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인 건 처음 다친 부위라는 겁니다. 그저 수술을 할 것인지 아니면 보수적으로 치료를 할 것인지 선택하면 됩니다.” 하원종이 진지하게 말했다. 양정석이 말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저희 제씨 가문 막내 회장님의 심복 경호원들이 주먹이나 발을 쓰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하 선생님께서 직접 수술해 주셔서 이 사람들이 완전히 회복됐으면 합니다. 물론 비용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원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소 불쾌한 듯이 말했다. “완전한 회복이라,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원종은 수술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 선생님의 실력이야 모두 잘 알고 있는 일이지요. 저희는 선생님만 믿겠습니다.” 양정석은 웃으며 아첨하더니 계속 말했다. “그리고 하 선생님께서 이번에 H시에 장기간 머물면서 진창하라는 사람의 다리를 치료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아, 그렇게까지 소문이 퍼졌습니까?” 하원종이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저희 막내 회장님께서 하 선생님께 말씀을 좀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양정석이 웃으며 말했다. “막내 회장님께서는 하 선생님께서 진창하의 다리를 치료하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왜죠?” 하원종의 얼굴빛이 금세 어두워졌다. 그의 주변의 몇몇 학생들의 안색 역시 좋지 않았다. ‘그 진 선생은 이 전신의 장인인데?’ ‘이 전신이 특별히 부탁해서 하 선생님께서 직접 H시에 오신 거고.’ ‘그런데 이 사람들은 대체 누구지? 누군데 감히 우리 선생님께 이래라 저래라야?’ “전국 최고 의사로 잘 알려져 있으시지요? 그래서 작은 유언비어 하나로도 명예가 손상될까 두렵지 않으신지요?” 양정석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이후 선생님께서는 그런 유언비어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저희 J시 제씨 가문은 명문가로서 이런 상황이 절대 선생님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겠습니다.” 그에 더해. 하
“예? 하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양정석의 얼굴 표정이 굳어졌다. ‘난 이해되기 쉽게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는데 왜 하 선생이 이렇게 나오는 거지?’ 하원종이 콧방귀를 뀌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그 이동혁의 요청으로 제가 H시에 온 겁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지요.” 그 순간. 양정석은 창피해서 땅 속으로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의 얼굴은 심하게 붉어졌고 마치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보였다. ‘내가 열심히 이동혁에게 당한 척 연기했는데 결국 하 선생의 눈에는 다 연극으로 보였겠군.’ ‘잠깐, 근데 방금 하 선생을 이동혁이 H시로 초빙했다고 말하지 않았나?’ 양정석은 깜짝 놀랐다. ‘어디에도 쓸모없는 데릴사위 주제에 어떻게 하 선생을 모실 수 있지?’ “빨리 돌아가세요. 전 저 네 명의 환자를 치료하지 않을 겁니다. 이동혁이 강제로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했다면 분명 저들에게 잘못이 있을 거예요.” 하원종은 귀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그는 양정석과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하 선생님이 이동혁을 잘 알기 때문에 이유를 불문하고 다리가 부러진 환자의 치료를 거부하겠다는 말입니까?” 양정석은 표정을 굳히고 콧방귀를 뀌었다. “허, 그러고도 선생이 무슨 천국 최고 의사입니까? 정형외과 최고의? 그저 명성만 자자했구먼.” 하원종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양정석의 비난에 조금의 신경조차 쓸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의 학생들은 달랐다. “이봐요, 말씀 좀 가려하세요.” “당신이 뭔데 우리 스승님을 모함합니까?” 몇 명의 남녀 학생들이 모두 양정석을 성난 눈으로 쳐다봤다. 양정석은 그들을 힐끗 째려보더니 갑자기 그중 한 여학생의 뺨을 후려갈겼다. 양정석이 나이 들어 보여서 아무도 그가 무술을 수련해 손이 빠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짝! 그 여학생은 뺨을 맞고서 놀라 자신의 뺨을 만진 채 뒤로 넘어졌다. 몇 명의 학생
