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지존 사위 / 제2025화

Share

제2025화

Author: 낭아감자
“저한테 이럴 권력마저 없다고 말씀하실 건 아니죠? 그랬다간 곧 저의 변호사님한테서 고소장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한 국민의 합법적 권력을 침범했으니까요!”

김예훈은 앞에 놓인 물잔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변장우는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역시 고지능 범죄자야. 법에 대해 알고있는 것도 많고! 뻔히 법을 알면서 왜 법을 어기려고 하는 거지? 내가 말하는데, 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에 아무리 법에 대해 아는 것이 많다고 해도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 사촌 동생의 부탁대로 내가 보호해 줄 줄 알았어? 천만에. 나는 더 엄하게 다룰 거야. 그래야 법에 대한 존중이지!”

변장우는 정의로운 척 김예훈이 자신한테 의지하지 못하게 딱 잘라 말했다.

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었다.

“소대장님, 제가 소대장님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소대장님은 저를 보호하지도 못해요. 다시 말씀드릴게요. 통화 한번 할게요.”

“허허허, 내가 보호하지 못해? 너는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되고?”

변우진은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다.

“해봐! 어디 어떤 대단한 사람이 보호해 줄지 지켜봐야겠어!”

변장우는 자신의 핸드폰을 김예훈의 앞에 툭 던져주었다.

‘촌놈 주제에 아무리 돈 많다고 해도 얼마나 많겠어. 이 큰 부산을 뒤집어 놓을 정도라도 돼? 정말 웃겨!’

김예훈도 아무 말 없이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했다.

통화 연결음이 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저예요.”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임강호가 멈칫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면서 말했다.

“김예훈 군, 왜 낯선 번호로 전화하는 건가?”

“일이 좀 있어서요.”

김예훈이 웃었다.

반나절이 지나도 그럴듯한 대화가 들리지 않자 변장우가 테이블을 툭툭 쳤다.

“얼른 말해. 사람들 시간 낭비하지 말고. 여기가 어딘 줄 알아! 수다나 떠는 곳이라고 아니라고! 1분만 더 줄게. 1분 뒤에 바로 끊어버릴 거야.”

이 대화를 엿듣고 있던 임강호가 심각한 말투로 물었다.

“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지존 사위   제2026화

    “내가 알기론 부산 기관에서 임씨 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임강호 어르신뿐인데 설마 방금 연락한 사람이 임강호 어르신은 아니지?”변장우는 틈을 노리려고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만약 전화 받은 사람이 임강호 어르신이라면 이 전화를 씹어먹을 거야!”옆에 있던 두 명의 경찰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살인 용의자 주제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전화 한 통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웃겨!’김예훈은 굳이 부정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임강호 어르신께 연락드린 거 맞아요. 어르신께서 이 일을 해결해 줄 만한 사람을 보내준다네요?”“뭐라고? 너 같은 놈이 감히 내 앞에서 허세를 부려?”변장우는 한껏 무시하는 말투였다.“임강호 어르신이 아무리 부산 일인자라고 해도 경찰서 일에 관여하지는 못해. 경찰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찾고 싶다면 유홍기 서장님을 찾아야지! 염치도 없어! 어떻게 자기 입으로 임강호 어르신께 전화드렸다고 말할 수 있어? 정말 웃겨!”사람들은 저마다 김예훈을 비웃었다.‘감히 우리 앞에서 수작을 부려? 상대를 가려가면서 해야지! 어떻게 모두가 다 아는 임강호 어르신을 입에 오르내릴 수 있어? 부산 일인자가 이렇게 사소한 일까지 챙길 정도로 한가해 보여?’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믿든 말든 제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에요. 굳이 핸드폰을 씹어 드시겠다는데 나중에 정말 지켜볼 거예요.”변장우가 콧방귀를 꼈다.“그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어. 남는 게 시간이거든! 일단 밥 먹고 나서 다시 얘기해. 그동안 자수할지 말지 잘 생각해 봐. 얻어 맞는 것보다 순순히 죄를 인정하는 것이 낫겠지? 아, 그리고 임강호 어르신께서 보내신 사람이 누군지 기대해 볼 거야! 분명 네가 그 입으로 임강호 어르신께 연락드렸다고 했어!”변장우 등은 웃으면서 심문실에서 나갔다.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이들을 무시한 채 계속 눈감고 휴식을 취했다.변장우 등은 심문실에서 나가자마

