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9화

Aвтор: 무가
조철용은 황보식의 경호원이긴 하지만 황보식은 그를 하인처럼 대하지 않았다.

황보식이 참석할 수 없는 자리에 조철용을 보내기도 할 정도였다.

그런 조철용을 죽기 직전까지 패다니, 이승재가 얼마나 화가 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놀란 허사연의 연약한 몸이 바르르 떨렸다.

진서준은 이제 끝장이다.

“이번에는 네 차례야!”

이승재는 차갑게 진서준을 노려보았다.

진서준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이승재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조철용의 곁으로 왔다.

진서준이 자기를 무시하자 이승재는 화가 치밀었다.

“너 이 새끼! 지금 당장 너를 저승길 친구로 보내주지!”

푸른 빛이 진서준을 향해 날아갔다.

진서준은 조철용의 곁에 앉아 체내의 영기로 상처를 치유해 주고 있었다.

이승재의 일격은 조철용의 심장을 꿰뚫었다.

빨리 치유하지 않는다면 3분 안에 죽을 것이다.

조철용은 황보식의 사람이고 또 진서준을 보호하기 위해 다친 것이다.

이렇게 다쳐보면서 약간의 교훈도 얻는 것이 아니겠는가.

“서준 씨! 얼른 피해요!”

하늘에 빛이 번쩍인 순간, 허사연이 힘껏 소리쳤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번개는 진서준을 향해 내리쳤다.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은 진서준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번개가 진서준의 몸에 내려친 후, 진서준의 몸 주변에는 전기가 튀었다.

연회장은 정적에 휩싸였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진서준에게 집중되었다. 다들 놀라서 수군거렸다.

“죽은 건가?”

“죽었겠지! 조철용도 막아내지 못하는 번개를...”

“그런데 왜 안 쓰러진 거야?”

다들 수군거리고 있을 때, 번개를 맞은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

“이게 네 실력이야? 이런 허접한 실력으로는 나한테 자그마한 상처도 낼 수 없어.”

진서준의 앞에서 이 번개는 아주 미약했다.

주변의 사람들은 놀라서 웅성거렸다.

모두가 무시하던 진서준이, 혈혈단신으로 번개를 막아내다니.

이게 사람인가?

창백하게 질렸던 허사연의 얼굴에도 약간의 핏기가 돌았다.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미소 지었다.

“무사하니까 됐어... 무사하니까.”

이승재는 믿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Заблокированная глава

Related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0화

    이미 죽은 줄로만 알았던 조철용이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그 장면에 겁이 많은 사람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황보식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아까 그는 분명 번개가 조철용의 가슴을 꿰뚫는 것을 보았다.그런데 조철용이 일어나다니.설마 이것도 진서준이...?“콜록...”치명상은 사라졌으나 가슴께의 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난... 죽은 게 아니었던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조철용이 가장 크게 놀랐다.아까 번개 빛이 그의 가슴을 꿰뚫을 때, 조철용은 그대로 기억이 멈췄다.“진 선생님이 널 구한 모양이구나!”황보식이 흥분해서 조철용의 곁으로 걸어갔다.조철용이 죽지 않은 것은 황보식에게도 좋은 일이었다.‘진 선생님?’조철용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러다가 자기가 아까 이승재와 겨루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하지만 지금 이승재를 쳐다본 그는 놀라서 눈알이 빠질 뻔했다.한방에 조철용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이승재는 지금 진서준 앞에서 벌벌 떨며 무릎 꿇고 있었다.이게 무슨 일인가!‘설마 진서준이 나보다 강한 건가!?’하지만 무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다. 진서준은 이제 20대인데, 태어나서부터 무술을 연마했다고 해도 그만큼 강할 수 없었다.진서준은 자기가 살려준 조철용을 신경 쓰지 않고 이승재를 보며 담담하게 얘기했다.“몇 년간 수련했으니 영골에 대해 알지?”이승재가 허리를 약간 펴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스승님한테서 이 물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다만,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이승재는 수련한 지 30여 년이 된다. 스승인 권해철이 영골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승재는 그 물건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 그럼 네 스승은 지금 어디 있는데?”진서준은 약간 기뻤다.어머니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영골이 필요하다.다른 것은 다 준비되었으니 영골만 있으면 진서준은 조희선을 일반인으로 만들어줄 수 있었다.“스승님은 현재 폐관 수련 중입니다.”이승재는 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1화

