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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1장

“저 부른 거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은 머리 남자에게 손짓했다.“먼저 가겠습니다.”짧은 머리 남자는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나가요?”그 옆에 서 있던 동양계 경찰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이 자는 브루클린 교도소로 이송된다.”그 말을 듣는 순간, 짧은 머리 남자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는 시후의 뒷모습을 향해 다급히 외쳤다.“형님, 살인이라도 했어요? 아니면 방화라도? 미국 교도소는 진짜 말도 안 되게 험하다고 들었는데, 조심하세요!”시후는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손만 가볍게 흔들었다.“괜찮습니다. 잘 지내십시오.”동양인 경찰은 시후를 데리고 사무 구역 쪽으로 이동했다. 사람이 없는 복도 모퉁이에 이르자, 그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선생님, 국장님이 이미 신속 절차를 밟아 두셨습니다. 곧바로 브루클린 교도소로 이송될 겁니다. 그쪽에 저희 쪽 인맥이 하나 있습니다. 도착하시면 그 사람을 찾으십시오. 이름은 루카스, 브라질 출신입니다. 별명이 ‘브루클린 교도소 만물박사’라 불릴 정도로 내부 사정에 밝습니다. 안에서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물으시면 됩니다. 앤드루의 소개로 왔다고만 전하시면,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겁니다.”“알겠습니다.”시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지금 말하고 있는 경찰이 배유현 쪽의 정보망에 속한 인물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페이셔스 그룹 같은 초대형 집안이라면, 미국 전역에 걸쳐 방대한 정보망을 구축해 두었을 것이고, 의회에서부터 경찰 조직, 각종 행정기관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사람을 심어 두었을 터였다.그리고 자체적인 안전성과 보안 유지를 위해, 이 정보망은 반드시 여러 개의 서로 다른 단계로 세분화되어 구성된다. 상위 단계는 아래를 통제하고, 하위 단계는 위를 향해 보고하는 구조로 움직이며, 단계 간을 뛰어넘는 지휘나 보고는 철저히 금지된다. 더 나아가, 민감한 정보의 경우에는 여러 단계에 걸쳐 의도적으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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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2장

곧 교도관은 시후를 그가 배정받은 8번 감방 앞까지 데려왔다.안에서는 수감자들이 웃고 떠들며 어수선했지만, 교도관이 문밖에서 한 번 크게 외치자 모두 곧바로 감방 중앙에 줄을 맞춰 섰다.문 앞에 서 있던 두 명의 교도관은 철창 너머로 인원수를 확인한 뒤 무전으로 동료에게 신호를 보냈다. 잠시 후 철문이 열렸고, 두 교도관이 먼저 안으로 들어가 상황을 점검했다.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뒤, 뒤에 있던 교도관이 시후를 거칠게 감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감방 안에 들어서는 순간, 시후는 강한 악취에 얼굴을 찌푸렸다. 땀 냄새와 발 냄새, 오래된 침구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에 화장실에서 풍기는 역한 냄새까지 뒤섞여 있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면 누구나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시후는 본능적으로 미간을 좁혔지만, 감방 안의 수감자들은 이미 이런 환경에 익숙한 듯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그때 온몸이 근육으로 뒤덮이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백인 남자가 시후의 반응을 보고 비웃듯 말했다.“와, 우리 아시아 잘생이가 여기 위생 상태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인데?”주변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마른 체구의 흑인 남자 하나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보스, 이 자식이 여리여리하고 피부도 딱 형님 취향 아닙니까?”근육질 남자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금방 내 냄새에 익숙해지게 해 주지. 나랑… 내가 가진 것들까지 포함해서 말이야!”감방 안은 더 큰 웃음으로 가득 찼다.시후는 조금 전 말한 근육질 남자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시후의 머릿속에는 단숨에 수십 가지 방법이 스쳐 지나갔다.근육질 남자는 시후의 시선을 알아차리자 일부러 눈썹을 치켜 올리며 노골적인 표정을 지었다.그때 선임 교도관이 입을 열었다.“얘가 새로 들어온 룸메이트다. 앞으로 16번 침상을 쓰게 될 거다.”그는 이어 근육질 남자를 바라보며 경고했다.“딘, 이번에는 좀 자제해라. 지난번 일도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네가 문제를 일으킨 게 한두 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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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3장

