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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그동안 도준 씨였어요?

어둠 때문에 가려진 도준의 억압 대신 저를 꼭 끌어안은 따뜻한 품과 힘 있는 팔이 고스란히 느껴져 시윤은 순간 코끝이 시큰거렸다.

결국 참지 못해 베갯잇으로 눈물을 훔치던 시윤은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준 씨예요? 그동안 도준 씨였어요?”

시윤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도준은 시윤이 깨어 있다는 걸 알아챘지만 진정을 되찾을 때까지 말없이 기다렸다.

동시에 시윤이 어떤 반응을 할지 기다리고 있었다. 싫어할지 아니면 아예 밀어낼지. 그런데 의외로 시윤은 그러는 대신 불쌍한 목소리로 그동안 왔던 사람이 그가 맞는지 물었다.

도준은 시윤을 품에 꼭 안으며 대답했다.

“응, 나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시윤은 더 심하게 울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당장이라도 시윤을 제 쪽으로 돌려 위로해 주면서 다른 짓도 했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이것도 만족한다는 듯.

조용한 병실 안에는 순간 여자의 울음소리만 울려 퍼졌다.

도준은 시윤의 팔을 따라 어깨를 꼭 껴안더니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왜 도윤이보다 더 울어? 됐어, 그만 울어, 여기가 싫으면 우리 집에 가자.”

집이라는 단어를 듣자 애써 피하려던 기억이 밀려오면서 시윤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급기야 몸을 웅그리고 고개를 마구 저어댔다.

“싫어요.”

시윤을 놓아주고 싶지 않았지만 병세가 점점 악화할까 봐 도준은 결국 시윤에게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해 주려고 허리를 문지르며 위로했다.

“그래, 자기 말 들을게. 돌아가기 싫으면 여기 있어.”

그 말을 들었음에도 시윤은 여전히 진정이 되지 않았는지 도준의 품에서 떨고 있었다.

절대 저와 만나면 안 된다던 여자가 몸을 쪼그린 채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앙상한 팔로 본인을 감싸 안고 떨고 있는 걸 보자 도준은 끝내 손을 스르르 풀었다.

“휴식 잘해.”

시윤은 여전히 쪼그리고 있다가 병실 문이 닫히자 뻣뻣하게 등을 폈다.

고개를 들고 캄캄한 천장을 올려다보는 시윤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사실 시윤도 도준과 얘기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본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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