  • 지존 사위   제2027화

    심문실.김예훈은 아무런 감정도 없이 평온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경찰 서장 유홍기는 그의 앞에서 공손하게 예의를 갖췄다.“김 도련님, 저는 임강호 어르신께서 보내신 사람입니다. 어르신께서는 오늘 마침 서울에 회의가 잡혀있는 바람에 오시지 못했습니다. 섭섭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도련님을 도와드리라고 말씀하셨으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유홍기는 임강호의 최측근으로 오래전부터 김예훈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심지어 임강호 부부가 김예훈에게 큰 빚을 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아무리 관직이 높은 경찰서 서장이라고 해도 굽신거릴 뿐이다.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변장우 등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지경이었다. 김예훈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과 친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의 앞에서 센척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유홍기에게 심문실 안에 있는 녹음기를 꺼달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유 서장님, 굳이 말을 돌려서 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이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저의 현재 처지가 어떤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유홍기는 살짝 고개를 쳐들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께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증을 보든 물증을 보든 모두 김 도련님께 불리한 상황입니다. 특히 20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서 피해자를 협박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일은 아니잖아요. 비록 재판장님께서 법대로 하실 테지만 이 부분이 행실이 바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서장님께서 높은 곳에 오르기까지 분명 많은 것을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건을 조사할 때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아시잖아요. 제가 어떤 장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조사해 보셨나요?”유홍기가 멈칫하고 말았다.“아니요.”“그러면 그 많은 증인 중에 사건 발생 전과 후를 언급한 사람은 없을까요?”김예훈의 계속되는 물음에 유홍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 지존 사위   제2028화

    김예훈은 태양혈을 문지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두 가지 증거 모두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없었지만 두 가지가 합쳐지면 완벽한 알리바이가 형성되는 것이다.방호철이 파놓은 함정은 꽤 재미있었다.유홍기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아, 김 도련님. 어제 경찰서에 이상한 일이 발생하긴 했어요.”김예훈은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유홍기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어제 서울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방호철 도련님께서 나타나신 적이 있습니다.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김 도련님을 구해내겠다고 했죠. 심지어 김 도련님을 위해 진술마저 바꿔드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 조건이 바로 하은혜 씨와 저녁 식사 한 끼 하는 것이고요.”이 말에 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피식 웃고 말았다.“방 도련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네요. 살인의 여파로 이제는 흔들리기 시작하네요.”유홍기가 슬쩍 물었다.“김 도련님, 무슨 말씀이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은혜 씨가 그 거래를 받아들이면 아마도 제가 경찰서를 나서는 순간 기자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그러면 제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저의 편을 들어준 임강호 어르신께서도 따라서 그 대가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거죠!”유홍기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김예훈의 말이 맞았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순간 전체 부산 기관의 명예와 공신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었다.아무리 강서 임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해도 이 일을 잠재우려면 임강호가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유홍기는 똑똑한 사람이라 순간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김 도련님, 솔직히 방금 들어오면서 도련님을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련님께서 서양인 행세를 하는 일본인한테 관심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피해자의 죽음은 도련님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함정에 깊숙이 빠진 상태라 저는 물론 임강호 어르신께서도 아무리 도련님을 믿는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예요. 최소한 지금은

  • 지존 사위   제2029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현재 알리바이를 봤을 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한 가지만 붙잡고 늘어지는 느낌이네요. 제가 의심된다고 무턱대고 저만 조사하잖아요. 왜 아무도 후지와라 미유 씨를 조사해 볼 생각을 안 할까요? 피해자의 몸에 다른 증거가 남아있을지 어떻게 알아요. 가끔은 죽은 사람이 입을 열기도 한답니다.”김예훈은 자기 생각을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는 스타일이다.그런데 유홍기라는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말하기로 했다.“죽은 사람이 입을 열어요?”유홍기는 이해가 안 되는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손가락에 물을 묻혀 테이블 위에 글을 적었다.유홍기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것이 느끼는 바가 있는지 미소를 활짝 지었다.“김 도련님은 역시 계획이 있으신 분이네요! 임강호 어르신께서 이곳에 올 때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한 이유가 있었네요. 그저 김 도련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네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 테니 좋은 소식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퍽!유홍기가 짐을 챙기고 이곳을 떠나려고 할 때, 누군가 심문실 문을 힘껏 걷어찼다.뒤이어 열몇 명의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변장우는 한쪽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김예훈은 고개를 쳐들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50살 남짓한 나이, 건장한 체격, 훤칠한 키, 위엄이 넘치는 얼굴을 보면 심상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가 나타나자마자 심문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어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소리도 내지 못하는 변장우와는 다르게 유홍기는 자세를 고쳐잡더니 허리를 숙였다.“심 도련님, 어떻게 오셨어요?”김예훈은 호칭을 듣고서야 이름이 생각났다.이 사람은 바로 부산 2인자 심택연이었다.그는 부산 2인자일 뿐만 아니라 경상 재벌 심현섭의 첫째 아들이자 하은혜의 외삼촌이었다.괜히 익숙한 느낌