교도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는 시후에게 신경 쓰지 않고 다른 두 명의 교도관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이내 철창문이 자동으로 닫혔다.방금까지 줄을 맞춰 서 있던 열댓 명의 수감자들은 순식간에 흩어졌다. 그중 딘이라 불린 근육질 남자가 시후를 노려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어이, 신참! 이 감방 규칙부터 알려 줄게.”시후는 그를 무시하고 곧장 16번 침상으로 향했다.자신의 말을 무시당한 딘은 즉시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자 딘은 성큼성큼 다가와 시후의 옷깃을 움켜쥐고 주먹을 쥔 채 위협하듯 흔들었다.“어이, 꼬맹아 내가 말하고 있잖아. 말귀 못 알아듣냐?”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입 냄새도 심하고, 몸에서도 냄새가 심하군. 이 감방 전체가 역한 냄새로 가득 찼어. 위생부터 제대로 관리해야겠는데.”그러면서 시후는 딘의 손을 밀어내고, 자신의 침대를 간단히 정리했다.딘은 시후가 이렇게까지 대놓고 뻔뻔하게 행동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멈칫했다. 혹시라도 건드리기 곤란한 강력한 뒷배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는 시후의 침상 위로 발을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신참, 배짱 하나는 대단하네. 어디서 왔는지 말해 봐. 유명한 뒷배가 있으면 내가 체면은 세워주지. 아니면, 후회하게 될 거야!”시후는 더러운 신발 자국이 남은 침상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난 별다른 뒷배는 없어. 이민국에 잡힌 불법 체류자일 뿐이다. 네가 내 체면을 세워줄 필요도 없고, 나도 네 체면을 세워줄 생각 없어. 그러니 지금 당장 발 내려. 그리고 발자국도 깨끗이 닦고!”딘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이 감방에서 누구도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 적은 없었다. 평소에는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자고 싶으면 함께 잠자리를 가졌다.하지만 눈앞의 아시아인은 겉보기엔 연약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그런 상대가 자신에게 이렇게 대놓고 맞서다니, 딘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주변의 다른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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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4장

딘은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말로 설명하는 건 재미없지. 화장실로 가서 하나하나 직접 가르쳐 주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몸으로 배우는 게 제일 빠르거든.”“와―!”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몇 명은 흥분한 목소리 하나가 외쳤다.“보스, 아직 해도 안 졌는데 벌써 한 판 즐기시려고요? 끝나면 저도 좀 끼워 주시죠!”딘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먼저 상태부터 확인해 보지. 내가 끝나면, 관심 있는 놈들 전부 들어와도 된다.”그는 표정을 굳히고 시후를 노려보며 말했다.“가자. 화장실로!”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딘이 자신의 침상을 밟고 있는 발을 가리켰다.“그 신발 자국은 나중에 따로 처리하는 걸로 하지.”시후는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먼저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딘은 히죽 웃으며 주변을 둘러봤다.“배짱은 마음에 드네. 다들 밖에서 기다려. 누구 하나 엿보기라도 하면, 목을 비틀어 버릴 거다!”사람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내 딘도 화장실 안으로 들어섰고, 문을 닫자마자 노골적인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봤다.“지난번 일 이후로, 이렇게 말끔한 놈은 오랜만이군. 얌전히 굴면 브루클린에선 편하게 살게 해 주지. 하지만 말 안 들으면, 여기서 보내는 매 순간이 지옥이 될 거다!”시후는 코를 막은 채 냉담하게 말했다.“입 냄새가 너무 심하군. 말만 들어도 숨이 막혀. 평소에 양치질은 안 하는 건가?”“이런 씨!”딘은 얼굴을 찌푸리며 욕을 내뱉었다.“내 입 냄새가 그렇게 싫어? 그럼 내 몸 전체는 더 지독한 냄새가 나니까! 네 입에 쑤셔 넣어 맛보게 해줄게!”그는 바지 끈에 손을 대며 음흉하게 웃었다.“오늘 제대로 가르쳐 주마. 브루클린 교도소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가르침이라?”시후는 차갑게 웃었다.“그럼 내가 먼저 하나 가르쳐 주지. 위생 교육부터!”그 순간, 시후의 오른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시후는 눈 깜짝할 사이에 딘의 목을 움켜쥐었고, 엄지손가락이 그의 목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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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5장

