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5141 - 챕터 5150

5233 챕터

제5141화

희유는 백하가 일부러 경찰들 들으라고 저런 말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유씨 집안이 괜히 자신을 괴롭힐까 봐 미리 압박을 준 것이다.이에 희유는 고개를 끄덕였다.“먼저 가서 일하세요. 끝나면 제가 전화할게요.”백하는 담담한 얼굴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희유는 경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시죠.”경찰은 희유를 경찰서로 데려가지 않았다.조사를 위한 장소는 작업기지 3층 회의실이었다.아마 방금 희유 태도 때문인지 두 경찰 모두 희유에게 좋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이동하는 동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그냥 절차상 조사일 뿐이에요.”짧은 말 몇 마디였지만 희유는 이미 상황을 이해했다.경찰 역시 사실상 유영선 죽음을 자살로 판단하고 있었다.애초에 타살이 성립될 조건 자체가 없었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게 조사하는 건 단 하나였다.유씨 집안이 딸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분풀이든 자기 위안이든 뭐든 어쨌든 이렇게라도 사람들을 들쑤시며 지금 감정을 풀어야 하는 것이다.그리고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온 이상 현장 경찰들도 시키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회의실 안으로 들어간 순간 희유는 왜 조사 장소가 작업기지 안인지 바로 이해했다.이번에 강화주로 내려온 사람은 유영선의 부모였다.듣기로는 유영선 할아버지가 소식을 듣고 그대로 쓰러져 경성에 남아 오지 못한 상태였다.유군호는 유영선과 꽤 닮아 있었다.덩치 크고 살집 있는 체형에 얼굴은 음침하게 굳어 있었다.경찰 두 명이 인사했지만 유군호는 눈꺼풀만 한번 움직이기만 하고는 그대로 의자에 앉았다.박순영은 화려한 모피 코트를 입고 있었다.희고 살이 오른 얼굴은 부어 있었고 눈도 심하게 충혈돼 있었다.많이 지쳐 보였지만 기세만큼은 여전히 날카롭고 거만했다.희유를 훑어보는 시선에는 독기와 음침함이 어려 있었다.그 눈빛을 보는 순간 희유는 문득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왜 죽은 사람이 네가 아니냐고 생각하는 눈인데?’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사람들 역시 모두 침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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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2화

경찰 두 사람이 끝내 움직이지 않자 박순영은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오른 얼굴이었다.“정말 주석군 국장님께 직접 전화해야 움직이실 건가요?”그때 희유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경찰 앞에서는 못 할 질문이라도 있나요? 전 없다고 생각하는데요.”“경찰분들이 계시든 안 계시든 제 대답은 달라질 게 없어요. 물어보실 거면 그냥 물어보세요.”경찰도 바로 맞장구쳤다.“진희유 씨 말 맞아요.”박순영 차가운 시선이 희유에게 꽂혔고 여자는 비웃듯 말했다.“아가씨 말 참 잘하네요. 사람 비위 맞추는 것도 능숙하고요.”“작업 기지에서도 꽤 예쁨받았겠어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사람들 끌어들여서 우리 딸 따돌리고 몰아세운 거겠죠.”경찰은 곧바로 제지했다.“여사님, 그런 유도성 질문은 규정상 문제가 돼요.”박순영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내가 틀린 말 했나요? 두 분은 진희유 씨를 잘 모르면서 벌써 편들고 있잖아요.”“그것만 봐도 평소 어떻게 사람 조종하면서 우리 딸 괴롭혔는지 뻔하네요.”희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유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그들은 유영선이 사람들에게 따돌림당하고 압박받다가 결국 자살했다고 믿고 있었다.그렇게 분위기가 팽팽하게 굳어가던 순간, 갑자기 회의실 문이 열렸고, 차가운 기운의 남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명우였다.명우는 가장 먼저 희유를 바라보고는 그대로 안으로 들어왔다.희유 심장이 순간 쿵하고 떨어지는 것만 같았지만 곧 마음이 안정됐다.희유는 원래도 겁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명우가 오자 이상하게 완전히 안심이 됐다.이에 경찰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실례지만 누구신가요?”명우는 신분증을 꺼내 경찰에게 보여줬다.“작업기지 안전 관리 책임자예요. 진희유 씨 조사를 지켜보도록 할게요.”원래도 감정이 폭발 직전이던 박순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안전 책임자라고요?”“그런데 왜 우리 딸은 죽은 거죠?”명우 얼굴은 고요한 호수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검은 눈빛만큼은 날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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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3화