  • 지존 사위   제2030화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부산 2인자 분께서 저를 아신다니 정말 영광이네요.”심택연이 냉랭하게 말했다.“웃지 마! 난 네가 은혜랑 있었던 일을 전부 다 알고 있어. 너 때문에 은혜가 심씨 가문을 등지고 방 도련님과 혼인을 맺지 않으려고 하는 거잖아! 예전이었다면 젊은이들이 어떻게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달라. 너는 살인 용의자잖아. 그러니까 지금부터 은혜랑 거리를 멀리했으면 좋겠어. 죽고 싶으면 혼자 죽든가!”심택연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성남에서 운 좋게 돈 좀 벌었다고 유세를 떠는 촌놈 주제에 사실대로 진술할 것이니 감히 인맥을 통해 빠져나가려고?’심택연은 이런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심택연을 유심히 훑어보고는 말했다.“심 도련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이 두 가지 사실을 설명해 드려야겠습니다. 첫째, 저는 이 사건과 연관 없는 사람입니다. 둘째, 저랑 은혜 씨가 무슨 사이든 심 도련님께서 알 바가 아닌 것 같습니다.”“이 자식이... 입만 살아서!”심택연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기생오라비처럼 생겨가지고 살인죄를 인정 안 해? 이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심 도련님께서 믿든 말든 제가 유 서장님을 뵙자고 한 건 공평하게 법대로 진행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아무도 저의 죄를 없애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해서도 안 되고, 아무도 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증거를 위조해서도 안 됩니다.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여 법을 어기는 일 없이 공평 공정하기만을 원하고 있습니다.”“어디서 헛소리하고 있는 거야!”심택연은 김예훈을 바보 취급했다.“너의 번지르르한 언변에 속은 임 어르신 빼고 누가 너의 말을 믿어줄 것 같아? 그리고 또 누가 너의 죄를 씻어준다고 그래! 유 서장한테 풀어달라고 부탁한 거잖아. 그래 놓고 뭐? 공정하게 법대로 진행해달라고? 우리가 너처럼 멍청한 것 같아? 이대로 쉽게 넘어갈 것 같아? 젊은 나이

  • 지존 사위   제2031화

    심택연은 어느샌가 이곳을 떠났다.임강호가 서울에서 진행되는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부산 2인자인 심택연이 부산 전면적인 업무를 책임지게 되었다.그의 한마디는 유홍기의 말보다 훨씬 힘 있었다.공정하게 법대로 진행하겠다는 말에 아무도 태클을 걸지 못했다.김예훈은 빨리 이곳에서 풀려나기를 원하지도 않았다. 그저 이 기회에 이 사건에 연루된 자들이 누군지 알고 싶었다.공평 공정을 고집하는 심택연이 나타남으로써 마침 흐름이 원했던 대로 흘러갈 수 있었다.표정이 어두운 심택연과 유홍기가 떠난 뒤로 변장우 등은 김예훈의 수갑을 풀어준 것도 모자라 푸짐한 아침 식사까지 대접했다.잘난 척 텃세를 부리지 못하고 이제는 겸손한 태도였다.고위층들이 어떻게 싸우든 김예훈의 능력과 인맥을 무시하고 원래처럼 막 나갔다는 경찰제복을 벗어야 할지도 몰랐다.상대방의 우호적인 태도에 김예훈 역시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김에훈은 그날 저녁에 있었던 일들, 후지와라 미유가 자기 방에 와서 했던 말까지 빠짐없이 했다.1호 팬의 대우라든지, 남자는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는지 등등.변장우 이들한테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김예훈의 죄가 확실하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진술을 들어보니 더 진실에 가깝고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김예훈의 신분과 사회적지위를 봐서는 전혀 애를 쓰지 않아도 원하는 여자를 쉽게 얻을수 있었다.하지만 명확한 증거 없이는 함부로 김예훈을 풀어줄 수도 없었다.김예훈이 공평하게 법대로 처리해달라면서 무례하게 행동하지도 않는 모습에 변장우 등은 골치가 아팠다.너무나도 덤덤한 모습에 마치 심문받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들 같았다.…김예훈이 심문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을 때, 무도관이 즐비한 부산 내, 야마자키파 개인용 고급 무도관.방호철이 일본 장칼을 휘두르자 허공에 새하얀 빛이 반짝거렸다. 이어 맞은편에 있던 말뚝에 깊숙한 칼자국이 나면서 그대로 부러지고 말았다.이로써 방호철의 검도 실력이 최고의 경지에 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의 뒤에는 똑같이 검도

