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4741 - Chapter 4750

4790 Chapters

제4741화

이처럼 명작을 복원할 기회를 얻은 것은 희유에게 도전이자 영광이었다.희유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눈을 떼지 못한 채 아름다운 한쌍의 연인을 바라보았고, 이내 가슴 깊은 곳에서 설렘이 조용히 피어올랐다.그날 이후 희유는 하루 종일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스스로는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점심조차 잊어버렸다.유백하는 식당에서 희유를 보지 못하자 사무실까지 찾아갔다.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분명 작업에 빠져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래서 결국 식사를 챙겨 작업실까지 가져다주었다.저녁 무렵, 호영이 찾아왔을 때는 이미 밖이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호영은 퇴근 후 긴급회의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희유에게 메시지를 보내 기다리라고 했지만, 회의가 끝난 뒤 휴대폰을 확인해도 답이 없었다.이에 호영은 단번에 알았다. 또 일에 빠져 퇴근 시간도 잊었을 것이라고.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곧장 차를 몰아 박물관으로 왔다.박물관은 이미 문을 닫았고, 사무동에도 몇 개의 불빛만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경비원은 호영을 알아보고 안으로 들여보냈다.작업실 앞에 도착한 호영은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진희유, 일할 때는 잠깐이라도 멈춰 쉬면서 휴대폰도 좀 봐.”희유는 책상에 몸을 기울인 채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더니 잠시 멈칫했다.“어떻게 왔어?”호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밖을 좀 봐.”희유가 고개를 돌리자 창밖은 이미 칠흑 같은 밤이었다.곧 희유는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켰고,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서 그런지 온몸이 쑤셨다.호영이 손수건으로 희유의 얼굴에 묻은 얼룩을 닦아주었다.“그만하고 밥 먹으러 가자.”희유는 그림 두루마리를 조심스럽게 말아 정리하고는 이어 도구를 챙기며 중얼거렸다.“배고파 죽겠어.”호영이 한숨 섞인 말투로 말했다.“정말 굶어 죽어도 아무도 모를 거야.”호영이 말을 하다가 시선이 그림에 닿더니 눈이 동그래졌다.“이런 귀한 그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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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2화

희유는 여전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우리 샤부샤부 먹으러 가요. 오늘은 진짜 그게 먹고 싶어.”그러나 호영이 고개를 저었다.“내일 먹자.”그때였다.“희유야.”차분하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희유가 홱 돌아섰다. 뒤에 서 있는 사람은 석유였고 옆에는 동료들이 함께 있었다.석유는 오버 핏의 점프수트를 입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 덕분에 더 마르고 길어 보였다. 거기에 무표정한 얼굴과 어우러져 눈에 띄게 강렬했다.“석유 언니.”희유가 반가운 목소리로 부르자 호영도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또 보네요.”석유는 동료와 고객과 함께 온 자리였고 희유를 보자 곧장 동료에게 말했다.“친구를 만났어요. 대표님을 계속 모셔요. 저는 여기까지 할게요.”고객에게도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곧장 두 사람 쪽으로 걸어왔다.동료는 이미 석유의 성격을 잘 아는 듯 능숙하게 고객을 달래며 예약된 룸으로 향했다.호영은 그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석유 씨, 진짜 대단하네.”중요한 고객이든 회사의 핵심이든 상관없이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했고 누구도 묶어둘 수 없었다.그런데도 석유는 2년 남짓한 시간 안에 대기업 임원 자리에 올랐다.세상은 참 묘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이에 희유도 급히 말했다.“방금 퇴근했어요. 호영이랑 그냥 밥만 먹으려던 거예요. 얼른 고객한테 가요.”이에 석유가 무심히 답했다.“할 말은 다 했어. 밥은 누가 앉아 있어도 똑같아.”그러고는 호영이 잡고 있던 희유의 손목을 힐끗 보며 눈썹을 찌푸렸다.“왜 그래요? 먹기 싫다는데 왜 억지로 끌고 들어가요?”말투가 차가워 희유는 농담인지 진심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장난이에요.”그러나 호영은 굳이 따지지 않았다.“만났으니 같이 먹어요.”석유가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그럼?”그러고는 희유를 호영의 손에서 빼내듯 끌어 안쪽으로 들어갔다.그 모습에 호영은 이를 한번 악물었다. 속이 부글거렸지만 참고 따라 들어갔다.주문할 때 호영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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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3화

