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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Author: 무가
희선의 말을 듣자, 서준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제가 전화해 볼게요.”

서준은 핸드폰을 꺼내 서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두세 번이 지나도록 받는 사람이 없었다. 불길한 예감이 점점 더 강해졌다.

“어머니, 서라가 어디에서 출근해요? 제가 찾으러 갈게요.”

“서라는 요즘 명성 호텔에서 출근해. 이 길 따라 남쪽으로 한 3킬로미터 정도 가면 돼.”

희선은 창문 밖의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서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서준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았다. 오분도 되지 않았을 때 그는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이건 사성급 호텔이었는데 아까 서준이 갔던 오션 호텔과 비교할 수 없었다.

그렇더라도 일반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서준은 빠른 걸음으로 호텔 안에 걸어갔다.

호텔 로비에 서 있던 두 직원은 서준을 보자 얼굴에 경멸스러운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여기에서 일 년간 일하면서 서준처럼 두꺼운 낯짝으로 들어오는 가난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

“안녕하세요.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요. 진서라가 여기서 일합니까?”

서준은 직원 한 명 앞에서 예의 있게 물었다.

하지만 직원은 불쾌하다는 듯 코를 막으면서 뒤로 반걸음 물러섰다.

“조금 떨어져요. 본인 몸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는 줄도 몰라요?”

오전 동안 바쁘게 다니다 보니까 몸에선 확실히 땀 냄새가 났다. 그러나 심하진 않았다.

상대방이 자신을 깔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원하는 게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합니다. 진서라가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서준이 서라를 물어보는 것을 듣자 여직원의 두 눈엔 경멸로 가득했다.

“진서라 취향도 참 독특하다니까. 이런 남자도 눈에 들어오나 보지?”

다른 여직원이 이 말을 들은 후 함께 비웃었다.

“전엔 그렇게 청순한 척하더니 지금은 자기를 갖고 논 남자가 이렇게 일하는 데까지 찾아오고 말이야.”

두 사람이 자신의 동생을 모욕하는 것을 듣자 서준은 순간 화가 났다.

가족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거였다. 감히 함부로 대했다간 절대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

서준은 소리쳤다.

두 여직원은 잠시 멈칫하더니 화 난 표정으로 서준을 가리켰다.

“다 사실이거든요? 설마 정말 그 여자를 보물 취급한 거예요?”

“밖에서 다른 남자를 찾으면 몰라요. 호텔에서 함께 일하는 남자도 꼬셨다고요!”

여직원은 비릿하게 웃었다.

“입은 옷차림을 보니 점잖은 사람하고 사귀려나 봐요.”

“충고하는데 진서라는 좋은 여자가 아니에요!”

“사기당하기 전에 빨리 떠나요.”

서준은 차림새는 평범했으나 꽤 잘생겼다. 사귀기엔 나쁘지 않았다.

“서라 오빠예요!”

서준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두 직원이 여자만 아니었어도 뺨 한 대는 쳤을 거다.

여직원은 잠시 멈칫하더니 서준의 얼굴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확실히 진서라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두 사람 몸에서 모두 이상한 냄새가 나던데, 가족이었네요.”

여직원은 비아냥거렸다.

서준은 주먹을 꼭 쥐었는데 손가락 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이미 분노가 절정에 달한 것 같았다.

만약 이 두 여자가 계속 더러운 말을 한다면 절대 봐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서준이 주먹을 쥐고 있는 모습은 두 여자의 눈에 들어갔다.

“왜요, 날 치기라도 하시게? 만약 내 몸에 손 하나라도 댔다간 오늘 이 호텔에서 걸어 나가지 못하게 할 거예요!”

여직원은 팔짱을 끼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여직원은 프런트를 향해 소리쳤다.

“경비 불러요. 누가 호텔에서 소란을 피우네요.”

순간 일곱, 여덟 명 되는 경비가 호텔 안에서 달려와 서준을 제압했다.

“아까 되게 잘난 척하시던데, 왜 지금은 아무 말도 없어요?”

서준이 꼼짝하지 않자 여직원은 계속해서 비웃었다.

“진서라 그 계집년은 수많은 남자들과 몸을 섞었어요. 여기에 있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에요!”

“죽으려고 작정했지!”

서준의 눈 속의 분노는 순간 폭발하면서 마치 금방 풀려난 맹수처럼 여직원의 앞에 달려갔다.

짜악!

우렁찬 따귀 소리가 호텔 로비에 울려 퍼졌다.

여직원의 얼굴엔 선홍색의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당신... 당신이 감히 날 때려?”

여직원은 순간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그녀는 아직도 멍하니 서 있는 경비에게 소리를 질렀다.

“뭐 하고 있어요? 빨리 제압하지 않고!”

경비는 정신을 차리고 즉시 허리춤에서 경찰봉을 꺼내 서준을 에워쌌다.

“꺼져요. 난 동생을 찾으러 왔어요!”

서준은 이 사람들과 싸우면서 불필요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 여직원이 말을 너무 더럽게 하지만 않았어도 뺨을 치는 일을 없었을 거다.

하지만 서준의 이 말은 경비를 화나게 만들었다.

“사람을 쳐놓고 우리보고 꺼지라고? 제멋대로 날뛰는군.”

“이 놈 호되게 혼내 주자고!”

경비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것을 보자 서준은 표정을 굳혔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달려갔다.

펑펑펑!

숨을 몇 번 쉴 사이에 경비들은 땅바닥에 널브러져서 신음했다.

직원들은 모두 너무 놀란 나머지 움직이지 못했다.

“빨, 빨리 매니저님 불러와요!”

여직원이 노발대발해서 소리 질렀다.

바로 이때 서준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면서 이층의 어느 방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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