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원화가 진씨 가문 사람들에게 성 씨를 바꾸라고 강요한 것은 농담이 아니었다. 얼마 후. 진씨 가문 많은 사람들이 성 씨 변경 서류들을 준비해 주민센터에 줄을 길게 늘어섰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수속을 밟았다. 진씨 가문에서 단체로 성을 바꾼다는 소문이 금세 퍼졌다. 이 소식은 즉시 H시에 파란을 일으켰다. 소식을 들은 모든 사람들의 첫 반응은 우선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씨 가문이 단체로 성을 바꾼다고?’ ‘내가 뭘 잘못 들은 건가?’ ‘이틀 전.’ ‘진씨 가문 사람들이 진 회장에게 진씨 성을 가질 자격이 없다며 그녀를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고 진씨 성을 박탈했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 지 얼마나 됐다고.’ ‘진씨 가문이 스스로 진씨 성을 버린다는 거야?’ 주민센터 직원이 몰래 찍은 호적등본 사진이 유포되었다. 그 결과로 소문을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이제 믿게 되었다. 새로 바뀐 이름 하나하나를 보고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진씨 가문은 이번 일로 모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너무나 재미난 일로 사람들은 끊임없이 얘기했다. “언니, 형부, 큰일 났어요.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다고요.” 하늘 거울 저택, 류혜연이 달려오며 소리쳤다. “왜 그런데? 애들 앞에서 웬 호들갑이야?” 한창 진창하의 다리 관리를 하고 있었던 류혜진은 류혜연의 말을 듣고 한마디 했다. “큰일이라고!” 류혜연은 휴대폰을 건네며 말했다. “진씨 가문이 단체로 성을 바꿨어. 진한강은 제한강, 진태휘는 제태휘, 진화란은 제화란이 되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할아버지를 지금 제한영으로 부른다는 거야.” 진창하는 서둘러 휴대폰을 가져와 살폈다.소식을 확인한 그는 휠체어의 팔걸이를 두드리며 비통하여 소리쳤다. “망신이야, 망신. 이런 망신이 어딨어? 아버지가 노망드셨나? 어떻게 이런 일을.” ‘제한영!’ ‘아버지는 누구보다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신데, 어떻게 자기 이름 앞에 아내 성을 붙이겠다고 하셨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정말 생각이 없어. 무슨 자랑이라고 사람들의 말에 오르내리면서 우리들까지 똑같이 만들려고.” 세화는 화가 나서 전화를 끊었다. “됐어. 상관하지 마, 이제 우리 가족도 아니잖아.” 동혁은 웃음을 참으며 세화를 위로했다.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세화 가족들은 다시 이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진씨 가문이 성을 바꾼 문제가 세화 가족과 그리 관련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얼마 후. 제씨 가문에서 기자 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H시에 정식 진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제씨 가문은 성명을 발표하여 진성그룹을 완전히 인수하기로 했다. 최근 불거진 대출 문제와 임금체불 등 많은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며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전에 진씨 가문이 3대 가문에서 인수한 그 사업들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게다가 진씨 가문이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점점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그러나 제씨 가문 사람들의 성명이 나오면서 뜻밖에 문제들이 가라앉았다. 각 회사 앞에서 소란을 피우던 사람들도 흩어졌다. “이게 바로 명문가의 저력이야. 성명 하나만으로도 마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이 손을 쓰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거지.” 계속 지켜보던 세화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전에 진씨 가문을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었던 일들이 명문가에게는 성명 하나로 해결될 문제에 불과했다. 그것은 진씨 가문에서 쓴 몇 백억의 진짜 자금보다 더 효과가 있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방문해 초대장 한 장을 건넸다. “제씨 가문도 이씨 가문처럼 오늘 밤 다이너스티호텔에서 연회를 베푸나 보네. 우리 가족을 초대했어.” 류혜진이 초대장을 뜯으며 말했다. 그녀는 진창하와 세화에게 어떻게 할 건지 결정을 내리라고 했다.진창하가 말했다. “가보자. 세화 할머니가 처음부터 당신에게 아주 잘 대해주셨잖아. 