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뒤에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강문탁도 이때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이 아가씨가 낯설어 보이는데 우리 남해시에 온 지 얼마 안 됐나 봐요. 아가씨,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우리 남해시의 어떤 사람들은 할 일은 하지 않고 매일 빈둥거리기만 하거든요. 반드시 조심해야 돼요. 절대 엮이지 마세요. 매우 역겨워요. 만약 아가씨가 필요하시면 제가 모시고 이곳의 상가를 구경시켜 드릴 수 있어요. 저는 미자이 식당의 매니저예요. 이곳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어요.”분명히 강문탁은 하은혜에게 관심이 많다. 미녀이기도 하고 페라리를 몰고 다니고, 딱 봐도 신분이 만만치 않은데, 만약 이런 여자와 사귄다면 돈과 예쁜 여자를 다 얻을 수 있지 않을까?김예훈은 원래 정말 그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두 사람은 정말 짜증 나게 굴어서 그는 참지 못하고 강문탁을 쳐다보며 말했다. "강문탁, 식당에서 서빙하는 주제에 자꾸 까불지 말래? 내 사람이 너와 무슨 상관인데?"강문탁은 안색이 어두워졌으며 김예훈이 감히 말대꾸를 할 줄 몰랐다. 그는 이때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 너 같은 데릴사위가 여기서 잘난 척이냐? 여자를 등쳐먹는 게 정말 대단한 줄 알아? 이 예쁜 아가씨가 너의 실제 모습을 보고 나면 넌 여자를 등쳐먹을 기회도 없을 거야!"강문탁은 말하면서 하은혜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특히 여자를 등쳐먹는다는 말을 더 힘주고 말했다.이때 강문탁은 이미 김예훈이 여자를 등쳐먹는 놈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면 이 페라리가 하은혜 거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김예훈과 하은혜의 관계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김예훈이 냉소하는 것을 보고 강문탁은 계속 말했다. "김예훈, 너 정말 대단하다! 정씨 일가에서 3년 동안 공짜로 먹고살고, 여자를 등쳐먹는 것도 그렇다 치고 이제 또 돈 많은 여자한테 매달리다니. 너 같은 놈은 정말 남자의 얼굴에 먹칠하는구나!"이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었고, 김예훈의 옆에 명품 차에 예쁜 여자까지 있어서 원래
하은혜는 그녀를 쳐다보는 것도 귀찮아서 강문탁을 싸늘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널 때렸으니 어쩔 건데? 식당 서빙하는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해? 입도 화장실처럼 더러워 가지고 널 안 때리면 누굴 때려?"이때 하은혜는 평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시크했던 모습을 되찾았으며, 눈빛 하나, 말 한마디만으로 그는 강문탁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다.주위의 많은 사람들도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와우, 이 미녀의 성질이 불같네!""이거 완전 내 여신.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들어!""이런 여자는 보통 사람이랑 절대 어울리지 않아. 우리 같은 사람은 생각뿐!"많은 사람들이 다시 쑤군거렸지만, 감히 큰 소리를 내지 못했다. 분명 하은혜에게 들키면 있다가손바닥이 날라오면 변명할 곳이 없다.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때 하은혜는 뒤에 페라리에 기대어 있는 김예훈을 몰래 쳐다보았으며 김예훈이 입꼬리를 올려 칭찬의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그녀는 비로소 약간 숨을 내쉬었다."사람을 함부로 깔보는 새끼, 나랑 동창이 쇼핑하러 나온 게 어때서? 개 입에서는 상아를 토해 낼수 없지! 한 마디만 더 하면 내가 오늘 네 입을 찢어버릴 거야!"하은혜는 계속 욕을 했다.강문탁은 얼굴을 가리고, 이때 조금 정신을 차려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꼈고, 그의 눈은 거의 불을 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독살스레 김예훈과 하은혜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 그래! 그래! 연놈이 뭘 믿고 사람을 업신여겨? 내가 오늘 너네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아? 기다려!"말이 끝나자 강문탁은 휴대전화를 꺼내 재빨리 번호를 누르고 잘 보이려고 하는 얼굴로 통화했다. "임 대표님, 이쪽에서 귀찮은 일이 좀 생겼는데요. 누군가 제 앞에서 잘난 척 지랄하고 있는데 와서 저를 좀 도와주실래요? 네, 네!"전화를 끊자 강문탁은 날뛰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가리키며 욕했다. "씨발 새끼, 너 임 대표님이 누군지 알아? 바로 오늘 네 개 다리를 부러뜨릴 뻔했던 임중호거든! 오후에 네
