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천우민은 또다시 허자인의 얼굴을 발로 찼다. “너희들에게 기회를 줄 테니, 오전 내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조국현이 가진 기술을 나에게 가져와!” ‘항난그룹에 연구소를 세웠으니, 조국현이 보유한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약품을 실험하는 게 틀림없어.’ 천우민은 항남그룹이 순조롭게 성장하는 것을 결코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 항난그룹. ‘N도경제연합회의 봉쇄 지시는 우리 회장님께서 해결하셨어.’ ‘거기에 하룻밤 사이에 연구실도 준비되었고.’ 항난그룹의 모든 직원들은 현 상황에 고무되어 의욕이 넘쳤다. 수소야는 밤새 바쁘게 일하다 마침내 좀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마이크로정밀공사 사람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어왔다. [수 사장님, 항난그룹에서 구입한 여기 기기들은 언제든지 발송할 수 있습니다. 그룹에서 언제쯤 사람을 보내 잔금을 치르실 건가요?] 전화가 연결되자 마현수가 웃으며 말했다. 어제 대충 얼버무리며 거만하게 나왔던 태도와는 정반대였다. 수소야는 냉정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연구소는 이미 준비가 완료돼서요. 더 이상 기기가 필요하지 않을 거 같네요.” [네? 하룻밤 사이에 연구소를 다 준비했다고요?] 마현수는 놀란 눈으로 멍해졌다. 마이크로정밀공사는 방금 항난그룹에서 다른 경로로 연구소 기기를 구입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더 이상 항난그룹의 목을 졸라 압박을 가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제 다시 전화를 해, 협력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고 했다. 몇백억에 달하는 거액의 주문인만큼 그들은 여전히 이 돈을 벌고 싶었고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N도경제연합회의 봉쇄 지시에 관해서는 자신들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다. ‘항난그룹이 정말로 하룻밤 사이에 연구소를 다 준비했다고?’ ‘말도 안 돼!’ [수 사장님, 농담이시죠?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연구소를 만들었다는 건가요?] 마현수는 수소야의 말을 농담으로 생각하며 물었다. “그럼 믿든지 말든지 그쪽에서 알아서 하시고요.” 수
동혁은 방금 전 회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오는 길이었다. 어젯밤에도 그는 줄곧 항난그룹에 머물렀다. 그사이 세화가 동혁에게 전화를 걸어 왜 집에 안 오냐고 물었다. 동혁은 자신이 항난그룹에서 처리할 일이 있어서 잠시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대답했다. 세화는 그저 동혁이 이전 기자회견의 일로 항난그룹에 남아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정밀공사가 우리를 고소하겠다는데요?” 수소야는 화를 내며 방금 전의 통화내용을 다시 말했다. 듣고 난 동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심석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30분도 안 되어 마이크로정밀공사에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수 사장님, 죄송합니다. 계약금 40억 원 제가 다시 돌려드릴게요. 그러면 되잖아요. 우리 다 사업하는 사람들인데 굳이 왜 이렇게 일을 극단적으로만 처리하시나요?] 전화로 울부짖는 마현수의 목소리를 듣고 수소야는 깜빡 놀랐다. “대체 왜 그러시는데요? 전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녀는 머릿속이 의아함으로 가득 찼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수 사장님, 농담하지 마세요. 제가 항난그룹을 고소하겠다고 하자마자 바로 기업감사부에서 나와 저희 회사를 조사하고 있다고요. 분명 수 사장님께서 이렇게 하신 거잖아요.] 마현수는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수 사장님, 이렇게 큰 힘이 있으신 줄 몰랐어요. 제발 너그럽고 큰 아량을 베풀어서 한 번만 봐주세요.] 수소야는 무의식적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 ‘회장님의 방금 그 전화 때문이 틀림없어.’ “봐줄 거 없어요. 그 사람에게 전해요. 계약금 40억 원에 위약금을 한 푼도 빼지 말고 보내라고요.” 동혁은 가만히 앉아 담담하게 말했다. ‘이렇게 약속을 쉽게 뒤집는 회사는 그냥 봐줄 수 없지.’ 곧바로 마이크로정밀공사는 240억을 항난그룹 계좌로 송금했다. 이렇게 기기 구입과 관련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때 조국현이 찾아왔다. “수 사장님
