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5151 - Bab 5160

5233 Bab

제5151화

류철한은 입을 달싹였지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한참 머뭇거리던 남자를 향해 진백호 교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장님. 아시는 건 전부 말씀해 주셔야 해요. 솔직히 말해서 저 고옥은 이미 사람 목숨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커요.”류철한은 눈을 크게 떴다.“작업 기지에서 사람 죽은 게 저 물건 때문이라는 건가요?”작업기지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소문은 이미 읍내와 주변 마을까지 퍼져 있었다.이장인 류철한 역시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일이 저 고옥과 연결돼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진백호 교수가 차분히 말했다.“아직 확실한 건 아니에요. 그래서 오늘 이장님을 모시고 온 거고요.”“저 고옥이 정확히 어디서 나온 건지 말씀해 주세요.”류철한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상황이 여기까지 온 이상 더 숨길 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남자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3년 전 일이에요. 우리 마을 사람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지금 여러분이 발굴 중인 그 무덤 언덕에서 시체 하나를 발견했어요.”“그 시체 옆에는 가방이 있었는데. 안에 무덤에서 나온 물건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그 사람은 너무 놀라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요. 경찰이 와서 시체랑 물건 전부 가져가더니 도굴꾼이라고 하더군요.”류철한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근데 다음 날, 그 시체를 발견했던 마을 사람이 갑자기 밤에 죽었어요. 자기 집에서 목매단 채 발견됐죠.”회의실 공기가 순간 싸늘해졌고 류철한은 계속 말을 이었다.“그 사람 아내가 유품 정리하다가 옷 안에서 뱀 몸에 사람 얼굴 달린 옥 하나를 발견했어요.”“아마 도굴꾼 가방에서 떨어진 걸 몰래 챙겼던 모양이에요. 혼란한 틈 타 집으로 가져간 거죠.”“근데 그 아내는 그냥 옥 장식인 줄 알고, 장례 도와주러 온 오천석한테 10만 원 받고 팔아버렸어요.”“그리고 하루 뒤, 오천석은 자기 집 헛간에서 죽은 채 발견됐어요. 한밤중에 낫으로 자기 목을 그어버렸대요. 피로 볏짚 더미가 전부 새빨갛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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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2화

명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흥월 씨가 직접 가져왔어요. 오흥식 씨가 집에 숨겨놨던 문화재라고 하면서. 자진 신고하면 감형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고요.”“뭐라고요?”류철한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니 모두가 알 수 있었다.오흥월은 처음부터 거짓말하고 있었다.오가촌 사람인 오흥월이 저 고옥의 위험성을 모를 리 없었다.심지어 저 물건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컸다.그래서 일부러 몰래 훔쳐내 작업기지로 가져온 것이다.오빠 복수를 위해, 작업기지 사람들을 죽이려고 한 것이었다.그리고 오흥월이 마을회관의 숨겨진 장소를 알고 있었던 이유 역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류철한의 아들과 연인 사이였으니 말을 떠보는 건 쉬웠을 것이었다.진백호는 희유를 한번 바라보고는 분노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저 고옥이 진짜 사람을 죽이는지 아닌지는 둘째 치고, 오흥월 씨 의도 자체가 너무 악질적이군요.”류철한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어떻게 이런 일이! 홍월이가 그런 애가 아닌데...”작업기지에서 죽은 사람들이 사실상 오흥월 때문에 죽었다는 걸 깨닫자 류철한 얼굴에는 공포까지 번졌다.남자는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홍월이를 잡아가는 건가요?”도우훈은 잠시 침묵하다가 낮게 말했다.“당장은 아니죠.”오흥월 의도가 악의적이었다는 건 모두 알 수 있었지만, 유영선 죽음이 정말 저 옥과 관련 있다는 걸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이런 초자연적 현상은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도 없었다.류철한은 다급하게 변명했다.“홍월이가 순간 잘못 생각한 거예요. 원래 저런 애가 아니었어요.”결국 예비 며느리인데다가 4천만 원 예단까지 오간 사이였다.도우훈이 말했다.“오흥월 씨 문제는 저희가 따로 더 논의해 보죠. 상황 정리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명우도 입을 열었다.“고옥은 우선 작업기지에 보관할 테니 이장님은 사람 붙여서 모셔다드릴게요.”류철한은 여전히 걱정 가득한 얼굴이었다.자리에서 일어난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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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3화