계집애야, 내가 한 말 못 들었어? 평소 같으면 너랑 천천히 놀아줬겠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네…." 임중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은혜의 핫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어렴풋이 보고 낯이 익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뒤에 있던 강문탁은 이 순간 거리낌 없이 웃으며 몸을 앞뒤로 크게 흔들었다.그의 웃음소리를 듣고 임중호는 멀지 않은 곳에 차에 기대어 있는 희미한 모습을 실눈으로 바라보며 흉악하게 웃었다."문탁아, 저 녀석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어?"강문탁은 김예훈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김예훈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는 교양 있는 사람이니 오늘은 좀 교양 있게 처리합시다. 그 새끼 보고 무릎을 꿇고 몇 번 절하고 할아버지라고 몇 번 부르라고 해요!""이 새끼야, 들었어? 알아서 무릎을 꿇어라. 그렇지 않으면......" 임중호는 다치지 않은 한쪽 손을 흔들었다.갑자기 경비원들이 모두 허리춤에 있던 몽둥이를 빼냈으며 하나같이 무시무시했다. 이 경비원들은 모두 그가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후에 그는 김예훈 때문에 사람을 모두 바꾸었지만 운이 없게도 이 신입들은 예하오를 전혀 모른다."아니면, 내가 심하게 했다고 탓하지 마. 내가 좋은 제안을 해줄 테니 그냥 얌전히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너는 무사히 떠날 수 있어." 임중호는 빙그레 웃었다. "아니면 내가 좀 있다가 손에 힘이 좀 들어갈 텐데 내 탓하지 마.”지금 강문탁도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고 앞으로 두 걸음만 나아가서 잠시 후 김예훈이 무릎을 꿇기만 하면 그는 녹화할 생각이었다.조이영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고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여태까지 김예훈을 싫어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말릴 생각은 없다. 게다가 김예훈이란 놈이 돈 많은 여자를 찾다니 더군다나 정민아 대신 그럴 가치가 없으며 지금 당장 김예훈을 죽이고 싶었다."임 대표님은 이 구역의 보스인데 이 예쁜 여자가 아무리 기세등등
"팍."임중호의 얼굴에 바로 맞은 이 발차기는 보기에도 매우 아름다운 발차기였고 아찔할 정도로 멋있었다.임중호는 한 방에 날아갔으며 허공에서 몇 바퀴를 돌다가 옆에 있는 꽃밭에 세게 떨어졌다.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고, 경비원들조차 어리둥절했다.잠시 후 질겁한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이 예쁜 여자 대단하네!""이 실력은 적어도 태권도 검은띠일걸?"잠시 멍하니 있다가 경비원들이 어쩔 수 없이 하나둘씩 달려들었다. 그들의 보스가 맞았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그만해! 다들 그만해!"임중호는 이가 빠져 내뱉었지만, 이 순간 놀라 죽을 뻔했으며 하은혜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마침내 낯익은 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YE 투자회사 대표의 비서이다! 자기가 평소에 만나면 무릎 꿇고 아첨해야 하는 대단한 사람이다!그녀를 때린다고? 말도 안 돼! 목숨을 버리고 싶은 건가?다음 순간,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빠른 걸음으로 강문탁의 옆에 가서 아직도 멍해 있는 강문탁의 얼굴에 손바닥으로 뺨을 쳤다!"팍."이 뺨은 정말 온몸의 힘을 다했으며 강문탁은 정신없이 내동댕이쳐 온 사람이 멍한 상태였다."임 대표님!" 강문탁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임 대표님, 바로 이 김예훈이라는 데릴사위가 한 여자를 데리고 와서 저와 시비를 걸었는데, 왜 저를 때려요?""팍!"임중호는 뺨 한 대 더 날리고 소리를 질렀다. “데릴사위가 어때서? 데릴사위가 너를 건드렸어? 너씨발 식당 서빙하는 새끼가 만날 여기서 사람 깔보고, 네가 뭔데! 너 그 죽은 아버지 아니었으면 너를 벌써 800번이나 죽였을 거야!"