    오늘의 연회가 끝난 후, 진서준의 이름은 서울시에서 전설처럼 퍼졌다.앞으로 진서준의 위치가 황보식보다 더욱 높아질지도 모른다. 호텔 밖에서는 진서준과 허사연이 손을 잡고 산책하고 있었다.달빛이 허사연의 예쁘장한 얼굴을 비추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았다.“앞으로 진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니면 진서준 씨라고 부를까요?”허사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장난스레 물었다.진서준은 허사연이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작게 웃었다.“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요.”허사연의 눈이 달처럼 휘었다. 그녀의 두 볼이 어느새 복숭앗빛으로 물들었다.“서준이라고 부르고 싶은데요?”진서준은 걸음을 멈추고 허사연을 바라보았다.“제 가족만 저를 그렇게 부르는데. 혹시 제 가족이 되고 싶어요?”허사연은 또 얼굴이 붉어졌다. 다른 손으로는 진서준의 팔을 가볍게 때렸다.“또 날 놀리는 거죠!”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붙잡고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서준이 뚫어져라 쳐다보자 허사연의 심장은 점점 빠르게 뛰었다. 얼굴뿐만이 아니라 목까지 붉게 달아올랐다.허사연은 마치 연애 중인 아가씨 같았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고 입술을 달싹였다. 그녀의 숨이 진서준의 얼굴에 닿았다.그 모습에 진서준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그 순간, 한 여자의 목소리가 두 사람을 방해했다.“두 사람, 뭐 하는 거야?”그 목소리에 허사연은 깜짝 놀랐다.가까이 다가온 진서준의 얼굴을 보고 또 놀라서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키스하기 직전이었는데 방해받은 진서준은 조금 화가 났다.고개를 돌려보니 허윤진이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걸고 있었다.‘저거 분명 일부러...!’진서준과 허사연이 호텔에서 걸어 나온 후, 허윤진은 몰래 두 사람의 뒤를 밟았다.두 사람이 갑자기 멈춰서서 서로를 마주 볼 때, 허윤진은 자기 언니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진서준 씨, 오늘은 정말 멋졌어요. 그렇다고 아직 당신을 인정하는 건 아니에요.”허윤진은 진서준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2화

    전화기 너머의 강성철은 아주 공손한 태도로 얘기하고 있었다.“진 선생님, 제가 휴식을 방해한 건 아니죠?”어젯밤 진서준이 번개를 부리는 것을 본 강성철은 진서준을 진심으로 인정하게 되었다.그리고 이씨 가문의 연회에서 진서준과 심하게 싸우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진서준이 말하지 않아도 다른 세력들이 그를 죽이려고 들 테니.“아니요. 무슨 일이죠?”진서준이 물었다.“오늘 시간 되십니까? 제 몸에 깃든 피의 재앙을 해결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강성철이 얘기했다.“당연하죠. 아침을 먹고 회사로 찾아가죠.”진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알겠습니다. 그럼 회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강성철이 감격해서 얘기했다.아침을 먹은 후, 진서준은 운전해서 별장을 떠나 강성철의 호스텔 그룹으로 갔다.호스텔 그룹은 서울시의 남쪽에 있었는데 너무 외진 곳은 아니었다.20분 정도가 지나 진서준은 운전해서 호스텔 그룹으로 왔다. 15층의 빌딩이었는데 위의 7층은 호스텔 그룹이고 아래는 다른 개인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었다.진서준은 차에서 내려 빌딩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높은 층을 눌렀다.강성철은 사무실에서 오고 가면서 진서준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사장님, 진 선생님이 오셨습니다.”한은호는 문을 열고 진서준을 데리고 들어왔다.진서준을 본 강성철은 다가가 바로 진서준의 손을 잡았다.“진 선생님, 안으로 드시죠. 얼른 차와 과일을 내와.”강성철이 비서에게 명령했다.진서준은 막지 않고 소파에 앉아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사무실의 환경을 흘깃 쳐다보았다.“진 선생님, 어제저녁 연회장에서 보여준 도술은 정말 잊기 힘들 것 같습니다.”강성철은 바로 아부했다.“그저 간단한 도술일 뿐입니다. 자랑할 만한 실력도 아니고요.”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었다.그게 간단하다니?예전의 진서준이 이렇게 말한다면 강성철은 그가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강성철은 진서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사무실에 이상한 물건이 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3화

