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갚을 시간 하루 줄게, 돈을 갚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당신들은 잘 알고 있을 거야!”“그때가 되면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길바닥에서 밥을 빌어먹고 있겠지!”“하하하...”송호범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떴다.정신을 차린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미칠 지경이었다. “가자... 정군한테 가자!”“맞아, 이 일에 대해서 설명을 해줘야 할 거야!”“어르신, 그 망할 놈을 때려죽이세요...”...이른 아침, 정군과 임은숙은 피곤한 얼굴을 한 채 집을 나서고 있었다. “띵동-”바로 이때, 세차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군이 대문을 열자 순식간에 밖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방안을 꽉 채웠다, 제일 앞장선 정동철은 정군을 보자마자 따귀를 때렸다. “망할 자식!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 입으로 말해봐!”“내가 평생 고생 끝에 겨우 우리 가문을 이끌고 성남시로 와서 자리 잡았는데!”“얼마나 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고 어렵게 이 자리까지 왔는데...”“네놈이 감히 날 해치다니!”말을 하면서 정동철은 정군을 뺨을 후려쳤다. “아버지... 아버지..., 다 아셨어요?!”정군은 얼굴을 가리며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우리 별장에 쳐들어와서 난리를 쳤는데, 내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정동철은 씩씩거리며 말했다. 정민택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정군,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왜 우리들까지 끌고 같이 죽으려고 하는 건데?”“말해봐! 어떻게 된 거야?”“너도 네 사위처럼 쓸모없고 찌질한 놈 인거야?!”정동철은 정군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노발대발했다. “오늘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네 손목을 잘라버릴 거야!”정군은 부들부들 떨면서 임은숙을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이게 다 김예훈 그놈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뭐라고? 이 일이 김예훈과 상관있는 일이라고?” 정동철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정군은 당당하게 말했다. “맞아요, 김예훈이 도박을 하다가 빚을
“김예훈은요?”이때, 정지용이 펄쩍 뛰며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말했다. 정군은 그 장단에 맞춰 이내 입을 열었다. “김예훈은 진작에 도망쳤어! 지금 김예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잖아?”정동철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김예훈, 빌어먹을 놈,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가자, 김예훈한테 따지러 가자!”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기세등등하게 자리를 떴다.사람들이 떠나자 정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총명했길래 다행이지 안 그러면 정말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여보,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야. 안 그러면 저들이 날 믿지 않았겠지.” 정군은 아부하며 말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하겠어?”“하지만 김예훈은 쓸모없는 인간이니 이런 일을 그한테 덮어씌우는 것도 나쁘지 않아!”“가자, 동생한테 가서 돈 빌려달라고 하자…”“돈을 갚지 못하면 당신 손가락을 자르러 올지도 몰라!”임은숙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말을 마치고 두 사람은 집에서 가장 값비싼 물건을 찾아가지고 곧장 임지숙이 머물고 있고 호텔로 달려가 방문 수속을 밟았다. “언니, 형부. 아침부터 웬일이에요?” 임지숙은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대답했다. “본론부터 얘기할게요! 2000억을 빌려줬으면 해요! 최근에 사업하면서 자금이 부족해서요!”“돈은 꼭 갚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백운 별장 프로젝트 다들 알고 있죠? 몇조에 달하는 프로젝트예요. 마무리되면 2000억을 갚는 데는 전혀 문제없어요.”정군과 임은숙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전혀 체면을 차리지 않았다. 임지숙과 여경택은 돈의 액수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잠깐 상의해 볼게요…”30분쯤 전화 통화를 하더니 그들은 돈을 빌려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백운 그룹의 주식을 담보로 맡기라고 요구했다. “좋아요! 좀 있다가 바로 가져다줄게요!” 정군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돈만 자기 손에 들어오면 자신은 안전하게 된다.바로 이때, 임지숙의 전화가 울렸
