여전히 화가 나 동혁의 뒷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여보, 그만해. 이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동혁이가 당신에게 얼마나 잘했는데. 어제 나쁜 놈들이 당신과 천화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했을 때도 동혁이가 도와줬잖아.” “내가 보기에 동혁이는 남에게 속아서 잘못된 길로 들어선 거 같아.” 보다 못해 휠체어에 앉은 진창하가 말했다. 류혜진은 어제 일을 떠올리며 머쓱해했다. 그녀는 여전히 화가 나서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니까 누가 장 회장님을 죽이라고 했어? 그런 일을 하기 전에 우리 가족 생각은 왜 안 하냐고!” “어쨌든 난 늘 세화를 저 놈과 헤어지게 하고 싶었어! 마침 이번 기회에 결혼도 잘 정리했고, 세화도 아무 말없잖아.” 류혜연은 이 말을 듣고 반색을 하며 재빨리 말했다. “언니 말이 맞아요. 그리고 천기가 세화에게 푹 빠진 걸 보세요. 그렇게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그 둘이 함께 할 수만 있다면 평판 나쁜 살인범보다 훨씬 낫지 않겠어요?” “아이고, 나도 천기와 세화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세화가 한 번 결혼했었던 것 때문에 그 집에서 받아주지 않을 까봐 걱정이야.” 류혜진은 한숨을 쉬었는데 백천기의 집안을 생각하니 열등감을 느꼈
세화는 천미의 얼굴을 쳐다보며 불안해했다. 그녀는 천미가 지금 막 아버지를 여의고 동혁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말 때문에 언니가 더 화날 수 도 있어.’ 세화는 가장 좋은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서 동혁이 정말 누명을 썼는지 아닌지 분명히 확인하고도 싶었다. 걱정과는 달리 천미는 화를 내지 않고 세화를 쳐다보며 물었다. “조사 끝에 정말 이동혁이 우리 아버지를 죽였으면?” 세화는 이를 가볍게 물고 말했다. “그럼 나도 순순히 받아들일 거야. 동혁 씨도 죄에 대한 벌을 받아야 해.” “좋아, 그럼 우리가 한번 알아보자.” 천미의 말은 세화를 의외로 놀라게 했는데, 천미가 이렇게 흔쾌히 자신의 제안을 승낙할 줄은 몰랐다. “사실 나도 상황이 좀 진정되고 나니 아버지의 죽음이 좀 수상한 거 같았어.” 천미는 담담하게 설명하며 선글라스를 다시 쓰고 차를 몰고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미가 세화를 태운 차는 고속도로 입구에 도착했다. 세화가 의아한 듯 물었다. “언니,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세화는 천미를 절대적인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천미가 자신을 H시에서 데리고 나가려는 것에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둘의 능력으로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기 힘들지 않겠어? R시에 가서 우리를 도와 조사할 사람을 찾으려고.” R시는 H시 동쪽 옆에 있는 도시이다. 천미가 말한 그 사람의 이름은 백효성, R시 암흑가 정보상이다. 이 사람은 수완이 매우 뛰어나 암흑가 정보망을 구축해 N도의 각 도시 상황을 상세히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N도 전역의 암흑가에서 그는 매우 유명한 인물이다. N도 전체에서 그가 입수할 수 없는 정보가 없을 정도였다. 위로는 명문가의 사적인 비밀, 아래로는 상인들 간의 소식까지 그가 원하기만 하면 모두 쉽게 알 수 있었다.한 시간도 안 돼 둘은 고속도로에서 내려 R시 시내로 들어섰다. 곧 그들은 분주하게 돌아가는 한 물류센터에 도착했다.
