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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9화

Author: 낭아감자
“하하하. 극야한독을 제거해 주셨는데 다른 건 어려운 일도 아니죠. 진주 10대 명의가 제 친구인데 몸조리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침대에서 거의 10년을 보낸 양상철은 전성기 시절로 돌아와 기쁘지 않을수 없었다.

“할아버지, 김 도련님께서 아까 할아버지를 구하다가 신유림 총에 맞아 죽을 뻔했어요.”

양유선은 힘겹게 일어나 기쁜 마음으로 양상철을 부축하면서 고자질했다.

신유림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변명하고 싶었지만 차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숨이 간당간당한 양상철을 상대로 아무 말이나 막 해도 이제 전성기 시절로 돌아온 그를 미치지 않고서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김 도련님,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양상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젊어서 잘나갈 때는 친구들도 많았었는데 몰락하니까 어떤 사람들인지 알겠더라고요. 이번에 김 도련님의 도움을 받았는데 누가 뭐래도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보려고요.”

양상철은 양유선에게 손짓하면서 말했다.

“내 물건 가져와 봐.”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저도 아무런 사심도 없이 구해드린 건 아니니까 감사해할 필요 없어요.”

양상철이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

“솔직하시네요. 이거라도 드리지 않으면 제 마음이 안 내려갈 것 같아서 그래요.”

양유선은 기쁜 마음에 안방에 가서 낡은 상자를 꺼내 양상철 앞에 가져왔다.

이어 양유선은 김예훈을 향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김 도련님, 저희 할아버지를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이건 저를, 그리고 전체 양씨 가문을 구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제부터 저 양유선은 김 도련님의 사람이에요. 누군가 김 도련님을 해치려고 한다면 제 시체부터 밟고 가야 할 거예요.”

김예훈은 시종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양 수장님, 그저 지나가다가 우연히 도움을 드렸을 뿐이에요. 앞으로 진주·밀양에서 만날 일도 많을 텐데 돈 벌 기회가 있으면 같이 벌고, 무슨 일이 생겨도 다같이 감당하면 될 거 아니에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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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912화

    모두가 기대하는 가운데 토요타 센추리 몇 대가 부산 팰리스 입구에 천천히 멈춰 섰다.차 번호를 아는 몇몇 사람들은 이 차들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소유임을 알아차렸고, 그중 몇 대는 김현민의 전용 차량이었다.사람들이 놀라기도 전에 차 문이 열리더니 열몇 명의 정장 차림의 건장한 남자들이 차에서 내려 일렬로 섰다.곧이어 두 명의 키 크고 상위자 포스를 풍기는 젊은 남자가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이들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 김현민과 영국 남작이자 신전기사단 부단장인 이재승이었다.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함께 나타난 것을 보고서야 의형제임을 떠올렸다.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김현민과 이재승 뒤로는 이형돈과 신전기사단 기사들이 함께했다.“이 도련님, 오늘 공증인은 준비하셨어요?”김현민은 뒷짐을 쥐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눈앞의 부산 팰리스를 쳐다보았다.“허씨 가문에서 패배하고 인정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재승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김 도련님,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차기 수장이 계시는데 누가 감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겠어요. 그래도 저도 혹시나 해서 형돈이한테 준비하라고 했어요.”몇 걸음 뒤처져 있던 이형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웃으며 말했다.“도련님들, 오늘 이 대결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미리 허씨 가문과 이미 협의했어요. 영국, 대한민국, 진주, 밀양, 리카 제국에서 다섯 분의 덕망 높은 심판까지 모셨어요. 이분들은 각국에서 오신 분들로 모두 덕망이 높아 절대 어느 한쪽의 편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양측 중 누가 지더라도 불복할 경우, 심판이 제재할 수도 있어요. 물론 이분들도 빈손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죠. 심판들은 승리한 쪽으로부터 2조 원의 수수료를 받게 될 거예요. 이 밖에도 허씨 가문이 진주·밀양 각계 권력자들에게 관전을 요청했고, 저희는 각국 대사관 대사들에게 관전을 요청하기도 했어요. 아무튼 오늘 밤 이 대결에서 허씨 가문이 지면 절대 어떤 꼼수