    불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은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도술을 몇 년 수련한 사람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였다.그러니 강성철을 죽이려고 하는 사람은 일반인이 아닌 게 분명했다.적어도 어제 만난 이승재와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이승재처럼 유명한 사람은 이런 일을 맡아 하지 않을 것이다.굳이 이런 일을 할 필요도 없고 발각되면 자기만 손해이기 때문이다.진서준이 불상에 손을 갖다 댈 때, 강성철은 몸을 바르르 떨었다.음산한 기운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기분이었다.“진 선생님, 해결해 주실 수 있는 거죠?”강성철은 놀라서 바로 진서준의 뒤로 숨었다.“이 불상을 해결하는 건 쉽습니다. 하지만 배후를 찾아내는 건 조금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진서준은 불상을 내려놓았다.이 불상에는 주문이 걸려 있었는데 바로 반경 3킬로미터 안의 원혼을 모두 이 불상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이 주문을 풀면 강성철의 살기는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배후가 눈치채고 도망칠 수 있다.그러면 상대는 또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강성철을 죽이려고 들 수도 있었다.무인을 건드리면 적어도 죽기 전에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하지만 풍수술사를 건드리게 된다면 죽어서도 사인을 모를 것이다.“진 선생님,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강성철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어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전혀 없었다.진서준이 그한테 똥에 빠져야 한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믿을 것이다.“아내분이 돌아오고 다시 보죠.”진서준은 소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담담한 진서준에 비해 강성철은 초조하고 두려웠다.그는 그와 함께 10년을 산 사람이 자기를 해치려고 들 줄은 몰랐다.10분 후, 스포츠카가 별장의 주차장에 들어왔다.차 문이 열리자 화려하게 입고 치장한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바로 강성철의 아내, 한지안이었다.10년 전, 강성철과 술집에서 만난 후, 한지안의 신분은 크게 바뀌었다.아무나 괴롭히던 직원에서, 수천 명이 우러러보는 사모님이 된 것이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4화

    진서준과 강성철은 차에 앉아서 천조 그룹으로 향해갔다.“진 선생님, 이미 부하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모두 천조 그룹으로 오라고요. 오늘 내가 죽더라도 도진수를 지옥으로 데려갈 겁니다.”강성철이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라이벌에게 아내를 뺏겼으니 강성철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 화를 풀 상대를 찾고 있었다.“부하를 돌려보내세요. 우리 둘만 있으면 되니까요.”진서준이 얘기했다.“그건...”강성철이 살짝 머뭇거렸다.“진 선생님, 실력이 강한 것은 알지만 도진수도 평범한 사람은 아닙니다. 도진수의 부하는 거의 800명입니다. 우리가 가고 있으니 도진수도 준비를 해놓았을 겁니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하는 것을 본 강성철이 이를 꽉 깨물었다.“좋습니다. 그럼 진 선생님의 말을 듣겠습니다.”강성철은 핸드폰을 꺼내 부하들을 다 돌려보냈다.진서준과 강성철은 어느새 천조 그룹 아래 도착했다.강성철의 호스텔 그룹과 다르게 천조 그룹은 혼자서 15층의 빌딩을 갖고 있었다. “진 선생님, 성철 형님.”한은호는 진서준과 강성철을 보고 달려왔다.“그년, 아직 안에 있지?”강성철이 물었다.“네. 들어간 후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한은호가 얘기했다.“좋아. 진 선생님, 들어가시죠.”강성철이 진서준을 쳐다보았다.한은호는 바로 표정이 굳었다.“형님, 두 사람이 들어가겠다고요?”“괜찮아. 진 선생님이 계시니 도진수는 아무것도 아니야.”강성철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긴장했다.이번에는 정말 호랑이굴에 쳐들어가는 기분이었다.두 사람이 얘기하고 있을 때, 진서준은 이미 빌딩의 대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강성철은 한은호더러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을 데리고 지원하라고 했다.진서준과 강성철 두 사람만 들어왔다. 강성철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 오십여 명이 두 줄로 섰다. 그들의 중앙에는 강한 인상을 가진, 올백 머리를 한 남자가 앉아서 시가를 피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5화