비록 오랫동안 제씨 가문과 왕래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좋은 감정은 가지고 있으니까.” 세화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그래요.” 동혁은 별다른 반응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 천진에 대해 별로 호감은 없다. 처음에 동혁은 유괴된 마리를 구했었다. 하지만 천진은 동혁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 동혁에 의해 불려 온 조동래로 인해 천진은 연줄로 들어간 도로교통공단에의 직장을 잃고 지금까지 실직 상태였다. 그 후에도. 천진과 그의 어머니인 나홍연은 동혁과 몇 차례 부딪혔다. 사실 천진의 가족은 동혁과 갈등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천진의 아버지는 현대병원의 부원장이었다. 5년 전 의료사고를 냈다고 류혜진을 모함한 범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아직 수감된 채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진은 동혁이 자신에게 그리 호감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인사만 하고 떠났다. “앞으로 천진이 이곳에 못 오게 해요. 지난번 마리가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당했는데, 저는 아무래도 저 사람에게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거든요.” 동혁이 다가와 수소야에게 한마디 했다. ‘지난번에 납치를 고의로 배후에서 꾸민 것이 아닌가 의심했을 때.’ ‘천진 씨의 반응이 확실히 좀 이상하긴 했어.’ “예, 주의해서 살펴볼게요. 만약 그게 저 사람 때문에 일어난 거라면, 전 이혼할 거예요” 수소야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걱정했다. ‘천진 씨는 줄곧 마리를 싫어했어. 나도 그건 잘 알아.’ ‘하긴 마리가 자기 딸은 아니니까.’ ‘하지만 천진이 정말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난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아빠.” 그때 마리가 방에서 후다닥 뛰쳐나왔다. 마리는 기뻐하며 동혁의 품에 안겼다. 동혁은 마리를 안고 그대로 별장안으로 들어갔다. 수소야는 빙그레 웃으며 그 뒤를 따랐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천진은 고개를 돌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그의 눈에는 짙은 원한이 가득했다. 항남의 부모님과 몇 마디 나눈 후 동혁은 수소야와 마리를 태우고 출발했다. 다이너스티호텔 밖 도로. 고급차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온통 오늘
말하는 여자의 이름은 안아린. 함께 들어오던 젊은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분명히 그녀의 친구가 마리를 건드려 넘어뜨렸는데 수소야와 마리 모녀에게 화를 냈다. “죄송합니다만, 저희 아이도 친구분 때문에 넘어졌어요. 이건 고의가 아니에요. 하지만 정말 미안해요.” 수소야는 화가 좀 났지만 문제를 크게 일으키고 싶지 않아 서둘러 사과했다. “지금 미안하면 끝? 설희의 이 치마가 얼마인지 알아? 아무리 낮아도 4000만 원 이상이라고. 대충 넘어갈 생각하지 마. 이 일을 꼭 짚고 넘어갈 테니까.” 안아린은 다시 수소야 모녀를 노려보았다. 그러더니 아이스크림으로 치마가 더러워진 제설희를 보고 얼른 휴지를 꺼내어 드레스의 얼룩을 닦아 주었다. “설희야, 괜찮아?” 다른 남녀 몇 명도 연이어 상태를 물었다. 한순간에. 여러 젊은 남녀들이 달려들어 염려하는 제설희는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머릿결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긴 원피스를 입고 어깨를 노출해 계란의 흰자처럼 뽀얀 피부를 자랑했다. 몸매는 늘씬하고 허리가 잘록했다. 반짝이는 하이힐은 그녀를 마치 선녀처럼 돋보이게 했다. “누구지? 정말 예뻐. 왕조희보다 더 예쁜데? 왕조희보다 훨씬 더.” “친구가 설희라고 하던데? 설마 제씨 가문 막내 어른의 딸인가? 그 J시 제일의 미녀로 불리는 설희말이야?” “아마도 맞는 것 같아. 역시 명문가는 달라. 유전자부터 다르다니까.” 그 자리에 있는 많은 남자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 놀라워했다. 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수소야의 안색이 조금 변했다. 연회에 참석하러 왔다가 이렇게 제설희 일행과 부딪히게 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제설희가 줄곧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들을 쳐다보며 친구들의 말도 듣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분명 지금 기분이 아주 나쁜 거 같아.’ 수소야는 마리를 끌고 가서 다시 사과했다. “아가씨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마리야, 빨리