  • 지존 사위   제2911화

    “그럴 가능성이 큰 건 아니지만 우리도 경계해야 하는 건 맞아.”김서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청미 스타일을 우리는 너무 잘 알아.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일 리 없어. 그런데 김예훈 그 자식이 만약 필사적으로 덤빈다면 우리는 완전히 당할 수밖에 없어.”“맞아요.”김현민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서 저희는 반드시 미리 전략을 세워야 해요. 나중에 정말 골탕 먹었다간 진주·밀양에서 큰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어요.”김서하는 잠시 생각하더니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우리도 불난 집에 불을 지펴야 해. 김예훈과 이재승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만드는 수밖에 없지.”김현민이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어디에 불을 지피자는 거예요?”퍽.김서하는 주머니에서 초대장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여기.”그 초대장 위에는 이라는 여섯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이건...”“내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내일 저녁 김예훈 그 자식이 허씨 가문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거로 알고 있어. 이재승 쪽은 원래 이형돈이 출전하기로 되어 있고. 그런데 네가 현장에 나타나면 이재승이 체면 때문에 직접 나서지 않을까? 도박판이 더 커져서 김예훈의 손을 잘라버린다든가... 그러면 쌍방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김서하의 말에 김현민은 눈이 번쩍거리더니 참지 못하고 말했다.“좋은 방법이네요. 아무리 비열한 방법이라도 때로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잊고 있었네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너는 가끔 너무 큰 그림만 신경 쓰느라 사소한 부분을 놓칠 때가 많아. 하지만 많은 경우는 그런 사소한 부분들이 승부를 좌우하는 거지.”...김서하와 김현민이 전략을 짜던 그다음 날 밤이었다.오늘 밤 밀양은 모든 상류 인사들의 관심을 듬뿍 받아 북적거렸다.수많은 관광객과 기자들도 전부 밀양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이들은 부산 팰리스에서 열릴 도박패 배 대결을 구경하고 싶었다.말하자면 밀양이 생기고부터 도박패

  • 지존 사위   제2910화

    김예훈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덤덤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김현민이 이런 상황이 올 거란 걸 예상 못했던 건 아닐 수도 있어.”“어쩌면 김현민은 이재승의 야망과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 걸지도 몰라.”“우리와 이재승이 서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길 바랐던 거야. 그래야만 쌍방 모두 피해를 보게 될 테니까. 그때가 되면 멀리서 싸움 구경이나 하고 있던 김현민은 어부지리로 이 싸움의 승자가 되겠지.”김청미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선배 말은...”“이렇게 재밌는 일에 우리만 골머리를 앓을 순 없지 않겠어?”“총독님, 지금부터 여기저기 연락을 넣어 소문을 퍼뜨려주세요.”“특히 이재승이 진주 · 밀양 안동 김씨의 수장이 될 거라는 소식을 더욱 강조해 사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만들어야 해요.”“김현민이 그 소식을 듣고 위기감을 느낄 수 있도록.”“설사 김현민은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고 해도, 큰아버지나 작은아버지는 절대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으실 거예요.”...김예훈과 동태원 일행의 저녁 식사가 마무리되던 그때, 빅토리아 항구의 한 사무실에서는 태블릿 PC를 내려놓은 김현민이 어두운 얼굴로 거실 구석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복 차림에 머리를 틀어 올린 김서하가 딩딩 당당 소리를 내며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김현민은 그녀의 연주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김서하에게 다가간 김현민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재승 미친 거 아녜요?”“무슨 짓을 하든 전 이재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줄 생각이었어요. 총이 필요하면 총을, 사람이 필요하면 사람을, 필요한 게 뭐든 전부 다 줄 생각이었다고요.”“그런데 감히 진주 · 밀양 안동 김씨 수장 자리를 노려요?”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개 같은 자식! 그러고도 뭐? 의형제를 맺어?”차분한 전략가 같던 김현민이 저도 모르게 욕을 지껄였다. 실력으로만 따진다면 김현민 역시 무신이었기에 이재승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 지존 사위   제2909화

    저녁, 시즌 호텔의 공중 정원.김예훈은 풍성한 티 타임 디저트를 준비한 채 낙담한 얼굴로 돌아온 동태원을 맞이했다. 그는 흥미롭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총독님, 아무리 사내대장부가 숙일 줄도 알아야 한다지만 오늘 꿇으신 무릎은 하늘도 놀라게 했을 거예요. 자칫하면 진주 전체에 큰 혼란을 일으키겠어요.”오늘 이씨 가문의 별장에서 벌어진 일을 김예훈은 벌써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김예훈은 일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동태원이 나선다고 이재승이 영국 제국으로 돌아갈 리가 없었다. 김예훈은 이재승 쪽에서 제안한 세 가지 조건이 너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이재승이 돌아온 목적일지도 몰랐다. 만약 그 목적을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채 달성할 수 있다면 아무리 이재승이 독한 마음을 품었다고 해도 그 정도로 손을 거두려고 할 수도 있었다. “남들이 절 황실의 노예라고 부르는 거 모르셨어요?”옷을 갈아입은 동태원이 감정이 담기지 않은 미소를 지었다. “반환 전, 전 영국 제국의 개에 불과했어요. 반환 후엔 줄곧 한국에 충성했죠.”“저 같은 사람은 쉽게 말하면 대세에 순응하며 사는 인간일 뿐인 거죠.”“그러니 상황에 따라 적당히 나를 굽히는 것도 저 같은 인간의 기본 소양에 불과해요.”“지금의 전 한국의 사람이니, 이곳의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 무릎 꿇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죠. 뺨 몇 대 맞게 뭐 어때서요?”“최선을 다했으니 지금도 후회는 하지 않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절 너무 대단한 놈이라고 여긴 것 같더라고요. 일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놈들을 더욱 기고만장하게 만들었어요.”말하며 동태원이 보이차 한 잔을 따마셨다. 오늘 별장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람이 자신이 아닌 듯, 태연하기만 했다. 김예훈이 눈앞에 앉아 있는 동태원을 빤히 쳐다보았다. 김예훈은 잘 알고 있었다. 동태원이 꿇은 그 무릎은 평화를 쟁취하기 위한 진심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력을 고위층에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이