“이동혁?” 양정석은 다가오는 동혁을 보고 낯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네놈이 한 채찍질에 설희 아가씨가 중상을 입어 거의 죽어가는데 감히 지금 내 앞에 나타나?” 그는 손짓을 했다. 고수 몇 명이 즉시 하원종의 학생들을 버려두고 동혁을 에워쌌다. 동혁은 그들에게 별신경도 쓰지 않고 아쉬운 듯 말했다. “그럼 제설희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거군. 쫌 아쉽네.” 동혁은 제설희를 때릴 때 강도를 잘 조절했다. 그래서 맞은 제설희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말을 하여 일부러 양정석을 도발했다. ‘이 늙은이는 전에 제씨 가문의 연회장에서 본 적이 있어.’ ‘당시 제원화의 뒤에서 친절하고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했었는데.’ ‘하지만 역시 그건 연기였구먼.’ ‘이것만 봐도 제원화, 그 늙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동혁이 생각한 데로였다. 그의 한마디를 듣고 양정석은 화가 나 미칠정도가 되었다. 양정석에게 제설희는 어릴 때부터 계속 지켜본 그가 충심으로 섬긴 작은 주인 아가씨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자기가 모시던 아가씨가 뜻밖에도 동혁에게 여러 차례 대중 앞에서 수모를 당했다. 양정석은 지금 동혁을 산 채로 찢어 죽이고 싶었다. 그는 분노해 얼굴에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동혁을 가리켰다. “이동혁, 네놈이 정말로 우리 설희 아가씨를 죽이려 했어? 막내 회장님을 완전히 분노하게 했으니 넌 죽었어. 이제 아무도 널 구할 수 없다고.” “쳐라, 그놈을 잡아서 회장님 앞에 사죄하게 해야겠어.” 양정석이 데려온 고수들에게 명령했다. “이깟 놈들로 나를?” 동혁은 험상궂은 눈빛을 한 고수들을 힐끗 보더니 순식간에 움직였다. 번개처럼 아주 빠르게 동혁의 손이 움직였다. 너무 빨라 몇 사람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퍽! 퍽! 동혁을 에워싸고 있던 고수들이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그들은 동혁에게 뺨을 맞고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네놈이?” 양정석은 깜짝 놀랐다. 그는 전에 동혁이 채찍으로 때릴 때 손을 쓸 겨를도
양정석을 땅바닥에 내던지고 동혁은 바로 하원종과 함께 병원을 떠났다. 하원종의 학생 몇 명도 함께 하늘 거울 저택으로 향했다. H시정형외과병원의 원장은 예전 하원종의 학생이었다. 그는 은사의 전화를 받고 아무 말 없이 병원의 병상을 몇 개 더 늘렸다. 양정석이 막 왔을 때는 4개의 병상을 썼다. 그런데 이제는 9개의 병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한편 제원화는 아직 병원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대동사채의 천대호와 통화를 했다. “천 사장님, 강오그룹이 말을 전한 후 왜 대동사채 쪽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겁니까? 이건 제가 아는 대동사채답지 않은데요?” 휴대폰을 들고 제원화는 약간 불만스러운 듯이 물었다. 그는 대동사채를 이용해 세화 가족을 괴롭히게 했다. 한마디로 손 안 대고 코 풀기였다. 그는 배후에 가만히 앉아서 직접 힘들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제원화가 가장 좋아하는 일처리 방식 중 하나였다. 그는 알고 있었다. ‘대동사채는 자신들이 이용당한 것을 알면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걸.’ ‘힘들이지 않고 4000억의 돈이 생기는 일이니, 천 사장이 이런 유혹을 마다할 리 없을 테니까.’ 그런데 상황의 전개가 애초 계획과는 조금 달랐다. 천미가 강경하게 말을 전한 후 대동사채에서 뜻밖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기 때문이다. [회장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기에 아직 좀 성급해 보이십니다.] 전화기 맞은편에 있는 천대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좀 기다려보시죠. 대동사채는 말보다 직접 보여드리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역시 제가 아는 대동사채 맞군요.” 제원화는 만족스러운 듯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미소가 돌았다. 바로 그때.부하 한 명이 서둘러 들어왔다. “막내 회장님, 병원에 이동혁이 나타나 고수 4명을 제압하고서 양 집사님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하 선생님을 빼앗았다는 소식입니다.” 제원화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순간적에 굳어졌다. 그는 큰소리로 외