“들었어? 지금 4000만 원이 문제가 아니야. 우리 설희가 보잘것없는 네 딸 때문에 기분을 망쳤잖아!” 안아린은 수소야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냉소하며 물었다. “설희야, 이렇게 하면 어때? 내가 항난그룹 사장의 뺨을 때려서 네 화를 풀어줄게.” 제설희는 수소야를 보지도 않았다. “당신 전 남편이 진세화 가족과 친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맞나요?” 수소야는 제설희가 이렇게 물을 줄은 몰라서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설희는 안아린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오케이, 설희가 동의했어. 뺨을 한 대만 맞으면 이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 안아린은 제설희를 잘 알고 있다는 듯 수소야에게 말했다. 헉! 많은 구경꾼들이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제설희 일행이 저렇게 제멋대로라고?’ ‘아이가 실수로 옷을 더럽혔는데 수 사장의 뺨을 때려서 화를 풀겠다니.’ ‘수 사장은 우리 H시에서도 명망 있는 인물인데?’ ‘만약 일반인이었다면.’ ‘뼈도 못 추리겠구먼.’ “아가씨들 뭘 그렇게까지 해요? 저 애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요. 몇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지만 넘어져도 혼자 일어날 만큼 아주 얌전한 아이고요.” “맞아요. 여자 아이랑 엄마가 먼저 사과했고 배상도 한데잖아요.” 지켜보던 어떤 사람들이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 “이 촌년놈들이? 닥쳐!” 안아린은 방금 전 말했던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H시의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 “우리 설희는 제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J시의 제일 미녀야. 따라다니는 사람이 J시에서 다른 도시까지 줄을 섰다고. 감히 우리 설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거 같아?” “따귀 한 대로 끝나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해.”말을 마치자. 안아린은 손을 들어 즉시 수소야를 때리려고 했다. 수소야는 당연히 그녀가 자신의 뺨을 때리려 하자 순순히 맞을 수 없었고 즉시 마리를 당기며 뒤로 물러섰다. “설희 아가씨. 너그럽게
“우리 엄마 때리지 마요!” 다이너스티호텔 입구. 순간 쥐 죽은 듯이 고요하게 변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모두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슴이 찢어지듯 우는 작은 마리의 울부짖음만이 귀에 들릴뿐이다. “마리야 울지 마. 이 양아빠가 있으니까, 아무도 엄마를 때릴 수 없어.” 한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마리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이어서 마리는 그 남자의 큰 손이 자신의 작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을 느꼈다. 마리는 초롱초롱한 눈을 크게 뜨고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동혁을 발견했다. “양아빠!” 마리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곧바로 고자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빠, 저 아주 사납고 나쁜 여자가 엄마의 뺨을 때리려고 해요.” “괜찮아, 그 나쁜 여자는 이 양아빠한테 벌 받았으니까.” 동혁은 웃으며 바닥에 쓰러져 뺨을 가리고 있는 여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와! 그제야 주위에서 멍하니 있던 사람들의 정적이 풀렸다. 순간 현장은 놀란 사람들로 발칵 뒤집혔다. 모두 바닥에 쓰러진 안아린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에 오만한 기세로 수소야의 뺨을 때리겠다고 큰소리쳤던 여자가. 지금 바닥에 쓰러져 벌겋게 부어오른 볼을 감싸고 있었다. 그녀의 하이힐 한 짝도 벗겨져 몇 미터나 날아갔다.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다. 방금 안아린이 수소야의 뺨을 손바닥으로 때리려고 할 때였다. 한 인영이 어디선가 나타나 갑자기 끼어들었다. 그리고는 안아린은 뺨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간덩이가 부었구나? 넌 누구야, 감히 아린이를 때리다니!” 제설희를 둘러싸고 있던 몇몇 남녀들이 그제야 경악하여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동혁을 노려보았다. “저 여자가 다른 사람을 때리겠다고 하면 되고 다른 사람이 저 여자를 때리면 안 돼? 누가 그런 규칙을 정했는데? 너희들이?”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감히 날 때려?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날 때린 거야?” 안아린이 부축을 받아 일어나며 말했는데, 그녀는 이미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너
