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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Penulis: 말린땅콩
강준이 놀란 듯 별아를 바라봤다.

예전의 별아라면, 모기한테 한 번만 물려도 질질 짜며 강준에게 달려와 투정을 부렸을 것이다.

“자기야, 이 모기 진짜 짜증 나. 봐, 여기 이렇게 부풀었잖아. 간지럽고 아파 죽겠어.”

그럴 때면 강준은 늘 부드럽게 달래 주곤 했다.

“내가 당장 그 모기 잡아서 혼내 줄게. 감히 우리 자기를 물다니.”

별아는 늘 그런 강준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유치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어제, 강준이 별아의 상처를 소독할 때 그는 분명히 보았다.

살이 깊게 찢긴 상처.

그런데도 별아는 끝내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강준은 복잡한 표정으로 별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여보... 많이 변했네.”

“그래?”

별아는 강준이 애써 관찰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마음 쓰였다.

“사람은 원래 변하는 거 아니야? 성장하는 거고.”

별아에게 성장이라는 건... 강준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강준 때문에 울부짖지 않는 법, 죽었다 살아난 뒤에도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법.

한 번 죽고 살아난 별아는 이미 마음이 죽어버렸다.

강준은 별아의 담담한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뗐다.

“성장은 좋은 거지. 전에는 우리 여보가 너무 아기 같았어.”

별아가 아픔을 못 느끼는 게 아니었다.

열 손가락 깨물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다만, 이제는 그녀가 안다. 아무리 아파도 자신을 한때 세상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던 남편은 더 이상 쳐다봐주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지금의 별아는 굳이 연약한 척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 시정이 병실에서 몸을 반쯤 내밀며 불렀다.

“오빠, 나 화장실 좀 가고 싶은데, 링거 좀 들어줄래?”

별아는 고개조차 들지 않은 채 돌아섰다.

“가서 시정이랑 있어. 난 먼저 갈게.”

강준은 잠시 머뭇거리며 뒤돌아 시정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손을 뻗었지만, 별아의 손은 이미 강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있었다.

“오빠...”

시정이 강준을 불렀다.

결국 강준은 병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별아는 병원을 나와 거리로 걸음을 옮겼다.

마침 맞은편에서 젊은 엄마와 아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엄마는 막대사탕을 들고, 두세 살도 안 된 아이를 다정하게 달래며 웃고 있었다.

아이는 귀엽게 엄마, 엄마를 연거푸 부르며 깔깔거렸다.

별아의 가슴이 묵직하게 저려왔고, 눈앞에 갑자기 출산 당시의 기억이 겹쳐졌다.

별아는 선천적으로 골반이 좁았다. 의사는 제왕절개를 권했다.

하지만 강준은 반대했다. 온갖 번듯한 이유를 늘어놓으며, 결국 자연분만을 택하게 했다.

별아는 사흘 밤낮을 진통에 시달리다 몇 차례나 의식을 잃었다.

그리하여 수술대에 오를 때, 그녀는 뼈가 갈라지는 듯한 고통 속에 이미 힘은 다 빠져나가 있었다.

별아는 차라리 죽고 싶을 정도였고, 결국 출산은 순조롭지 않았다.

수술실은 피로 물들었고, 기계는 별아의 맥박을 감지하지 못한 채 경고음을 울렸다.

이어 들려온 건 별아 부모의 절규, 그리고 수지가 강준을 향해 퍼붓던 욕설이었다.

...

별아의 손끝이 떨리고, 눈가가 뜨겁게 젖어 들었다.

‘울지 마.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했잖아.’

이어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돌아서서 차에 몸을 실었다.

별아가 안전벨트를 막 채운 순간, 핸드폰이 진동했다.

그녀는 화면을 들어 확인했다. 시정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언니, 어제 일은 오해였으니까 서로 신경 쓰지 말아요. 제 상처는 강준 오빠가 곁에서 돌봐주고 있어서 금방 나을 거예요. 언니도 몸조리 잘하세요.]

뒤이어 시정은 핸드폰을 향해 브이 포즈를 한 셀카를 보냈다.

사진에는 우연을 가장한 듯한 구도가 있었다. 강준이 시정 옆에서 사과를 깎아주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별아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너무나 의도적인 장면.

‘익숙하네...’

전생에서도 시정은 똑같았다.

목덜미에 선명한 키스 자국을 남긴 채, 시정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 별아 앞에 와서는 잘못했다며 빌었던 그때.

하지만 그 눈물 뒤에는 강준을 향한 열망을 절대 내려놓지 않겠다는 위선이 숨어 있었다.

‘똑같은 수작이네. 별 것도 아닌 걸로 날 흔들리게 만들려는.’

이번 생은 달랐다.

많은 게 변했지만, 시정의 탐욕만은 변하지 않았다.

별아는 핸드폰을 들어 단 한 줄만 답했다.

[그래.]

메시지를 보내고, 별아는 핸드폰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하는 길.

며칠 뒤면 강준과의 결혼 3주년 기념일이다.

예전 같았으면, 그날 강준은 별아를 데리고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주얼리 경매 행사에 갔을 것이다.

별아를 웃게 하려고, 아낌없이 돈을 쓰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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