한편, 김예훈은 이미 이 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사건을 조사했고 그 결과 상대방은 타짜를 섭외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처음부터 정군이 돈을 따도록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나중에 정군이 돈을 잃은 것은 단순히 고수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이 그들이 설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조작된 일이라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물론 경찰에 신고하면 뭐라도 나올 것이다.그러나 그때가 되면 정군은 감옥살이를 해야 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정민아가 마음 아파할 것이고 김예훈은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사실상, 김예훈의 자산으로 보면 2000억쯤은 단번에 갚을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이 일을 조작한 사람이 누구인지 꼭 밝혀내고 싶었다.…정씨 일가. 정군 부부는 하루 종일 방법을 생각했지만 그 많은 돈을 구할 수가 없었다.돈의 액수를 듣고는 다들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내일이면 손가락이 잘릴지도 모르고 김예훈한테 뒤집어씌운 것이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군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여보, 우리 이제 어떡해? 방법 좀 생각해 봐! 나 그들한테 손가락 잘리고 싶지 않다고!” 정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임은숙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방금 민아랑 통화했어. 600억은 마련할 수 있다고 했어. 근데 민아가 공금을 횡령하면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몰라...”“지금 이리저리 돈을 빌리고 있다고 했어. 2000억을 마련하려면 아마 며칠이 걸리겠지…”“그럼 어떡해? 며칠 걸리면 난 손가락이 다 잘리고 말 건데!”정군은 식은땀을 흘렸다.“그러니까 그전에는 당신 대신 다른 사람을 보내면 되잖아!”임은숙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그 말을 들은 정군의 눈빛이 반짝였다. “당신 뜻은 김예훈 그 쓸모없는 놈을 내보내자고? 나 대신 손가락이 잘려 나가게 하는 거야!”“그럼 다른 사람이 또 있어? 쓸모없는 인간 이참에 유용하게 써야지!”“어차피 김예훈한테
한편, 송호범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전화를 끊고 이내 일어나서 공손한 태도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 “도련님, 도련님께서 예상하신 대로 정씨 일가에서 김예훈한테 다 덮어씌울 작정인 것 같습니다!”“그래, 그럼 룰대로 일 진행해. 기억해. 김예훈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네!”송호범은 전화를 끊고 손바닥을 비볐다. 백운별원.김만철은 전화를 끊고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맞은 편에 앉아있던 김만태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허점이 많은 계획을 큰형이 눈치 못 챌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김예훈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 순순히 손가락 내줄 것 같아? 그럴 리가!”김만철은 담담하게 말했다. “보통이면 그럴 리가 없겠지.”“근데 송호범이 어떤 사람이야? 김예훈은 이제는 송호범한테 굽신거릴 자격도 없는 인간이라고...”“하지만... 초라한 봉황이 닭보다 못하다는 말도 있잖아...”“우리가 무심코 짜고 있던 계획이 어쩌면 실패할 지도 몰라.”김만태는 찻잔을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CY그룹은 파죽지세로 최근에 성남에서 큰 프로젝트를 여러 개 따냈어...”“이런 상황에서 그의 손가락을 자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를 며칠 감금시킬 수만 있어도 우리 김씨 가문한테는 좋은 일이겠지...”김만철은 차갑게 웃으며 편전이 있는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김병욱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는 그는 모른다.하지만 김예훈을 상대하는데 자신이 앞장설 수는 없다.“김세자, 전설 속의 김세자...”김씨 가문의 지하 세력을 장악하고 있는 김만철이지만 지금 그는 김예훈을 상대할 자신이 없었다. ...한편, 일을 조사하던 김예훈은 거의 실마리가 풀렸고 이때 정군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김예훈, 당장 튀어와! 일에 변수가 생겼으니 카지노 쪽으로 와!”전화를 끊고 김예훈은 바로 카지노로 향했다.도착하자 정동철과 정씨 일가의 사람들도 그곳에 있는 걸 발견했다.김예훈이 걸어들어온 걸 보고 정동철이 일어나서 김예훈의 뺨을 때렸다. “어떻게
이 순간, 김예훈은 어리둥절해졌다. 그가 문제를 해결하고 주범을 찾을 방법을 찾고 있는 동안 뜻밖에도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매몰차게 자신한테 그 죄를 뒤집어씌웠다!만약 정민아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런 일에 절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자리에서 그들을 폭로하고 화를 냈을 것이다.하지만 정군과 임은숙한테는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다.김예훈한테 덮어씌우지 않는다면 그들은 끝장이니까.그러나 김예훈한테 덮어씌우고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들은 생각하지 못했다.“뭘 꾸물대고 있어!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책임지고 벌을 받아야지!”정동철은 차갑게 말했다. 