"임 대표님... 아니... 중호 형님..." 강문탁이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오후에 저한테 하신 말 잊으셨습니까? 제 뒤를 봐주겠다고 형님께서 그러지 않으셨습니까?"임중호가 놀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욕설을 퍼부었다:"이놈이 미쳤나! 당장 쳐라, 오늘 이놈을 때려눕히지 않으면 너희들 다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달려들던 경호원들이 어안이 벙벙해졌다,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임중호가 경외의 눈빛으로 하은혜를 쳐다보았다, 하은혜의 차가운 눈빛을 본 임중호가 부들부들 떨면서 이를 악물었다:"네놈이 눈이 멀었구나? 이분이 누구이신지 알기나 하는 거야? 내 직속 상사야, 너 따위가 감히 이분을 건드려?!""뭐라고?!"주위에 둘러싸여 있던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강문탁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입을 크게 벌리고 멍한 얼굴로 하은혜를 쳐다보았다.임중호, 이 사람도 밖에서는 내로라하는 인물인데, 이 여자가 임중호의 직속 상사라니, 그럼, 이 여자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가!내가 저리 대단한 인물한테 찝쩍대었으니...강문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망했다, 이번에는 끝장이다.조이영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김예훈 이 자식이 이렇게까지 비겁할 줄 몰랐다, 정민아한테 빌붙어 사는 것도 모자라 이젠 하은혜한테까지 빌붙어있을 줄이야,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 말이다! 대단한 인간인 것 같다!"은... 은혜 누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임중호는 더는 강문탁을 상대하지 않고 사람들의 보는 앞에서 "털썩" 하은혜한테 무릎을 꿇었다."이게 다 저 자식 때문입니다, 제가 평소에 누님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아시지 않습니까? 오늘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임중호가 끊임없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고 피가 바닥에 줄줄 흘러내렸다."당장 이리 안 와?! 빨리 와서 무릎을 꿇어!" 임중호가 뭔가 생각이 난 듯 강문탁을 향해 사납게 외쳤다.강문탁이 부들부들 떨면서 기어갔다, 지금
"형수, 형수랑..." 강문탁이 이를 악물었다."그래!" 김예훈이 반쯤 쪼그리고 앉아 강문탁의 얼굴을 툭툭 쳤다, "이제 알겠지? 와이프 덕 보고 살아도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찌질한 놈이라고 그리 업신여기더니, 지금 내 앞에 무릎 꿇고 있는 네놈은 찌질한 놈보다 더 못한 놈이네.”말을 마치고 김예훈은 강문탁을 무시하고 돌아섰다, 핸드폰을 사러 가야 해서 여기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하은혜가 임중호를 노려보고는 두말없이 재빠르게 김예훈을 따라나섰다."저 자식 끌고 가서 다리 하나 부러뜨리고 병원 앞에 버리고 와!" 임중호가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소리쳤다."안돼! 안돼!" 강문탁이 비명을 질렀다.한편, 조이영은 벌써 어디로 도망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를 상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얼마 후, 병원 앞, 다리가 부러진 한 사람이 승합차에서 던져졌다, 강문탁이 험상궂은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김예훈! 너만 여자 덕 보고 사는 거 아니야! 나도 할 줄 안다고! 나도 이제 여자 덕 보고 살 거야, 죽고 싶을 만큼 내가 너 짓밟아주겠어!"욕설을 퍼붓던 강문탁은 다리의 상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부들부들 떨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여사님, 저, 저 결정했어요...""그래, 며칠 후에 사람을 보내 데리러 갈게." 전화기 너머로 50~60세로 들리는 여자 목소리가 전해왔다."네, 감사합니다, 여사님...""아직도 여사님이야?""아니에요, 자기야, 자기야, 사람 많이 보내줘요, 손봐 줄 놈이 하나 있어서..."강문탁이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알았어, 이미 결정을 했다니 할 수 없군, 어떤 놈이 감히 우리 문탁을 건드렸는지 내가 한번 봐야겠어!"전화를 끊고 강문탁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김예훈, 내 한쪽 다리를 병신으로 만들었으니 각오해야 할 거야, 네놈의 두 다리를 병신으로 만들어서 내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들 거야!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만들 거라고!......번화가 거리, 핸드폰 매장
