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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김지유는 최서준을 빤히 쳐다보며 얼굴에 거만함이 가득 차 있었다.

그녀의 옆에 있던 비서 반윤정도 시큰둥한 눈길로 최서준을 흘겨봤다. 거지 따위가 어딜 감히 대표님을 넘보려고?

“그렇게 해.”

최서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하지만 네 말은 소용없어. 이 혼약은 너희 할아버지가 정해주신 거니 내가 할아버님 병 치료를 다 마치거든 친히 혼약을 해지하셔야 해. 걱정 마, 할아버님만 동의해주신다면 나 절대 집착 안 해.”

“아니.”

김지유는 그가 미련을 못 버리는 줄 알고 점점 더 야유 어린 눈길로 돌변했다.

“이건 내 결혼에 관련된 일이야. 내가 알아서 해. 우리 할아버지 병도 내가 방법 구해볼 테니까 넌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녀는 냉큼 수표 한 장 건넸다.

“이건 10억이야. 나랑 이 혼약 해지해주겠다면 이 돈 너 줄게. 나한테 10억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너 같은 최하층 서민들에겐 아마 평생 먹고 놀 수 있을 테니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

김지유는 비난 섞인 미소를 날렸다. 마치 거지에게 돈 주듯이 그를 깔봤다.

최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됐어. 내가 아무리 가난해도 이런 거지 취급 당할 정도는 아니야.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 결혼 무르겠으면 김호석 씨더러 직접 찾아와서 얘기하라고 해.”

말을 마친 최서준은 문을 박차고 뒤도 안 돌아본 채 자리를 떠났다.

“대표님, 저 자식 너무 경솔한 거 아닙니까? 뭣 하러 저런 놈한테 예의 갖추세요?”

비서 반윤정이 씩씩대며 물었다.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가여운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뿐이야.”

김지유는 입술을 꼭 깨물고 분노 조로 쏘아붙였다.

“돈 없으면 남양에서 살아남기도 힘들어. 감히 장담하는데 저 녀석 사흘을 못 버티고 내게 돌아와 구걸할 거야. 에이 됐다, 쟤 얘긴 그만해.”

김지유가 머리를 내저었다.

“아참, 윤정아, 나 대신 남양 실세 최우빈이랑 약속 좀 잡아줘. 5년 전에 간경화 말기로 병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던데 천재 의사라고 불리는 신의의 치료를 받고 다 나았대. 그 의사를 모실 수만 있다면 할아버지 병도 치료할 수 있을 거야. 그럼 그때 다시 할아버지더러 나랑 그 자식 혼약을 해지하라고 말하면 돼. 그땐 저 자식도 더는 할 말 없을 거야.”

김지유의 눈빛이 활활 타올랐다.

최서준은 길옆에서 택시를 타고 익숙한 길거리를 바라보더니 눈가에 하늘을 치솟는 살기가 일었다.

“일곱 누나들, 도담이 돌아왔어. 누나들 대신 복수하러 왔어!”

그 순간 최서준은 마치 딴사람으로 변한 것처럼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

11살이 되기 전까지 그는 보육원에서 자랐고 그처럼 고아인 일곱 누나가 있었다. 막내 누나는 그와 한 달 차이만 났고 제일 큰 누나는 다섯 살 차이 났다.

일곱 누나들은 그를 가족처럼 살갑게 대했고 항상 보호해주고 챙겨줬으며 나중에 커서 다 함께 최서준과 결혼해 그의 아내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최서준이 11살 되던 해 보육원에 갑자기 불이 났고 큰불은 보육원을 통째로 뒤덮었다. 일곱 누나들은 원래 도망갈 기회가 있었지만 다 같이 최서준에게 살 기회를 양보했다.

최서준은 살아남았고 그녀들은 전부 불에 타서 사망했다.

그 뒤로 최서준은 한 늙은 도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는데 영감은 자신의 재주를 그에게 물려주며 죽기 직전 최서준에게 천재 의사라는 칭호까지 물려주었고 이 산에서 내려가 옛 애인의 자손 후대를 지켜주라고 그에게 당부했다.

최서준은 이번에 어르신이 죽기 직전 남긴 유언을 들어주고 또한 자신의 복수를 위해 산에서 내려왔다.

그는 일곱 누나를 죽인 범인을 찾아 싹 다 지옥에 처넣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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