희유는 이어서 오흥월이 자신에게 건넨 사람 머리에 뱀 몸 형상의 고옥 이야기를 설명했다.그리고 그 장면을 유영선이 목격했고, 오씨 집안 사람들이 자신에게 뇌물을 준 걸로 오해해 두 사람이 언쟁하게 됐다는 점도 말했다.“그때 저는 오흥월 씨가 왜 찾아왔는지 전부 설명했어요. 그런데 유영선 선생님이 그 고옥을 직접 가져가셨고요.”“주경안 선생님이랑 더 친하니까 본인이 전달하겠다고 하셨어요. 그 뒤로 유영선 선생님과는 다시 만난 적 없어요.”“저는 나린 씨랑 같이 저녁 먹고 바로 숙소로 돌아가 잠들었고요. 제가 말한 내용은 나린 씨가 전부 증언해 줄 수 있어요.”희유는 말이 또렷했다.설명도 간결하고 명확한 데다가 무엇보다 지나치게 침착해 더 쉽게 신뢰를 주는 분위기였다.경찰은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유씨 부부를 향해 설명했다.“유영선 씨 유품 중에 실제로 사람 머리와 뱀 몸 형상의 고옥이 발견됐어요. 이후 그 유물은 주경안 선생님이 가져가셨고요.”“진희유 씨 진술과 일치해요.”경찰이 그 말을 하는 순간 명우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변했지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박순영은 못마땅한 얼굴이었다.“그 말은 결국 우리 딸이 그 고옥을 받고도 바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뜻인가요?”여자는 비웃듯 말했다.“영선의 할아버지 집에 얼마나 귀한 물건이 많은데요. 우리 딸이 고작 저 정도 작은 옥 하나 탐낼 사람은 아니에요.”경찰은 급히 해명했다.“저희도 고인의 직업 윤리를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사실 첫날 조사 때부터 주경안 선생님이 이미 설명하셨고요.”“유영선 씨가 전날 밤 전화로 유물 하나 전달하겠다고 했는데 당시 주경안 선생님이 작업기지에 안 계셨다고 하네요.”“다음 날 주면 되니까 우선 잘 보관하라고 하셔서 그 유물이 유영선 씨 방에 있었던 거예요.”박순영은 못마땅하게 코웃음만 쳤다.어쨌든 고옥 문제는 그렇게 정리됐다.그리고 희유와 유영선 사이 갈등이나 말다툼 역시 유영선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쪽으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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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4화

유군호의 얼굴에는 짙은 슬픔과 무거움이 내려앉아 있었다.“계속 조사할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 영선의 죽음에 대한 답은 찾아야지.”“우리 딸이 이렇게 이유도 모른 채 여기서 죽게 둘 순 없어.”...회의실 밖에서는 백하와 나린이 희유를 기다리고 있다가 두 사람이 나오자 곧바로 다가왔다.곧 희유는 먼저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그냥 조사받고 왔어요. 유영선 선생님이랑 말다툼했던 일만 설명하고 왔고요.”이에 백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명우가 안에 있었으니 유씨 집안도 함부로 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그때 명우의 휴대폰이 울렸다.남자는 화면을 한번 확인하더니 옆으로 가 전화받았다.나린은 계속 미간을 찌푸린 채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런데요, 유영선 선생님 자살한 시간이 새벽 두 시쯤이잖아요. 주경안 선생님 투신한 시간도 두 시라고 들었는데...”“혹시 둘 사이에 무슨 연관 있는 거 아닐까요?”희유 심장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이에 희유는 급히 물었다.“주경안 선생님 투신 시간도 새벽 두 시였어요?”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어디서 들은 이야기예요.”희유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그리고 뇌리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그때 옆에 있던 백하가 말했다.“괜히 이상한 상상하지 마요. 우린 철저한 무신론자들이잖아요.”그러자 나린은 머쓱한 얼굴로 웃었다.“저도 그냥 아무 말한 거예요.”하지만 희유는 계속 방금 떠올랐던 생각에 붙잡혀 있었다.그 순간 명우가 다시 다가왔다.“주경안 선생님 의식 돌아왔다네요. 지금 병원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러자 희유는 곧바로 말했다.“저도 같이 갈래요.”명우는 희유를 바라봤는데 남자 눈빛이 아주 조금 깊어졌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희유는 백하와 나린에게 말했다.“두 분은 먼저 가서 일하세요. 전 명우 씨랑 병원 다녀올게요.”그렇게 희유와 명우는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그러나 가는 내내 희유의 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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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5화