바로 이때, 카지노 안, 송호범이 사람들을 데리고 걸어와서 단번에 정씨 일가의 사람들을 에워쌌다.“사람은 데리고 왔으니 당신 마음대로 해!”김예훈이 반응하기도 전에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그를 밀어냈다.“김예훈? 당장 끌고 가!”송호범은 눈을 반짝이더니 이내 사람들을 시켜 김예훈을 끌고 가게 했다.그 모습을 보고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송호범이 인정한다면 그들은 김예훈이 죽든 말든 전혀 상관없었다.김예훈이 끌려가자 그들은 마음이 놓였다. “빨리 가자, 괜히 엮이지 말고!”정군 부부는 이내 자리를 떴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도 자리를 떴다.집으로 돌아온 정군은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일은 예상외로 순조로웠어,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거겠지...”“이 모든 걸 김예훈한테 떠넘기면 얼마나 좋을 지 그 생각 하고 있어.”임은숙은 안색이 변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당신 뜻은 2000억의 빚도 김예훈한테 떠넘기고 민아와 이혼시키고 우리와 관계를 끊어버리자는 거야?”“그래!”정군은 당당하게 말했다.“그렇게만 한다면 채무도 자연히 해결될 거야!”“중요한 건 그놈과 인연을 끊을 수 있다는 거야!”“이건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기야!”정군의 자신의 묘한 계략에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생각을 하
“푸하하하--”“이일도가 당신을 건드리지 못한다고?”송호범은 잠시 흠칫하더니 이내 큰소리로 웃었다. “설마 이일도의 명성으로 나한테 겁을 주는 것인가?”“똑똑히 들어, 난 두려울 게 없는 사람이야! 이일도라고 내가 겁먹을 것 같아?!”“당신이 소사부, 도끼의 이름을 말해도 나한테는 전혀 소용이 없다고! 내 뒤에 있는 분은 그들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분이 귀한 분이야...” 말을 하면서 송호범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이내 말을 거두었다. 그가 약간 굳은 표정을 지으며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 장인이 빚을 갚는 대신 그쪽을 이리로 보냈으니 규칙대로 오늘 당신 손가락 하나를 자를 거야!”“준비되었나?”말을 마치고 송호범을 칼을 꺼내 테이블에 꽂았다. “스스로 자를 거야 아니면 우리가 도와줄까?”김예훈은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있는 비수를 잡고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남미 부대에서 쓰는 칼이군. 나쁘지 않네...”송호범은 차갑게 웃었다. “센스가 있네. 근데 센스가 있으면 뭐 해?”김예훈은 아무 말이 없이 검지와 중지로 칼날을 쥐고 살짝 흔들었다.칼은 팽이처럼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빙빙 돌았다. “이건...”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예훈이 칼을 다루는 솜씨는 오랫동안 칼을 쓰지 않는 이상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실력이었다. 중요한 건 이 칼은 장난감 칼이 아니라 군에서 사용하는 예리한 칼이다. 그러나 김예훈은 장난감을 다루듯이 칼을 가지고 놀았다. 송호범은 그 모습을 보고 멍해졌고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이봐, 어디서 배운 거야? 지금 누구한테 겁을 주고 있는 거야?”한 건달이 불확실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형님, 전쟁에 나갔던 군사들만 이렇게 칼을 다룬다고 들었습니다.”“피를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절대 이런 담량이 없습니다.”이 말을 사람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송호범도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헛소리 그만해. 이런 사람이 군인이라고? 딱 봐도
송호범과 건달들은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어디 한번 두고 봐. 데릴사위가 우리를 어떻게 하는지!”“뚜우--”수십 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예훈은 손동작을 멈추고 손에 있던 칼을 테이블에 내리꽂았다.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송호범을 쳐다보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 “이제 곧 후회하게 될 거야!”“후회는 개뿔!”“당신 손부터 잘라버릴 거야!” 이 순간, 송호범이 화를 벌컥 내며 손에 든 칼을 김예훈을 향해 겨누었다. “펑!”바로 이때,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렸고 180cm 정도 하는 사내들이 들어와서 기세등등하게 서 있었다. 이 사람들은 김예훈을 보호하려고 오정범이 보낸 경호원들이었다. 이들은 줄곧 숨어있다가 김예훈의 지시를 받고 이 자리에 나타난 것이다. “감히 우리 주인님을 잡아두고 있어? 죽도록 패!”앞장선 경호원이 명령을 하면서 먼저 주먹을 날렸다. “파악--”“아악--”카지노의 건달들도 싸움 실력이 뛰어나긴 하나 이렇게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싸움꾼들과는 비교가 안 되었다. 1분이 채 되지도 않은 사이 그들은 전부 바닥에 쓰러졌다.오정범이 보낸 경호원들은 실력은 싸움꾼과는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고 이내 그 자리에는 송호범만 덩그러니 서 있게 되었다.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죽지만 않으면 되니까 마음대로 때려도 돼.”“퍼억--”경호원 몇 명이 앞으로 나와 송호범의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내리쳤다.이내 방 안에는 되지 멱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은 옆에 이렇게 많은 경호원이 따라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게다가 이 경호원들은 실력이 좋고 전투력이 엄청 강한 사람들이었다. 얼마 후,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건달들을 보면서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비참하게 될 거라고!”“이제는 배후를 말할 거야 안 할 거야?”김예훈의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조사를 하는 것보다 당사자한테 듣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
