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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우리 이혼해

석훈은 시윤을 도와 몇 가지 테스트를 진행하고는 시윤의 요구대로 다음 날 아침 8시로 시간을 정하고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조금 더 지나야 민 사장님을 만나려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르네요.”

시윤은 눈을 내리깔았다.

“우리 아들과 빨리 만나고 싶어요.”

석훈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성애의 잠재력은 늘 대단하긴 하죠. 심지어 가끔은 심리학과 과학의 범주를 뛰어넘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럴지도 모르죠.”

시윤은 창밖을 내다보며 대답했다.

밖은 어느새 또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동안 치료를 잘 받은 덕에 시윤은 소극적인 생각을 던져버리고 도윤을 제대로 마주했다. 물론 도윤이 이 세상에 어떻게 태어났든 간에, 본인과 피로 맺어진 천륜이기에 도윤을 사랑하고 낳은 걸 후회하지 않았다.

때문에 도윤을 위해서든, 본인을 위해서든 시윤은 물러날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7시 50분, 석훈은 시윤을 데리고 병원 아래의 공원으로 향했다.

물론 아직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햇빛은 따스했다.

석훈은 시윤과 나란히 벤치에 앉더니 넌지시 말을 건넸다.

“여기는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마음이 비교적 편할 겁니다. 그리고 민 사장님과 대화할 때, 시윤 씨가 멈추라고 하면 저희가 개입해 바로 대화를 중단할 거고요.”

다들 제 병이 발병될까 봐 걱정한다는 걸 알았기에 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자 석훈은 시윤의 뒤쪽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석훈이 떠남과 동시에 낙엽을 밟으며 다가오는 발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분명 고개를 돌리지 않았지만 몸 안의 모든 세포가 도준이 왔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늦겨울이 가고 초봄에 들어서 여전히 외투를 입고 있었지만 두꺼운 외투마저 남자의 압도하는 분위기를 억누르지는 못했고, 검은 눈동자는 이른 아침의 안개를 뚫고 주먹만 한 여자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남자는 그렇게 시윤의 볼을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갔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시윤은 옷소매 안의 손을 꽉 그러쥐었다. 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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