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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사진 촬영

Author: 연의 수정
“하지만 난 환자잖아.”

태연한 임재윤의 말에 민여진의 얼굴은 미세하게 열이 올랐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핑계 대지 마. 입술을 못 움직이는 것도 아니잖아.”

“네가 먹여주는 게 좋아. 말랑하고 향긋해.”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에 부끄러움을 느낀 민여진은 괜히 소름이 돋았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 임재윤이 웃으며 민여진을 잡았다.

“안 놀릴게.”

민여진이 자리에 앉자 임재윤이 물었다.

“내가 수술실에서 나왔을 때 왜 울었어?”

“내가 울었어?”

민여진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기억이 없었다.

임재윤이 말했다.

“너 눈이 빨갰어.”

민여진은 그제야 보도된 기사와 그녀의 사진을 찍은 사람을 떠올렸다. 얼굴이 창백해진 민여진이 고개를 숙이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다.

“네가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

“바보. 뭘 걱정해. 내가 얘기했잖아. 이번 수술 무사히 마칠 거라고.”

민여진은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어둡기만 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임재윤은 안정이 필요했다. 그러니 임재윤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민여진이 대충 핑계를 대며 말을 얼버무렸다. 민여진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임재윤은 다시 잠들어 있었다.

더럽혀진 옷을 들고나온 민여진은 벽을 짚고 세탁실로 향했다. 늦은 저녁이라 주변은 고요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예민하게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자의 발걸음일 리가 없는, 둔탁한 소리였다.

미간을 찌푸린 민여진이 세탁실의 문을 닫으려던 그때, 표찬이 달려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읍, 읍!”

민여진의 눈이 커다래졌다. 등골이 서늘해진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하지만 표찬은 그런 그녀를 세면대로 밀어붙였다.

가녀린 몸이 대리석이 부딪혔다. 극심한 고통에 숨을 쉴 수조차 없어 얼굴이 창백해진 민여진이 다급히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닥쳐!”

얼른 손으로 민여진의 입을 막은 표찬이 무서운 말투로 협박했다.

“한 번만 더 소리 지르면 너에게 내일은 없을 줄 알아!”

허리에 날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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