이내, 송호범의 핸드폰으로 김예훈은 동영상 하나를 곽진택에게 전송했다. 동영상을 받은 곽진택은 바로 김만철한테 달려갔다.“당신도 비명을 지를 줄 아는 사람이었네. 난 신인 줄 알았는데. 고통 같은 건 느끼지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지...”김만철은 의미심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한테 김예훈은 신 같은 존재였다. 지금 이 순간, 신 같은 존재가 무너졌다...“진택아, 이 동영상 정씨 일가의 사람들한테 보내, 정민아한테도 보내고. 그쪽 집안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군...”김만철은 큰소리로 웃었다. 이건 일종의 테스트였다. 이내,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모두 동영상 하나를 받았다. 동영상 속 사람들이 잔인하게 손가락을 베는 것을 본 정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무서워! 너무 끔찍해! 그 찌질한 놈을 대신 보내서 다행이야. 안 그러면 난 끝장났겠지...”“이 사람들 정말 진심이었어!” 임은숙도 동영상을 보고 경악했다. 평소에 호의호식하던 그녀가 언제 이런 장면을 볼 일이 있었겠는가?“이... 이 사람들 너무 독한 거 아니야?”정동철과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 그들은 송호범이 그냥 말만 그렇게 한 거라고 생각했고 이럴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돈 마련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던 정민아도 이 동영상을 받게 되었다. 동영상을 확인한 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얼마 후 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재빨리 정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괜찮으세요? 어디 다친 데 없어요?”“난 괜찮아!” 정군이 대답했다. “손가락 잘리지 않았어요?” 정민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건... 그건 김예훈이야...”정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예훈 씨요? 어떻게 예훈 씨 손가락이에요?”정군이 자초지종 설명하자 정민아는 울먹였다. “엄마, 아빠, 어떻게 그러실 수 있어요?”“이건 예훈 씨를 평생 해치는 거잖아요!”옆에 있던 임은숙이 전화를 빼앗으며 말했다. “민
“첫째, 오늘부터 골든 수비대는 김윤후가 책임져. 기존 책임자 김태빈은 안동 김씨 가문 집법부대에서 심문을 받아야 할 거야. 둘째,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별장을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해. 내 명령을 어기면 무조건 처형할 거야. 셋째,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님이신 김예훈 씨는 지금부터 나의 귀한 손님이며 진주·밀양에서 나랑 동등한 신분을 누리게 될 거야. 김예훈 씨를 모욕하는 자는 곧 나를 모욕하는 것으로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김승준은 말하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도 김승준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김예훈은 자신이 그동안 진주·밀양에서 해온 일을 그가 안동 김씨 가문 수장으로서 분명히 다 알고 있다고 믿었다.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으니 이건 사실 그의 태도를 보여주는 거였다.그를 위해 우산을 들어주던 성지우는 이때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잘생긴 것 외에는 별 볼 것 없는 김예훈이 왜 수장님에게 중요한 존재인지 몰랐다.하지만 평소에 명령을 잘 따르는 그녀는 이 순간에도 쓸데없는 말 없이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네.”김태빈은 ‘집법부대’라는 네 글자를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작은아버지, 저는 작은아버지 조카잖아요. 제가 얼마나 충성을 다했는데 저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작은아버지!”김승준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성지유의 손짓하나에 경호팀이 김태빈을 붙잡아 바로 헬리콥터 기내로 데려갔다.김태빈이 몰락하고 김윤후가 부상하면서 안동 김씨 가문에 거대한 파문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이로써 김예훈도 진주·밀양이라는 큰 무대에서 큰 부각을 나타내게 되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의 귀한 손님을 건드리면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했다.한마디로 김예훈은 김승준 덕에 빛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었다....김승준은 박연서의 방이