    총성이 울리고 나서 총알이 방 밖으로 나와 진서준의 머리를 향해 곧장 돌진했다. 방 전체는 강한 화약 냄새로 가득 찼다.강성철의 마음속은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 일찍 알았더라면 사람들을 데리고 왔을 것이다.도진수는 마음속에 있던 증오는 풀렸지만 앞으로 일어날 문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대한민국은 총기 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했다.오늘 그가 총을 쏴서 진서준을 죽인다면 정부가 나서서 이 일에 대해 조사할 뿐만 아니라 황보 가문의 화를 불러올 것이다.하지만 일은 이미 끝났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그러나 곧바로 모두가 깜짝 놀라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서준의 앞에 연한 하늘색의 장벽이 나타났다.장벽은 아주 얇았고 심지어 두께가 일반 백지보다도 두껍지 않았다.하지만 일격에 무너질 것 같았던 장벽은 고속으로 회전하며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냈다.홀 내부에는 정적이 흘렀다.강성철, 도진수, 한지안 그리고 지상에 있던 부하들은 전부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저 하늘색의 막은 뭐지? 지금 영화 찍나?툭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은 바닥으로 떨어졌다.진서준이 손을 살짝 움직이자 몸 앞에 있던 하늘색 장벽이 사라졌다.역시 무도의 대가로 성장한 것인가?도진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내면의 힘을 외부로 발산하는 건 무술 고수와 같은 괴물 외에는 오늘날 세계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었다.그리고 무술 고수들은 대부분 나이 50대를 넘은 사람들이었다.그런데 진서준은 몇 살인가?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었다.무술 천재라고 해도 이렇게 강력할 수는 없었다.진서준은 양손을 내려놓고 평온한 표정으로 도진수를 바라보았다.“무릎 꿇고 빌면 네 목숨은 살려줄게.”목소리가 너무 차분해서 그 어떠한 동요도 없는 것 같았다.도진수는 이미 겁에 질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눈앞에 있는 젊은 고수가 그를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쉬울 것이다.그 순간 도진수는 심연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한이 발끝부터 척추를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6화

    진서준이 별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급 승용차 두 대가 별장 입구에 세워졌다. 이윽고 경호원이 차 문을 열어주자 양복 차림에 멋진 청년이 차에서 내렸다.그리고 떠나기 전, 청년은 차 안에 있는 여자를 보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윤진아, 넌 여기에서 좋은 구경만 하면 돼.”그러자 허윤진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차 문이 닫히고 청년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별장을 향해 걸어간 뒤, 허윤진이 준 별장 열쇠로 별장의 문을 열었다.그 시각, 진서라와 조희선은 마침 산책이라도 할 겸 바깥에 나가 한 바퀴 돌아볼 예정이었다.그때, 별장 거실의 대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리고 방금 허윤진과 얘기를 나누던 청년이 걸어 들어왔다.청년은 진서라와 조희선을 발견하자마자 눈빛으로 강력한 멸시를 드러냈다.“누구세요?”진서라는 갑자기 나타난 청년에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전 사연이의 약혼남입니다!”청년은 가슴을 쫙 펴고 고개를 쳐든 채 오만한 표정으로 답했다.“얼마 전에는 업무 문제 때문에 잠깐 출장을 간 거였는데 어제 돌아오는 길에 사연이가 이 별장을 당신들에게 넘겨줬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사연이가 당신들에게 이렇게 잘 대해주는 이유는 진서준 그 거지 같은 인간이 우연히 걔 아버지를 구해준 것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별장만 넘겨 준 거라면 우리 집도 이 별장 하나가 큰 대수는 아니니 나도 별말 안 하겠지만, 당신 집 그 진서준이 글쎄 은혜도 모르고 내 약혼녀한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잖습니까!”언성을 높여 따지던 청년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계속하여 말을 이어나갔다.“그 인간은 집에 거울도 없답니까? 거울 좀 들여다보고 자기 주제를 알라고 하세요. 진서준이 두꺼비 같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도 두꺼비한테는 모욕일 지경이네요.”청년은 계속하여 진서라와 조희선을 날카로운 말로 모욕하며 조롱했다.모녀는 청년의 말을 듣고 안색이 파랗게 질려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비록 조희선이 이미 진서준더러 허사연에게 마음을 품지 말라고 타일렀지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77화