“귀가 먹었어? 여보라고 불렀잖아!” 장윤정은 동혁을 매섭게 쏘아보더니 다시 조국현을 쳐다보았다. “조국현, 역시 쓸모없는 인간, 자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니 회장님에게 너 대신 말해달라고 한 거냐?” “내가 말하는 거 잘 들어. 난 자인을 여보라고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린 남편과 아내가 해야 할 일도 모두 다 했어.” “맞지, 여보?”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애교스럽게 허자인을 바라보았다. “우리 여보 말이 맞아.” 허자인은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조국현 네가 윤정이와 하지 않은 일도 어젯밤에 호텔에서 우린 했었지. 하하, 끝내줬어!” 조국현은 화가 나 주먹을 불끈 쥐었고 바로 달려들어 허자인의 희죽거리는 눈을 한대 쳐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꾹 참았다. 그는 허자인이 술수를 많이 부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상대방이 고의로 자신을 도발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손을 쓰면 상대방에게 약점을 잡힐 수도 있어.’ “어젯밤에 같이 호텔에서 묵었어?” 동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장윤정, 당신은 국현 씨와 아직 이혼하지 않았잖아요?” “그게 뭐 어때서? 회장이면 회장이지, 왜 저 쓸모없는 직원을 대신해 우리 일에 상관하는 건데?” 장윤정은 쳐다보지도 않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바로 어젯밤, 죽립로에 있는 그 메리어트 호텔, 우리 거기서 잤다. 왜?” “이혼 안 했으니 뭐? 내가 바람피웠다고 고발이라도 하게? 아니면 다른 남자와 불법 동거했다고 고발하려고?” “조국현, 네가 내게 버림받은 것이 세상에 알려져도 상관없다면 가서 고발해.”“설사 그런다고 내가 너를 무서워할 거 같아?” 장윤정은 아주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명성과 체면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만일 조국현이 일을 크게 벌이게 되면 결국 창피한 것은 분명 그가 될 것이다. “됐어,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본론부터 말하자고.” 허자인은 손을 내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조국현, 다시 한
천우민의 뒤로 몇 명의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 하나같이 온몸에서 거친 기세를 풍기고 눈빛이 음험하고 매서웠다. 모두 천씨 가문의 고수급 경호원들이다. “도련님, 부하들에게 손 좀 보라고 하시죠. 조국현, 이 쓸모없는 인간은 좀 맞아야 후회하고 정신을 차릴 것 같습니다. 할 수 없이 좀 강하게 대해야 할 거 같아요.” 천우민이 도착하자 허자인은 기세등등해졌다. 그는 동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놈이 바로 항난그룹의 회장 백항서입니다. 싸움도 아주 잘하던데요? 명설이와 전 평소에 킥복싱을 연마했는데 저 놈의 적수가 못됐어요.” 허자인은 동혁을 꺼려하며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천우민에게 그 가문의 고수급 경호원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국현을 상대하기 위해서 돈을 써서 깡패 몇 명을 고용하기만 하면 됐었다. “저놈이 백항서라고?” 천우민은 동혁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그는 바로 천천히 웃기 시작했다. 웃음소리는 점점 더 큰 소리로 바뀌었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웃음이 이미 포복절도 수준이 되었다. “하하, 진씨 가문의 그 바보 사위잖아!” 큰 웃음소리가 뚝 그쳤고 천우민은 동혁을 노려보며 냉소했다.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정체가 베일에 쌓여있던 백항서가 바로 너 같은 놈이라고?” “뭐라고요? 저 놈이 진씨 가문의 그 바보 사위라고요?” 허자인과 장윤정도 어리둥절해하며 큰소리로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여태껏 죽은 백항남에게 친형제가 있다는 말을 듣지도 못했고 갑자기 한 사람이 나타나서 놀랐는데 알고 보니 가짜였다?” “저 놈이 진씨 가문의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라는 거잖아. 길가의 거지들도 깔보는 그런 인간. 그러니 이 전신을 사칭하고 백항서 행세를 하는 거 외에 다른 무슨 재주가 있겠어?” 허자인과 장윤정은 아무 거리낌 없이 크게 비웃었다. 아까전만 해도 동혁의 회장이라는 신분이 그들을 좀 꺼려하게 했었다. 하지만 동혁이 쓸모없는 데릴사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들의 꺼림칙함이