“네가 게임을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함께해주지. 여기 빼낸 총알 다섯 알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다섯 집안을 대표하는 동시에 너의 자존심을 지켜준 거나 다름없어. 마지막 한 알은 한 남자가 반드시 해야 할 책임을 뜻하고. 이제부터 벌어질 일은 네 운명에 달렸어.”김승준은 말을 끝내자마자 총으로 김태빈의 오른쪽 어깨에 겨냥했다.그리고는 태연하게 방아쇠를 당겼다.퍽.굉음과 함께 김태빈은 온몸이 흔들렸고, 거대한 힘에 휩쓸려 그래도 옆으로 날아갔다.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그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이를 꽉 깨물었다.‘첫 방에 맞다니. 정말 지지리도 운 없는 놈이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김승준을 쳐다보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이 능력도 있고 기개가 넘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이것도 당연한 것이 만약 이 정도의 능력이 없었다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의 들끓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김태빈은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 손이 모두 망가져서 지렁이처럼 바닥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그의 부하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김태빈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예전에는 무슨 잘못을 저지르든 몇 마디 꾸중만 들었을 뿐이다.어차피 김승준은 자식이 없어서 조카들을 엄청나게 아꼈었다.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기껏 해 뺨이나 몇 대 때리고 발길질하는 정도였다.이 정도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후손들에겐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하지만 김태빈은 김승준이 직접 총으로 자기 운명을 결정지을 오른팔을 망가뜨릴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그에게는 인생의 큰 치욕일 뿐만 아니라 앞날의 미래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자기가 안동 가문 셋째 집안의 도련님이자 아버지가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 중의 한 명인데 말이다.김태빈은 김승준이 이렇게 하는 건 자기 아버지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
“네가 팀을 이끌고 별장을 포위하고, 수장 패쪽을 망가뜨리고, 제멋대로 행동한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네가 절차대로 나한테 전화라도 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그랬다면 네 행동을 이해했을 거야. 좀 더 문명적으로 이렇게 야만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런데 넌 내가 골든 수비대에 대한 믿음을 이용해서 마음대로 행동하려 했어. 넌 내가 수년간 골든 수비대를 위해 쌓아온 명예를 짓밟으려는 거라고. 김태빈, 정말 실망이야.”김승준은 한숨을 내쉬면서 김태빈을 쳐다보았다.김태빈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망설이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골든 수비대 정예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무릎을 꿇었다.“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수장님께서 저희를 처벌해주세요.”김태빈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꺼풀이 떨렸다.그는 김승준 앞에 무릎 꿇으면 평생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이때 김태빈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지를 무시한 게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거미파 킬러를 잡으려는 거였어요. 다른 킬러가 진주에 숨어있다가 저희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을 노릴까 봐 두려웠다고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나서 급한 마음에 그런 거라고요. 제가 한 행동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바로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한테도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께서 불편하셨다면 제 뺨을 때려도 좋아요. 절대 피하지 않을게요.”김태빈은 말하면서 일부러 부러진 왼손과 뺨 자국이 나 있는 얼굴을 드러내며 얼마나 억울했는지를 말없이 호소하는 듯했다.그는 일부러 뒤로 한 발짝 물러나는 척했다.김승준이 조금이라도 물러서거나 이 일을 이대로 너머길 기미만 보여도 김태빈은 그 틈을 타서 김예훈을 한 방에 밟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김승준이 왜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왔는지 김예훈은 대충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만약 김태빈이 아직도 예전 방식대로 김승준을 속이려 한다면