호영은 말을 마치고 석유를 바라보았다.“석유 씨, 혹시 저한테 불만 있어요?”석유는 코웃음을 치듯 호영을 한번 훑어보았다.“혼자 너무 앞서가네요.”희유는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이미 완전히 익숙해져 있었다.그래서 아예 못 들은 척하고 가장 좋아하는 오리 껍질을 집어 들었다.배가 너무 고팠다.지금 희유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오직 먹는 일 뿐이었고, 그 외의 일은 전부 자신과 상관없는 것만 같았다.세 사람은 각자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말다툼할 사람은 말다툼하고 먹을 사람은 먹었다.각자 자기 일에 집중하고 있던 그때였다.화려하게 차려입은 한 여자가 세 사람의 테이블 옆을 지나갔는데, 지나가면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기가 스쳤다.그 여자는 이미 지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더니 석유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꼬리만 억지로 올린 채 불렀다.“하 팀장님?”그 여자는 매우 아름다웠다.오관이 뚜렷하면서도 약간은 여린 느낌의 미모였다.지금처럼 보기 좋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어도 여전히 눈길을 끌 만큼 예쁜 얼굴이었다.석유는 고개도 들지 않고 계속 음식을 먹었다.“할 말 있으면 바로 해요. 안 보여요? 지금 밥 먹는 중이잖아요.”여자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비웃듯 말했다.“내가 기억하기로는 오늘 LC그룹쪽 사람들 접대하는 자리 있잖아요. 팀장님이 맡은 프로젝트니까 팀장님이 직접 동석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희유와 호영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괜히 시비를 걸러 온 거라는 걸 바로 알아챘다.두 사람은 동시에 식사를 멈추고 고개를 들고는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기세는 확실했다.그 여자는 오히려 더 오만했고 희유를 노려보며 날카롭게 말했다.“뭘 그렇게 봐요?”그 순간 석유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석유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손을 들어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주먹이 여자의 얼굴에 꽂혔다.여자는 그대로 비틀거리며 옆에 있는 소파 위로 넘어졌다.석유의 동작은 너무 빨라 여자는 전혀 대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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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4화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없는 꽃병 같은 여자야.”석유는 마지막으로 유민래라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그냥 먹고 마시며 편하게 사는 재벌집 아가씨로 살면 되지. 굳이 노력해서 뭐라도 해보겠다고 나서는 거야.”희유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곧 웃는 것도 어딘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자리까지 다 노력해서 온 거잖아요. 진짜 해고라도 당하면 너무 아깝잖아요.”“호영이 말이 맞아요. 그렇게 충동적으로 굴면 안 됐어요. 그 성격 좀 고쳐요.”석유는 여전히 마음 가는 대로인 태도였다.“괜찮아. 원래 다른 회사에서도 계속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어. 지금 대표님이 괜찮은 사람 같아서 그냥 안 옮긴 것뿐이야.”호영이 말했다.“아까는 내가 대신 때렸어야 했는데...”석유가 말했다.“괜찮다니까. 밥이나 먹어. 괜히 입맛 떨어뜨리지 말고.”세 사람은 더 이상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그대로 다시 식사를 이어갔다.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갑자기 식당 안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희유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식당 매니저가 몇 명의 직원들과 함께 서둘러 입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모두 공손한 태도로 문밖 사람을 맞이하고 있었다.마치 식당에 중요한 인물이 온 것처럼 보이자 희유의 마음에 좋지 않은 예감이 스쳤다.아까 그 유민래라는 여자가 떠날 때 분명히 몹시 화가 난 모습이었고 누군가를 부르러 간 것 같았다.‘설마 그 사람이 온 걸까? 부른 사람이 바로 아버지, 언니 회사의 대표님일까?’오늘은 분명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호영도 그 상황을 눈치챘는지 표정이 굳어지더니 희유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오늘 너를 여기로 데려온 건 나야.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책임질게.”석유는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누가 책임질 필요 없어.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져.”희유는 단호하게 말했다. “자꾸 너희 일, 우리 일 나누지 마. 우리 셋은 같이 있는 거야.”지금 상황까지 온 이상,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세 사람은 함께 맞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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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5화