희유는 전날 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거기에 차 안 따뜻한 히터 바람까지 얼굴 위로 부드럽게 쏟아졌다.희유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고 꿈꾸었다.꿈속은 고옥을 유영선에게 건넨 다음 날이었다.그곳에서는 유영선 자살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희유는 아침 일찍 주경안 선생님을 찾아갔다.유영선이 고옥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그러다 장면이 바뀌었는데 사방에 문화재가 가득 놓여 있는 작업실 안이었다.주경안 선생님은 사람 얼굴에 뱀 몸 형상의 고옥을 들여다보고 있었다.희유를 본 주경안 선생님은 부드럽게 웃었다.“희유 씨, 이리 와요.”희유는 천천히 주경 쪽으로 걸어갔다.주경안 선생님은 손에 든 옥기를 보여주며 말했다.“유영선 씨가 이 유물 전달하고 갔어요. 희유 씨가 준 거라고 하더군요.”그러면서 희유 앞으로 옥기를 내밀었다.“자세히 한번 봐요. 이거 맞죠?”희유는 멍한 얼굴로 손을 뻗어 옥기를 받아 들었다.그 순간, 옥 위에 새겨진 사람 얼굴이 살아 있는 피부처럼 부드럽고 탄력 있게 느껴졌다.아이 얼굴은 죽은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수천 년 시간을 건너온 그 눈동자가 조용히 희유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희유를 불렀다.“진희유.”화들짝 놀란 희유는 손에 들고 있던 옥기를 떨어뜨릴 뻔했다.희유가 다급히 뒤를 돌아는데 유영선이었다.젖은 머리카락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얼굴은 푸르스름한 회색으로 죽은 사람처럼 질려 있었다.그리고 텅 빈 눈빛으로 희유를 바라봤다.“그 옥기 내놔요.”희유는 고개를 저었다.“이건 유영선 선생님 거 아니에요.”“주경안 선생님께 드려야 해요.”유영선 입가에 소름 끼치는 웃음이 번졌다.“주경안 선생님이 어디 있는데요?”희유는 급히 뒤를 돌아봤다.그런데 어느새 주경안 선생님은 베란다 쪽에 가 있었다.남자는 기괴한 자세로 창문에 몸을 기대고 있었고 천천히 뒤돌아 희유를 바라봤다.목소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것처럼 희미했다.“희유 씨. 아이 하나 잃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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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6화

희유는 급히 말했다.“선생님, 그냥 누워 계세요.”“희유 씨.”주경안 선생님은 몸이 아픈 와중에도 여전히 단정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당연히 기억하죠. 진백호 교수님 애제자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주경안은 다시 명우를 바라봤다.“명우 씨도 알고 있어요.”옆에 있던 제자가 덧붙였다.“선생님 의식 없으실 때 명우 씨가 두 번이나 다녀가셨어요.”주경안 선생님 얼굴에는 미안함이 스쳤다.“다들 괜히 신경 쓰게 만들었네요.”희유는 오는 길에 사온 꽃과 과일을 간병인에게 건네고는 옆 의자에 앉아 부드럽게 물었다.“괜찮아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몸 상태는 좀 어떠세요?”주경안 선생님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의사 말로는 다리 다친 건 한동안 치료받아야 한다네요. 그래도 다른 데는 괜찮다고 하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돼요.”희유는 주경안 선생님 상태를 보며 오히려 의문이 더 깊어졌다.지금 눈앞 사람은 아무리 봐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그때 명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주경안 선생님, 지금 괜찮으시다면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주경안의 눈빛이 순간 흔들리더니 남자는 곁에서 정리하던 사람들을 바라봤다.“하주민, 오늘 검사 결과 나온다고 했지? 대신 좀 확인하고 와줘.”하주민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바로 다녀올게요.”간병인 역시 눈치가 빨랐다.주경안이 제자까지 내보내는 걸 보자 적당한 이유를 대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그렇게 병실 안에는 희유와 명우, 주경안 세 사람만 남았다.주경안은 명우를 바라봤는데 표정은 묘하게 깊고 무거웠다.곧 남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오늘 정신 차리고 나서 정말 많은 사람이 찾아왔어요. 다들 유씨 집안 말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고 하더군요.”“충동적인 생각 하지 말라고도 했고요. 근데 저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어요. 아마 설명해도 믿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주경안 선생님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그날 유씨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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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7화