그 뒤에는 하은혜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다, 예쁘게 생긴 여인이 김예훈의 뒤를 따라다니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대표님, 제가 아랫사람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김예훈이 열심히 핸드폰을 고르고 있자 하은혜가 뒤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런가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데요."하은혜가 안절부절 해하며 말했다:"대표님,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대표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전 늘 대표님께 충성을 다했습니다,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그쪽을 탓할 생각 없어요, 오랜 시간 김씨 가문에 충성을 다한 사람 아닙니까? 나 대신 회사 경영도 잘 해왔고요, 하지만 아랫사람들한테 지나치게 방임하는 것 같네요.""대표님,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하은혜가 조용히 말했다."이런 일은 빨리 처리해요, 앞으로 우리한테는 이런 사소한 일을 처리할 시간이 없을 테니까." 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을 바꾸었다,"마음에 드는 핸드폰 있나요? 제가 선물할게요."김예훈이 화가 풀린 걸 보고 하은혜가 안도하면서 말했다:"대표님,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요, 제일 비싼 걸로 사주세요."말을 하면서 하은혜가 진열대에 있는 폴더블폰을 집어 들었다, 올해 최신형 모델, 하나에 천만 원을 호가하는 모델이다."저기 미녀분, 한참 당신을 지켜봤어요, 그 모델은 한정판이에요, 가격은 천오백만 원, 갖고 싶다면 내가 선물해줄게요, 나한테 당신의 연락처만 주면 됩니다, 어때요?" 이때, 보기에 27~28살 된 양복을 입은 사내가 걸어왔다.이 남자, 분명 젊고 돈 많은 남자다, 하은혜를 바라보는 눈빛에 자신감이 가득 차있다, 천만 원 정도는 그한테 껌값에 불과했다, 미녀를 알 수 있다면야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하은혜는 그의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하은혜의 눈에는 대표님밖에 없다.마음에 드는지 그녀가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김예훈이 그
매장 직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김예훈을 아래 위로 몇 번 훑더니 망설이며 말했다:"손님, 이 모델은 한정판입니다, 가격은 자그마치 천오백만 원입니다, 게다가 다른 매장에서 재고를 가져와야 하는데 정말 구매하시겠습니까?"직원이 의심스럽게 물어보는 것도 이해는 갔다, 이 모델은 워낙 생산량이 적은 데다가 상류층에서 인기가 많다. 보통 사람한테는 천오백만 원이라는 돈이 큰돈이었고 핸드폰을 이 값에 산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근데 김예훈의 옷차림이 너무 허름하여 아무리 봐도 몇천만 원을 선뜻 내놓을 것 같지 않았다.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이제 보니 좋은 옷 한 벌 사 입어야 할 것 같다.하은혜가 피식 웃었다, 김예훈이 이리 난처해하는 모습은 또 처음 본다.김예훈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그렇게 해줘요, 두 개 살 거예요, 그리고 이 전화카드는 계속 쓸 수 있나요?"말을 하면서, 김예훈이 자신의 낡은 핸드폰을 꺼내 직원한테 건넸다."2만 원짜리 핸드폰?" 직원이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폰조차 없는 사람이 이렇게 비싼 핸드폰을 산다고? 이게 말이 돼?김예훈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방금 무시당했던 남자가 갑자기 웃었다:"가서 가져와요, 이 손님이 돈을 내지 못하면 내가 이 여자분한테 선물할 거니까.""알겠습니다, 손님." 그 사내가 입을 열자 직원이 냉큼 물러갔다, 보아하니 이 사람, 꽤 신분이 있는 인물인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직원이 이 사람을 알 리가 있나?김예훈이 못마땅한 듯 사내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 인간 뭐 잘못 먹었나? 내가 핸드폰을 사는데 뭔 상관이라고, 여기서 이리 나대?그 사내도 김예훈을 무시했다, 어쩌면 지금 그의 눈에는 김예훈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그가 멋지게 명함 한 장을 꺼내 두 손가락 사이에 끼워 하은혜한테 건네며 웃으면서 말했다:"저기 아가씨, 장민호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단지 당신의 이미지가 좋고 분위기가 좋아서 우리 회사의 면접을 봤으면 합니다.