시후는 그의 극도의 공포에 질린 얼굴을 내려다보며 냉소했다.“입냄새가 난다고 했더니 끝까지 인정을 안 하지! 딱 봐도 어릴 때부터 양치질은 제대로 해본 적도 없었겠지. 크고 나서는 더럽고 게으르기까지 하고. 자, 내가 직접 가르쳐 줄게. 너처럼 더러운 입은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말을 마치자마자 시후는 왼손으로 변기 옆에 놓여 있던 변기솔을 집어 들었고, 오른손으로 딘의 턱을 벌려 그대로 그 더러운 변기솔을 입 안에 밀어 넣었다.딘의 체구는 엄청났다. 가슴 근육 하나만 해도 성인 머리통보다 더 커 보일 정도였지만, 그의 입은 그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굵고 단단한 솔모가 잔뜩 달린 변기솔을 억지로 입 안에 쑤셔 넣어지자, 딘의 양쪽 입꼬리는 즉시 찢어지며 피가 흘러내렸다.딘은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시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손에 힘을 더 주어 변기솔 머리 전체를 입 안 깊숙이 밀어 넣었다.이어 변기를 닦듯 거칠게 몇 번을 문지르자, 딘의 입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단단한 플라스틱 솔모가 입 안과 목을 마구 긁어대며 수많은 상처를 남겼고, 딘은 거의 멘탈이 무너질 지경이었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쏟아졌다.문 밖에 있는 패거리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필사적으로 신음 소리를 내보려 했지만, 화장실 문은 이미 잠겨 있었고, 입은 변기솔로 막힌 데다 목은 시후에게 단단히 잡혀 있었다. 딘이 아무리 애를 써도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만큼도 안 되는 미약한 소리뿐이라, 밖에서는 들을 수조차 없었다.구조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딘은 두 손을 힘겹게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처참한 눈빛으로 시후에게 애원했다.시후는 손을 잠시 멈춘 채 변기솔은 그대로 입에 꽂아둔 상태로 비웃듯 말했다.“아까는 브루클린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계집애처럼 울고 있지? 그 덩치랑 근육이 부끄럽지도 않나?”딘은 말을 할 수 없었고, 모욕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눈물만 줄줄 흘리며 더 비굴한 눈빛으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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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6장

이 순간의 딘은 시후가 내뱉은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더 이상 의심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시후가 자신을 완전히 파멸시킬 때까지 끝없이 짓밟겠다고 말했을 때, 그의 내면은 마치 평생 열대우림에서만 살아 눈과 얼음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갑자기 액체질소로 가득 찬 웅덩이에 던져진 것처럼 절망으로 얼어붙었다.딘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시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밖에 있는 패거리들을 전부 합쳐도 시후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이곳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도.설령 밖에서 이상함을 눈치채고 들이닥친다 해도, 그들 역시 시후에게 제압당할 뿐이었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더구나 저녁 식사 시간까지는 아직 최소 네 시간이나 남아 있었다.이제 딘의 머릿속에는 복수도, 체면도, 자존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건 오직 하나, 이 비인간적인 고문과 모욕을 멈춰주는 것이었다.누가 알았겠는가? 지금까지 자신의 목숨과 타인의 목숨까지 걸며 지켜왔다고 믿었던 명예와 자존심이, 낡고 더럽고 악취가 진동하는 변기솔 하나에 의해 이렇게 처참하게 꿰뚫리고 산산조각 날 줄을.바닥에 무릎 꿇은 딘은 입에 변기솔을 문 채,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머리 위로 모아 연신 절을 했다. 마치 잘 훈련된 작은 개처럼, 가장 비굴한 자세로 시후의 용서를 구하려 애썼다.시후는 그런 모습을 내려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예전에도 말이야. 지금 네가 이렇게 나한테 빌듯이, 너한테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던 놈들이 있었지?”딘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의 머릿속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 얼굴들은 모두, 그가 인간 이하의 방식으로 괴롭혀 죽였거나,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 불쌍한 희생자들이었다.솔직히 말해, 잔혹함만 놓고 본다면 딘은 시후보다 훨씬 더 잔인한 인간이었다.그는 가장 무고하고, 가장 약하고, 가장 겁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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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7장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내는 그제야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싸늘한 표정의 시후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그는 잠시 당황했지만, 아직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음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어이쿠, 우리 아시아 꽃미남. 