“200억이라니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천미가 눈살을 찌푸렸다. 세화도 놀랐다. ‘정보만 사는데 200억을 요구한다고? 아무리 까다로워도 그렇지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잖아!’ 백효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전혀 비싸지 않아요. 장 회장님은 N도를 주름잡으신 암흑가 은둔 고수이십니다. 그분의 죽음 뒤에 얼마나 많은 음모가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지요. 제가 사람들 써서 조사를 시키는 게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천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강오그룹의 원로들에게 권력을 빼앗겨 200억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천미 누님, 그래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어쩔 수 없지요. 이 찻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친구를 사귔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또 서로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백효성은 아주 태연하게 손님에게 하듯 차를 대접하며 말했다. ‘백효성이라는 이 사람 겉으로는 싱글벙글 웃고 있지만, 속은 아주 능구렁이네.’ “백 사장님, 200억이라고 했죠? 200억!” 그러자 세화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녀는 200억을 써서 동혁이 누명을 쓴 것인지 아닌지 알아낼 수 있다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200억이라.’ ‘만약 동혁 씨가 정말 누명을 쓴 거라면, 동혁 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2000억 4000억이라도 아깝지 않아!’ ‘동혁 씨는 내 인생의 암울한 순간에.’ ‘늘 내 옆에 있어줬어!’ ‘날 보호해 줬어!’ 천미는 세화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세화가 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었다. “진 회장님이 정말 시원시원하십니다. 그럼 그렇게 하시죠.” 백효성은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저희 약속에는 규칙이 있는데 먼저 커미션의 절반을 선금으로 지불하셔야 합니다.” 천미가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바로 계좌이체하죠.” 세화는 즉시 서인영에게 전화를 걸어 세방그룹의 공적 계좌에서 100억을 송금하라고 지시했다. 세방그룹은 세화가 인수한 후, 이미
곧 나천일은 R시에 도착했다. 마찬가지로 물류센터에서 그는 이미 기다리고 있던 백효성을 만났다. “요 며칠 제 물류센터가 아주 영광스럽네요. 강오맹의 후계자 두 분이 이렇게 한꺼번에 찾아오시다니요.” 백효성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천 부사장님이 저를 찾아오신 것도 강오그룹의 내부자를 색출하기 위해서인가요?” “그럼 백 사장님은 강오그룹의 내부자가 누구인지 알아냈습니까?” 나천일은 모른척하고 물었다. “네, 찾았습니다. 하지만 부사장님께서도 제 사업 규칙 아시지 않습니까? 누군지 알고 싶다면 돈을 주고 저에게 사셔야 합니다.” 백효성이 차 한 잔을 준비해 왔다. 나천일은 차를 마시지 않고 물었다. “천미는 얼마에 샀습니까?” “천미 누님과 함께 온 진 회장님이 200억을 쓰시겠다고 하셨고, 이미 100억을 지불했습니다.” 백효성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 나천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 두 여자는 정말 돈을 아끼지 않는군!” 그는 백효성을 한 번 쳐다보았다. ‘이 놈은 전형적인 장사꾼!’ ‘정상적인 거래라면, 이렇게 직접적으로 액수를 알려주지도 않았을 거야.’ ‘그럼 천미가 정보를 사기 위해 얼마를 썼는지 분명히 알려준 이유는 확실히 자신이 이미 강오그룹의 내부자를 찾아냈다는 건가?’ ‘그러니 만약 내가 이 정보를 사고 싶다면 더 많은 돈을 내라 이거군!’ 나천일은 찻잔을 내려놓고 두 손을 모두 펴 내밀며 흔들었다. “백 사장님, 그 여자들이 사장님에게 얼마를 주기로 했든 난 그 10배를 드리겠습니다.” “2000억?”이번에는 백효성이 경악했는데, 그는 나천일이 이렇게 대범하게 직접 10배의 가격을 제시할 줄은 몰랐다. “맞아요. 2000억!” 나천일은 백효성을 마주 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 정보를 사는 거 외에 백 사장님께서 저를 좀 도와주실 일이 있어요.” 2000억, 액수가 크지만 나천일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에게는 지금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고 강오그룹을 장악하는 것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되면 강오그