천미의 낯빛이 어두워지며 서둘러 강오그룹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녀는 어떤 암흑가 세력이 일을 저지른 것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인력을 배치해야 했다. 바로 그때 또 다른 부하의 전화를 받았다. “뭐? 불을 지른 게 대동사채라고?” 천미의 표정이 갑자기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전에 그녀가 강경하게 경고를 날릴 때 대동사채는 한동안 아무런 대응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상대방이 활동을 중지하고 세화를 협박한 일은 그대로 무마된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다. 대동사채가 뜻밖에도 방화를 해 강오그룹의 핵심 인력 몇을 태워 죽였다. 그들은 잔인한 수법으로 천미의 경고에 강력하게 대응을 한 것이다. [사장님, 대동사채가 공개적으로 방화는 자신들이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진 회장님에게 내일 아침까지 6000억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는데 추가된 2000억은 강오그룹에게 하는 요구라고 합니다.] [돈을 주지 않는다면 진 회장님 가족이 몰살을 당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동사채는 진 회장님 가족이 설 대도독과 이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고 진 회장님 가족이 평생 하늘 거울 저택에 숨어 살 수는 없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대동사채가 공개적으로 경고를 날렸다. 그 순간 H시의 암흑가와 여러 가문들이 들끓었다. ‘대동사채,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거 아니야?’ ‘방화를 저질러 강오그룹의 사람들을 죽이다니.’ ‘거기다 강오그룹에게 2000억을 배상하라고?’ ‘진 회장 가족이 설 대도독과 이웃인 것을 알아서 하늘 거울 저택에 들어가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는데.’ ‘그런데도 진 회장 가족을 몰살시키겠다고 큰소리까지 쳐?’ ‘이건 뭔 자신감이지?’ ‘완전 거만이 하늘을 찌르네.’ “암흑가의 초강력 세력으로 오래 이어져 내려온 만큼, 대동사채는 설마 설 대도독도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많은 사람들이 대동사채의 범행에 경탄했다. 대동사채의 대응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백효성은 일을 매우 깔끔하고 신속하게 처리했다. 동혁이 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이미 대동사채의 거점을 찾아서 알렸다. [이 선생님, 대동사채의 거점은 비밀이 아닙니다. 아무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각지의 거점은 거의 반공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불법 사채는 은행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동사채는 반공개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건가?’ 전화를 끊은 후 백효성은 동혁에게 대동사채 H시 지부 직원의 자세한 정보를 보냈다. 반공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정보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좋아, 이게 다 죽일 것들이라 이거지?” 동혁은 그 사람들의 자료를 뒤적이며 웃었다. 기쁨이 아닌 서늘한 기운이 가득한 무서운 미소였다. 옆에 앉은 설전룡도 동혁이 오늘 밤 상대를 정말 죽일 것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곧 대동사채 H시 지부에 도착했다. 대동. 두 글자로 된 표지판이 뜻밖에도 문 앞 벽에 휘황찬란하게 걸려 있었다. “그냥 돌아가. 밤에는 업무를 보지 안으니까.” 동혁과 설전룡이 곧장 안으로 들어가자 흉악해 보이는 두 사내가 그들을 막았다. “업무를 보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왜 퇴근을 안 했지?” 동혁이 물었다. 동시에 그는 안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안에 모여있는 것 같았다. “오늘 강오그룹 사람 몇 명을 태워 죽였는데, 저쪽에서 담을 뛰어넘어서 복수라도 할까 봐 사장님이 오늘 밤 우리에게 여기서 지키라고 해서 있는 거야.” 지금 동혁과 설전룡 두 사람은 대동사채의 고객과 같은 신분이었다. 그럼에도 상대방은 그들에게 방화와 같은 잔인한 일을 언급하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물론 그 심천미가 정말 우리 쪽으로 사람들을 보낸다면 우리 역시 그년과 강오그룹을 끝장낼 거야.”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심 누님? 두 도시의 암흑가 대부? 흥, 우리 대동 손에 죽은 암흑가대부들이 얼마나 많은데?” 두 사내는