“첫째, 오늘부터 골든 수비대는 김윤후가 책임져. 기존 책임자 김태빈은 안동 김씨 가문 집법부대에서 심문을 받아야 할 거야. 둘째,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별장을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해. 내 명령을 어기면 무조건 처형할 거야. 셋째,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님이신 김예훈 씨는 지금부터 나의 귀한 손님이며 진주·밀양에서 나랑 동등한 신분을 누리게 될 거야. 김예훈 씨를 모욕하는 자는 곧 나를 모욕하는 것으로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김승준은 말하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도 김승준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김예훈은 자신이 그동안 진주·밀양에서 해온 일을 그가 안동 김씨 가문 수장으로서 분명히 다 알고 있다고 믿었다.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으니 이건 사실 그의 태도를 보여주는 거였다.그를 위해 우산을 들어주던 성지우는 이때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잘생긴 것 외에는 별 볼 것 없는 김예훈이 왜 수장님에게 중요한 존재인지 몰랐다.하지만 평소에 명령을 잘 따르는 그녀는 이 순간에도 쓸데없는 말 없이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네.”김태빈은 ‘집법부대’라는 네 글자를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작은아버지, 저는 작은아버지 조카잖아요. 제가 얼마나 충성을 다했는데 저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작은아버지!”김승준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성지유의 손짓하나에 경호팀이 김태빈을 붙잡아 바로 헬리콥터 기내로 데려갔다.김태빈이 몰락하고 김윤후가 부상하면서 안동 김씨 가문에 거대한 파문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이로써 김예훈도 진주·밀양이라는 큰 무대에서 큰 부각을 나타내게 되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의 귀한 손님을 건드리면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했다.한마디로 김예훈은 김승준 덕에 빛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었다....김승준은 박연서의 방이
“네가 게임을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함께해주지. 여기 빼낸 총알 다섯 알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다섯 집안을 대표하는 동시에 너의 자존심을 지켜준 거나 다름없어. 마지막 한 알은 한 남자가 반드시 해야 할 책임을 뜻하고. 이제부터 벌어질 일은 네 운명에 달렸어.”김승준은 말을 끝내자마자 총으로 김태빈의 오른쪽 어깨에 겨냥했다.그리고는 태연하게 방아쇠를 당겼다.퍽.굉음과 함께 김태빈은 온몸이 흔들렸고, 거대한 힘에 휩쓸려 그래도 옆으로 날아갔다.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그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이를 꽉 깨물었다.‘첫 방에 맞다니. 정말 지지리도 운 없는 놈이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김승준을 쳐다보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이 능력도 있고 기개가 넘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이것도 당연한 것이 만약 이 정도의 능력이 없었다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의 들끓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김태빈은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 손이 모두 망가져서 지렁이처럼 바닥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그의 부하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김태빈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예전에는 무슨 잘못을 저지르든 몇 마디 꾸중만 들었을 뿐이다.어차피 김승준은 자식이 없어서 조카들을 엄청나게 아꼈었다.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기껏 해 뺨이나 몇 대 때리고 발길질하는 정도였다.이 정도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후손들에겐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하지만 김태빈은 김승준이 직접 총으로 자기 운명을 결정지을 오른팔을 망가뜨릴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그에게는 인생의 큰 치욕일 뿐만 아니라 앞날의 미래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자기가 안동 가문 셋째 집안의 도련님이자 아버지가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 중의 한 명인데 말이다.김태빈은 김승준이 이렇게 하는 건 자기 아버지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
“네가 팀을 이끌고 별장을 포위하고, 수장 패쪽을 망가뜨리고, 제멋대로 행동한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네가 절차대로 나한테 전화라도 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그랬다면 네 행동을 이해했을 거야. 좀 더 문명적으로 이렇게 야만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런데 넌 내가 골든 수비대에 대한 믿음을 이용해서 마음대로 행동하려 했어. 넌 내가 수년간 골든 수비대를 위해 쌓아온 명예를 짓밟으려는 거라고. 김태빈, 정말 실망이야.”김승준은 한숨을 내쉬면서 김태빈을 쳐다보았다.김태빈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망설이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골든 수비대 정예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무릎을 꿇었다.