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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무가
유지수가 이지성에게 시집갔다고?

본인은 그녈 위해 감방에서 그 고생을 했는데 정작 유지수는 원수 놈에게 시집갔단 말인가?

진서준의 두 손에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고 눈가에 살의가 굳었다.

조희선은 손으로 가볍게 얼굴의 흉터를 어루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돈을 모으기 위해 그녀는 유지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지만 그녀는 집에 돈이 없다는 핑계로 일전 한 푼 내놓지 않았고 심지어 조희선에게 고액 연봉의 일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그 당시 조희선은 그녀에게 엄청 고마워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유지수가 소개한 직장에 와 보니 그녀를 기다리는 건 배불뚝이가 된 몇몇 중년 남성들이었다.

조희선은 일이 점점 더 이상하게 흘러가는 걸 눈치채고 재빨리 도망치려 했지만 상대가 그녀를 끝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절망의 끝자락에 다다른 조희선은 깨진 유리 조각으로 제 얼굴을 그었다.

그녀의 얼굴에 난 험상궂은 긴 흉터에 놈들은 분노가 차올라 그녀의 양쪽 다리를 부러뜨리고 길바닥에 내던졌다.

진서라가 퇴근하고 마침 그 길을 지나며 발견했으니 망정이지 조희선은 일찌감치 죽었을 것이다!

“이런 짐승만도 못한 것들. 내가 조만간 아작을 내고 말겠어. 죽지 못해 사는 고통이 뭔지 보여줄게!”

진서준은 이마에 핏줄이 튀어 오르고 주먹으로 양철 벽에 구멍을 냈다.

조희선은 연신 머리를 내저으며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서준아, 이제 막 나왔는데 또 싸워서 들어가면 어떡해! 일자리 구해서 열심히 일해. 더는 사고 치지 말고.”

진서준은 손등에 핏줄이 튀어 오르고 온몸의 뼈마디가 으스러질 것처럼 울화가 치밀었다.

“그래도 이건 도저히 못 참겠어요!”

이때 거친 목소리가 집 밖에서 들려왔다.

“할망구, 돈 갚아야지!”

순간 조희선의 수척해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극도로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진서준이 미간을 구기고 나가려 하자 조희선이 재빨리 그를 잡아당겼다.

“서준아, 너 여기서 꼼짝 마. 엄마가 알아서 할게.”

조희선의 애원하는 눈빛에 진서준은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서랍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 겨우 문 앞으로 이동해 갔다.

문밖의 사람은 기다리기 귀찮아졌는지 발로 힘껏 문을 걷어찼다.

얼굴에 전갈 문신을 한 남자가 다섯 명의 건달을 거느리고 흉악한 몰골로 문을 가로막았다.

전갈 문신을 한 남자가 거만하게 조희선을 째려보며 야유 조로 물었다.

“돈은?”

조희선은 돈으로 가득 찬 봉투를 그에게 건넸다.

“우재 씨, 돈 여기 들어있어요. 확인해 보시고 모자란 부분은 제가 폐품소에 다시 가서...”

전갈남 변우재는 미간을 구기고 봉투를 바닥에 내던졌다.

낡은 지폐가 봉투에서 쏟아져 나왔는데 오천 원, 천원, 그리고 오백 원짜리 동전도 들어있었다.

“누굴 거지로 아나! 당장 5만 원짜리 지폐로 바꿔와!”

변우재가 으름장을 놓으며 휠체어에 앉은 조희선을 발로 힘껏 걷어찼다.

“엄마!”

진서준이 충혈된 두 눈으로 재빨리 달려가 조희선을 부축하더니 고개를 홱 돌리고 변우재를 노려봤다.

“감히 우리 엄마를 때려? 너 오늘 뒈졌어!”

진서준의 두 눈에 한기가 어리고 온몸에 살의를 내뿜자 집안 온도까지 얼음장처럼 차가워질 것만 같았다.

변우재의 일행은 어리둥절해졌다.

진서준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 그들은 몸을 벌벌 떨었다.

“서준아, 얼른 우재 씨한테 사과하지 못할까.”

조희선이 애쓰며 진서준을 제 뒤로 끌어왔다.

“우재 씨, 애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요. 너그럽게 봐주세요.”

조희선이 변우재에게 웃으며 사과했다.

변우재는 차올랐던 두려움이 사라진 채 시큰둥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쳐다봤다.

“누군가 했더니 지성 도련님께 당해서 감방에 3년이나 갇힌 병신이었네! 너 아직 모르지? 네 전 여친이랑 지성 도련님이 곧 아들 백일잔치를 여실 거야. 너도 전 남친으로서 가서 선물이라도 줘야 하지 않겠어?”

백일잔치!

진서준은 울화가 치밀어 두 눈을 부릅뜨고 이마에 실핏줄이 튀어 올랐다.

뒤에 있던 조희선도 화나서 몸이 부르르 떨렸다.

진서준은 유지수를 위해 감방살이까지 했는데 정작 그녀는 이지성의 아들을 낳았다니!

“뭘 야려? 너 지금 출소해도 폐인일 뿐이야! 지성 도련님이 너 하나 죽이는 건 개미 새끼 짓밟기보다 더 쉬워!”

진서준은 두 눈이 살짝 빛났다. 현재 그의 신분은 확실히 이지성과 비할 바가 못 된다.

하지만 오늘의 진서준은 지난날과 다르다!

“꿇어!”

변우재는 머리가 띵해지고 한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고함을 질렀다.

“감히 누구한테 꿇으라는 거야? 너 진짜 뭐 되는 줄 알아?”

말을 마친 변우재가 진서준의 머리에 주먹을 날렸다.

조희선은 안달이 나서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서준아, 얼른 도망가!”

철컥.

진서준은 뒤로 물러선 게 아니라 앞으로 돌진하며 변우재의 주먹을 맞받아쳤다.

두 주먹이 부딪친 순간 변우재의 손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의 오른쪽 주먹은 눈에 보이는 속도로 흐물흐물해졌다.

“으악!”

변우재는 바닥에 무릎 꿇고 괴성을 내질렀다.

“저 새끼 밟아, 당장 죽여버려!”

다섯 명의 부하가 재빨리 진서준을 공격했다.

진서준은 두 눈이 싸늘해지더니 은침이 허공을 가르고 예리한 빛으로 변해 그들 다섯 명에게 날아갔다.

곧이어 다섯 명은 동시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처참하게 비명을 질렀다.

이 모습을 본 변우재는 발끝에서부터 소름이 돋더니 척추를 타고 심장까지 파고들었다.

“세 번 무릎 꿇고 아홉 번 머리 조아려! 안 그러면 다 죽여버린다.”

담담한 말투 속에 끝없는 살의가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변우재 일행은 마치 얼음장에 빠진 듯 온몸이 얼어붙었다.

좀 전까지 비웃었던 이 젊은이가 농담하는 게 아니란 걸 뼛속부터 느낄 수 있었다.

쿵쿵쿵...

그들은 결국 세 번 무릎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렸다.

변우재는 바닥에 머리를 조아려서 이마에 피투성이가 됐다.

“꺼져!”

진서준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변우재 일행은 무거운 짐을 벗은 듯 서로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떠나기 전 변우재는 진서준을 힐긋 쳐다보며 눈가에 독기를 가득 품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아들을 바라보며 조희선의 마음속에 거센 파도가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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