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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Author: 진헤이
진영숙은 혐오에 찬 눈빛으로 유영을 노려보며 거침없이 말했다.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네. 너 원래 이렇게 악랄한 애였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

이런 류의 말은 유영은 요즘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많이 들었다.

“너 지음이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왜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친 거야?”

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대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내가 전에 널 어떻게 가르쳤니? 넌 정말 우리 집에 시집와서 배운 게 하나도 없구나!”

진영숙은 말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처참한 모습으로 병원에 누워 있는 한지음을 생각하면 당장 달려들어 유영의 멱살을 잡고 싶었다.

진영숙은 유영의 예쁜 눈망울을 빤히 바라보았다.

만약 저 눈을 지음이에게 이식할 수만 있다면…

유영은 손을 씻다 말고 흠칫하며 거울을 바라봤다.

그리고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진영숙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한지음을 그렇게 친절하게 대했어요?”

“지금 네 얘기를 하고 있잖아!”

“가르침이요?”

유영은 차갑게 진영숙의 말을 자르며 손을 닦았다.

그리고 찰랑거리는 긴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뭔데 날 가르쳐요? 자기 앞가림이나 잘하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쓰다 만 휴지조각을 진영숙에게 확 던졌다.

그리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화장실을 나갔다.

진영숙의 얼굴이 분노로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유영이 변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무례하게 대할 줄은 몰랐다.

앞서가던 유영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셨나 본데, 당신 이제 내 시어머니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쓸데없이 불러내지 말라는 경고였다.

진영숙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유영을 싫어하지만 과거 유영의 온순한 태도에 이미 적응이 되어버린 진영숙이었다.

그래서 언제든 마음대로 욕을 하고 비난해도 되는 대상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유영의 태도 변화에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리고 분노가 치밀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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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한참 흘렀다.소은지의 가슴을 들이받던 충격은 점점 더 거칠어졌다.눈동자에서 번뜩이는 빛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당장이라도 엔데스 명우를 갈가리 찢어 버릴 것 같았다.“보니까, 이 재판 그렇게 쉽게 못 끝내겠네.”재판이 끝나지 않는 한, 둘 사이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었다.엔데스 명우의 강압적인 말투를 들으며, 소은지는 본인의 이성에 불이 붙어 활활 타들어 가는 게 느껴졌다.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똑바로 응시하고 얘기했다.“네 멋대로 행동한 결과가 다른 사람한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아? 이수연한테 이 재판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나 해?”“나랑 상관없어.”엔데스 명우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되던지 상관없었다.“...”이곳은 그의 세상이니까.상대가 누구든지, 엔데스 명우는 항상 하고 싶은 대로 해왔다. 기분이 안 좋으면 부숴버리면 그만일 뿐,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그래서 엔데스 명우는 파리에서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한 것이다.소은지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래도 가슴의 답답함은 가라앉지 않았다.엔데스 명우가 일어나 다가왔다. 소은지의 턱을 확 움켜쥐었다. “여기가 좋으면, 내가 같이 있어 줄게. 이리로 와서 나랑 같이 살아, 응?”짝.말이 끝나기도 전에, 맑은소리가 뺨을 쳤다.소은지의 눈빛에는 살기가 어렸다.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주변 사람들의 심장들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보면서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떼었다가 다시 말을 삼켰다.강혁은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강혁은 눈앞이 새하얘지는 것 같았다.소은지가 엔데스 명우를 때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어쩌면 소은지는 이 세상에서 엔데스 명우를 때리고도 유일하게 살아있는 여자일지도 모른다.“내가 그동안 너무 봐줬네.”소은지를 소파로 내던지듯 밀쳐 눕힌 엔데스 명우가 그 위로 몸을 덮쳤다. 그리고 손으로 소은지의 목을 조였다.소은지는 지금 이 장면이 예전에 엔데스 명우 곁에서 보내던 시간과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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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9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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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92화