    진서준은 차에 시동을 걸며 조희선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엄마? 무슨 일이에요?”조희선의 말투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서준아, 잠깐 집에 좀 들러봐. 엄마가 할 얘기가 있어.”“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진서준도 조희선의 조금 음산한 말투를 눈치챘고 집에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글라리아 별장 말고 우리 양철집에 와.”조희선은 진서준이 별장에 돌아갔다가 허사연의 약혼남이라도 마주쳐 괜히 마찰이 생길까 두려웠다.“양철집이요?”진서준은 순감 멈칫했고 다급하게 되물었다.“엄마, 무슨 일이에요? 왜 별장에서 나왔어요?”그러자 조희선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돌아와서 얘기하자.”전화를 끊은 뒤 진서준은 서둘러 차를 몰고 조희선과 진서라가 살고 있는 양철집으로 향했다.곧이어 진서준의 차는 양철집이 위치한 길가에 멈춰 섰고 그는 다급히 차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잔뜩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진서라는 진서준이 돌아오자 간신히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오빠, 목마르지는 않아? 물 좀 떠줄게.”“목 안 마르니까 괜찮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진서준은 조희선을 바라보며 다급히 물었다.“서준아, 엄마가 전에도 허씨 가문 아가씨한테 다른 마음 품지 말라고 타일렀잖니.”조희선은 한숨을 푹 내쉬며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우리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는 너도 잘 알잖아. 게다가 넌 감옥까지 다녀왔는데 어떻게 허씨 가문 아가씨와 어울리겠니?”진서준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안색이 미세하게 변하더니 눈빛에 싸늘한 냉기가 스쳤다.“엄마, 혹시 누가 엄마한테 뭐라고 했어요?”“아니야. 그냥 엄마와 서라가 고민하다가 나오기로 결정한 거야.”조희선은 진서준의 의심에 연신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그녀는 진서준이 순간 화가 나 허사연의 약혼남을 찾아갈까 봐 두려웠다.그 사람은 돈과 세력을 한몸에 지닌 큰 인물인데 그들과 같은 일반 가정이 감히 어떻게 건드릴 수 있겠는가?진서준은 어머니가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자 시선을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2화

    “이거 놓지 못해?”“좋아, 놔줄게.”분노한 성미영이 소리치자 진서준은 성미영을 정자 안의 긴 나무 의자로 던졌다.성미영은 나무 의자에 팔이 세게 부딪혔고 순간 따끔한 통증이 밀려왔다.성미영이 일어나기도 전에 진서준이 성미영의 허리 위에 올라탔다.“이 개자식아, 당장 내려와.”성미영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이렇게 가까이서 남자와 몸이 맞닿은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지금 네 상황을 잘 생각해 봐. 도마 위의 생선이 감히 이런 태도로 칼을 잡은 나한테 말해도 되는 거야?”진서준이 다시 진지하게 귀띔했다.“왜? 설마 나한테 손이라도 대겠다는 거야? 네가 감히 그럴 수 있겠어? 내가 소리치면 우리 집 경호원들이 바로 달려올 거야.”성미영이 이를 악물고 위협했다.“너 같은 잘난 척하는 여자들은 한 번쯤 제대로 손봐줘야 해.”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서준은 손을 번쩍 들더니 그대로 성미영의 탄력 넘치는 엉덩이에 세게 내리쳤다.성미영은 오랜 세월 수련했던지라 몸매가 단단하게 단련되어 있었다.둥글고 풍만한 엉덩이는 탱탱볼처럼 탁월한 탄력을 자랑했다.진서준의 손바닥이 내려가자 엉덩이는 젤리처럼 출렁이며 튀어 올랐다.성미영은 처음엔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이 새빨개지며 분노와 수치심이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이 변태! 짐승! 개망나니 같은 놈아!”성미영이 욕을 하면 할수록 진서준의 손은 더욱 거침없이 내려쳤다.짝! 짝! 짝!엉덩이에 불이 날 듯한 통증이 성미영의 온몸에 퍼졌다.“잘못 인정하고 사과해.”진서준이 손을 멈추고 성미영을 내려다보았다.“웃기지 마. 죽어도 사과 안 해.”“그래?”진서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넌 전신전 출신이잖아. 내가 널 죽이면 군사재판에 끌려가겠지?”성미영이 싸늘하게 대답했다.“알면 됐어.”“그런데 말이야...”진서준이 느긋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지금 이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그 말에 성미영의 동공이 흔들렸다.성미영의 가족이 이 장면을 본다면 성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1화