희유는 도우훈이 밖으로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주임님. 검사 맡기기 전까지는 절대 주머니 열지 마세요.”도우훈은 웃으며 손가락으로 희유를 가볍게 가리켰다.“많이 놀랐나 보네요? 며칠 푹 쉬어요. 걱정하지 말고요. 나도 조심할 테니까요.”희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명우의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명우는 희유를 한번 바라본 뒤 앞으로 다가와 손을 잡았다.손끝에 온기가 닿는 순간, 희유 마음도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희유는 고개를 돌려 명우에게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어느새 오후도 훌쩍 지나버렸다.희유는 다시 작업실로 돌아가 일했고 날이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정신없이 바빴다.그때 명우에게 전화가 왔다.[같이 밥 먹자. 나와.]함께 저녁을 먹은 사람은 나린과 백하도 있었다.백하는 여전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었다.말도 많고 유머도 넘쳐 내성적인 나린조차 몇 번이나 웃음을 터뜨릴 정도였다.희유도 사람들 웃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식사를 마친 뒤, 백하가 나린에게 슬쩍 눈짓했다.“아 배 안 차서 편의점 가서 야식 좀 사야겠는데...”“나린 씨 시간 되면 같이 갈래요?”“제가 살게요.”나린은 조용하고 눈치 빠른 성격이라 백하 뜻을 금세 알아차렸다.여자는 희유를 향해 웃으며 물었다.“나 편의점 가는데 필요한 거 있어?”희유는 고개를 저었다.“없어요.”“그럼 다녀올게.”나린은 손을 흔든 뒤 백하와 함께 슈퍼 쪽으로 걸어갔고, 명우는 희유를 숙소까지 데려다주면서 말했다.“위에 올라가서 짐 챙겨. 오늘부터 내 숙소에서 지내.”“나 혼자 쓰고 있고 진백호 교수님한테도 미리 말씀드렸어.”희유는 놀란 얼굴로 명우를 바라보자 남자는 설명했다.“불안해서 그래.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야 마음 놓일 것 같아.”두 사람이 걷고 있는 길은 어둡고 조용한 샛길이었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희유는 주변을 한번 살핀 뒤 먼저 명우 품 안으로 안기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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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4화

사람들 말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희유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촉촉하게 젖어 있던 입술은 찬바람에 금세 말라갔지만 얼굴 위 붉은 기운은 오히려 더 짙어졌다.희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들어갈게요.”명우는 희유 목도리를 다시 단단히 여며주고 모자까지 씌워준 뒤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푹 쉬어. 괜히 생각하지 말고. 밤에 깨면 바로 나 찾아.”희유 눈빛은 물기 어린 듯 부드러웠다.여자는 입꼬리를 살짝 누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같은 직장 다니면 아침도 같이 먹을 수 있네요.”명우 손끝이 희유 볼을 스쳤다.“앞으로 계속 같이할 거야.”달달한 말에 희유는 심쿵했고 가슴 안쪽이 간질간질했다.이윽고 희유는 작게 숨을 삼키고는 큰 결심을 했다는 듯 말했다.“저 진짜 들어갈게요.”명우는 희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자기 전에 꼭 연락하고.”“그래요.”희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몇 걸음 가다가도 다시 뒤돌아보며 숙소 건물 쪽으로 걸어갔다....숙소로 돌아온 희유는 막 샤워를 마친 참이었다.그때 나린이 커다란 봉지를 양손 가득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슈퍼를 거의 털어온 수준으로 사 왔어요.”나린은 차가운 숨을 길게 내쉰 뒤 헉헉 웃고는 패딩을 벗으며 희유에게 물었다.“오늘 야식 제대로 먹어요. 희유 씨는 짜장맛이 좋아요 아니면 토마토 탕면이 좋아요?”희유는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던져놓고 다가오더니 눈이 반달처럼 휘며 웃었다.“이 정도면 엄청 푸짐한 거 아니에요? 삶은 달걀 하나 추가하는 것도 괜찮죠?”“그럼요. 지금 바로 넣을게요. 달걀 두 개 넣고 소시지도 하나 추가할게요.”나린은 희유와 백하랑 지내면서 성격도 전보다 훨씬 밝아졌다.여자는 컵라면 두 개를 들고 뜨거운 물을 받으러 갔다.몇 분 뒤, 두 사람은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아 있었다.밖에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휙휙 소리를 내며 불어왔고, 안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라면 냄새가 퍼졌다.두 사람 모두 정말 맛있게 먹었다.허겁지겁 먹는 건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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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5화