“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수장님께서 저희를 처벌해주세요.”김태빈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꺼풀이 떨렸다.그는 김승준 앞에 무릎 꿇으면 평생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이때 김태빈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지를 무시한 게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거미파 킬러를 잡으려는 거였어요. 다른 킬러가 진주에 숨어있다가 저희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을 노릴까 봐 두려웠다고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나서 급한 마음에 그런 거라고요. 제가 한 행동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바로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한테도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께서 불편하셨다면 제 뺨을 때려도 좋아요. 절대 피하지 않을게요.”김태빈은 말하면서 일부러 부러진 왼손과 뺨 자국이 나 있는 얼굴을 드러내며 얼마나 억울했는지를 말없이 호소하는 듯했다.그는 일부러 뒤로 한 발짝 물러나는 척했다.김승준이 조금이라도 물러서거나 이 일을 이대로 너머길 기미만 보여도 김태빈은 그 틈을 타서 김예훈을 한 방에 밟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김승준이 왜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왔는지 김예훈은 대충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만약 김태빈이 아직도 예전 방식대로 김승준을 속이려 한다면
골든 수비대든, 별장 경호원이나 하인들이든 이 순간 본능적으로 고개부터 숙였다.늘 거칠고 포악스럽던 김태빈도 김승준 앞에서는 갑자기 자기가 광대처럼 느껴져 너무나 우스꽝스럽고 무식해 보였다.그의 광기는 이 남자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잠시 후, 거의 모든 사람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수장님.”오직 김예훈만은 인사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이 중년 남성을 바라보았다.김승준이 이번에 돌아온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예훈은 이제는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박연서에게 억울함을 뒤집어씌운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었다.김예훈은 이참에 힘을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김예훈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김태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얼굴을 감싼 채 김승준 앞에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작은아버지.”이 순간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친척관계를 이용해 한 줄기 희망을 찾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김승준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골든 수비대에 특수 권한을 부여한 건 나야. 사정이 급할 때 권한을 임시로 행사하는 것도,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침입한 것도 이해해. 그리고 내 수장 패쪽을 망가뜨린 것도 난 네 책임을 따지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난 항상 골든 수비대를 늘 지지해왔고, 골든 수비대가 있어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똘똘히 뭉칠 수 있었어. 그런데 나한테 한마디도 없이 별장을 장악하고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사람을 죽이려 한 건 내 아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내가 오늘 안 돌아왔으면 너의 작은 어머니도 죽였겠네?”말하는 사이 김승준은 김태빈의 턱을 잡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어르신 생신이 지나면 김현민이 바로 수장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그래서 내가 만만해 보였어?”“작은아버지, 그럴 리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작은아버지를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그냥 오늘 급하게 움직여야
김태빈은 얼굴을 감싸주니 채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김예훈 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보다 더 잔인한 사람을 마주하자니 정말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심정이었다.김태빈은 마음속으로 이미 겁을 먹었지만 그동안 잘난 척한 것을 생각하면 자존심을 내려놓고 애원할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면 골든 수비대가 진주·밀양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기회 한번 더 줄게.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사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 아니면 목숨을 내놔야 할 거야.”김예훈은 태연하게 김태빈의 운명을 선고해버렸다.김태빈이 얼굴이 일그러진 채 오른손을 부러뜨리려 할 때, 하늘에서 갑자기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곧이어 열 대의 검은 물체가 굉음을 내며 접근했다.이것은 무장 헬리콥터로 멀리서부터 바다를 가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무장 헬리콥터들은 이내 별장 꼭대기에 도착했다.이때 거대한 총이 헬리콥터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와 현장에 있는 모든 골든 수비대 정예들을 조준했다.곧이어 무심한 듯한 목소리가 공중에서 흘러나왔다.