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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기묘한 동행 1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7 17:29:58

팽대협은 어깨를 으쓱하며 뻔뻔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되긴. 나는 남은 닭다리나 마저 뜯고 따뜻한 객잔에 가서 두 발 뻗고 잘 걸세. 자네는... 글쎄. 아침이 오기 전에 이 사당에서 싸늘하게 굳을 수도 있겠지. 운 좋게 밤을 넘긴다 해도 성문을 지키는 혈교 놈들에게 발각되면 온몸이 난도질당할 테고."

그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태평하게 말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풍진의 가슴에 박혔다. 부정하고 싶었으나 어느 하나 틀리지 않은 현실이었다.

풍진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눈앞의 사내는 불과 반나절 전 자신을 속이고 비급을 빼앗으려 했다. 그런 자를 어떻게 믿고 목숨을 맡긴단 말인가.

아버지의 마지막 눈빛과 어머니의 눈물이 떠올랐다. 두 사람이 목숨을 바쳐 지킨 가문의 모든 것을 탐욕스러운 정보상에게 넘겨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죽는다면 원수는 누가 갚고, 풍가의 이름은 누가 다시 일으킨단 말인가.

복수는커녕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모든 것이 끝날 터였다.

'살아남아야 한다.'

답은 하나였다.

굴욕을 삼키고 위험을 짊어지더라도 우선은 살아남아야 했다. 팽대협을 믿을 필요는 없었다. 당장 필요한 만큼 이용하고, 그 역시 자신을 이용하게 두면 된다.

풍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흔들리던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좋습니다. 거래하지요."

팽대협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역시 상황을 헤아리는 머리가 빠른 소년이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말해 보게."

"제가 가진 것을 전부 알려 드릴 수는 없습니다. 태허풍운공의 첫 구결 가운데 가장 기초적인 호흡법만 알려 드리겠습니다. 단전의 운기 경로나 심법의 핵심은 말하지 않을 겁니다."

풍진은 팽대협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것을 듣고도 저를 지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거래는 거기서 끝입니다. 반대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셨다면 약속대로 저를 안전한 곳까지 데려가셔야 합니다."

어린 소년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단호한 조건이었다.

팽대협은 잠시 놀란 얼굴로 풍진을 바라보다가 무릎을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이거 물건일세, 물건이야! 닳고 닳은 강호의 상인도 자네처럼 제 몫을 또박또박 챙기지는 못할 걸세."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좋아. 핵심 운기법을 내놓으라고 욕심부리다가는 자네가 차라리 죽기를 택할 테니, 오늘은 맛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팽대협이 손바닥을 내밀었다.

"거래 성립일세. 이제 그 지긋지긋한 경계심은 조금 내려놓고 이것부터 먹게. 쓰러진 사람을 업고 달아나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거든."

그가 다시 닭다리를 내밀었다.

풍진은 잠깐 망설이다가 손을 뻗었다. 따뜻한 온기와 기름진 감촉이 손바닥에 전해졌다.

정말 자신을 살리기 위한 음식인지, 더 비싼 값을 받아 내기 위한 미끼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지금 먹지 않으면 걸을 힘조차 남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풍진은 닭고기를 조심스레 한입 베어 물었다.

질긴 껍질이 이 사이에서 찢어지고 부드러운 속살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짭조름한 기름기가 혀에 닿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것은 살아 있다는 감각이었다.

첫입만 조심스러웠다. 풍진은 곧 허겁지겁 닭다리를 뜯기 시작했다. 뼈에 붙은 마지막 살점까지 깨끗하게 발라 먹고서야 가쁜 숨을 내쉬었다.

음식이 들어가자 차갑게 굳어 있던 배 속에서 희미한 온기가 번졌다.

팽대협은 풍진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소년이 손등으로 입가를 닦자 표주박 술병을 한 모금 기울인 뒤 입을 열었다.

"거래가 성립됐으니 내가 먼저 값을 치르지. 자네를 쫓는 놈들은 흑풍단 소속이야. 혈교 안에서도 추적과 살인을 맡는 자들이지. 한번 표적으로 삼은 자는 끝까지 쫓는 것으로 악명이 높네."

팽대협은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헤집었다. 붉은 불티가 파삭거리며 튀어 올랐다.

"그놈들의 수장인 흑풍단주는 적어도 일류 고수 반열에 오른 자야. 지금의 자네는 맞서기는커녕 눈도 마주쳐서는 안 돼. 아까 저잣거리에서 바람을 일으킨 것도 다시 해 보겠다는 생각은 버리게. 요행은 두 번 이어지지 않으니까."

풍진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놈들은 남양성의 4개 성문에 감시자를 심어 뒀네. 성안의 뒷골목을 장악한 자들에게도 은자를 뿌렸고. 날이 밝으면 객잔과 빈집, 폐사당까지 뒤지기 시작할 걸세."

"그렇다면 어떻게 나갑니까? 성문으로 가면 잡힐 텐데요."

팽대협은 표주박을 흔들며 능글맞게 웃었다.

"하늘에 길이 없으면 땅으로 가고, 땅 위가 막혔으면 그 아래로 가는 법이지. 남양성에는 성 밖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배수로가 있네. 지금은 막혀 있지만, 나만 아는 틈이 하나 있지."

"어째서 그런 길까지 알고 계십니까?"

"정보상이 남들이 다니는 길만 알면 굶어 죽기 딱 좋거든."

팽대협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만 그 길을 알려 주기 전에 자네도 값을 치러야겠지."

풍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은 이미 정했다. 가문의 비급 전체를 넘기는 것이 아니었다. 태허풍운공의 근본을 이루는 운기 경로와 내공을 쌓는 법은 철저히 감추고, 심법에 들어가기 전 호흡을 고르는 첫 구절만 알려 줄 생각이었다.

그 정도라면 팽대협이 곧바로 태허풍운공을 익힐 수 없었다. 대신 비급이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은 증명할 수 있었다.

"눈을 감고 숨을 고르십시오."

풍진이 나직하게 말했다.

팽대협은 모닥불 맞은편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우고 풍진의 말에 따라 눈을 감았다.

"지금부터 알려 드릴 것은 태허풍운공(太虛風雲功)의 첫 구결, 식유천지(息遊天地)입니다. 숨결이 천지를 노닌다는 뜻이지요. 이것은 내공을 움직이는 구결이 아니라, 심법을 운용하기 전에 몸과 호흡을 자연에 맞추는 법입니다."

팽대협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

"우선 모든 생각을 멈추고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하십시오. 들숨에는 천지의 맑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날숨에는 몸 안의 탁한 기운을 내보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팽대협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숨을 들이마셨다.

처음에는 아무 변화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강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납법(吐納法)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코로 들어오는 숨에만 매이지 마십시오. 바람이 옷깃과 피부에 닿는 감각을 느끼십시오. 억지로 기운을 끌어당기지 말고, 몸 안에 쌓인 긴장부터 풀어야 합니다."

"온몸으로 숨을 쉬라는 소리인가?"

"말 그대로 숨을 쉰다는 뜻은 아닙니다. 피부에 닿은 바람과 자신의 호흡이 같은 빠르기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십시오."

설명이 분명해지자 팽대협은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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