희유는 웃으며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나린을 바라보며 물었다.꽤 친해졌는지 두 사람은 말도 편하게 했다.“나린 언니는 연애 안 해요?”나린은 서른이 넘은 나이였기에 보통이라면 이미 결혼 이야기가 나올 시기였다.게다가 두 사람은 원래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적도 없어서 서로 개인적인 사정은 잘 몰랐다.나린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고 입가에는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안 해. 강화주 오기 전에 남자친구랑 헤어졌거든.”생각지도 못한 말에 희유는 순간 멈칫했다.“죄송해요.”나린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차분했다.“괜찮아. 내가 강화주 온다고 하니까 오래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그래서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어. 괜히 붙잡고 있는 것도 싫었고.”희유는 진심으로 감탄했다.“근데 결국 헤어지면서까지 여기 오신 거잖아요.”나린은 눈을 내리깔았다. “사실 처음 말했을 땐 당연히 응원해 줄 줄 알았어. 근데 강화주 갈 거면 헤어지자고 하더라고. 기다릴 생각 없다고.”나린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근데 그 말 듣는 순간 오히려 확실해졌어. 그 사람은 내가 생각했던 만큼 날 사랑한 게 아니구나라는 걸.”“내가 좋아하는 일까지 포기할 정도 사람은 아니었다는 거도 말이야.”잠시 후 나린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눈빛은 조용하지만 단단했다.“만약 내가 사랑 선택하고 여기 오는 거 포기했으면, 아마 평생 마음 한구석에 가시처럼 남았을 거야.”희유는 문득 자신이 강화주 오기 전 망설였던 시간을 떠올렸다.그때만 해도 희유는 명우가 직접 강화주까지 따라와 곁에 있어 줄 거라고 상상조차 못 했다.명우의 사랑은 언제나 희유 자랑이 되어줬다.나린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일을 아직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힘든 마음도 전부 혼자 끌어안고 있었다.그래서 강화주 처음 왔을 때는 늘 우울하고 말수도 적었다.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희유 앞에서 다 털어놓고 있었다.아마 희유에게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이상한 힘이 있었던 걸지도 몰랐다.희유는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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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6화

희유는 침대 옆에 놓아둔 휴대폰을 집어 들어 시간을 확인하자 시간은 정확히 새벽 두 시였다.순간 희유의 등골이 오싹해졌고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그 뒤로는 완전히 잠이 달아났다.악몽을 꾸긴 했고 그리고 또 이 시간에 깨어나긴 했지만 희유는 지금 자신 정신이 또렷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명우를 깨우지는 않았다.어제처럼 책 한 권을 꺼내 읽기 시작했고 졸음이 밀려올 때쯤 다시 누워 잠들었다.다음 날.희유는 평소처럼 일어나 씻고 나린과 함께 식당으로 갔다.잠시 후 명우와 백하도 들어왔다.명우는 일부러 희유 얼굴을 살펴보더니 물었다.“어젯밤 잘 잤어?”희유는 우유를 한 모금 마신 뒤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꿈 하나 꿨어요. 놀라서 깨긴 했는데 나중에 다시 잠들었어요.”명우는 미간을 좁혔다.“무슨 꿈?”희유는 꿈속에서 봤던 아이 얼굴을 떠올렸고,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선명했다.희유는 잠시 망설였다.명우에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곧 희유는 화면을 확인한 뒤 바로 전화를 받았다.“교수님.”수화기 너머 진백호 교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도우훈 주임도 사고 났어요.]희유 손끝이 순간 떨렸고 휴대폰이 떨어질 뻔했다.거의 동시에 명우 휴대폰도 울리기 시작했다....어제 회의실에서 이야기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이미 오후였다.옥기 성분 검사를 하려면 시내까지 가야 했지만 도우훈 주임이 검사소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직원들이 퇴근한 뒤였다.그래서 다음 날 다시 차를 몰고 시내에 가기로 했다.도우훈은 옥기를 집으로 가져가 서재 안에 보관해 뒀다.그날 밤.민유라는 갑자기 서재 쪽에서 처절하게 고함치는 소리를 들었다.여자는 놀라 뛰어나갔고 문을 열자 도우훈이 과도를 손에 든 채 허공을 향해 미친 듯이 휘두르고 있었다.몸과 얼굴에는 피까지 잔뜩 묻어 있었다.민유라를 발견한 순간, 도우훈은 칼을 든 채 그대로 여자를 향해 달려들었다.민유라는 거의 혼비백산한 상태로 침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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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7화