골든 수비대든, 별장 경호원이나 하인들이든 이 순간 본능적으로 고개부터 숙였다.늘 거칠고 포악스럽던 김태빈도 김승준 앞에서는 갑자기 자기가 광대처럼 느껴져 너무나 우스꽝스럽고 무식해 보였다.그의 광기는 이 남자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잠시 후, 거의 모든 사람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수장님.”오직 김예훈만은 인사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이 중년 남성을 바라보았다.김승준이 이번에 돌아온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예훈은 이제는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박연서에게 억울함을 뒤집어씌운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었다.김예훈은 이참에 힘을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김예훈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김태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얼굴을 감싼 채 김승준 앞에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작은아버지.”이 순간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친척관계를 이용해 한 줄기 희망을 찾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김승준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골든 수비대에 특수 권한을 부여한 건 나야. 사정이 급할 때 권한을 임시로 행사하는 것도,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침입한 것도 이해해. 그리고 내 수장 패쪽을 망가뜨린 것도 난 네 책임을 따지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난 항상 골든 수비대를 늘 지지해왔고, 골든 수비대가 있어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똘똘히 뭉칠 수 있었어. 그런데 나한테 한마디도 없이 별장을 장악하고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사람을 죽이려 한 건 내 아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내가 오늘 안 돌아왔으면 너의 작은 어머니도 죽였겠네?”말하는 사이 김승준은 김태빈의 턱을 잡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어르신 생신이 지나면 김현민이 바로 수장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그래서 내가 만만해 보였어?”“작은아버지, 그럴 리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작은아버지를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그냥 오늘 급하게 움직여야
김태빈은 얼굴을 감싸주니 채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김예훈 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보다 더 잔인한 사람을 마주하자니 정말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심정이었다.김태빈은 마음속으로 이미 겁을 먹었지만 그동안 잘난 척한 것을 생각하면 자존심을 내려놓고 애원할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면 골든 수비대가 진주·밀양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기회 한번 더 줄게.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사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 아니면 목숨을 내놔야 할 거야.”김예훈은 태연하게 김태빈의 운명을 선고해버렸다.김태빈이 얼굴이 일그러진 채 오른손을 부러뜨리려 할 때, 하늘에서 갑자기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곧이어 열 대의 검은 물체가 굉음을 내며 접근했다.이것은 무장 헬리콥터로 멀리서부터 바다를 가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무장 헬리콥터들은 이내 별장 꼭대기에 도착했다.이때 거대한 총이 헬리콥터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와 현장에 있는 모든 골든 수비대 정예들을 조준했다.곧이어 무심한 듯한 목소리가 공중에서 흘러나왔다.“여기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 경호팀. 이곳은 우리가 접수했으니 총 내려놔.”얼굴을 감싸고 있던 김태빈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확 변했다.‘이제 끝장이야.’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둘씩 맥이 풀려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들은 진주·밀양을 누비고 다니면서 모든 사람을 짓밟고 다녔지만 수장 경호팀 앞에서는 감히 함부로 굴지 못했다.김윤후가 본능적으로 말했다.“수장님께서 돌아오셨어.”김예훈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부대를 바라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승준이라는 사람이 참 재미있네. 천군만마를 이끌고 외국에서 돌아온 거야? 뭐 하러 온 거지?’김예훈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가운데 헬리콥터들이 차례로 내려와 별장 한가운데에 멈췄다.총구로 골든 수비대를 겨누고