  • 지존 사위   제2032화

    사쿠라가 피식 웃었다.“저는 아닙니다. 심옥연 세자님께서 아침에 슬쩍 언급하셨는데 심택연 씨가 바로 사람을 데리고 부산 제1 경찰서로 향한 것입니다. 방금 들은 소식인데, 임강호 씨의 조력자인 유홍기 씨가 더는 김예훈의 일을 간섭하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임강호 씨와 임시아 씨는 현재 서울에 있고요. 그쪽 일이 좀 복잡해서 당분간은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 김예훈이 아무리 힘 있고 사회적지위가 높다고 해도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 것입니다.”사쿠라는 원래부터 심옥연을 마음에 들어 했다.“심옥연 세자님께서는 정말 김예훈을 짓밟아 놓으려는 건가 봐요!”방호철이 담담하게 말했다.“사쿠라, 정말 속담 같은 거 몰라? 도대체 못 알아듣는 거야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 도움이 되기는커녕 하는 일마다 망치고 있다고! 이래도 못 알아듣겠어?”사쿠라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좋은 일 아닌가?’방호철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심택연을 이 사건에 개입시키지 말았어야 했어.”사쿠라가 멈칫하고 말았다.“방 도련님,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부산 2인자가 나서지 않으면 부산 1인자의 최측근인 유홍기 씨가 언젠가 김예훈을 풀어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저희가 계획한 거 모두 물거품이 될 거잖아요.”방호철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첫째, 심택연이 주동적으로 나섰든, 등 떠밀려 나섰든 우리가 김예훈한테 심씨 가문과 이익을 전제로 손잡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 둘째, 김예훈을 감옥에 집어넣는 건 어렵지 않아. 어려운 건 평생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만드는 거지. 그러니까 나는 임강호가 유홍기한테 사적인 일 때문에 권력을 남용하게 만든 것도 두렵지 않아. 이것이 바로 나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지. 유홍기가 권력을 남용하는 순간 임강호도 책임을 져야 할 거야. 이대로라면 임강호를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우리랑 사이좋은 사람을 앉힐 수 있는 거지.”방호철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네가 쓸데없는 짓을 한 바람에 임강호도 끌어내리지 못하고 우리가 심씨 가

  • 지존 사위   제2033화

    방호철은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하는 말마다 소름이 끼쳤다.그는 사쿠라의 턱에서 손을 떼고 창가로 걸어가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서 있는 부산 센터를 쳐다보았다.“그리고 한가지. 심씨 가문과 심택연이 절대 같은 편이라는 생각을 하지 마. 심택연은 일에만 몰두하는 스타일이라 그만큼 진급도 빨랐던 거야. 어떤 능력과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든 전혀 체면도 세워주지 않고 공평하게 법대로 처리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야. 10대 가문이든 일반인이든 그 사람한테는 다 똑같은 거야. 그런 사람을 개입시켰으니 우리한테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어. 글쎄 임강호가 관여하지 못하게 알리바이를 잘 보존하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춰야 해. 더는 흔적이나 실수를 남겨서는 안 돼! 심택연한테 잡히는 순간 이중으로 손해 볼 거야. 지금 알리바이를 확보했다고 해도 뒤집어엎기는 쉬워. 지금 이 사람들이 한 치 앞을 못 보고 한 가지에만 신경 써서 그래. 이럴 때일수록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돼. 그 실수를 만회하려고 했다간 심택연한테 일부러 김예훈을 모함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될 거야.”방호철은 모든 것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고 해도 실수하기 마련이었다. 최대한 빈틈없이 계획한다고 했지만 원하는 대로 흘러갈지는 하느님의 뜻을 봐야 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사쿠라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일본이 몇 년 동안 왜 한국을 접수하지 못했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았다.방호철이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그의 계획을 알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사쿠라는 심지어 두렵기도 했다.방호철은 소문처럼 여색을 탐하고 비현실적으로 지나친 이상만 추구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소문대로라고 해도 서울 4대 도련님이 된 것만 봐도 그의 능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이번엔 저희의 실수였습니다. 방 도련님께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사쿠라는 한마디 변명 없이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했다.방호철이 한참 동안 말하지 않자 물었다.“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말 아

