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흥월 눈빛 깊은 곳에는 집요한 광기가 숨어 있었다.하지만 얼굴에는 죄책감도, 흔들림도, 후회도 전혀 없었다.오히려 여자는 이해하기 힘든 말을 내뱉었다.“죽음 앞에서만 사람은 평등해져요.”희유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뜻이에요?”“별 뜻 없어요.”오흥월 목소리는 다시 차갑게 가라앉았다.특히 눈 아래 옅게 박힌 주근깨가 오히려 얼굴을 더 무표정하고 서늘하게 보이게 만들었다.“아까 저보고 사람 죽였다고 하셨죠? 증거 있으세요?”“증거도 없이 그런 말 하는 건 명예훼손이에요. 도시에서 왔다고 아무나 함부로 몰아붙여도 되는 줄 아세요?”“저 소송할 수도 있어요.”오흥월은 희유를 똑바로 바라봤다.“다시 말씀드릴게요. 전 그냥 문화재 하나 넘긴 것뿐이에요. 그 외 일들은 저랑 상관없어요.”그러다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죽은 사람, 사실 진희유 씨가 죽인 거예요. 전 죽일 생각 없었거든요.”오흥월은 말을 마친 뒤 음산한 웃음을 흘렸다.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자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사람을 죽게 만들고도 저렇게 냉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희유를 소름 돋게 했다.강한 건지. 아니면 완전히 무뎌진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희유는 오흥월 뒷모습을 보며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무엇보다 오흥월은 누가 죽든, 몇 명이 죽든 절대 자신에게까지는 수사가 닿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실제로 누가 감히 단정할 수 있을까?유영선 죽음과 주경안의 투신이 그 옥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게다가 모두 공무원 신분인데, 누가 감히 그런 괴이한 이야기를 입 밖에 꺼낼 수 있겠는가?하지만 오늘 오흥월을 만나고 희유는 확실히 알게 됐다.그 옥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고, 적어도 오흥월은 그 물건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희유는 몸을 돌려 다시 밖으로 걸어 나왔다.그런데 읍사무소 정문을 막 나서던 순간, 명우가 차에서 내려 빠르게 이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남자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고 희유는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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