    성현도의 질문을 듣자 성지운 부부도 진서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하경범이라는 인물은 르벨 지역의 명문대가는 전부 다 알고 있었다.하경범은 재벌 2세들 사이에서 리더로 꼽히는 존재였다.하지만 여자들을 많이 농락했다는 소문이 자자했기에 평판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성씨 가문에서는 하경범과의 접촉을 삼가라고 엄격하게 규정했지만 성현도는 몰래 하경범과 친구로 지냈다.하경범이 공식적인 연회를 열면 성현도는 절대 참석하지 않았다.“개인적인 일로 하경범을 찾았어.”진서준이 무심하게 대답했다.“무슨 일인데? 말해줄 수 있어? 오늘 오후에 엄청 급하게 내 가게에 와서 하경범을 데려갔잖아.”성현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너도 알지? 네 행동 하나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곤란해졌는지?”“어라? 네 가게에서 하경범을 데려갔어?”성지운이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맞아요, 셋째 삼촌.”성현도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찻집을 하나 열었잖아요? 르벨 재벌 2세들이 자주 찾는 곳인데 하경범도 단골이었어요. 근데 오늘 오후에 진서준이 갑자기 제 찻집에 쳐들어와서 사람을 끌고 갔어요. 난리가 났다니까요. 다행히 제가 급하게 소문을 막았지, 안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그 말을 듣자 성지운은 진서준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진서준 씨, 다음부터는 이렇게 무모하게 행동하면 안 돼요. 하경범은 하씨 가문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고 게다가 인격적으로도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이에요. 되도록 엮이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알겠습니다, 아버님. 앞으로 절대 엮이지 않을게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이 순순히 말을 듣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자 성지운은 속으로 흐뭇했다.요즘 젊은이 중에서 이렇게 순순히 말을 듣는 젊은이는 극히 드물었다.“엄마, 아빠, 저 진서준이랑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 먼저 얘기 나누세요.”성미영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진서준의 손을 잡아끌었다.이대로 가다간 부모님이 바로 혼인 문제를 확정할 기세였다.마침 성미영도 진서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0화

    “재수 없어.”성미영이 입을 비쭉였다.진서준은 못 들은 척하며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잠시 후, 차는 한 채의 별장 앞에 멈췄다.“내려.”성미영이 앞장서 걸어가고 두 사람은 저택 거실로 들어섰다.거실에는 이미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그중 한 명은 진서준이 오후에 만난 적 있는 성현도였다.그리고 나머지 두 사람은 남자와 여자였는데 성미영과 상당히 닮아 있었고 온몸에서 은은한 부유의 기운이 흘러넘쳤다.누가 봐도 두 사람은 성미영의 부모님이었다.“엄마, 아빠. 원하는 사람 데려왔어요.”성미영은 아무렇게나 소파에 털썩 앉았는데 딱 봐도 교양이 없는 모습이었다.“미영아, 얼른 소개부터 해야지?”중년 여자가 성미영을 재촉하면서 진서준을 위아래로 훑어봤다.부부는 물끄러미 진서준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생긴 건 괜찮네. 근데 인성은 어떨지 모르겠군.”그 말에 성미영의 입술이 씰룩거렸다.성미영이 변명하려던 찰나, 진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어머님, 아버님. 갑자기 찾아뵙게 되어 작은 선물도 준비 못 했네요. 대신 이건 제가 직접 만든 단약인데 괜찮으시면 받아주셨으면 합니다.”말을 마친 진서준은 주머니에서 정교한 상자 두 개를 꺼냈다.“뭐야?”성미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진서준을 불러 성미영과의 관계를 설명하라고 했지, 선물을 챙기라고 한 적은 없었다.“그래요? 참 예의 바르네요.”성미영의 어머니 이현숙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아니, 단약을 만들 줄 안다고요?”성지운이 흥미롭다는 듯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요즘 세상에 제대로 된 단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성약당 같은 거대 조직에서도 일부 원로들만 가능할 정도였다.“아버님, 직접 열어보셔도 됩니다. 이 단약은 감림단이라고 합니다. 복용하면 내공이 급속히 상승하며 단비가 내리는 듯한 효과를 발휘하죠.”진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그 말을 듣자 성지운의 눈빛이 더욱 빛났다.뚜껑을 여는 순간, 은은한 약 향이 퍼지며 거실을 가득 채웠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9화

    진서준은 성미영이 일부러 그런 거라고 확신했다.진서준의 반사신경이 뛰어나서 다행이지, 일반 사람이었으면 저 악셀 한 방에 앞 유리에 머리를 박았을 것이다.“좀 살살 밟으면 안 돼? 비행기라도 띄우려고 그래?”진서준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며 눈을 흘겼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따가 집에 가면 부모님께 확실히 설명해. 안 그러면 넌 오늘 내 손에 죽는 거야.”성미영이 사나운 기세로 진서준에게 명령했다.“이런 태도로 부탁하는 사람도 있어?”진서준이 눈썹을 살짝 꿈틀거리며 물었다.“대감마님, 부디 이 하찮은 여인의 부탁을 들어주시옵소서. 제가 실례했네요.”성미영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능청을 떨었다.진서준은 그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런 느끼한 부탁은 또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았다.“제발 좀 정상적으로 하면 안 돼?”진서준이 입꼬리를 씰룩였다.“네가 고맙다고 하라고 했잖아? 난 이렇게밖에 못 해.”성미영이 뻔뻔하게 웃었다.진짜 이 여자는 날 잡고 한번 톡톡히 혼내줘야 할 것 같았다.진서준은 순간 기발한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그동안 계속 참고 넘어갔던 것도 남자가 여자랑 싸워봤자 손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그런데 이 여자는 진짜 끝까지 진서준을 기막히게 했다.착한 사람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게다가 지금은 성미영이 부탁하는 입장이었기에 진서준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좀 교육 해야겠다고 결심했다.진서준이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미영이 인상을 찌푸렸다.“이봐, 너 설마 삐쳤어? 남자가 좀 쿨하게 굴면 안 돼?”“안 삐쳤어.”진서준이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진짜야?”성미영이 곁눈질로 진서준을 힐끗 보았다.“남자는 대범해야 해. 그렇게 쪼잔하게 굴면 안 된다고.”“누구한테 대범하냐가 문제겠지.”진서준이 즉시 반박했다.“여자가 적당히 선을 지켜야 하는데 계속 선을 넘으면 나도 빡친다고.”그 말을 듣자 성미영은 진서준이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하지만 성미영은 대수롭지 않은 듯 콧방귀를 뀌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8화