    엔데스 명우는 그냥 미친 게 아니라 단단히 미쳤다.다급해하는 이유영과 달리, 소은지는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본 듯 담담했다. “원래부터 미친 사람이었어.”이번 일이 아니었어도 엔데스 명우는 딴지를 걸어서 소은지를 방해했을 것이다. 소은지는 이제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의외긴 했지만 소은지는 곧 정신을 차렸다.이유영은 소은지가 청하시에서 안건을 맡을 때마다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알았다. 아무리 이혼 소송이라고 해도 성격 차이, 혹은 집안 내부 문제로 이혼하는 건 관여하지 않았다.소은지가 맡은 안건은 다 엄중한 사건들이다. 그러니 소은지가 맡는 안건은 다 중요하고 무거운 안건이다. 그리고 지금 이 안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하지만 엔데스 명우가...“네 말이 맞아. 엔데스 명우는 단단히 미쳤어.”아무리 엮이고 싶다고 해도 이런 방식을 쓰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소은지와 더 가까이, 더 오래 만나고 싶다는 이유로 이런 짓을 벌이다.소은지뿐만이 아니라 이유영도 이 재판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느꼈다.소은지는 어떻게 이유영과의 전화를 끊은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소은지는 지금 화가 나서 죽을 것만 같았다.오전에 이수연이 또 돌아왔다.소은지의 상태는 어제와 달랐다.어제는 그저 상대의 전적을 대충 파악한 정도였지만 이제는 그 상대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으니...하지만 이수연 얼굴에 난 상처를 본 소은지는 주먹을 꽉 쥐었다.“또 때렸어요?”“좋은 변호사를 구했다고 신나하더니...”“...”소은지의 눈동자에 깊은 어둠이 서렸다.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지금의 소은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저 한숨을 푹 내쉴 뿐이었다.“곧 끝날 거예요, 네?”아무리 상대가 누구인지 알았다고 해도 소은지는 이수연을 위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수연도 소은지를 믿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은지를 안았다.소은지는 사실 낯선 사람과 가깝게 닿지 않는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이수연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이수연의 몸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91화

    이수연이 떠났다.소은지는 책과 관련 판례들을 더 샅샅이 훑었다. 아무래도 허술하게 준비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이수연은 지면 안 되니까.소은지는 이번 재판이 예전에 맡았던 그 어느 재판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열심히 준비해야 했다.그날 저녁.엔데스 명우가 왔다.소은지는 여전히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하지만 문을 사이 두고도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의 그 차가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소은지, 좋은 말로 할 때 문 열어. 그렇지 않으면 더 끔찍한 곳에서 보게 될 거니까.”아직은 참을만했다.하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면 엔데스 명우는 정말 참지 못할 것이다.소은지는 그런 엔데스 명우를 무시해 버렸다. 엔데스 명우가 밖에서 찬 바람을 맞든, 눈을 맞든, 상관하지 않았다.“도련님, 먼저 돌아가시죠.”강혁이 엔데스 명우의 뒤에서 얘기했다.“...”엔데스 명우가 이를 갈았다.요 며칠 엔데스 명우는 치미는 화를 꾹 누르고 소은지를 찾아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철옹성 같은 소은지의 차가운 태도였다.엔데스 명우가 떠났다. 소은지의 몸이 회복되었다는 것을 안 엔데스 명우는 그제야 약간 안심할 수 있었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엔데스 명우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그리고 짜증스레 연기를 내뿜어냈다.강혁이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백미러의 엔데스 명우를 쳐다보고는 결국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별장에 도착했다.엔데스 명우가 차에서 내릴 때 강혁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도련님.”“왜?”“소은지 씨는 혼인을 배신한 사람을 끔찍하게 싫어합니다. 그러니 지금 그 계획은... 안됩니다.”강혁이 겨우 용기 내 얘기했다.소은지가 예전에 법조계에서 얼마나 눈부시게 빛났는지,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소은지가 재판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소은지가 그런 사람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지만 엔데스 명우는 결국 이수연 남편의 일에 끼어들고 말았다.강혁은 소은지가 그런 엔데스 명우를 더더욱 증오할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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