“여기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 경호팀. 이곳은 우리가 접수했으니 총 내려놔.”얼굴을 감싸고 있던 김태빈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확 변했다.‘이제 끝장이야.’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둘씩 맥이 풀려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들은 진주·밀양을 누비고 다니면서 모든 사람을 짓밟고 다녔지만 수장 경호팀 앞에서는 감히 함부로 굴지 못했다.김윤후가 본능적으로 말했다.“수장님께서 돌아오셨어.”김예훈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부대를 바라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승준이라는 사람이 참 재미있네. 천군만마를 이끌고 외국에서 돌아온 거야? 뭐 하러 온 거지?’김예훈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가운데 헬리콥터들이 차례로 내려와 별장 한가운데에 멈췄다.총구로 골든 수비대를 겨누고
거침없던 김태빈이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겁먹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김태빈 역시도 자기가 충분히 미친 줄 알았는데 김예훈이 자기보다는 훨씬 더 미친 사람일 줄 몰랐다.엄마를 크게 부르는 김태빈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정신이 혼미해져 도무지 반응할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태빈의 진짜 얼굴인가?’잠시 멍해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폭탄이 안 터진 것을 깨닫게 되었다.‘왜 안 터진 거지? 총을 쏘면 다 같이 죽는 거 아니었어?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김태빈은 얼굴이 갑자기 굳어버리더니 이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늘 목숨으로 사람을 협박하던 김태빈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울며불며 엄마를 부를 줄이야...이 순간 김태빈은 차라리 맹승현처럼 겁에 질려 울고 싶었다.장내 한복판.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총을 보면서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총알이 어디 걸렸나? 보니까 다들 운이 좋나 봐요.”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다시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총을 겨누더니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철컥. 철컥. 철컥.소리만 날 뿐 총알은 튕겨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정말 어디 걸렸던 거였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김예훈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이었다.담담한 목소리, 거침없은 행동에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들이 평소에 아무리 거만하고 대단할지라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김태빈이 엄마를 찾은 것으로 이미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골든 수비대는 오늘부터 진주·밀양에서 하나의 큰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재미없어. 총을 바꿔서 계속 놀아볼까?”김예훈은 고장 난 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손을 툭툭 털면서 김태빈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손을 뻗어 김태빈 허리춤에 있던 총을 빼내려 했다.방금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김태빈은 창백해진 얼굴로 본능적으로 피하려 했다.거의 죽을 뻔한 사람만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이 순간 김태빈은 진짜 두려워하고 있었다.“왜? 넌 골든 수
철컥.네 번째도 여전히 헛발이었지만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가 이번에 총을 쏠 때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다른 골든 수비대 정예들도 하나같이 눈꺼풀이 떨릴 정도였다.앞선 세 발은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나머지 세 발은 한 발 한 발 지옥문을 드나드는 것과 같았다.김윤후는 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져서 골든 수비대 정예가 손에 들고 있는 총을 빼앗으려다 간신히 참았다.그는 상대가 한순간 흥분해서 방아쇠를 여러 번 당길까 봐 두려웠다.죽음의 먹구름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뒤덮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때 김태빈이 피식 웃더니 몸을 비틀며 말했다.“김예훈, 무릎 꿇고 사과 안 하면 다음번엔 다 같이 죽을지도 몰라.”“그래?”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쏜살같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몸에 폭탄을 달고 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가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은 재빨리 총을 낚아챘다.“이런 제기랄!”김태빈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를 힐끔 보더니 총을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겨눴다.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태빈, 네가 그렇게 노는 걸 좋아한다면 내가 계속 놀아주지. 이 총에는 아직 두 번의 기회가 남아있어. 이번에 다 같이 죽을지, 아니면 다음에 다 같이 죽을지 선택권은 내 손에 있어.”김예훈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무릎 꿇고 사모님께 머리 박고 사과해. 