“젠장, 감히 날 때린 저놈을 아무도 모른다고?”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면 내가 너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네 정체를 아는 즉시 너를 죽여주마.” 안아린은 동혁을 줄일 듯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구경꾼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저 놈의 정체를 숨기다니.’ ‘일부러 알려주지 않는 거야.’ 안아린은 어쩔 수 없었다. “날 죽이고 싶으면 지금 하면 되지 무슨 조사까지 해?” 이때 동혁은 일의 자초지종을 모두 알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안아린을 힐끗 쳐다보았다. “내 신분과 정체를 알아야 나를 죽일 수 있다는 거야? 역시 남 개 노릇이나 하는 여자답군. 약자는 업신여기고 강자는 무서워하는 이치를 잘 알고 있어.” 동혁의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놀랐다. ‘진 회장의 이 쓸모없는 남편이 사람을 심하게 때릴 뿐 아니라, 저렇게 입심도 좋아서 상대 도발도 아주 잘하네.’ “네놈이, 지금 감히 나를 개라고 욕한 거야?” 안아린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지금 날 죽일 엄두가 안 나면 그냥 입 닥치고 있어.” 동혁은 안아린을 무시하고 손을 뻗어 유준기를 가리켰다. “네가 방금 내 의붓딸을 쳐서 넘어뜨렸나?” “왜? 배상금이라도 달라고 하게?” 유준기는 인상을 구기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넌 다른 사람 돈이나 뜯어내는 사기꾼 같은데?” “난 네놈에게 돈을 요구할 생각 없어.” 동혁은 냉정하게 말했다. “마리에게 사과하고 아이스크림 하나만 사주면 돼.” ‘사과는 당연하니 그렇다 치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달라고?’ 동혁의 말에 모두들 어이가 없었다. 유준기 역시도 너무 어리둥절해서 화가 나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럼 네가 먼저 아린이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면 내가 봐서 네 저 여자아이에게 사과할 수도 있지.” 유준기가 냉소하며 말했다.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사과를 해?”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잘못한 게 없다고?” 유준기가 화를 내며 말했다. “네가 감히 아린의 뺨을 때리다니
“이게 J시 제일의 미녀라고? 내 아내보다 예쁘지도 않구먼.” 다이너스티호텔 입구. 주위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동혁의 말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에서 메아리쳤다. 제설희. 명문가 제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J시 제일의 미녀. 그러나 동혁의 입에서 나온 평가는 뜻밖에도 완전 무시. 냉정한 평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누구도 동혁이 제설희의 연약한 뺨을 직접 한 대 때릴 줄은 몰랐다. ‘아무리 때려도 그렇지 여자 뺨을 저렇게 막 때리다니.’ ‘저렇게 예쁘고 연약한 여자를 어떻게?’ ‘저 인간이 어떻게 무식하게 저렇게 손을 쓸 수 있지?’ 사람들은 제설희의 연약한 뺨에 불쑥 나타난 새빨간 자국을 보고 있었다. 모두 제설희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네놈이 감히 날 때려?” 제설희는 방금 전의 냉정함을 완전히 잃었다. 분노해서 안색이 변한 그녀는 두 눈 불을 뿜으며 동혁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말속에 녹아있는 분노를 모두들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뺨 한 대를 맞더니 제씨 가문 아가씨가 완전히 열받았네.’ “저 바보가 뺨을 때려서 속 시원은 한데, 어쩌지 저놈은 이제 끝장이야. 제씨 가문 아가씨에게 저렇게 미움을 샀으니 이제 누구도 저놈을 구할 수 없을 거야.” “설사 저놈이 사람을 때리는 게 법을 어긴 것이 아니더라도 제씨 가문도 저놈에게 앙갚음할 수 있는 수단이 수백 가지라고.” “그러게. 아무도 분노한 제씨 가문을 막을 수 없을 텐데.” 한순간. 구경하던 많은 사람들이 동혁에게 동정 어린 눈길을 보냈다. ‘뺨 한대로.’ ‘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까지 피해가 갈 텐데.’ “네놈이 감히 나를 때려?” 동혁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제설희가 다시 입을 열어 한마디 내뱉었다. 분노 가득한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넌 맞아도 싸.” 동혁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럭저럭 예쁘게 생긴 여자가 마음이 악독해서 어린아이를 괴롭히기나 하고, 자기가 고고하고 새침한 여신인 척했잖아.” 동혁은 이미 수소야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