주경안은 낮고 느린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유영선 씨가 전에 나한테 전화했었어요. 오씨 집안에서 넘긴 옥기 하나를 전달해야 한다고 했어요.”“그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고 저는 다른 데에서 업무 보고 중이었어요.”“그래서 우선 잘 보관해두고 다음 날 돌아가서 이야기하자고 했죠.”“그런데 다음 날 작업기지로 가던 중 유영선 씨 사망 소식을 들었어요.”“이후 유영선 씨 유품을 정리하다가 그 옥기를 발견했고요.”“전날 밤 전화 내용이 떠올라서 제가 따로 챙겨뒀고요.”“그 뒤로는 계속 윗선에서 나를 불렀어요. 유영선 씨 죽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유씨 집안 감정을 어떻게 진정시킬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죠.”“얼마 지나지 않아 유씨 집안 사람들도 도착했고요. 그 사람들이 나를 따로 불러 이야기한 상황은 아까 말씀드린 그대로예요.”주경안 선생님은 잠시 숨을 골랐다.“숙소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밤 열 시쯤이었어요.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 있었죠.”“대충 씻고 바로 자려고 했는데 옷 갈아입다가 몸에 넣어뒀던 그 옥기가 떠올랐어요.”“그래서 잠깐 꺼내서 봤는데, 그때 이상하게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았어요.”“하지만 저는 유영선 씨가 죽은 직후라 그런 줄 알았어요. 그래서 별생각 안 하고 옥기를 베개 옆에 두고 그대로 불 끄고 잠들었어요.”주경안 선생님 말이 끝난 뒤 병실 안은 조용해졌고, 세 사람 모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희유는 조용히 생각을 정리했다.자신이 며칠째 새벽마다 깨기 시작한 것도 바로 그날, 그 고옥을 본 날부터였다.다만 희유는 잠깐 보고 바로 넣어버렸고 접촉 시간도 꽤 짧았다.그래서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일 수도 있었다.만약 유영선 죽음과 주경안 선생님 투신, 그리고 자신이 매일 새벽 두 시에 깨어나는 일까지.이 모든 게 그 옥기 때문이라면 그 물건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어째서 사람 정신을 조종할 수 있는 걸까?심지어 본 사람을 죽음으로 유도하기까지 생각할수록 희유 마음속 불안은 점점 커져갔다.그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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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8화

희유는 급히 덧붙였다.“난 진짜 잠깐 한 번 보고 바로 넣어뒀어요.”명우는 손을 들어 희유 얼굴을 가볍게 쓸어내렸다.“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잖아.”희유의 눈빛은 맑고 또렷했다.“알아요.”명우는 손을 내린 뒤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어쩌면 그건 옥이 아닐 수도 있어. 신경을 자극하는 방사성 광물 같은 걸 수도 있고.”“옛날 사람들은 그런 걸 몰랐으니까 옥이라고 생각하고 장식품처럼 조각했을 수도 있지.”희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지만, 희유 역시 귀신이나 괴이한 존재를 믿지는 않았다.그래서 희유도 생각해 봤다.그건 옥이 아니라 사람 신경에 영향을 주는 어떤 물질일지도 모른다고.곧 명우가 말했다.“일단 돌아가자.”...강화주 작업 기지에 돌아온 뒤, 명우는 차를 세우고 희유를 바라봤다.“차 안에서 기다려.”희유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나도 같이 갈게요.”명우는 차분히 말했다.“그 물건이 진짜 사람 신경에 영향을 주는 거라면, 넌 이미 한 번 접촉했잖아. 더 가까이 가면 안 돼.”명우는 희유를 안심시키듯 덧붙였다.“내가 가져오자마자 바로 봉인할게. 걱정하지 마.”희유는 명우의 태도가 단호하다는 걸 알았기에 결국 더 말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끝내 불안한 마음에 다시 당부했다.“유영선 선생님한테 줄 때 검은색 주머니에 넣어뒀었어요. 아직 그 안에 들어 있으면 절대 열지 말고 그대로 가져와요.”“그리고 만약 밖에 나와 있으면...”희유는 잠시 말을 멈췄다.“그 인형 얼굴 눈은 절대 보지 마요.”왜인지는 몰랐지만 희유는 그 아이 얼굴 눈동자가 이상할 정도로 섬뜩하다고 느꼈다.명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남자는 그대로 차에서 내렸다.희유는 차 안에 앉아 있었지만 마음이 계속 불안했다.멀어지는 명우 뒷모습을 바라보던 희유는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갑자기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내렸다.오흥식과 오흥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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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9화