    성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매년 혼자서만 집에 가다 보니 성미영에게 이성 친구가 있을 리 만무했다.성미영도 이제 3년만 지나면 서른이었기에 집에서는 성미영의 결혼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성 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족들이 당연히 남자친구라고 착각한 것이다.그래서 기어코 성미영에게 진서준을 집으로 데려오라고 난리였다.“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잖아?”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런 사소한 일이었다.“그게 통했으면 내가 지금 너한테 전화했겠어?”성미영이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뭘 어쩌라는 거야? 설마 내가 직접 가서 해명하라는 건 아니겠지?”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꼭 와야 해.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날 가만히 안 둘 거라고.”성미영이 명령조로 말했다.“이봐, 지금 부탁하는 입장인데 말투가 그게 뭐야? 장난해?”진서준이 한마디 귀띔했다.“야, 진서준. 너 적당히 해.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돼?”성미영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소리쳤다.“오후에 내가 너 안 도와줬어? 지금은 네가 나 도울 차례라고. 아니야?”진서준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정정하자면 너 없어도 난 하경범을 충분히 잡아 올 수 있었어. 오히려 너 배려해서 너희 성씨 가문 구역에서 난리 안 친 거라고.”“헛소리 작작 해!”성미영이 분노에 이를 갈았다.진서준의 말이 사실 틀린 말은 아닌데 왜 이렇게 재수 없게 들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럼 끊는다?”진서준이 전화를 끊으려 했다.“끊지 마. 내가 지금 데리러 갈 거야. 오늘 밤에 확실히 설명하고 가.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나 귀찮게 해 미칠 것 같다고.”성미영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럼 부탁해야지. 부탁할 땐 부탁하는 태도가 있는 법이거든.”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사실 일부러 성미영을 약 올리는 건 아니었다.그냥 이 여자가 맨날 윗사람처럼 굴었고 매번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양, 가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7화

    차 안.도지아는 직접 복수를 마친 뒤, 속이 어느 때보다 한결 더 시원했다.하지만 곧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진서준에게 물었다.“나중에 하경범이 복수하면 어떻게 하지?”“그럼 그냥 지옥에 보내버리면 돼. 너무 걱정되면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죽여버릴까?”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어차피 그런 쓰레기는 살아 있을 가치도 없었다.진서준이 하경범을 바로 죽이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금단 현상이 올라올 때의 고통을 직접 맛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죽여버리는 것보다 살아서 끔찍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게 더 잔인한 법이었다.“아니야, 죽이는 게 오히려 그 녀석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이야.”도지아가 고개를 저었다.그 한마디로 도지아가 하경범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경범은 도지아의 미래를 망가뜨렸고 행복했던 가족을 박살 내버렸다.이제 도지아는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지아는 막막하기만 했다.호텔로 돌아오자 진서준이 물었다.“여기서 계속 있을 순 없잖아. 앞으로 어디로 갈 생각이야?”도지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예은에게 가볼까 해. 걔 집 넓잖아.”“그것도 괜찮네. 황예은은 돈이 넘치니까 황예은한테 붙어 있으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겠네.”진서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한편, 성현도가 빠르게 정보를 통제한 덕분에 하경범이 진서준에게 끌려갔다는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하씨 가문 쪽에서도 하경범이 강제로 마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집으로 돌아간 하경범은 곧장 본인이 키운 삼생파의 두목 이시언에게 연락했다.“하 도련님, 무슨 일입니까?”전화를 받은 이시언은 조금 의아해했다.하경범이 직접 연락해 오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도 사람을 납치하라고 시켰을 때였다.“당장 나한테 와.”하경범의 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가웠다.“네, 바로 가겠습니다.”이시언은 하경범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즉시 출발했다.30분 후, 이시언은 부하들을 데리고 하경범의 저택에 도착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6화