“조국현, 이제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어. 도련님에게 미움을 샀으니 누구도 너를 구해주지 못해.” 장윤정이 고소해하며 말했다. 조국현이 분해하며 말했다. “장윤정, 단 하루를 같이 살아도 부부의 정이라는 게 있어. 난 네게 미안한 짓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왜 내게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3대 가문에 특허 기술을 바치지 않아서 내가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하게 한 것이 미안한 일이 아니면 뭔데?” 화가 난 장윤정은 매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에 조국현은 이를 악물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던 장윤정에 대한 마지막 감정마저 모두 사라졌다. “백 회장, 후회돼지?” 허자인은 어젯밤 자신의 뺨을 때린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이라도 내 앞에 와서 무릎을 꿇어. 먼저 스스로 네 뺨을 백 대 때리면 내가 도련님에게 부탁해서 네가 덜 아프게 맞게 해 줄게” 동혁은 동정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들어와서 잡아도 됩니다.” 이 말을 마치고 동혁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 쓸모없는 놈이 아직도 제정신을 못 차렸나 보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지금 누가 네놈을 구해 줄 줄 알고?” 허자인은 냉소했다. 그동안 경호원 몇 명은 이미 동혁과 조국현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무릎이나 꿇어!” 두 경호원이 각각 두 사람의 뺨을 때렸다. “짝”하는 소리와 함께 조국현은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나 동혁을 향해 휘두른 손바닥은. 아직 뺨에 닿지도 않았는데 이미 동혁에게 잡혔다. “뽀각!”동혁이 어떻게 힘을 썼는지 제대로 볼 틈도 없이 경호원의 팔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동혁은 이어서 발을 들어 이 경호원을 “퍽” 하고 날려버렸다. 이 잔인한 광경을 본 허자인과 장윤정, 두 사람은 모두 놀라 순간 멍해졌다. “저 쓸모없는 놈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하다니. 저 놈보다 더 쓸모없는 것들. 멍하니 뭐 하고 있어.
“군법위반간통죄? 누가 군법을 어겼다고 이러십니까?” 허자인과 장윤정은 너무 어이없어했다. ‘불륜이나 불법 동거 이런 거라면 모두 말이라도 되지.’ ‘그래봤자 큰 잘못도 아니고.’ ‘하지만 군법을 어겼다니? 우리가 그런 큰 잘못을 범할 이유가 없잖아.’ 허자인은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고개를 돌려 매섭게 조국현을 노려보았다. “조국현, 이 개X식, 네가 신분을 조작해서 우리를 모함했구나?” “분명 이동혁, 저 남이나 사칭하고 다니는 놈이 네게 방법을 알려준 것이 틀림없어.” 허자인의 생각은 동혁이 조국현을 가르쳐 군부의 신분을 거짓으로 꾸몄다는 것이었다. 장윤정도 앙칼지게 말했다. “대장님, 조국현은 군부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 사람이 분명 여러분들을 속인 걸 거예요.” “우리가 확인해 본 결과 조국현 중령은 저희 군부에서 근무하는 사람 맞습니다.” 선두에 선 대장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조국현, 저 사람은 이미 2년 전에 다리가 부러져서 못 쓴다고요. 저렇게 쓸모없는 인간이 어떻게 군부의 사람이겠어요. 틀림없이 위조 신분증을 구해서 사용했을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 다시 한번 자세히 검토해 보세요.” 장윤정이 소리쳤다. “천박한 년, 네 그 썩은 눈을 크게 뜨고 잘 봐. 내가 네가 그렇게 입버릇처럼 말하는 쓸모없는 인간인지 아닌지!” 조국현은 순간 녹색 신분증을 꺼내더니 장윤정의 얼굴을 향해 내던졌다. 장윤정은 따끔거리는 얼굴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신분증을 덥석 움켜쥐고 살펴보았다. 허자인 역시 달려들어 함께 보았다. [성명: 조국현.] [소속: H시 군부 장비 연구소.] [직무: 선임연구원(부소장).] [직급: 전문기술중령.] 조국현의 과학 연구 수준은 매우 높았으며 발표된 학술 논문은 이미 군부 내에서도 특정 조건에 도달했다.그래서 장비 연구소에 특별 채용되는 순간 즉시 부소장 수준의 연구원이 되었다. 직급은 전문기술중령, 아주 멀쩡한 신분증이었다. 허자인과 장윤정은