“그래, 언니. 지금 당장 H시로 돌아가자!” 세화는 눈시울을 붉히며 재빨리 말했다. ‘나천일이 내부 첩자라면 동혁 씨는 정말 누명을 썼다는 거잖아!’ 그녀는 지금 너무 후회하고 있었다. 전에 난정호텔에서 동혁을 믿어 주어야 할 세화를 포함해 모든 가족이 동혁을 믿지 않았다. 심지어 세화는 화가 나서 동혁의 뺨을 때렸다. 세화는 당장 날개라도 달고 H시로 돌아가 동혁을 구치소에서 꺼내오고 싶었다. 그녀는 어서 동혁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그럼 가자.” 천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세화와 함께 돌아가려 했다.. “잠깐! 진 회장님, 그 100억의 잔금을 아직 저에게 이체하지 않으셨습니다.” 바로 그때 뒤에서 백효성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100억의 잔금을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렇게 인내심 있게 두 여자와 오랫동안 쓸데없는 말을 함께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화는 한시가 급했지만 잠시 참으며 걸음을 멈추고 직접 휴대폰을 꺼내 서인영에게 돈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곧 나머지 100억도 비트코인이 되어 백효성의 계좌로 이체되었다. “백 사장님, 돈을 모두 지불했으니 이제 가도 되죠?” “역시 진 회장님은 시원시원하십니다.” 백효성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회장님께서는 아직 가실 수 없어요. 아마 여기에 이틀 더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황한 세화의 안색이 금세 변했다. “백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죠?” 천미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의 정보 제공 비용은 저희가 이미 다 지불했는데요?” “지금 우리를 여기에 잡아두고 뭘 하려는 겁니까?” 그러더니 천미는 휴대폰을 꺼내 사람을 부르려고 했다. “천미 누님을 R시까지 따라온 네 명의 부하에게 전화하시는 건가요? 그럼 쓸데없는 짓 할거 없습니다.” 백효성은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이 오시기 전에 그들은 이미 나 부사장님께서 H시로 데려갔고, 곧 천미 누님이 강오그룹의 내부자라는 것이 증명될 겁니다.” 천미
세화가 자신을 탓하지 않아 천미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세화는 우선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했다. “천일이 그 자식이 백효성과 짜고 나를 내부자로 만들려고 한 건 아마도 선도일 아저씨가 무서워서 그런 걸 거야. 자기 대신 내게 죄를 뒤집어 씌어 선도일 아저씨가 나를 죽이게 하겠다는 거지.” 천미는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럼 선도일이라는 분이 언니를 죽이러 왔을 때, 분명히 설명하면 되잖아. 그럼 적어도 확인은 해보지 않겠어?” 세화는 선도일이 누군지 몰랐다. 하지만 천미 말에서 그녀는 이 선도일이 중립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천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도일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께 충성한 분이야. 나는 아직 그분을 본 적이 없어. 그래서 그분에게 나는 천일이보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이야. 아무래도 천일이의 돌아가신 생부는 함께 암흑가를 주름잡던 오랜 형제였으니까.” “거기다 전에 H시에서 누군가에게 보고를 받았는데, 선도일 아저씨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 동혁이는 죽이지 않았데.” “하지만 블루산장에서는 염동철이 빨리 도망가지 않았다면 바로 그분의 손에 죽었을 거라는 거야.” “그건 만약 선도일 아저씨가 나를 내부자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성격으로 볼 때 나를 만나도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지.” 방금 세화는 선도일이 구치소에 있는 동혁을 찾아갔었다는 것을 알고 식은땀을 흘렸다. 천미는 세화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천일이 만약 나를 모함한다면, 동혁이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래, 동혁이는 천일이와 원한이 있었어!’ 이때 천미는 왜 나천일이 동혁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는지 이해했다. 세화의 눈에 두려움이 짙게 드리워졌다. “그럼 강오그룹의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나천일의 잘못을 폭로하라고 할 수 없어?” 천미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휴대폰을 뺏겨서 외부와 연락할 수도 없고, 설령 연락을 할 수 있어도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의 강오그룹에서 누