천대호는 동혁에게 급하게 돈부터 요구하지 않았고 먼저 무릎을 꿇고 다시 얘기하라고 했다. 그가 보기에 천미는 부하 몇 명을 방화로 잃은 후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 같았다. 그리고 세화 가족은 서둘러 돈을 모아 동혁을 시켜 가져다주려 한다고 생각했다. “제원화가 네게 시킨 건가?” 동혁은 당연히 무릎을 꿇지 않았고 그저 사방을 둘러보았다. ‘제원화가 여기 있다면 같이 한 번에 해결하고 좋을 거 같은데?’ “찾을 거 없어. 제원화은 여기에 없으니까.” 천대호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말 조심해. 제원화는 아직 내게 무언가를 시킬 정도는 못돼. 난 그저 약간의 협력을 할 뿐이야.” “그가 우리 대동사채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나 역시 그의 딸의 복수를 해줘서 감사를 표현해야 하지 않겠어?” ‘제원화가 여기 없다고?’ 동혁은 아쉬움을 느꼈다. 동혁이 물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그렇다면 제원화가 너희들에게 말해서 지원 자금을 신청한 회사를 갈취하게 했다는 건가?” ‘보아하니.’ ‘예전에 대동사채가 진씨 가문을 찾았을 때에도 제원화가 뒤에서 부추긴 거겠구먼.’ ‘그 일로 진씨 가문이 강제로 성을 바꾸고 진성그룹을 넘겨주었는데.’ ‘제원화, 정말 음흉한 놈이야.’ “맞아. 보기보단 똑똑한데.” 천대호는 의외라는 듯 동혁을 쳐다보았다. ‘H시에서 그 유명한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내 한마디로 사실을 눈치채다니.’ “처음에 3대 가문과 왕조희가 연줄을 만들겠다고 우리 대동사채에서 돈을 빌렸는데 이 전신 때문에 모두 헛수고가 됐지.” “그러니까 이 전신만 우리 대동사채의 돈으로 자선을 베풀어 좋은 명성을 얻었다 이거야. 손해 본 것은 우리 대동사채이고, 그러니 자금을 당연히 하나하나 돌려받아야 하지 않겠어?” “우리 대동사채는 여태껏 밑지는 장사를 한 적이 없어.”천대호는 이 전신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동혁이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 전신이 네 말을 듣고 너를 혼내주면 어쩌려고? 두렵지도 않아?”
“꼬마야, 그 선글라스 벗어라.” 천대길은 무섭게 웃는 얼굴로 설전룡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그는 칼을 들고 설전룡의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 “네가 직접 벗겨보던지.” 설전룡이 씩 웃으며 말했다. 천대길은 설전룡이 전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자 화가 나 크게 소리쳤다. “내가 네놈의 선글라스를 벗기고 네 눈알을 파서 개에게 먹이로 던져주마.” 천대길은 말과 동시에 손을 뻗어 설전룡의 선글라스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반쯤 손을 뻗었을 때 설전룡에게 손목을 잡혔다. “이거 못 놔? 으아!” 천대길이 설전룡의 펜치 같은 큰 손에 손을 잡혀 비명을 질렀다. “이봐? 좋은 말 할 때 가만히 놔라.” 천대호는 안색하나 바꾸지 않고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보다 더 심한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조카인 천대길이 붙잡혀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어쨌든 천대호가 있는 곳은 그의 안방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래 봤자, 이동혁과 저놈은 여기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호, 늙은 개 주제에 침착하네.” 설전룡이 빙그레 웃으며 가만히 손을 자신의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손을 꺼냈다. 그의 손에는 이미 반짝이는 총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설전룡은 바로 천대길의 이마에 총부리를 겨누었다. “너, 너 지금 무슨 짓이야? 함부로 나대지 마.” 조금 전까지 오만했던 천대길이 금방이라도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이동혁의 친구에게 저런 물건이 다 있다니.” 천대호 안색이 마침내 변했다. 그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설전룡이 총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총은 천대호조차도 함부로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해외가 아닌 이상. 일단 국내에서 총기와 관련된 사건은 아주 중대한 사건으로 비쳤다. “야, 당장 그거 못 내려놔? 지금 그딴 걸로 누굴 겁주냐?” 홀의 양쪽. 많은 사내들이 벌떡 일어나 설전룡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설전룡은 아무 말 없이 방아쇠에 집게손가락을 걸었다. 그는 단순한 동작으로 주변 사내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