명빈이 입꼬리를 비틀어 얇게 웃었다.“좋아요, 그 일은 더 말하지 않을게요. 대신 누가 내 여자친구를 때렸는지 알고 싶거든요.”석유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나예요.”명빈은 음침한 눈빛으로 석유를 노려보았는데 어딘가 낯이 익은 얼굴이라고 느꼈다.몇 초 뒤, 드디어 기억이 떠올랐다.명빈이 비웃듯 말했다.“또 당신인가요?”석유의 얼굴은 차가웠다.“또라뇨? 난 당신을 모르는데 괜히 아는 척하지 마시죠?”명빈은 말문이 막혔다.곧 유민래가 명빈의 팔을 끌어안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자기야, 둘이 아는 사이야?”석유는 그 호칭을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는지 참지 못하고 눈을 굴렸다.명빈의 얼굴이 순식간에 더 어두워졌다.희유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서고는 석유 앞을 가로막았다.“명빈 씨, 민래 씨가 명빈 씨 여자친구인 줄 몰랐어요. 이유가 뭐든 사람을 때린 건 잘못이에요.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유민래가 도발적인 눈빛으로 희유를 노려보았다.“사과하면 끝이에요?”석유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떨어졌다.“한 번만 더 그렇게 쳐다보면 눈알 뽑아 버릴 거예요.”유민래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는 억울한 표정으로 명빈에게 매달렸다.“자기야, 봤지? 회사에서도 저 여자가 항상 이렇게 나를 괴롭혀.”명빈의 얼굴에 거친 기색이 떠올랐는지 석유를 향해 말했다.“한 번 더 건드려 봐봐요.”석유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고 분위기는 오히려 더 차가워졌다.“민래 씨가 희유한테 다시 큰소리치는데 내가 가만있을 것 같아요?”명빈은 미간을 찌푸렸다.유민래가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면 남자친구로서 당연히 대신 나서야 했다.하지만 지금 상황은 달랐다.문제의 중심이 석유가 아니라 희유였다.게다가 형이 바로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말을 안 한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명빈은 혀끝으로 윗입천장을 한번 누르더니 유민래에게 말했다.“희유 씨에게 사과해.”“뭐?”민래는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명빈을 바라보았다.“자기야, 그 말 나한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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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6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에야 석유가 고개를 돌리고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희유를 바라보았다.“명우 돌아온 거 알고 있지?”희유는 잠깐 시선을 피했는데 어딘가 찔린 듯한 눈빛이었다.“알아요.”석유가 물었다.“그러면 왜 말 안 했어?”석유의 말투는 거의 따지듯 들렸다.호영은 그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희유가 말하기 싫으면 안 할 수도 있죠. 희유는 이 시간까지 일하다가 이제야 밥 먹는 거예요.”“방금도 유민래 때문에 한바탕 시끄러웠는데 이제 석유 씨까지 희유를 불편하게 만들 거예요?”석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호영을 바라보았다.“호영 씨도 알고 있었어요?”희유도 놀란 얼굴로 호영을 바라보았다.그러자 호영은 자리에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돌아왔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요? 지나간 일은 그냥 지나간 거예요.”그리고 희유를 보며 물었다.“너는 명우 씨 용서할 수 있어?”희유는 잠시 침묵하고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 사람은 잘못한 게 없어. 처음부터 잘못한 적이 없으니 용서하고 말고 할 일이 아니야.”하지만 호영의 말처럼 지나간 건 지나간 일이었다.사랑도 마찬가지였다.희유는 말을 마친 뒤 가방을 들었다.“시간도 늦었고 밥도 거의 다 먹었으니 이제 각자 집에 가요.”...석유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석유가 희유를 집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호영은 석유가 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희유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집에 도착하면 메시지 보내.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희유는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미안해요. 두 사람한테 숨기면 안 됐는데.”호영은 웃으며 희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바보야. 네가 나한테 뭐가 미안해.”“명우는 네 남자친구였어. 말하고 싶은지 아닌지는 네 권리고. 우리가 친구라고 해서 서로를 묶어 둘 수는 없어.”서로를 묶어 두는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희유는 고마운 눈빛으로 호영을 바라보더니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그리고 돌아서서 석유의 차에 올라탔다.석유의 운전은 빠르면서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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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7화