허자인과 하명설 등이 한 짓을 동혁은 항남을 대신해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허자인 등이든 천우민과 그의 배후의 3대 가문 모두 내일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해 주지.’ 장윤정이 울부짖는 와중에 그녀와 허자인은 끌려나갔다. “이동혁, 이번엔 네가 이겼어. 하지만 두고 보자!” 천우민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고개를 돌려 가버렸다. 그는 지금 매우 기분이 불쾌했다. 조국현이 가지고 있던 특허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동혁에 의해 그냥 물러나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천우민의 마음을 더욱 놀라게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동혁, 이 사기꾼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조국현을 군부의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천우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순간 앞서 3대 가문이 동혁의 또 다른 신분인 백항서와 몇 차례 맞붙었을 때 동혁이 보여준 군부와의 밀접한 관계가 떠올랐다. 이 생각을 한 그는 마음속에서 더욱 놀랐다. “어딜 가? 내가 언제 가도 된다고 했나?” 천우민이 막 몸을 돌려 떠나려 하자 동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천우민은 다시 몸을 돌려 화를 내며 말했다. “그래서 네가 뭘 어떻게 할 건데?” “원래 내일 형제 기일에 너와 3대 가문 모두를 함께 처리할 예정이었어.”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네가 먼저 나를 건드렸으니 먼저 너부터 손 좀 봐주고 3대 가문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는 게 좋겠지?” 전에 동혁은 노무식을 시켜 3대 가문에게 말을 전했다. 조 씨 가문의 온 가족은 백항남의 기일 전에 에메랄드정원을 떠나야 한다. 또한 3대 가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상복을 입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3대 가문의 행보를 보면 그들은 분명히 이런 동혁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처음에는 왕조희를 이용하고 그 다음에는 N도경제연합회를 이용하여 소란을 일으켰다. 그렇게 점점 심하게 항난그룹을 압박했다. 동혁은 그래서 오늘 천우민을 이용해 3대 가문 모두에게 경고할 셈이다. “이동혁, 네
“으아아!” 고통이 극에 달한 천우민은 처량하기 짝이 없는 비명을 질렀다. 잠시 후에도 천우민은 거의 기절할 정도로 아픔을 느꼈다. “이 부러진 이 두 다리는 조국현을 대신해서 갚는 것뿐이야. 내 형제 항남의 원수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생각해 보자고.” 동혁은 말을 마치고 이미 겁에 질려있는 경호원 몇 명을 힐끗 쳐다보았다. “3대 가문에게 데려가고 그들에게 내가 준 시간이 이제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해.” 경호원 몇 명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천우민을 데리고 떠났다. 조동래도 와서 경례를 하고 허자인과 장윤정을 데리고 나갔다. 카페 안은 순식간에 텅 비었고 동혁과 조국현 두 사람만 남게 됐다. 조국현이 동혁을 향해 몸을 돌리며 진심을 담아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백 회장님께서 마침내 억울함을 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정말로 3대 가문을 벌하고 돌아가신 백 회장님을 위해 정의를 다시 되찾으실 거야.’ ‘거기다 감사하게도 그 천박한 년놈을 혼내주시기까지 해 주셨어.’ 수소야는 돌아와서 조국현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천우민이 두 다리가 불구가 되어 벌을 받았다는 사실에 그녀는 이미 충분히 만족했다. 그전에는 이런 일을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내일 양부모님을 모시고 에메랄드정원에 가서 3대 가문이 항남의 관을 나르고 상복을 입고 애도하는 모습을 지켜보세요.” 그러자 동혁이 말했다. 관과 상복 등의 항남의 기일에 사용할 물건들이 많았다. 동혁은 이미 노무식에게 물건들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내일 항남의 기일은 H시 역사상 가장 성대한 규모의 경조사로 치러질 거야.’ “알겠어요.” 수소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혁에 대해 그녀는 이미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동혁은 하늘 거울 저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고 항난그룹을 나서기 전 석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취임식을 앞당겨 내일로 바꿔야겠어.” “장소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