혼자서는 성에 안 차서 두 번째 상대를 찾으러 나온 거야?”시후는 가볍게 웃더니, 한 손으로 문 안쪽에 있던 딘을 그대로 끌어 올려 그의 앞에 내밀었다. 그리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보아하니 네가 두 번째가 되고 싶은 모양이군.”그 순간, 마른 체구의 남자는 마치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진 악귀를 본 것처럼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혔다. 입은 크게 벌어졌지만 아무 말도, 어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눈앞에서 인간 이하의 몰골로 매달려 있는 이 남자가, 자신이 오랫동안 숭배하며 따라다녔던 보스, 딘이라는 사실을.딘 역시 그를 보자 본능적으로 구조 요청을 하려 했지만, 입은 여전히 변기솔로 꽉 막혀 있었다. 억지로 입을 벌리자 피와 침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고, 그 모습에 마른 남자는 공포로 인해 온몸에 소름이 돋아 머리가 하얘졌다.다른 수감자들은 딘의 성격이 워낙 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구경은 좋아했지만 감히 가까이 다가오지는 못했다. 그래서 아직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였다.마른 남자는 완전히 멘탈이 붕괴된 채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발을 한 걸음 떼는 순간 시후의 발이 그의 가슴을 거세게 걷어찼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는 화장실 앞에서 포물선을 그리듯 뒤로 날아가, 맞은편 벽에 그대로 처박혔다. 신음 한 번 제대로 내지르지 못한 채,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갑작스러운 광경에 감방 안의 다른 수감자들은 이 광경에 모두 얼어붙었다. 저도 모르게 몰려들었다가, 곧바로 딘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는 모두 말문을 잃었다.누구도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 없던 그 순간, 시후는 딘의 입에 박혀 있던 변기솔을 거칠게 뽑아낸 뒤 냉소하며 말했다.“자, 네 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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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8장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딘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켜 자신이 흘린 피로 만들어진 붉은 선 뒤로 겨우 이동했다.그 모습을 확인한 시후는 다시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렸다.“둘!”다른 수감자들은 이미 혼이 빠져 있었지만, 피해자인 딘조차 가장 먼저 반응하는 모습을 보자 더는 지체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허겁지겁 붉은 선 뒤로 가 줄을 맞췄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마지막 숫자를 말했다.“셋!”그 순간, 거의 모든 사람이 줄을 맞춰 서 있었다. 단 한 명만 제외하고. 조금 전 시후에게 걷어차여 벽에 부딪힌 뒤 정신을 잃은, 그 마른 체구의 남자였다.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 뒤쪽으로 걸어가, 바닥에 쓰러진 채 미동도 없는 그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그의 살짝 곱슬거리는 머리칼을 움켜쥐고, 질질 끌어 사람들 앞까지 끌고 왔다.그러자 시후는 그를 바닥에 내던졌다. 마치 죽은 개처럼 축 늘어진 채, 아무 반응도 없이 엎드린 모습이었다. 그런 뒤 시후는 남아 있는 열댓 명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방금 분명히 말했지.”“셋까지 셌을 때 줄을 안 선 놈은 다리 하나를 부러뜨린다고. 이 자식은 이렇게 누워서 내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식이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이 무리를 이끌겠어? 그래서 오늘, 너희 보는 앞에서 이 녀석 다리 하나를 부러뜨린다. 내가 말한 건 반드시 지킨다는 걸 똑똑히 보여주지!”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고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저렇게 널브러진 게 다 자기가 그런 건데, 어떻게 저런 말을 이렇게 당당하게 하지?’그들이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시후는 발을 들어 올려 그 남자의 오른쪽 다리를 있는 힘껏 밟아 내렸다.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또렷하게 울렸다.그와 동시에,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혼절에서 깨어났다. 남자는 부러진 다리를 끌어안고 바닥을 뒹굴며 처절하게 울부짖었다.다른 수감자들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설마 정신을 잃은 사람에게까지 저렇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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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9장