민래는 약간 질투가 난 듯 말했다.“근데 자기는 왜 희유 씨한테 그렇게 잘해?”명빈은 설명하지 않고 그저 차창을 내리고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그리고 좌석 등받이에 비스듬히 기대 담배를 피웠다.민래는 몸을 가까이 옮기고는 명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자기야, 아직도 나 사랑해?”‘자기야’라는 말은 원래 애교 부릴 때 쓰는 애칭이었다.명빈은 예전에는 그 호칭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 민래가 다시 그 호칭으로 부르자 남자의 머릿속에 갑자기 석유가 비웃던 표정이 떠올랐다.이에 명빈은 인상을 찌푸렸다.“앞으로 나한테 자기라고 부르지 마.”민래가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들었다.“왜?”명빈이 입꼬리를 비틀어 웃었다.“그렇게 부르는 건 내가 해야 맞지.”명빈은 민래의 붉은 입술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막 키스하려 했다.그때 옆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명빈의 표정이 순간 짜증스럽게 변했지만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 곧바로 표정이 진지해졌다.“형.”전화기 너머에서 명우의 목소리가 들렸다.[집으로 와.]명우는 그 한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민래가 물었다.“무슨 일이야?”명빈은 민래를 놓았다.“먼저 집에 데려다줄게. 나 좀 볼일 있어.”민래는 평소 명빈에게 자주 애교를 부렸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남자를 두려워했다.특히 명빈이 ‘볼일 있다’고 말할 때는 더 그랬다.그래서 절대 떼를 쓰지 않고 민래는 얌전히 몸을 바로 앉았다.“그래.”...명빈은 먼저 민래를 집에 데려다주었다.그 후 윤씨 저택으로 차를 몰아 돌아왔을 때는 이미 두 시간이 지난 뒤였다.하지만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명우의 차가 마당 밖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명빈이 차에서 내릴 때 명우도 차에서 내려왔다.두 사람은 함께 마당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집 안으로 들어가자 명우가 걸음을 멈췄다.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명우의 무표정한 얼굴은 더욱 냉혹하고 날카로워 보였다.“내가 오랫동안 집을 비웠더니 우리 둘이 겨룰 기회가 없었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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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8화

다음 날 아침, 석유는 전날 밤 잠든 뒤 호영이 큰 금액을 송금해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석유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이게 무슨 뜻이죠?”호영이 말했다.[희유는 매달 돈이 거의 남지 않잖아요. 석유 씨랑 같이 살고 있으니까 돌봐주기도 더 편할 거니까 대신 희유한테 몸에 좋은 거 좀 많이 사 줘요.][요즘 희유 일도 바쁘잖아요.]석유의 목소리는 담담했다.“그런 건 내가 알아서 해요. 굳이 말할 필요 없고요. 그러니 돈은 다시 돌려줄게요.”호영이 급히 말했다.[돌려주지 마요. 그 돈은 희유한테 준 거니까요.]하지만 석유는 더 이상 말다툼하지 않았다.곧바로 전화를 끊고는 호영이 보낸 돈을 그대로 다시 송금해 돌려보냈다....그날도 역시 호영이 희유를 직장까지 데려다주었다.아침 식사도 세심하게 준비해 주었다.희유는 자신의 사무실에 도착했고, 아침을 먹은 뒤 간단한 아침 회의를 마쳤다.그리고 작업실로 가서 고화 복원 작업을 계속하려 했다.문을 밀고 들어가자 차가운 기운을 풍기는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남자는 박물관 홍보 소개 책자를 넘기며 보고 있었다.희유는 잠깐 멈칫했다.“언제 왔어요?”명우가 고개를 돌리더니 깊은 눈빛이 희유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약 2초 정도였다.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30분 전에 왔어요.”희유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무슨 일 있어요?”명우의 얼굴은 차분했고 여전히 평온해 보였다.“그림 복원 진행 상황 보러 왔어요.”희유는 말문이 막혔다.‘어제 막 그림을 맡기고 가지 않았나?’희유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여전히 성실하게 설명했다.“고화 복원 과정은 굉장히 복잡해요. 하루 이틀로는 진행 상황이 눈에 띄게 보이지 않아요.”명우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알아요.”그러면서 덧붙였다.“하지만 아버지가 꼭 와 보라고 해서요.”희유는 더 할 말이 없었고 결국 작업대 앞으로 걸어갔다.“그럼 사진 찍어서 아저씨께 보내세요.”명우도 가까이 다가오더니 희유의 옆에 서서 그림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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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9화