아니면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김태빈은 잠깐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난 네가 감히 그럴 용기가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 내륙에서 온 놈들은 하나같이 죽기 두려워하는 겁쟁이들이지. 능력 있으면 쏴보든가. 총을 안 쏘면 넌 벌레보다도 못한 놈이야. 너...”철컥.김태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예훈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이 순간, 김태빈을 포함한 골든 수비대 정예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하얗게 질렸다.거만하기만 하던 김태빈은 아예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악!”비록 헛발이었지만 사람들 대부분 놀라 비명을 질렀다.김태빈이 너무 독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마치 동반 자살하겠다는 사람처럼 오싹함을 자아냈다.누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은 다시 흉측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피융.몸에 폭탄이 묶여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이번에도 역시 헛발이었지만 별장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모두가 골든 수비대의 광기에 압도되어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자기 행동 때문에 김태빈이 자극받아 다 같이 죽으려할까 봐 겁났다.김윤후가 참지 못하고 분노했다.“도련님! 그만 하세요. 사모님께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세요.”“하하하하. 그때가 되면 다 같이 죽는 거지, 뭐. 저승길에서 다 같이 만날 건데 감당은 무슨. 그렇게 대단하면 지옥에 내려가서 나를 한 번 더 죽여보든가.”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태빈은 미친 듯이 웃더니 자기 오른손을 밟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어디 한번 날 죽여봐. 그럴만한 능력 없으면 날 놓고 무릎이나 꿇어. 아니면 내가 명령하는 순간 쟤가 또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 다음번에는 실탄일지 아닐지 아무도 몰라. 다 같이 죽을 수도 있고. 어때? 스릴이 넘치지? 장난 아니지?”김태빈은 배를 끌어안으면서 웃었다.“내 뺨을 때리고 납치한 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해? 내가 맹승현처럼 부실한 놈으로 보였어? 내가 말해주는데 난 피바다에서 살아남은 놈이야. 나한테 협박 같은 건 먹히지 않아. 기껏 해 다 같이 죽으면 되니까.”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딱.운 좋게도 역시나 헛방이지만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겁에 질려 온몸이 나른해졌다.앞에 헛방이 많을수록 뒤쪽으로 가면서 실탄일 확률이 더 높았다.운이 좋아서 앞으로 두 발 연속으로 헛방이라 해도 마지막 한 발은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창피한 줄 알아.”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친 듯이 날뛰는 김태빈을 바
이 순간 살기도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모든 이들은 살기로 가득 차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김태빈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애쓰고 있었다.이어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김 세자, 집법부대 당주, 대단한데?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내가 봤을 땐 넌 내 손이나 부러뜨릴 용기밖에 없어. 나를 죽이지는 못하겠지. 이게 뭘 설명하는지 알아? 너도 결국엔 겁먹은 거지. 넌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능력 있으면 지금 당장 나를 밟아 죽여봐. 아니면 내가 너를 죽이고 범인을 데려갈 거니까. 어디 한번 해봐. 다른 선택지가 있을지.”김태빈은 말을 마치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왼손이 분명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흥분제를 복용한 듯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예훈은 그런 그를 보면서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미친 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에도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맹승현도 이런 기질을 타고났으나 김태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을 수년간 굳건히 지켜온 것을 보면 이런 인재가 나타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다음 순간, 김예훈은 왼발로 김태빈의 오른쪽 손목을 짓밟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있는 한 아무도 범인을 데려가지 못해. 그리고 너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도 없지만 오른쪽 손목도 부러뜨릴 거야. 절세 총잡이라면서? 명사수라면서? 손이 부러졌는데 언제까지 잘난 척하는지 지켜볼 거야.”“오른쪽 손목마저 부러뜨리겠다고?”김태빈은 조금도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김예훈, 그렇게 했다간 어떻게 되는지 너도 잘 알 거야. 난 너와 함께 죽을 거거든. 그렇게 대단하면 지금 바로 나를 죽여보든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해. 내가 봐줄지 어떻게 알아. 내가 명령하는 대로 총격전이 벌어지면 너는 물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목숨을 잃을 거야. 이 많은 사람이 나를 따라 죽겠다는데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지.”김예훈이 어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