오흥월 눈빛 깊은 곳에는 집요한 광기가 숨어 있었다.하지만 얼굴에는 죄책감도, 흔들림도, 후회도 전혀 없었다.오히려 여자는 이해하기 힘든 말을 내뱉었다.“죽음 앞에서만 사람은 평등해져요.”희유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뜻이에요?”“별 뜻 없어요.”오흥월 목소리는 다시 차갑게 가라앉았다.특히 눈 아래 옅게 박힌 주근깨가 오히려 얼굴을 더 무표정하고 서늘하게 보이게 만들었다.“아까 저보고 사람 죽였다고 하셨죠? 증거 있으세요?”“증거도 없이 그런 말 하는 건 명예훼손이에요. 도시에서 왔다고 아무나 함부로 몰아붙여도 되는 줄 아세요?”“저 소송할 수도 있어요.”오흥월은 희유를 똑바로 바라봤다.“다시 말씀드릴게요. 전 그냥 문화재 하나 넘긴 것뿐이에요. 그 외 일들은 저랑 상관없어요.”그러다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죽은 사람, 사실 진희유 씨가 죽인 거예요. 전 죽일 생각 없었거든요.”오흥월은 말을 마친 뒤 음산한 웃음을 흘렸다.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자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사람을 죽게 만들고도 저렇게 냉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희유를 소름 돋게 했다.강한 건지. 아니면 완전히 무뎌진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희유는 오흥월 뒷모습을 보며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무엇보다 오흥월은 누가 죽든, 몇 명이 죽든 절대 자신에게까지는 수사가 닿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실제로 누가 감히 단정할 수 있을까?유영선 죽음과 주경안의 투신이 그 옥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게다가 모두 공무원 신분인데, 누가 감히 그런 괴이한 이야기를 입 밖에 꺼낼 수 있겠는가?하지만 오늘 오흥월을 만나고 희유는 확실히 알게 됐다.그 옥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고, 적어도 오흥월은 그 물건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희유는 몸을 돌려 다시 밖으로 걸어 나왔다.그런데 읍사무소 정문을 막 나서던 순간, 명우가 차에서 내려 빠르게 이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남자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고 희유는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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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0화

오가촌 이장이었지만 류철한은 오씨가 아니었다.집안 형편도 다른 집들보다 조금 나은 편이었는지 집 역시 넓고 환했다.피부는 햇볕에 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나이는 오십쯤 되어 보였다.딱 보기에도 순박한 시골 사람이었다.류철한은 급히 손에 묻은 먼지를 털며 말했다.“오흥식 씨 일 때문에 오신 거죠? 저도 이미 오홍식 씨 아내 분 설득해놨어요. 더 이상 거기 가서 소란 피우지 말라고 했고요.”“일단 안으로 들어와서 이야기하시죠.”명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저희랑 작업기지까지 같이 가셔야 할 것 같아요.”그러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오흥월 씨와 관련된 이야기기도 해요.”희유는 류철한 표정이 순간 변하는 걸 놓치지 않았다.남자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흥월이가 왜요?”명우는 짧게 말했다.“가서 이야기하시죠.”말하는 목소리에는 단호하고 군더더기 없었다.“아, 네. 그러죠.”류철한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잠깐 안에 들어가 겉옷만 챙기고 바로 갈게요.”차에 오른 뒤, 류철한은 뒷좌석에 앉아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흥월이한테 무슨 일 생긴 건가요? 오홍식이 한 일이랑은 관계없어요. 걔는 정말 착한 애예요.”명우는 여전히 담담한 말투였다.“작업기지 도착하면 자세히 말씀드릴게요.”류철한은 초조해 보였지만 더 묻지는 못했다.명우의 옆얼굴에서 풍기는 차가운 분위기 때문이었다.그래서 류철하능ㄴ는 불안한 얼굴로 얌전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희유는 류철한 얼굴에 가득한 초조함을 바라봤다.차 안 난방도 강한 탓인지 남자 이마에는 금세 땀이 맺혀 있었다.이에 희유는 몸을 돌려 생수 하나를 꺼내 건넸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오씨 집안 상황 조금 여쭤보려는 거예요.”류철한은 희유를 향해 순박하게 웃었다.“고마워요, 아가씨.”“딱 봐도 도시에서 온 사람인데 예쁘고 마음씨도 좋으시네요.”희유는 옅게 웃기만 했다.지금 희유 머릿속은 온통 그 고옥 생각뿐이었다.작업기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명우가 미리 연락을 해둔 상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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