시후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닥에 쓰러져 있는 딘을 가리키며 물었다.“여기서 이렇게 오래 지냈으면, 저놈이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괴롭혀 왔는지도 다 봤겠지. 그때, 당신은 그 사람들을 위해 한마디라도 대신해 준 적 있나?”“저는……”신부는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실 그는 아까 그 마른 놈을 진심으로 변호하려 했던 것도, 정의를 위해 나섰던 것도 아니었다. 그가 느낀 건 단 하나였다. 이 감방의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 시후가 딘의 입에 변기솔을 꽂은 채 화장실에서 나오는 순간, 이곳의 왕좌는 이미 교체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래서 그는 일부러 정의로운 척 나서며 시후의 눈에 들려 했던 것이다. 자신은 딘 패거리랑 다르며 저놈들만 처리하고 자신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었다.거기에 신부라는 신분까지 더하면, 시후가 자신에게는 함부로 하지는 못할 거라고 계산했으며 오히려 새 왕의 신임을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몰랐다. 자기가 짜 놓은 판이, 시후에게는 단 한 수로 끝나는 장기판이었다는 걸.과거 딘이 누군가를 짓밟고, 망가뜨리고, 죽음으로 몰아넣을 때 이 신부는 단 한 번도 피해자를 감싸지 않았다. 오히려 ‘죄 있는 자를 벌하는 것은 신의 뜻’이라며 딘을 부추겼다.결국 감옥까지 굴러들어 온 사람들 중에 완전히 떳떳한 이는 없었다. 지갑 하나 훔친 것만으로도 분명 죄는 죄였고, 신부는 바로 그 점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그런 논리는 딘의 비위를 맞추기에 딱 알맞았고, 그래서 그는 이곳에서 줄을 잘 서며 몸을 낮춘 채, 한 번도 화를 입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갑자기 시후가 모든 사람 앞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어떤 목소리를 냈냐고 묻자,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심장을 찌르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이 질문은 자신의 영혼을 짓밟는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시후는 한참을 기다리다, 아무 말없는 신부의 얼굴을 그대로 후려쳤다. 신부는 그 자리에서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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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장

딘은 시후가 앞으로 자신을 끝없이 짓밟고 괴롭힐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시후는 그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줬다.그 순간, 이미 절망 속에 가라앉아 있던 딘의 인생에 아주 미약한 빛 한 줄기가 스며드는 듯했다.흥분에 휩싸인 그는 고민할 틈도 없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칠 정도로 공손하게 충성을 맹세했다.“걱정 마십시오. 제가 확실하게 보살피겠습니다. 반드시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반면, 존 로렌스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자신이 시후의 칭찬을 받기 위한 딘의 손에 맡겨졌을 때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러자 존 로렌스는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리듯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애원했다.“선생님, 제발 이번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저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걸 견딜 수가 없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 죽지는 않을 테니까.”그리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딘을 내려다보며,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덧붙였다.“잘 들어. 어떻게 하든 상관없지만, 로렌스 씨의 생명만큼은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알겠나?”딘은 감히 망설일 엄두도 내지 못하고,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확실히 알겠습니다!”그러고는 눈물범벅이 된 존 로렌스를 바라보며 말했다.“로렌스, 걱정 마. 최대한 부드럽게 해 줄게!”이 말을 듣고 존 로렌스는 조금도 위안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존 로렌스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고, 그는 다시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다.“선생님, 저는…”그러나 시후는 손을 들어 그의 말을 잘랐다.“이게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조건이다. 이마저도 거부하면, 여기에 한 명 더 붙여 주겠다.”시후는 바닥에 있는 딘을 가리키며 웃듯 말했다.“이 방에 그런 취향 가진 놈이 얘 하나뿐일까? 다리 부러진 그 녀석도 꽤 관심 있어 보이던데?”존 로렌스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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