Latest chapter

  • 지존 사위   제2783화

    “첫째, 오늘부터 골든 수비대는 김윤후가 책임져. 기존 책임자 김태빈은 안동 김씨 가문 집법부대에서 심문을 받아야 할 거야. 둘째,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별장을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해. 내 명령을 어기면 무조건 처형할 거야. 셋째,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님이신 김예훈 씨는 지금부터 나의 귀한 손님이며 진주·밀양에서 나랑 동등한 신분을 누리게 될 거야. 김예훈 씨를 모욕하는 자는 곧 나를 모욕하는 것으로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김승준은 말하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도 김승준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김예훈은 자신이 그동안 진주·밀양에서 해온 일을 그가 안동 김씨 가문 수장으로서 분명히 다 알고 있다고 믿었다.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으니 이건 사실 그의 태도를 보여주는 거였다.그를 위해 우산을 들어주던 성지우는 이때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잘생긴 것 외에는 별 볼 것 없는 김예훈이 왜 수장님에게 중요한 존재인지 몰랐다.하지만 평소에 명령을 잘 따르는 그녀는 이 순간에도 쓸데없는 말 없이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네.”김태빈은 ‘집법부대’라는 네 글자를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작은아버지, 저는 작은아버지 조카잖아요. 제가 얼마나 충성을 다했는데 저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작은아버지!”김승준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성지유의 손짓하나에 경호팀이 김태빈을 붙잡아 바로 헬리콥터 기내로 데려갔다.김태빈이 몰락하고 김윤후가 부상하면서 안동 김씨 가문에 거대한 파문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이로써 김예훈도 진주·밀양이라는 큰 무대에서 큰 부각을 나타내게 되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의 귀한 손님을 건드리면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했다.한마디로 김예훈은 김승준 덕에 빛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었다....김승준은 박연서의 방이

  • 지존 사위   제2782화

    “네가 게임을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함께해주지. 여기 빼낸 총알 다섯 알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다섯 집안을 대표하는 동시에 너의 자존심을 지켜준 거나 다름없어. 마지막 한 알은 한 남자가 반드시 해야 할 책임을 뜻하고. 이제부터 벌어질 일은 네 운명에 달렸어.”김승준은 말을 끝내자마자 총으로 김태빈의 오른쪽 어깨에 겨냥했다.그리고는 태연하게 방아쇠를 당겼다.퍽.굉음과 함께 김태빈은 온몸이 흔들렸고, 거대한 힘에 휩쓸려 그래도 옆으로 날아갔다.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그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이를 꽉 깨물었다.‘첫 방에 맞다니. 정말 지지리도 운 없는 놈이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김승준을 쳐다보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이 능력도 있고 기개가 넘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이것도 당연한 것이 만약 이 정도의 능력이 없었다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의 들끓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김태빈은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 손이 모두 망가져서 지렁이처럼 바닥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그의 부하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김태빈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예전에는 무슨 잘못을 저지르든 몇 마디 꾸중만 들었을 뿐이다.어차피 김승준은 자식이 없어서 조카들을 엄청나게 아꼈었다.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기껏 해 뺨이나 몇 대 때리고 발길질하는 정도였다.이 정도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후손들에겐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하지만 김태빈은 김승준이 직접 총으로 자기 운명을 결정지을 오른팔을 망가뜨릴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그에게는 인생의 큰 치욕일 뿐만 아니라 앞날의 미래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자기가 안동 가문 셋째 집안의 도련님이자 아버지가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 중의 한 명인데 말이다.김태빈은 김승준이 이렇게 하는 건 자기 아버지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