“세화, 너 어디야? 내가 아침 일찍 내셔널센터로 너를 마중 갔는데 왜 회사에 없어?” 세화의 전화를 받았을 때 백천기는 하늘 거울 저택에서 류혜진 등과 함께 있었다. [그게, 지금 R시에...] 세화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 백천기는 세화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세화가 한밤중에 R시를 간 것이 동혁의 일을 위해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세화는 이동혁과 이혼했다고 말은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이동혁을 걱정하고 있었어!’ 백천기의 마음에 강한 질투심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 세화는 곤경에 빠졌어.’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청했지.’ ‘이번만큼은 세화가 이동혁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접은 거야.’ ‘이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시간이 지나면 세화도 동혁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겠지?’ 백천기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즉시 흔쾌히 말했다. “세화야 안심하고 기다려. 내가 바로 R시로 출발할게. 그곳도 우리 집안이 아는 사이니까, 그 백효성이라는 사람이 너희들을 절대 난처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정말 고마워! 꼭 나중에 보답할게.] 세화는 기뻤지만, 한편으로 머쓱했다. 그녀는 원래 백천기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보답은 무슨, 우리는 친구잖아. 너를 봐서 내가 당연히 도와야지.” 백천기가 세화에 대한 마음을 담아 말했다. “천기야, 세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 백천기가 휴대폰을 내려놓자 옆에 있던 류혜진이 재빨리 물었다. 백천기가 아침 일찍 하늘 거울 저택으로 와서 세화를 찾았을 때, 가족들은 세화가 회사에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 후로 계속 세화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세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가족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화를 찾을 방법을 생각하던 중 백천기가 세화의 전화를 받았다. 백천기가 말했다. “혜진 이모, 세화가 R시에 가서 백효성이라는 정보상을 통해 강오그룹의 내부자를 찾아 이동혁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입장을 바꿔 오
“아마 그렇겠지? 나도 헬기가 저기서 이륙하는 건 처음 보네.” 류혜진도 헬기에 대해 잘 몰랐다. 백천기가 웃으며 말했다. “저건 설 대도독님이 틀림없어요. 헬기 동체의 예리한 검이 그려진 것을 보셨어요? 그것은 전신직속부대의 표식이에요. 저 헬기가 전신직속부대 전용이라는 뜻이죠.” “전신직속부대의 헬기는 H시 군부의 전투기보다 권한이 더 높아요.” “그래서 출발하는 즉시 항공 관리 부서에서 통제가 시작되는데, 공중의 다른 항공기 운항을 제한해 전신직속부대의 헬기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아마 설 대도독님이 급한 일이 있어서 처리하기 위해 어딜 가는 것 같아요.” 백천기의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상황을 이해하고 부러워했다. 류혜진이 궁금한 것을 물었다. “천기야, 네 아버님은 N도 군부 부지휘관이시니 전용기도 가지고 계시겠네?” “그럼 출장 가실 일이 있으시면, 설 대도독처럼 항공 관리 부서에서 공중 통제를 해?” 백천기가 당황하며 조금 어색해했다. “이모, 아니에요. 설 대도독님은 H시 군부의 수장이고, 거기다 전신직속부대 소속인 만큼, 나라를 위해 수많은 공을 세웠으니 저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아버지는 더 아랫사람이고, 설 대도독님은 뵌 적조차 없는데,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은 더더욱 없지요.” “하지만 아버지한테 들었는데 N도 군부에 새로 부임한 심석훈 총지휘관님이 저희 아버지의 직속상관으로 이 전신님이 훈련시킨 병사 중 하나라고 했어요.” “그러니 앞으로 저희 집안과 전신직속부대는 어느 정도 연줄이 생길 거예요.” “응. 그렇구나.” 일행은 더 이상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조용히 R시로 향해 갔다. 하늘. 방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그 헬기에 동혁은 정면을 응시하며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어젯밤 그는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지 않고 설전룡의 저택에서 묵었다. 백천기가 세화의 전화를 받은 거의 같은 시간에 세화가 R시에서 백효성에게 붙잡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