  • 지존 사위   제2908화

    “하지만 알다시피 재승 씨가 돌아온 건 오래된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야.”“네가 날 도왔던 공로를 봐서, 그리고 오늘 무릎 꿇은 네 모습을 봐서라도 재승 씨에게 너희에게 기회를 한번 주라고 설득해 볼게. 진주 · 밀양에 피바람은 불지 않게 말이야.”동태원이 깊은숨을 들이키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공주님.”“대신 조건이 뭔가요?”오늘 밤 이런 수모를 감수한 건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였다. 협의의 기회를. 넷째 공주가 덤덤하게 말했다. “첫째, 진주 4대 명문가 총자산의 절반을 원해. 부동산부터 주식, 현금까지 모든 자신의 절반.”“너무하다고 생각하지는 마. 만약 재승 씨가 너희에게 쫓겨나지 않았다면 지금 재승 씨가 가진 재산은 그것보다 훨씬 많을 테니까. 그 정도는 재승 씨가 당연히 가져야 하는 거야.”동태원이 겨우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일도 아니죠. 제가 4대 명문가를 대신해 약속드리겠습니다.”넷째 공주가 피식 비웃음을 흘리더니 말을 이었다. “둘째. 진주 전체가 재승 씨 원한의 대상은 아니니까, 돈을 받고 나면 재승 씨가 몰살은 하지 않도록 설득해 볼게.”“하지만 당시 그 일과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 개입된 사람은 우리가 정한 기한 내에 별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목숨으로 사죄해야 할 거야.”“그 리스트는 우리보다 당신들이 더 잘 알고 있겠지.”김청미와 동하임이 인상을 찌푸렸다. 넷째 공주의 두 번째 조건은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도 진주를 피바다로 만들 수 있었다. 반박하려는 김청미와 동하임을 막아선 동태원이 웃으며 말했다. “세 번째 조건은 뭡니까?”“세 번째는 간단해요.”이번에 입을 연 것은 이재승이었다. 눈을 게슴츠레 뜬 그의 냉담한 시선이 김청미에게 닿았다. “그때 그 일에 안동 김씨가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사실 그들이 바로 그 일의 주동자라는 걸 알고 있어요.”“그러니 안동 김씨 가문도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해요

  • 지존 사위   제2907화

    경악하는 사람들과 달리 이재승은 오히려 아무런 표정 없이 덤덤한 모습이었다. 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람이 수백, 수천은 되었다. 그러니 동태원 한 명을 더 보탠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었다. 이재승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허리를 숙여 앉은 그가 동태원의 얼굴을 툭툭 치며 미소 지었다. “동태원 총독님도 별거 아니네요.”“조금 전까지 기세 좋게 총기까지 뽑아 절 죽이려고 하시더니, 공주님께서 나오시니 바로 무릎을 꿇네요?”“역시, 그분들 말씀이 맞네요. 진주의 명문가는 그저 영국 제국이 기른 개에 불과하다던 말.”“평소엔 제법 사람처럼 굴더니, 꿇어야 할 땐 개보다도 빠르네요. 총독님 같은 분을 상대하는 건 재미도 없네요.”“하지만 이렇게까지 비굴한 모습을 봐서 기회는 드릴게요. 제 신발을 깨끗하게 닦아주시면 용서해 드릴게요. 물론 저희와 협의할 기회도 드릴게요.”말하며 이재승은 구두를 동태원 앞으로 내밀었다. 그의 얼굴은 웃음기로 가득했다. 그 모습에 동하임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날카롭게 목소리를 올렸다. “이재승, 적당히 해!”“괜찮아. 수장님을 위해 도와드릴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동태원이 동하임에게 눈빛을 보냈다. 충동적인 행동은 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그는 곧 자신이 정장을 벗어 이재승의 구두를 깨끗하게 닦았다. 곧 구두에 입김을 분 그가 한없이 낮은 자세로 이재승에게 물었다. “수장님, 만족하시나요?”이 순간에도 동태원은 여전히 고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은 눈을 씰룩였다. 높은 자리에 오른 인물이 이런 것까지 참을 수 있다는 건 그가 얼마나 많은 꿍꿍이를 숨기고 있을지, 감히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만족해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역시 황실의 노예에서 총독의 자리까지 오르신 분이네요.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죠.”이재승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동하임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하셨으니 따님은 봐드려야겠네요.”“하지만 저 여자는 제 약혼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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