거침없던 김태빈이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겁먹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김태빈 역시도 자기가 충분히 미친 줄 알았는데 김예훈이 자기보다는 훨씬 더 미친 사람일 줄 몰랐다.엄마를 크게 부르는 김태빈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정신이 혼미해져 도무지 반응할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태빈의 진짜 얼굴인가?’잠시 멍해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폭탄이 안 터진 것을 깨닫게 되었다.‘왜 안 터진 거지? 총을 쏘면 다 같이 죽는 거 아니었어?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김태빈은 얼굴이 갑자기 굳어버리더니 이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늘 목숨으로 사람을 협박하던 김태빈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울며불며 엄마를 부를 줄이야...이 순간 김태빈은 차라리 맹승현처럼 겁에 질려 울고 싶었다.장내 한복판.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총을 보면서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총알이 어디 걸렸나? 보니까 다들 운이 좋나 봐요.”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다시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총을 겨누더니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철컥. 철컥. 철컥.소리만 날 뿐 총알은 튕겨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정말 어디 걸렸던 거였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김예훈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이었다.담담한 목소리, 거침없은 행동에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들이 평소에 아무리 거만하고 대단할지라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김태빈이 엄마를 찾은 것으로 이미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골든 수비대는 오늘부터 진주·밀양에서 하나의 큰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재미없어. 총을 바꿔서 계속 놀아볼까?”김예훈은 고장 난 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손을 툭툭 털면서 김태빈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손을 뻗어 김태빈 허리춤에 있던 총을 빼내려 했다.방금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김태빈은 창백해진 얼굴로 본능적으로 피하려 했다.거의 죽을 뻔한 사람만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이 순간 김태빈은 진짜 두려워하고 있었다.“왜? 넌 골든 수
철컥.네 번째도 여전히 헛발이었지만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가 이번에 총을 쏠 때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다른 골든 수비대 정예들도 하나같이 눈꺼풀이 떨릴 정도였다.앞선 세 발은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나머지 세 발은 한 발 한 발 지옥문을 드나드는 것과 같았다.김윤후는 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져서 골든 수비대 정예가 손에 들고 있는 총을 빼앗으려다 간신히 참았다.그는 상대가 한순간 흥분해서 방아쇠를 여러 번 당길까 봐 두려웠다.죽음의 먹구름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뒤덮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때 김태빈이 피식 웃더니 몸을 비틀며 말했다.“김예훈, 무릎 꿇고 사과 안 하면 다음번엔 다 같이 죽을지도 몰라.”“그래?”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쏜살같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몸에 폭탄을 달고 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가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은 재빨리 총을 낚아챘다.“이런 제기랄!”김태빈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를 힐끔 보더니 총을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겨눴다.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태빈, 네가 그렇게 노는 걸 좋아한다면 내가 계속 놀아주지. 이 총에는 아직 두 번의 기회가 남아있어. 이번에 다 같이 죽을지, 아니면 다음에 다 같이 죽을지 선택권은 내 손에 있어.”김예훈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무릎 꿇고 사모님께 머리 박고 사과해. 아니면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김태빈은 잠깐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난 네가 감히 그럴 용기가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 내륙에서 온 놈들은 하나같이 죽기 두려워하는 겁쟁이들이지. 능력 있으면 쏴보든가. 총을 안 쏘면 넌 벌레보다도 못한 놈이야. 너...”철컥.김태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예훈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이 순간, 김태빈을 포함한 골든 수비대 정예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하얗게 질렸다.