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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진장청
건우는 그 말에 놀라 또다시 멍해졌다.

‘일조라.... 그게 얼마나 되는 거지?’

임 씨 그룹은 전성기에 매우 번성했는데, 시가총액은 백 조에 달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정 자산이고, 아버지 손에도 일조도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중요한 건....’

"당신이 내 아버지의 부하라고요? 그 만리상맹의…."

동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 만리상맹의 전체가 모두 도련님 것입니다."

퍽!

건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들어 자기 뺨을 때렸다.

"아니, 도련님! 이게 무슨....?"

"혹시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그랬어요."

"허허,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사실입니다. 도련님의 아버지인 임 어르신은 소인에게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만약 어르신이 아니셨다면 전 전 이미 온 집안이 망하고 저세상 사람이 됐을 겁니다. 당시 어르신은 만리상맹을 창립하여 소인에게 맡기셨습니다"

"네?"

건우는 입을 벌린 채로 멍하니 굳어있었다. 아무래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만리상맹은 임 씨 그룹보다 얼마나 더 큰지 모른다. 소문에 의하면 자산이 천 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하 세계에서는 더욱더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이렇게 거대한 그룹을 아버지께서 손수 만드셨다고? 왜 난 들어본 적도 없는 거지’

"어르신께서는 장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계십니다. 임 씨 그룹을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만리상맹을 창설하여 두 그룹이 상부상조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르신께서 또 이걸 도련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는 고풍스러운 작은 상자를 꺼내 건우에게 건네주었다. 건우는 이상한 기색으로 되물었다.

"혹시 아빠가 언제 주신건데.... 이제야 저한테 갖다주시는 건가요?"

"오늘은 도련님의 스물네번째 음력 생신이십니다. 이것은 1년 전에 어르신께서 미리 준비해 놓으신 생신 선물입니다. 도련님, 생신 축하 드립니다! 그리고 사모님께서 지금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알고 있지만 제가 여러 가지 이유로 나서기가 곤란합니다.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저에게로 연락해주세요. 방금 그 번호는 저의 개인 전화번호입니다. 24시간 도련님의 전화를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동재는 정말 무슨 걱정이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말을 마치자 롤스로이스에 앉아 훌쩍 떠났다. 건우는 마치 아직 꿈속에 있는 듯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왼손에는 은행 카드, 오른손에는 작은 상자, 더없이 진실한 상황이었다.

마침 옆에 ATM 기계가 하나 있어, 건우는 얼른 달려가서 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 입력해넣었다.

잔액 표시: 1000,000,000,000.00원

금액에 적힌 기나긴 영을 세어본 임건우는 인생을 의심할 지경이였다. 이어 작은 상자를 열어 보았는데 안에 시커먼 반지가 들어있었다.

’이걸 왜 주셨을까?’

건우는 반지를 껴보았다. 식지에 끼니 꼭 들어맞았다.

‘나도 이젠 돈이 있어!’

건우는 즉시 제일 병원으로 달려갔다. 가장 시급한 것은 빨리 수술비를 내는 것이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조금이라도 더 일찍 수술하면 그만큼 희망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그는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다.

엄마 우나영은 이곳에 입원해 있는데 교통사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깨어난 적이 없다.

의사로부터 식물인간이 될 확률이 높다는 선고를 받았는데 깨어날 확률은 5%에 불과하다.

낯익은 병실로 들어간 건우는 그만 멍해졌다. 엄마가 뜻밖에도 침대에 계시지 않았고 병실은 비워진 채로였다. 서둘러 뛰어나가던 건우는 한 사람과 정면으로 부딪치고 말았다.

"아니, 무슨 이런 미친놈이 다 있어? 길을 보지고 않고 다녀? 아, 난 또 누구라고, 알고 보니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너였구나! 흥, 너 혹시 집에서 마누라 보지도 못하니까 일부러 나랑 부딪친 거 아니야? 기회를 타서 어떻게 좀 나랑 엮이려고? 너, 전에는 나를 보는 체도 하지 않았잖아, 인제는 내가 널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야!"

그녀는 이 병원의 간호사이다, 이름은 양지은이라고 건우의 전 여친이다. 대학 시절 두 사람은 한 달 정도 사귀었었다. 하지만 그녀가 돈만 밝히고 여러 남자와의 관계도 복잡한 것을 발견한 건우는 그녀와 헤어졌다.

"우리 엄마는? 우리 엄마는 어디 갔어?"

건우는 다급히 큰소리로 물었다. 지금 그녀와 쓸데없는 일로 허비할 시간이 없었다.

"하하, 그건 너 자신에게 물어봐야지, 제 엄마도 못 지키는 페물짝 같은 물건을 어디다 쓰겠니? 맨날 네 마누라 장모님 발 씻은 물만 마셔서 바보가 된 거 아니야?"

건우는 지은의 옷을 움켜쥐며 소리쳤다.

"우리 엄마는? 네가 우리 엄마를 어디로 데려갔어? 네가 여기 간호사인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그가 화를 내는 것을 본 지은은 겁에 질려서 황급히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저기에...."

바라보니 복도에 침대가 하나 놓여있었는데 그 위에 누워 있는 사람이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엄마!"

건우는 지은의 옷을 놓고 침대를 향해 달려갔다. 엄마를 마치 쓰레기처럼 통로에 버리다니, 건우는 화가 치밀어 미칠 지경이었다.

"양지은, 네가 한 짓이지?"

’어머? 여기가 병원인데, 내가 왜 건우를 두려워해? 걔가 나를 두려워해야지!’

이렇게 생각한 지은은 코웃음을 치며 당당하게 말했다.

"내가 그런 거면 또 어때? 누가 너보고 가난뱅이가 되라 했어? 여긴 병원이지 자선단체가 아니야. 돈이 없으면 나갈 수밖에 없는 거야! 여기에 눌어붙어서 뭐 할 거야? 너! 능력이 있으면 돈을 내던지, 낼 수 없다? 미안하지만, 당장 꺼져줘!"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던 지은은 모자란 듯 말을 더 붙였다.

"어이. 아니면 네가 장모님한테 머리 조아리며 빌기라도 하던지, 아내한테 무릎 꿇고 구걸이라도 하던지, 그러면 돈 좀 얻을 수 있을 텐데…. 그런데 유가연 그 쪼잔한 여자는 만 원이라도 줄까? 너 말이야, 나한테 무릎 꿇으면 너 엄마 치료비 내가 내줄게."

이때,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우는 매일 집에서 나한테 무릎 꿇더라도 돈 때문에 너에게 무릎을 꿇지는 않을 거야."

건우는 갑자기 나타난 가연을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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