명우는 다시 물었다.“그전에 이상한 점 발견한 건 없었나요? 예를 들면 도우훈 주임님이 계속 서재에만 있었다든가, 아니면 서재에서 이상한 행동을 했다든가요.”아직 도우훈 주임이 정말 검은 주머니를 열어 안에 있는 옥기를 꺼내봤는지는 알 수 없었다.무엇보다 도우훈 주임은 애초부터 그 옥기에 나쁜 기운이 있다는 말을 전혀 믿지 않았었다.그래서 지금 주머니를 열지 않아도 고옥이 사람 정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지 확인해야 했다.민유라는 잠시 곰곰이 떠올리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저녁 먹고 나서 한 시간 정도 서재에 있었어요. 제가 차 갖다줬을 때는 자료 정리하고 있었고요.”“딱히 이상한 건 없었어요. 열 시쯤 제가 들어와서 자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고. 한 10분쯤 뒤에 방으로 들어왔어요.”“자기 전에 둘이 잠깐 이야기하다가 불 끄고 잤고요.”명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 뒤로는 더 묻지 않았다.다른 담당자들도 대부분 위로의 말만 건넸다.희유와 명우는 점심 무렵까지 병원에 남아 도우훈 주임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도우훈 주임은 병원 도착 직후 진정제를 맞았고 여러 치료와 검사받았다.다만 검사 결과는 전문가들이 따로 분석해야 했다.정오 무렵, 도우훈 주임이 깨어났지만 이미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행동도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었다.입으로는 계속 헛소리를 중얼거렸고 그중 희미하게 들리는 말은 이랬다.“죽여버릴 거야...”“나도 죽어야 해...”“아무도 살아남으면 안 돼...”“죽기 싫어...”“살려줘...”도우훈의 표정은 계속 바뀌었다.어떤 순간에는 공포에 질려 있었고, 어떤 순간에는 흉악하게 일그러졌고, 또 어떤 순간에는 음침한 얼굴로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심지어 얼굴 인상 자체도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희유는 어제 회의실에서 봤던 도우훈 주임 모습을 떠올렸다.온화하고 점잖고 늘 차분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하루 만에 이렇게 변해버린 것이다.희유는 서늘한 한기를 느끼기 시작했다.그 순간 희유 머릿속에 류철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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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8화

문제는 도우훈 주임이 그 옥기를 손에 들고 얼마나 오래 보고 있었는지였다.잠들기 전에 본 건지, 아니면 새벽에 갑자기 깨어나 다시 꺼내 본 건지 그게 중요했다.도우훈 주임은 바로 자살하지 않았고, 아마 자살하고자 하는 충동과 계속 싸웠던 것 같았다.그리고 그 싸움 끝에 결국 정신이 무너진 것이었다.그래서 손에 쥐고 있었던 시간이 분명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었다.하지만 지금 도우훈 상태로는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었다.희유는 도우훈 아들에게 업무상 도장 가지러 온 거라고 둘러댄 뒤 명우와 함께 집을 나왔다.차에 올라탄 뒤, 희유는 뒤쪽에 놓인 검은 주머니를 돌아봤다.그러자 바깥에서부터 서늘한 한기가 스며드는 듯했다.그 차가움은 천천히 뼛속까지 파고들었다.“보지 마.”명우는 손으로 희유 시선을 가리고는 희유 볼을 가볍게 꼬집으며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말했다.“지금 생각하면 다행인 건 그날 그 옥기를 들고 간 사람이 네가 아니라는 거야.”희유는 가장 먼저 그 옥기를 받았었다.그날 희유가 주경안 선생님을 찾아갔을 때 선생님이 자리에 없었다면, 아마 희유가 그대로 옥기를 숙소로 가져갔을 가능성이 컸다.명우는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그저 희유만 무사하면 됐으니까.곧 희유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난 오흥월 씨한테 너무 화나요. 저 물건 정체 다 알면서도 일부러 꺼내서 사람들 해친 거잖아요.”문제는 모두가 그 원흉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심지어 지금은 저 옥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난감한 상황이었다....작업기지에서는 이미 한 명이 죽고, 한 명은 중상을 입은 데다가 한 명은 미쳐버렸다.이 정도 일이 연달아 벌어지자 당연히 윗선까지 보고가 올라갔다.곧 형사들과 시청 관계자들까지 작업기지로 내려와 조사에 들어갔다.사람들은 회의실에 모여 회의를 시작했지만 명우는 희유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옥기 출처랑 최근 일들 내가 하나씩 설명할게. 마지막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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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9화