  • 지존 사위   제2781화

    “네가 팀을 이끌고 별장을 포위하고, 수장 패쪽을 망가뜨리고, 제멋대로 행동한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네가 절차대로 나한테 전화라도 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그랬다면 네 행동을 이해했을 거야. 좀 더 문명적으로 이렇게 야만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런데 넌 내가 골든 수비대에 대한 믿음을 이용해서 마음대로 행동하려 했어. 넌 내가 수년간 골든 수비대를 위해 쌓아온 명예를 짓밟으려는 거라고. 김태빈, 정말 실망이야.”김승준은 한숨을 내쉬면서 김태빈을 쳐다보았다.김태빈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망설이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골든 수비대 정예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무릎을 꿇었다.“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수장님께서 저희를 처벌해주세요.”김태빈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꺼풀이 떨렸다.그는 김승준 앞에 무릎 꿇으면 평생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이때 김태빈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지를 무시한 게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거미파 킬러를 잡으려는 거였어요. 다른 킬러가 진주에 숨어있다가 저희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을 노릴까 봐 두려웠다고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나서 급한 마음에 그런 거라고요. 제가 한 행동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바로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한테도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께서 불편하셨다면 제 뺨을 때려도 좋아요. 절대 피하지 않을게요.”김태빈은 말하면서 일부러 부러진 왼손과 뺨 자국이 나 있는 얼굴을 드러내며 얼마나 억울했는지를 말없이 호소하는 듯했다.그는 일부러 뒤로 한 발짝 물러나는 척했다.김승준이 조금이라도 물러서거나 이 일을 이대로 너머길 기미만 보여도 김태빈은 그 틈을 타서 김예훈을 한 방에 밟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김승준이 왜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왔는지 김예훈은 대충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만약 김태빈이 아직도 예전 방식대로 김승준을 속이려 한다면

  • 지존 사위   제2780화

    골든 수비대든, 별장 경호원이나 하인들이든 이 순간 본능적으로 고개부터 숙였다.늘 거칠고 포악스럽던 김태빈도 김승준 앞에서는 갑자기 자기가 광대처럼 느껴져 너무나 우스꽝스럽고 무식해 보였다.그의 광기는 이 남자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잠시 후, 거의 모든 사람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수장님.”오직 김예훈만은 인사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이 중년 남성을 바라보았다.김승준이 이번에 돌아온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예훈은 이제는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박연서에게 억울함을 뒤집어씌운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었다.김예훈은 이참에 힘을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김예훈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김태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얼굴을 감싼 채 김승준 앞에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작은아버지.”이 순간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친척관계를 이용해 한 줄기 희망을 찾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김승준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골든 수비대에 특수 권한을 부여한 건 나야. 사정이 급할 때 권한을 임시로 행사하는 것도,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침입한 것도 이해해. 그리고 내 수장 패쪽을 망가뜨린 것도 난 네 책임을 따지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난 항상 골든 수비대를 늘 지지해왔고, 골든 수비대가 있어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똘똘히 뭉칠 수 있었어. 그런데 나한테 한마디도 없이 별장을 장악하고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사람을 죽이려 한 건 내 아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내가 오늘 안 돌아왔으면 너의 작은 어머니도 죽였겠네?”말하는 사이 김승준은 김태빈의 턱을 잡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어르신 생신이 지나면 김현민이 바로 수장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그래서 내가 만만해 보였어?”“작은아버지, 그럴 리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작은아버지를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그냥 오늘 급하게 움직여야