자신의 말투가 너무 딱딱했음을 느꼈는지 희유는 조용히 말했다.“혼자 일하는 게 익숙해서 그래요. 미안해요.”명우는 시선을 내린 채 말했다.“미안하다고 하지 마요. 저는 오히려 희유 씨가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거든요. 그럼 나는 뭘 하면 돼요?”희유가 말했다.“브러시 좀 가져다줘요. 가운데 있는 거요.”명우는 곧바로 브러시를 건네주고는 옆에 있던 대야의 물도 함께 갈아주었다.희유는 고개를 돌려 한번 바라보았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명우는 자신이 제대로 했다는 걸 알았다.한 시간이 지나자 명우는 물 한 잔을 따라 희유에게 건넸다.“물 좀 마시고 잠깐 쉬시죠?”희유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거기 놔둬요. 이것만 마무리할 테니까요.”명우가 말했다.“그것도 최소 30분은 걸리잖아요.”명우는 더 말할 틈도 주지 않았다.희유를 일으켜 세우고 손에 들고 있던 핀셋을 가져갔다.“물 마시고 쉬어.”희유는 잠깐 멈칫하더니 곧바로 명우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이 그림 빨리 복원하길 원하는 거 아니었나요? 이렇게 하면 시간만 늦어지는데요?”이목구비가 뚜렷한 명우는 얇은 입술을 다문 채 말했다.“나는 급하지 않아요.”“그러니 희유 씨가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면서 할 필요는 없어요.”희유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고 길게 늘어진 속눈썹을 내리며 말했다.“나는 평소에도 이렇게 일해요. 이미 익숙하고요.”명우가 말했다.“10분만 쉬어요.”“방금 희유 씨가 한 작업은 다 봤으니까 내가 할게요.”명우는 더 이상 말다툼하지 않았다.작업대 앞으로 가서 희유가 사용하던 도구를 집어 들었다.그리고 희유가 하던 방식 그대로 그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희유는 작업대 옆에 서서 명우가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명우는 브러시로 그림 표면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렸고 수건으로 눌러가며 작업했다.생각보다 꽤 제대로 하는 모습이었다.명우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작업하고 있었다.셔츠 소매는 팔꿈치 위까지 걷어 올려져 있었고 팔은 길고 힘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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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0화

명우가 떠난 뒤에도 방 안에는 여전히 그 사람의 기운이 맴돌고 있었고, 그 익숙한 기운은 희유에게 낯익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거슬리는 느낌을 남겼다.희유는 창밖의 대나무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두루마리 그림 위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를 바라보았다.봄바람이 스치자 대나무 그림자가 기울었고, 그것은 그림 속 오래된 대나무와 서로 어우러졌다.마치 만물이 봄을 향해 다시 살아나는 듯했고, 고화 속의 인물과 풍경마저도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이틀 동안 이어서 명우는 매일 오전마다 찾아와 희유를 도와 2시간씩 작업을 했고 배우는 속도도 매우 빨라 점점 더 능숙해졌다.금요일 아침, 희유가 작업실에 도착했을 때 명우는 이미 안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희유는 손을 씻고 작업을 시작하며 조용히 말했다.“명우 씨 바쁜 거 아니까 매일 와서 도와줄 필요 없어요.”이미 그림을 떼어내는 단계에 들어간 상태였고, 명우는 핀셋을 들고 매우 집중한 채 뒤쪽의 배접지를 조금씩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 시간은 내가 알아서 조절해요.”“명우 씨.”희유는 작업대 앞으로 걸어와 맑고 투명한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명우가 고개를 들고는 늘 그렇듯 검고 깊은 눈빛으로 조용히 희유를 바라보았다.희유는 잠시 멈췄다가 차분하게 말했다.“우리는 이미 끝났어요. 나는 우리가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다른 생각도 한 적 없어요.”희유는 명우의 마음을 도무지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자신의 길과 남자의 길을 함께 막아 버리기로 했다.명우는 그저 희유를 바라보고 있을 뿐 아무 표정도 없었고, 오히려 그 무표정이 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잠시 후 명우는 다시 고개를 숙여 손에 들고 있던 일을 계속하며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알고 있어요.”‘그 말이 무슨 의미일까?’희유는 명우가 분명히 설명해 주기를 바랐지만 다시 묻기가 두려웠다.이에 명우는 희유의 마음을 읽은 듯 담담하게 말했다.“일에 집중해요. 다른 생각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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