    “그럼 이제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왜 굳이 날 물고 자빠지는 건데?”하경범은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너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이 납치당할 일도 없었겠지. 그럼 내 동생도 마약과 접촉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 네 더러운 욕망만 아니었어도 우리 가족이 이렇게 풍비박산 날 일이 있었겠어?”도지아의 분노는 점점 극에 달했다.“내가 겪은 이 모든 고통은 전부 다 네 탐욕과 욕망 때문이야. 오늘 넌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해.”하경범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제야 도지아가 진짜 죽을 각오로 덤비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내가 방금 조상규 삼촌에게 연락했어. 곧 도착할 거야. 삼촌이 오기 전까지는 너희가 아직 살아남을 기회가 남아 있어.”하경범은 이런 상황에서도 협박하기 시작했다.“그러니 함부로 날 건드리지 마. 날 손대는 순간, 너희 셋 다 살아서는 못 나갈 줄 알아.”“그 사람은 올 수 없어.”진서준이 느닷없이 말했다.“무슨 뜻이야?”하경범이 움찔하며 눈꺼풀을 떨었다.“이미 죽었거든. 이해했어?”진서준이 담담하게 대꾸했다.“뭐, 뭐라고?”하경범은 흠칫 떨더니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헛소리하지 마. 그럴 리 없어! 조상규 삼촌은 대종사야. 네놈 따위가 무슨 수로 대종사를 죽일 수 있어?”하경범은 조상규의 무도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습격당했을 때도 조상규가 나서서 하경범을 구해줬다.당당한 대종사인 조상규가 진서준 같은 애송이에게 당했을 리가 없었다.“못 믿겠으면 직접 전화해 봐. 전화 받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 그래?”진서준이 시큰둥하게 말하자 하경범은 급히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들려오는 건 통화 연결음뿐이었다.하경범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젠장, 전화 받아! 전화를 받으란 말이야!”하경범은 이제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통화가 안 되지?”진서준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대체 왜 조상규 삼촌이 너 따위한테 당했는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5화

    “뭐가 두려워?”하경범은 자신만만했다.여긴 하씨 가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르벨이었다.하경범은 진서준이 이곳에서 자기를 건드릴 용기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그럼 따라와 봐.”진서준이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경범아, 저 녀석 꽤 강해. 조심하는 게 좋아.”성현도가 목소리를 낮춰 경고했다.“걱정 마.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하경범은 가볍게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진서준이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두고 보자는 심정이었다.차에 올라타자 하경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의외네, 넌 여자들한테도 제법 인기가 많은 모양이구나. 황예은과 도지아만 있는 게 아니라 이번엔 또 새로운 여자가 곁에 있네.”하경범은 옆자리의 허사연을 힐끔 쳐다보며 능글맞게 웃었다.“아가씨, 저 녀석 따라다녀 봤자 아무런 미래도 없어. 나랑 함께하는 게 어때? 내 여자가 되면 평생 호화롭게 살게 해줄게. 명품, 스포츠카, 대저택, 뭐든 원하는 만큼 줄 수 있어.”허사연은 그 말에 쌀쌀하게 웃으며 대꾸했다.“그럼 네 목숨을 원한다면 줄 수 있어?”하경범 같은 부잣집 도령이 얼마나 많은 가정을 파탄 냈을지 모른다.진서준의 얘기를 들은 후, 허사연도 이 쓰레기를 당장 없애버리고 싶었다.“내 목숨을 달라고?”하경범은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있다가 곧 박장대소를 터뜨렸다.“날 죽이겠다고? 그래, 해봐. 근데 네 가족이 우리 하씨 가문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경범의 목소리엔 살기가 서려 있었다.“거참 쉬지도 않고 조잘대네.”진서준은 쉴 새 없는 하경범의 멘트에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흥, 얼마 안 가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날 다시 보내게 될 거야. 내가 장담하지.”하경범은 눈을 가늘게 뜨며 진서준을 비웃었다.“오히려 네가 나한테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게 될걸?”진서준은 태연하게 받아쳤다.곧이어 진서준은 차를 한 폐기된 공장 앞에 세웠다.차에서 내리자 하경범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곳에 걸터앉아 휴대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4화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