  • 지존 사위   제2779화

    김태빈은 얼굴을 감싸주니 채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김예훈 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보다 더 잔인한 사람을 마주하자니 정말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심정이었다.김태빈은 마음속으로 이미 겁을 먹었지만 그동안 잘난 척한 것을 생각하면 자존심을 내려놓고 애원할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면 골든 수비대가 진주·밀양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기회 한번 더 줄게.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사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 아니면 목숨을 내놔야 할 거야.”김예훈은 태연하게 김태빈의 운명을 선고해버렸다.김태빈이 얼굴이 일그러진 채 오른손을 부러뜨리려 할 때, 하늘에서 갑자기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곧이어 열 대의 검은 물체가 굉음을 내며 접근했다.이것은 무장 헬리콥터로 멀리서부터 바다를 가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무장 헬리콥터들은 이내 별장 꼭대기에 도착했다.이때 거대한 총이 헬리콥터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와 현장에 있는 모든 골든 수비대 정예들을 조준했다.곧이어 무심한 듯한 목소리가 공중에서 흘러나왔다.“여기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 경호팀. 이곳은 우리가 접수했으니 총 내려놔.”얼굴을 감싸고 있던 김태빈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확 변했다.‘이제 끝장이야.’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둘씩 맥이 풀려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들은 진주·밀양을 누비고 다니면서 모든 사람을 짓밟고 다녔지만 수장 경호팀 앞에서는 감히 함부로 굴지 못했다.김윤후가 본능적으로 말했다.“수장님께서 돌아오셨어.”김예훈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부대를 바라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승준이라는 사람이 참 재미있네. 천군만마를 이끌고 외국에서 돌아온 거야? 뭐 하러 온 거지?’김예훈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가운데 헬리콥터들이 차례로 내려와 별장 한가운데에 멈췄다.총구로 골든 수비대를 겨누고

  • 지존 사위   제2778화

    거침없던 김태빈이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겁먹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김태빈 역시도 자기가 충분히 미친 줄 알았는데 김예훈이 자기보다는 훨씬 더 미친 사람일 줄 몰랐다.엄마를 크게 부르는 김태빈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정신이 혼미해져 도무지 반응할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태빈의 진짜 얼굴인가?’잠시 멍해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폭탄이 안 터진 것을 깨닫게 되었다.‘왜 안 터진 거지? 총을 쏘면 다 같이 죽는 거 아니었어?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김태빈은 얼굴이 갑자기 굳어버리더니 이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늘 목숨으로 사람을 협박하던 김태빈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울며불며 엄마를 부를 줄이야...이 순간 김태빈은 차라리 맹승현처럼 겁에 질려 울고 싶었다.장내 한복판.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총을 보면서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총알이 어디 걸렸나? 보니까 다들 운이 좋나 봐요.”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다시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총을 겨누더니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철컥. 철컥. 철컥.소리만 날 뿐 총알은 튕겨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정말 어디 걸렸던 거였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김예훈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이었다.담담한 목소리, 거침없은 행동에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들이 평소에 아무리 거만하고 대단할지라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김태빈이 엄마를 찾은 것으로 이미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골든 수비대는 오늘부터 진주·밀양에서 하나의 큰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재미없어. 총을 바꿔서 계속 놀아볼까?”김예훈은 고장 난 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손을 툭툭 털면서 김태빈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손을 뻗어 김태빈 허리춤에 있던 총을 빼내려 했다.방금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김태빈은 창백해진 얼굴로 본능적으로 피하려 했다.거의 죽을 뻔한 사람만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이 순간 김태빈은 진짜 두려워하고 있었다.“왜? 넌 골든 수

  • 지존 사위   제2777화

    철컥.네 번째도 여전히 헛발이었지만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가 이번에 총을 쏠 때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다른 골든 수비대 정예들도 하나같이 눈꺼풀이 떨릴 정도였다.앞선 세 발은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나머지 세 발은 한 발 한 발 지옥문을 드나드는 것과 같았다.김윤후는 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져서 골든 수비대 정예가 손에 들고 있는 총을 빼앗으려다 간신히 참았다.그는 상대가 한순간 흥분해서 방아쇠를 여러 번 당길까 봐 두려웠다.죽음의 먹구름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뒤덮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때 김태빈이 피식 웃더니 몸을 비틀며 말했다.“김예훈, 무릎 꿇고 사과 안 하면 다음번엔 다 같이 죽을지도 몰라.”“그래?”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쏜살같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몸에 폭탄을 달고 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가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은 재빨리 총을 낚아챘다.“이런 제기랄!”김태빈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를 힐끔 보더니 총을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겨눴다.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태빈, 네가 그렇게 노는 걸 좋아한다면 내가 계속 놀아주지. 이 총에는 아직 두 번의 기회가 남아있어. 이번에 다 같이 죽을지, 아니면 다음에 다 같이 죽을지 선택권은 내 손에 있어.”김예훈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무릎 꿇고 사모님께 머리 박고 사과해. 아니면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김태빈은 잠깐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난 네가 감히 그럴 용기가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 내륙에서 온 놈들은 하나같이 죽기 두려워하는 겁쟁이들이지. 능력 있으면 쏴보든가. 총을 안 쏘면 넌 벌레보다도 못한 놈이야. 너...”철컥.김태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예훈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이 순간, 김태빈을 포함한 골든 수비대 정예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하얗게 질렸다.거만하기만 하던 김태빈은 아예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 지존 사위   제2776화