거만하기만 하던 김태빈은 아예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악!”비록 헛발이었지만 사람들 대부분 놀라 비명을 질렀다.김태빈이 너무 독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마치 동반 자살하겠다는 사람처럼 오싹함을 자아냈다.누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은 다시 흉측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피융.몸에 폭탄이 묶여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이번에도 역시 헛발이었지만 별장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모두가 골든 수비대의 광기에 압도되어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자기 행동 때문에 김태빈이 자극받아 다 같이 죽으려할까 봐 겁났다.김윤후가 참지 못하고 분노했다.“도련님! 그만 하세요. 사모님께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세요.”“하하하하. 그때가 되면 다 같이 죽는 거지, 뭐. 저승길에서 다 같이 만날 건데 감당은 무슨. 그렇게 대단하면 지옥에 내려가서 나를 한 번 더 죽여보든가.”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태빈은 미친 듯이 웃더니 자기 오른손을 밟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어디 한번 날 죽여봐. 그럴만한 능력 없으면 날 놓고 무릎이나 꿇어. 아니면 내가 명령하는 순간 쟤가 또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 다음번에는 실탄일지 아닐지 아무도 몰라. 다 같이 죽을 수도 있고. 어때? 스릴이 넘치지? 장난 아니지?”김태빈은 배를 끌어안으면서 웃었다.“내 뺨을 때리고 납치한 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해? 내가 맹승현처럼 부실한 놈으로 보였어? 내가 말해주는데 난 피바다에서 살아남은 놈이야. 나한테 협박 같은 건 먹히지 않아. 기껏 해 다 같이 죽으면 되니까.”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딱.운 좋게도 역시나 헛방이지만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겁에 질려 온몸이 나른해졌다.앞에 헛방이 많을수록 뒤쪽으로 가면서 실탄일 확률이 더 높았다.운이 좋아서 앞으로 두 발 연속으로 헛방이라 해도 마지막 한 발은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창피한 줄 알아.”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친 듯이 날뛰는 김태빈을 바
이 순간 살기도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모든 이들은 살기로 가득 차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김태빈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애쓰고 있었다.이어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김 세자, 집법부대 당주, 대단한데?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내가 봤을 땐 넌 내 손이나 부러뜨릴 용기밖에 없어. 나를 죽이지는 못하겠지. 이게 뭘 설명하는지 알아? 너도 결국엔 겁먹은 거지. 넌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능력 있으면 지금 당장 나를 밟아 죽여봐. 아니면 내가 너를 죽이고 범인을 데려갈 거니까. 어디 한번 해봐. 다른 선택지가 있을지.”김태빈은 말을 마치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왼손이 분명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흥분제를 복용한 듯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예훈은 그런 그를 보면서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미친 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에도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맹승현도 이런 기질을 타고났으나 김태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을 수년간 굳건히 지켜온 것을 보면 이런 인재가 나타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다음 순간, 김예훈은 왼발로 김태빈의 오른쪽 손목을 짓밟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있는 한 아무도 범인을 데려가지 못해. 그리고 너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도 없지만 오른쪽 손목도 부러뜨릴 거야. 절세 총잡이라면서? 명사수라면서? 손이 부러졌는데 언제까지 잘난 척하는지 지켜볼 거야.”“오른쪽 손목마저 부러뜨리겠다고?”김태빈은 조금도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김예훈, 그렇게 했다간 어떻게 되는지 너도 잘 알 거야. 난 너와 함께 죽을 거거든. 그렇게 대단하면 지금 바로 나를 죽여보든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해. 내가 봐줄지 어떻게 알아. 내가 명령하는 대로 총격전이 벌어지면 너는 물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목숨을 잃을 거야. 이 많은 사람이 나를 따라 죽겠다는데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지.”김예훈이 어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