옥기가 반출된 다음 날, 작업기지는 다시 원래로 돌아갔다.새로 부임한 책임자는 작업기지 직원들에게 고옥과 관련된 이야기를 더는 꺼내지 말라고 지시했다.괜한 공포 분위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였다.모든 일이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자는 뜻으로 명우는 철저하게 입단속을 시켰다.그 누구도 유씨 집안 사람들에게 옥기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막았다.결국 유가 사람들은 한바탕 난리를 피웠지만.끝내 유영선이 따돌림당했다거나 누군가 일부러 괴롭혔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유영선을 죽일 만한 동기를 가진 사람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결국 그들은 유영선의 유골함만 들고 그대로 경성으로 돌아갔다.희유는 명우 뜻을 잘 알고 있었다.만약 유씨 집안의 사람들이 유영선 죽음이 옥기와 관련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큰일이 난다는 것을.그 옥기를 유영선이 희유 손에서 가져갔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여자가 어떤 이유로 가져갔든 결국 희유에게 화살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알았다.명우는 희유에게 아주 작은 위험조차 생기길 원하지 않았고 현재로서는 옥기와 유영선 자살 사이 관계도 아직 명확히 증명되지 않은 상태였다.그랬기에 경찰 쪽 역시 명우 의견을 받아들여 유가 사람들에게는 옥기 관련 이야기를 숨겼다.진백호 교수의 상처는 이미 거의 회복된 상태라 다시 작업에도 복귀할 수 있게 됐다.겉보기에는 모든 게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 듯했지만 단 한 사람 도우훈 주임은 제외였다.도우훈은 여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희유와 진백호는 다시 병문안을 갔었지만 도우훈은 여전히 사람도 알아보지 못했다.광적인 상태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곁에는 하루 종일 누군가 붙어 있어야 했고 상태가 심해지면 진정제를 맞아야 했다.의사들은 정신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라고 권했지만 민유라는 받아들이지 못했다.정신병원으로 옮기는 순간, 정말 정신병 환자로 확정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희유가 병실에 있었던 내내 민유라는 계속 울고 있었고, 병실 안 분위기는 숨 막힐 정도로 무거웠다....이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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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0화

강한율 선생님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한 10년 전쯤 일이에요. 우리가 새로 발견된 무덤을 조사하러 갔었는데 아주 작은 신당 같은데에서 검은 석패 하나를 발견했어요.”“그 위에 고문자가 빽빽하게 새겨져 있었거든요.”“그때 도 교수님이라는 노교수님 한 분이 그 석패 글자에 엄청 흥미를 보이셨어요.”“그래서 가져가서 연구하기 시작하셨죠. 근데 그 연구 시작하고 나서 교수님이 사흘 밤낮을 방에서 안 나오셨어요.”“밥이랑 물도 전부 조수가 들여보내 줬고요.”“그러다 넷째 날 아침, 교수님 아내분이 너무 걱정되셨는지 기지로 찾아오셨어요.”“문 두드리고 들어갔는데 방 안이 텅 비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희유는 숨을 죽인 채 이야기를 듣자 강한율은 계속 말했다.“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으니까 다들 난리가 났죠. 그날 고고학 기지 안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끝내 못 찾았어요.”희유는 긴장된 얼굴로 물었다.“그다음에요?”강한율 선생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하루 종일 찾다가 결국 무덤 안에서 발견했어요. 바로 신당이 발견됐던 그 묘실 안에서요.”“도 교수님이 석패를 두 손으로 들고 신당 앞에 무릎 꿇은 채 고개 숙이고 있었거든요. 입으로는 계속 뭔가 중얼거리고 있으셨고요.”“사람들이 교수님 데리고 돌아왔는데 그 뒤로는 다시는 정신 못 차리셨어요.”희유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그럼 그 교수님은 돌아가셨어요?”“아뇨, 미쳐버렸어요. 아무도 못 알아봤고요.”강한율 선생님은 희미하게 웃었다.“그래서 내가 말하는 게 무덤에서 돌아온 사람은 더 이상 도 교수님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거예요.”“진짜 도 교수님은 영원히 그 신당에 남겨진 거죠.”희유는 완전히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갔고 등골이 서늘해지며 두피까지 저릿했다.무엇보다 지금 이곳 자체가 무덤 안이었다.통로의 깊은 곳의 어둠이 천천히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머리 위 형광등 불빛조차 음산하게 흐려 보였다.그때 강한율 선생님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푸흐. 놀랐어요? 농담이에요.”“학생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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