    “악!”비록 헛발이었지만 사람들 대부분 놀라 비명을 질렀다.김태빈이 너무 독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마치 동반 자살하겠다는 사람처럼 오싹함을 자아냈다.누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은 다시 흉측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피융.몸에 폭탄이 묶여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이번에도 역시 헛발이었지만 별장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모두가 골든 수비대의 광기에 압도되어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자기 행동 때문에 김태빈이 자극받아 다 같이 죽으려할까 봐 겁났다.김윤후가 참지 못하고 분노했다.“도련님! 그만 하세요. 사모님께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세요.”“하하하하. 그때가 되면 다 같이 죽는 거지, 뭐. 저승길에서 다 같이 만날 건데 감당은 무슨. 그렇게 대단하면 지옥에 내려가서 나를 한 번 더 죽여보든가.”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태빈은 미친 듯이 웃더니 자기 오른손을 밟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어디 한번 날 죽여봐. 그럴만한 능력 없으면 날 놓고 무릎이나 꿇어. 아니면 내가 명령하는 순간 쟤가 또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 다음번에는 실탄일지 아닐지 아무도 몰라. 다 같이 죽을 수도 있고. 어때? 스릴이 넘치지? 장난 아니지?”김태빈은 배를 끌어안으면서 웃었다.“내 뺨을 때리고 납치한 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해? 내가 맹승현처럼 부실한 놈으로 보였어? 내가 말해주는데 난 피바다에서 살아남은 놈이야. 나한테 협박 같은 건 먹히지 않아. 기껏 해 다 같이 죽으면 되니까.”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딱.운 좋게도 역시나 헛방이지만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겁에 질려 온몸이 나른해졌다.앞에 헛방이 많을수록 뒤쪽으로 가면서 실탄일 확률이 더 높았다.운이 좋아서 앞으로 두 발 연속으로 헛방이라 해도 마지막 한 발은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창피한 줄 알아.”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친 듯이 날뛰는 김태빈을 바

  • 지존 사위   제2775화

    이 순간 살기도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모든 이들은 살기로 가득 차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김태빈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애쓰고 있었다.이어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김 세자, 집법부대 당주, 대단한데?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내가 봤을 땐 넌 내 손이나 부러뜨릴 용기밖에 없어. 나를 죽이지는 못하겠지. 이게 뭘 설명하는지 알아? 너도 결국엔 겁먹은 거지. 넌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능력 있으면 지금 당장 나를 밟아 죽여봐. 아니면 내가 너를 죽이고 범인을 데려갈 거니까. 어디 한번 해봐. 다른 선택지가 있을지.”김태빈은 말을 마치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왼손이 분명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흥분제를 복용한 듯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예훈은 그런 그를 보면서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미친 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에도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맹승현도 이런 기질을 타고났으나 김태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을 수년간 굳건히 지켜온 것을 보면 이런 인재가 나타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다음 순간, 김예훈은 왼발로 김태빈의 오른쪽 손목을 짓밟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있는 한 아무도 범인을 데려가지 못해. 그리고 너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도 없지만 오른쪽 손목도 부러뜨릴 거야. 절세 총잡이라면서? 명사수라면서? 손이 부러졌는데 언제까지 잘난 척하는지 지켜볼 거야.”“오른쪽 손목마저 부러뜨리겠다고?”김태빈은 조금도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김예훈, 그렇게 했다간 어떻게 되는지 너도 잘 알 거야. 난 너와 함께 죽을 거거든. 그렇게 대단하면 지금 바로 나를 죽여보든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해. 내가 봐줄지 어떻게 알아. 내가 명령하는 대로 총격전이 벌어지면 너는 물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목숨을 잃을 거야. 이 많은 사람이 나를 따라 죽겠다는데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지.”김예훈이 어깨를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